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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펭귄의 서재

어쩌다 보니 공간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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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펭귄
작품등록일 :
2020.12.13 14:41
최근연재일 :
2021.03.05 18:15
연재수 :
106 회
조회수 :
19,938
추천수 :
184
글자수 :
390,460

작성
21.02.04 18:15
조회
68
추천
1
글자
7쪽

9장 자네, 연합으로 돌아갈 건가? (8)

DUMMY

자연스럽게 손을 가져온 듀코프니 회장은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희진과 진욱을 비롯한 빅토리아,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 마디도 하지 않은 채 지켜본 파샤 역시 듀코프니 회장과 함께 따라 일어났다.


“그러면, 자세한 사항은 빅토리아와 함께 논의하시면 됩니다. 계약 내용은 제 이름을 걸고 확실히 보증할 겁니다. 그럼 두 분, 전함이 준비될 동안 식사라도 하시고 쉬시죠. 저는 이만.”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듀코프니 회장은 가정부 로봇이 가져다준 외투를 걸치며 대화를 마무리 지었다.


옷매무새를 정리한 듀코프니 회장은 옆에서 손을 모으고 있던 빅토리아를 살짝 안아준 후, 문을 향해 나아갔다.


그와 동시에, 타이밍 좋게 열린 문을 통해 듀코프니 회장은 그대로 방을 빠져나왔다.


“아, 끝났네. 그래도 전함은 얻어서 다행이야. 못 얻으면 어떻게 하나 싶었어.”


크게 숨을 쉰 빅토리아가 새로운 분위기를 제일 먼저 만들기 시작했다.

빅토리아는 희진의 어깨를 살짝 토닥여주며, 나름대로 만족한 표정을 지었다.


“빅토리아 씨가 많이 도와줄 줄 알았는데 가만히 있어서 당황했단 말이에요.”


희진은 긴장이 풀린 탓인지, 어깨를 두드려주는 빅토리아를 향해 살짝 삐친 표정으로 섭섭했던 점을 토로하였다.


빅토리아는 어색하지만 웃음을 애써 지으며 희진을 달래주었다.


“나도 중간에 있는 위치라서 섣불리 뭐라고 하긴 그랬어. 삼촌이긴 한데, 공과 사가 확실하신 분이라······ 뭐, 그래도 이렇게 해결됐으니 어서 밥이나 먹으러 가자! 여기 바비큐를 기가 막히게 하는 곳이 있어.”


빅토리아는 이전보다 살짝 힘을 더 주어 희진의 어깨를 주무른 뒤, 자연스럽게 문으로 향하였다.


“너도 와.”


이미 문 옆에서 대기하고 있던 파샤를 의식한 모양인지, 빅토리아는 파샤를 챙겼다.

물론 차가운 말투와 흘겨보는 눈도 잊지 않았다.


빅토리아는 열린 문을 통해 성큼성큼 밖으로 나갔다.

파샤는 아무 말 없이 빅토리아를 따라나섰다.


“우리도 나가요. 시간도 꽤 지났네요.”

“네, 그래요.”


진욱은 주머니에 살짝 손을 찔러 넣으며 희진에게 방을 떠날 채비를 하도록 가볍게 말하였다.


희진 역시 상황을 일단락 짓기로 하며, 홀가분한 표정으로 진욱의 옆에 섰다.


서너 발자국을 걷던 희진은 문득 생각난 것이 있는지 진욱을 바라보았다.

덕분에 희진의 걸음이 살짝 느려졌다.


진욱은 알아차리지 못했는지, 몇 발자국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진욱 씨.”


간격이 더 벌어질 즈음, 희진이 차분한 목소리로 말하였다.

진욱은 눈을 한 번 깜박이며 희진의 목소리가 들린 뒤로 고개를 돌렸다.


“고마워요.”

“뭐가요?”

“과학적 성과를······ 저한테 돌린다는 얘기요.”


진욱은 희진의 말에 몸을 완전히 돌렸다.

희진은 진욱의 생각보다 조금 더 뒤에 있었다.


진욱은 살짝 웃고 나서 두 발짝 희진에게 다가갔다.

희진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올라가며, 진욱에게 보이는 눈동자의 크기도 커졌다.


“희진 씨가 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정도는 아니까요, 뭐.”


진욱은 평범하게, 그러나 너무 무심하지는 않게 희진을 향해 말하였다.


한 문장의 말이었지만, 듣는 희진의 귀로 들어간 그 문장은 이상하게 몸을 타고 흘렀다.


그리고 그 말은 희진의 한 가운데에 맴돌았다.

희진이 적절한 대답을 생각하려는 동안, 진욱은 다시 입을 열었다.


“어서 해결해서 서로 원하는 걸 빨리 찾으면 좋잖아요. 가요. 기다리겠어요.”


진욱은 별일 아니라는 걸 확인하려는 듯, 희진의 어깨를 툭 쳤다.

그러고 진욱은 다시 나갈 채비를 하였다.


“네, 그래요.”


희진은 대답을 하고 발을 움직였다.


다시 문을 향해 가는 진욱을 아슬아슬하게 따라잡은 희진은 가까스로 진욱의 옆에서 같이 걸을 수 있었다.


문까지는 채 다섯 발자국이 되지 않았지만, 이상하게 희진은 그 길이가 꽤 길게 느껴졌다.


