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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펭귄의 서재

어쩌다 보니 공간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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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펭귄
작품등록일 :
2020.12.13 14:41
최근연재일 :
2021.03.05 18:15
연재수 :
106 회
조회수 :
19,939
추천수 :
184
글자수 :
390,460

작성
21.01.25 18:15
조회
86
추천
1
글자
7쪽

8장 이제야 판단을 하네. 나쁘지 않아. (3)

DUMMY

그러고 뒤편에 있는 돔 형태의 본부를 향해 고개를 쓱 돌리더니, 무언가 혼잣말을 하였다.


그동안 진욱과 희진은 무슨 일이라도 생겼나 싶어 미간을 찌푸리거나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마지막으로 고개를 끄덕이던 병사는 손을 내려놓더니, 빅토리아를 향해 경례하였다.


“어서 들어가십시오.”

“고마워요, 들어가자.”


빅토리아는 살짝 웃으며 예의 그랬듯 성큼성큼 걸었다.

빅토리아는 천천히 열리는 철제문을 제집 드나들 듯 가볍게 통과하였다.


일행은 알 수 없다는 표정이었지만, 어미를 쫓아가는 새끼오리들처럼 일단 빅토리아를 따라갔다.


출입 확인을 했던 병사만 경례를 한 채, 일행이 모두 안으로 들어가기를 끝까지 기다릴 뿐이었다.


철제 담장 너머의 모습은 일반적인 대학교라고 믿으면 될 정도로 바깥 풍경과 달랐다.


작은 돔 형태의 투명한 유리로 만들어진 건물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었다.

마치 그 모습은 놀이터에 있는 두꺼비집들의 향연과 같았다.


건물들의 옆과 위로 놀이터를 돌아다니는 아이처럼, 사람들이 중구난방으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예상치 못한 장면에 놀란 일행이 열심히 눈을 굴리고 있는 와중에, 빅토리아는 샛길을 따라 가장 높은 중앙의 건물로 향하였다.


몇 분쯤 걸었을 무렵, 목적지로 삼은 건물의 출입구가 보이기 시작하였다.


걸음이 서서히 빨라지는 빅토리아를 쫓아, 희진은 더 둘러볼 새도 없이 급하게 발걸음을 높여 따라갔다.


빅토리아가 건물 앞 계단에 다다랐을 무렵, 젊은 여자 둘이 건물에서 나왔다.


“엘레나!”


빅토리아의 높은 톤의 목소리에, 여자 둘은 빅토리아의 존재를 알아차렸다.

그중 엘레나라고 불린 키가 큰 여자의 눈이 완전히 커지기도 전에, 빅토리아는 엘레나를 향해 뛰어가더니 그대로 점프하였다.


“아구구······”


엘레나는 한두 걸음 물러나며 빅토리아를 안았다.

겨우 빅토리아를 받아낸 엘레나는 신음 반, 고통 반으로 빅토리아를 맞이하였다.


“어······ 오는데 힘들지는 않았고?”

“데비 아저씨 없었으면 순식간에 재가 될 뻔했다니깐, 멍청한 경계병 같으니라고······.”


엘레나의 물음에, 빅토리아는 평소와는 다르게 가볍고 긴장감을 낮춘 모습이 여실히 드러나게 대답하였다.


그걸 보고 의아해하던 사람은 희진뿐만이 아니었다.


돌아보는 희진을 향해, 진욱 역시 어깨를 으쓱하며 희진의 반응을 받아주었다.


빅토리아의 손을 잡아주며 적당히 맞장구쳐주던 엘레나는 계단을 올라오는 다른 일행을 향해 반갑게 맞이하였다.


“아, 그쪽이 빅토리아랑 같이 온 분들이시군요.”

“반갑습니다.”

“엘레나라고 합니다. 빅토리아랑 소꿉친구 사이에요.”


대표로 파샤가 인사를 건네자, 엘레나는 웃으며 받아주었다.


그러나 파샤의 천적으로서, 그런 친절한 엘레나의 모습을 그냥 뺏길 빅토리아가 아니었다.


잡고 있던 손을 살짝 끌어당기며, 다시 옐레나의 고개를 자신에게로 돌린 빅토리아는 싱긋 웃으며 입을 열었다.


“안에 계셔?”

“어? 어어. 안에 계시지. 들어가 봐.”

“알았어. 조금 이따가 봐, 할 얘기 많으니까.”


빅토리아는 잡고 있던 손을 살짝 올렸다가 마지못해 손을 뗐다.

그리고 희진과 진욱을 향해 손짓한 후, 빅토리아는 건물 안으로 걸어갔다.


희진과 진욱은 어색하게 엘레나에게 고개를 숙이는 둥 마는 둥 하며 따라갔다.

파샤는 눈짓으로 엘레나에게 인사하였다.


빅토리아 때문에 당황했던 여파 때문인지 몰라도, 엘레나 역시 살짝 어색하게 고개를 숙이며 인사에 답했다.


“빨리 와.”


빅토리아는 이미 캡슐 엘리베이터에 탑승한 채, 두리번거리는 진욱과 희진을 향해 소리쳤다.


빅토리아의 외침에 회백색 로비를 지나가는 사람 몇 명이 쳐다보았으나, 빅토리아는 개의치 않은 듯했다.


부끄러움은 희진과 진욱의 몫인지, 희진은 빠른 걸음으로 엘리베이터로 들어갔다.


인사를 마치고 천천히 들어오는 파샤를 보며 빅토리아가 다시 표정을 살짝 구겼으나, 파샤의 무표정과 함께 문이 닫혔다.


“빅토리아 씨, 평소랑 엄청······ 다르던데요?”


미세하게 울리는 캡슐 엘리베이터가 멀리 보이는 자기부상 차량의 행렬과 비슷한 높이가 될 무렵, 희진이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한 선봉으로서 입을 열었다.


진욱은 밖을 보고 있었으나, 뒤에 있던 빅토리아와 약간의 간격을 좁혔다.

내심 빅토리아의 이색적이었던 모습의 이유가 궁금했던 모양이었다.


빅토리아는 새하얀 조명에 빛나는 금발을 살짝 넘기며 희진을 쳐다보았다.

약간은 긴장한 희진의 눈망울이 보이자, 빅토리아는 아기를 달래는 엄마처럼 살짝 희진을 향해 고개를 숙이고 나긋나긋하게 말하였다.


“별거 아냐, 매일 힘주고 살면 피곤하잖아. 집에 왔는데 편할 때도 있어야지.”


빅토리아의 애매한 대답에, 희진은 살짝 어색하게 웃으며 맞장구쳐주었다.

그러는 사이, 엘리베이터가 멈추었다.


열린 문 사이로 정갈한 복도가 펼쳐졌다.

양옆으론 문이 없었으며 단지 초상화로 보이는 액자 몇 개가 걸려있었다.


정면으로 보이는 유일한 문에는 으레 그렇듯 건장한 보초가 양쪽에 서 있었다.


“멈추십시오.”


선두에 선 빅토리아가 바닥에 보이는 미세한 빨간 선과 닿을 무렵, 보초 한 명이 빅토리아를 저지하였다.


희진은 이번에도 무슨 일인가 싶었지만, 정문에서처럼 잘 해결될 거란 생각에 큰 불안감을 가지진 않았다.


희진의 바람이 이루어진 모양인지, 보초는 허리춤에 끼고 있던 주사위 모양의 장치를 손바닥에 놓았다.


이윽고, 주사위의 각 면의 눈 부위에서 오렌지색의 빛이 새어 나왔다.

빛줄기 하나가 얇고 넓은 강철판처럼 흐느적거리기 시작하였다.


빅토리아는 이미 익숙한 모양인지, 들릴 듯 말 듯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펄럭거리는 빛은 곧 혀가 되어 빅토리아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두어 번 훑어 내렸다.


주사위의 빛이 사라지자, 자신의 단말기 모니터를 본 보초는 빅토리아를 향해 가볍게 고개 숙였다.


“빅토리아 마르틴입니다.”


보초는 복도가 울릴 만큼 꽤 큰 목소리로 빅토리아의 입장을 알렸다.

이윽고, 문 너머에서 회신이 들어온 모양인지, 보초는 헬멧의 귀부분에 손을 댄 후 고개를 끄덕였다.


“들어가시면 됩니다.”

“고마워.”


빅토리아는 보초의 어깨를 살짝 두드린 후, 고마움을 아끼지 않았다.


이쯤 되니 걱정하던 마음은 어느새 멀리 떨어져 있고, 반대로 극진한 대접을 받는 것은 아닌가 싶은 생각이 희진의 머리에서 피어올랐다.


“혹시 빅토리아 씨 알고 보니까······.”

“일단 지켜봐요.”


희진은 귓속말로 진욱에게 동의를 구하려고 하였지만, 진욱은 이미 분위기 파악을 어느 정도 한 모양이었다.


문이 열리자, 빅토리아는 방안을 향해 양손을 활짝 편 채 들어가며 외쳤다.


작가의말

읽어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평온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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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9장 자네, 연합으로 돌아갈 건가? (6) 21.02.02 76 1 7쪽
66 9장 자네, 연합으로 돌아갈 건가? (5) 21.02.01 80 1 7쪽
65 9장 자네, 연합으로 돌아갈 건가? (4) 21.01.31 82 2 7쪽
64 9장 자네, 연합으로 돌아갈 건가? (3) 21.01.31 86 1 8쪽
63 9장 자네, 연합으로 돌아갈 건가? (2) 21.01.30 79 1 7쪽
62 9장 자네, 연합으로 돌아갈 건가? (1) 21.01.30 84 1 7쪽
61 8장 이제야 판단을 하네. 나쁘지 않아. (7) 21.01.29 89 1 7쪽
60 8장 이제야 판단을 하네. 나쁘지 않아. (6) 21.01.28 87 1 7쪽
59 8장 이제야 판단을 하네. 나쁘지 않아. (5) 21.01.27 88 2 7쪽
58 8장 이제야 판단을 하네. 나쁘지 않아. (4) 21.01.26 87 2 7쪽
» 8장 이제야 판단을 하네. 나쁘지 않아. (3) 21.01.25 87 1 7쪽
56 8장 이제야 판단을 하네. 나쁘지 않아. (2) 21.01.24 100 0 7쪽
55 8장 이제야 판단을 하네. 나쁘지 않아. (1) 21.01.24 105 2 8쪽
54 7장 더 좋은 함선을 구하러 가야지. (11) 21.01.23 108 1 9쪽
53 7장 더 좋은 함선을 구하러 가야지. (10) 21.01.23 101 0 7쪽
52 7장 더 좋은 함선을 구하러 가야지. (9) 21.01.22 104 1 7쪽
51 7장 더 좋은 함선을 구하러 가야지. (8) 21.01.21 108 2 7쪽
50 7장 더 좋은 함선을 구하러 가야지. (7) 21.01.20 115 0 7쪽
49 7장 더 좋은 함선을 구하러 가야지. (6) 21.01.19 120 3 7쪽
48 7장 더 좋은 함선을 구하러 가야지. (5) 21.01.18 120 3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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