듀코프니 회장의 사무실 밖으로 나온 희진과 진욱 앞에, 빅토리아와 파샤가 서로 등을 보인 채 서 있었다.


푹 꺼진 배를 매만지던 빅토리아는 진욱을 발견하자 손을 흔들었다.


“참, 아까 전 임기응변 좋던데요.”

“무슨 말이에요?”

“툴론의 흔적에 돈이 되는 게 있다는 거요. 어휴, 저는 생각도 못 했어요.”


혼자 어색해졌다고 생각한 분위기를 깨보기 위해 희진은 농담 아닌 농담을 하였다.

진욱은 희진의 농담을 듣고, 희진이 긴장이 풀린 탓에 또 들떠있는가 싶었다.


그러나 방금 희진에게 고맙다는 말도 들었기에 진욱은 이번에는 잘 받아주기로 하다.


“아아, 그냥 막 던져봤어요. 과학적인 건 희진 씨가 알아서 보충해줄 줄 알았어요.”

“네? 만약 안 그랬으면요?”

“그땐······ 글쎄요. 그냥 여기서 도망치고 집에 가려고 했죠.”

“네? 뭐라고요?”

“농담이에요.”


진욱은 살짝 당황한 모습의 희진을 바라보고 씩 웃으며, 빅토리아를 향해 발걸음의 속도를 높였다.


희진은 이제 진욱이 얄미워지기 시작했다.

그런 희진의 복수심 아닌 복수심이 담긴 표정을 보며 돌아선 진욱은 오랜만의 승리를 만끽한 표정을 지었다.


“같이 가요, 진욱 씨!”


한껏 가벼워진 발걸음의 진욱을 쫓으며, 희진 역시 빠르게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하였다.



------------------------------



“어서 오십시오.”


전조등 불빛에 희끗희끗한 머리가 빛나는 남자가 경례하며 손님을 맞이하였다.

차에서 내린 정장 차림의 툴리아는 그런 남자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오랜만이네요, 소장님.”

“화성에서 이후로 처음이죠, 툴리아 님?”

“편하게 불러요. 갑작스럽게 함대를 준비하라고 해서 죄송하네요.”

“아닙니다. 이리 오시죠.”


의례적인 인사를 주고받는 사이, 소장의 뒤로 정렬해있던 병사들이 오와 열을 맞추기 시작하였다.


소장은 병사들을 향해 손짓하며, 저 멀리 커다란 적갈색의 건물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툴리아는 아스타나 기지 주변을 찬찬히 살피며, 다소 느린 걸음으로 소장의 옆을 맞추었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허허벌판이었다.


하지만 위기상황이 닥치면, 그 어느 곳보다 빠르게 대규모 함대를 출격시킬 수 있도록 천지가 개벽하는 곳이란 점은 지금도 툴리아에게 꽤 흥미로웠다.


그래서 그런지, 툴리아는 도로 옆 군데군데 떡이 된 반죽처럼 퍼져있는 구조물들이 눈에 들어왔다.


작가의말

읽어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평온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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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9장 자네, 연합으로 돌아갈 건가? (9) 21.02.05 64 0 7쪽
» 9장 자네, 연합으로 돌아갈 건가? (8) 21.02.04 69 1 7쪽
68 9장 자네, 연합으로 돌아갈 건가? (7) 21.02.03 74 1 7쪽
67 9장 자네, 연합으로 돌아갈 건가? (6) 21.02.02 76 1 7쪽
66 9장 자네, 연합으로 돌아갈 건가? (5) 21.02.01 80 1 7쪽
65 9장 자네, 연합으로 돌아갈 건가? (4) 21.01.31 82 2 7쪽
64 9장 자네, 연합으로 돌아갈 건가? (3) 21.01.31 86 1 8쪽
63 9장 자네, 연합으로 돌아갈 건가? (2) 21.01.30 79 1 7쪽
62 9장 자네, 연합으로 돌아갈 건가? (1) 21.01.30 84 1 7쪽
61 8장 이제야 판단을 하네. 나쁘지 않아. (7) 21.01.29 89 1 7쪽
60 8장 이제야 판단을 하네. 나쁘지 않아. (6) 21.01.28 87 1 7쪽
59 8장 이제야 판단을 하네. 나쁘지 않아. (5) 21.01.27 88 2 7쪽
58 8장 이제야 판단을 하네. 나쁘지 않아. (4) 21.01.26 87 2 7쪽
57 8장 이제야 판단을 하네. 나쁘지 않아. (3) 21.01.25 86 1 7쪽
56 8장 이제야 판단을 하네. 나쁘지 않아. (2) 21.01.24 100 0 7쪽
55 8장 이제야 판단을 하네. 나쁘지 않아. (1) 21.01.24 105 2 8쪽
54 7장 더 좋은 함선을 구하러 가야지. (11) 21.01.23 108 1 9쪽
53 7장 더 좋은 함선을 구하러 가야지. (10) 21.01.23 101 0 7쪽
52 7장 더 좋은 함선을 구하러 가야지. (9) 21.01.22 104 1 7쪽
51 7장 더 좋은 함선을 구하러 가야지. (8) 21.01.21 108 2 7쪽
50 7장 더 좋은 함선을 구하러 가야지. (7) 21.01.20 115 0 7쪽
49 7장 더 좋은 함선을 구하러 가야지. (6) 21.01.19 120 3 7쪽
48 7장 더 좋은 함선을 구하러 가야지. (5) 21.01.18 120 3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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