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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펭귄의 서재

어쩌다 보니 공간도약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SF, 전쟁·밀리터리

파란펭귄
작품등록일 :
2020.12.13 14:41
최근연재일 :
2021.03.05 18:15
연재수 :
106 회
조회수 :
19,937
추천수 :
184
글자수 :
390,460

작성
21.01.28 18:15
조회
86
추천
1
글자
7쪽

8장 이제야 판단을 하네. 나쁘지 않아. (6)

DUMMY

“오오, 안 그래도 언제 연락 오나 했었네. 이야, 사진 고마워. 덕분에 어르신 결재도 딱 맡았다니깐. 이거 제대로 터트리면 대박이야.”

“다행이네요.”


매의 눈으로 경계를 서고있는 요원들을 슬쩍 바라본 후 마리오는 말을 이었다.


“부장하고 박사는 내가 알아봐도 실종인 것 같더라고. 일단 보내준 사진에 나온 대학에 왔는데, 어휴, 며칠 됐는데도 정보부 애들이 아직 있네.”

“뭐, 도시 한복판에서 전투가 벌어졌으니 그럴 만도 하죠.”


기계음의 목소리는 마리오를 꾸짖듯이 미묘한 뉘앙스로 대답하였다.


“그렇지. 근데 오면서도 생각해봤는데, 물리학 교수랑 연합정보부 부장이랑 무슨 상관인지 모르겠단 말이야······ 둘이 예전에 접점이라도 있었나?”

“글쎄요, 한 번 알아보도록 할게요.”

“응. 안 그래도 막혔는데, 잘 부탁할게. 아, 한 가지만 더.”


마리오는 고개를 살짝 든 채로 머리 위로 지나가는 자기부상 차들을 보며 통화하는 중이었다.


그러다 문득 뇌리를 스치는 것이 있는 모양인지 고개를 숙이며 말하였다.


“그 공간도약이라는 거······ 프랑수아 박사 말고 연구하는 사람이 꽤 되나?”

“이론 자체가 나온 건 꽤 됐는데······ 한동안 묻혔어요. 상용화된 건 얼마 안 되어서, 전공으로 연구하는 사람은 아직 많지 않을걸요.”


알 수 없는 기계음 사이에서도 고민하는 여력이 느껴질 목소리였다.


“그래······ 일단 우리나라부터 해서 관련 연구를 하거나, 전공한 사람들 위주로 알아봐. 우리 보도국장 나리도 괜히 정보부 부장 자료 대신 공간도약 자료를 준 건 아닐 것 같거든. 하여튼, 그중에서 최근에 뭐······ 사라졌다거나 갑자기 지구를 떠났다거나, 알잖아? 일이 생긴 사람이 있으면 추려서 알려 줘.”

“알았어요.”

“아유, 늘 고마워. 너밖에 없다, 알파.”


마리오는 누가 보아도 일부러 크게 외치고 있었다.


“그동안 바에 처박혀서 술만 마실 건 아니죠?”

“우리 알파가 고생하는데 내가 그렇게 맘 편히 있으면 되겠나! 열심히 발로 뛰며 알아볼 테니 걱정하지 마.”

“걱정이 아니라 맨날 저 혼자······.”

“그래, 고마워. 끊는다.”


마리오는 알파라고 불리는 기계음에 강요 아닌 부탁을 하며 전화를 먼저 끊어버렸다.


마리오는 PSC에서 손을 뗀 채, 잠시 머리를 굴렸다.

한동안 막혀있던 어둠에서 알파의 도움 덕에 작은 길이 보였다.


퀴퀴한 위스키 자국이 묻은 롱코트 끝이 살랑살랑 부는 바람에 본격적으로 춤을 출 즈음, 마리오는 손을 들어서 흔들었다.


정어리 떼처럼 줄지어 가던 머리 위의 자기부상 차량 행렬에서 정어리 하나가 빠져나왔다.


그 정어리 모양의 자기부상 차량은 마리오의 옆으로 천천히 착륙하였다.

문이 열리자 마리오는 그 안으로 몸을 집어넣었다.


“목적지를 말씀해주십시오.”


마리오가 문을 닫자, 차량 내부의 스피커로 낭랑한 목소리가 울렸다.

마리오는 코트의 구겨진 부분을 펴며 입을 열었다.


“목적지는······ 국회 도서관으로.”


마리오의 목소리를 인식한 듯, 전면에 놓인 목적지에 ‘국회 도서관’이 떠오르며 입체 지도가 펼쳐졌다.


차량 하부부터 은은한 푸른빛이 올라오며, 차량은 다시 정어리 떼의 흐름으로 들어갔다.


차창 옆으로 비추어지는 햇빛이 건물들 사이사이를 헤치며 차량의 흐름을 비추고 있었다.


햇빛에 살짝 눈이 부신 마리오는 반대쪽을 쳐다보았다.

옆을 달려가는 차량 속에서는 해맑은 표정으로 게임을 즐기고 있는 가족이 보였다.


흐뭇하게 쳐다보던 마리오는 우연히 남자아이와 눈이 마주치자 씩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남자아이는 꺅꺅거리는 표정으로 마리오를 보았다.

곧 엄마의 손길에 따라 남자아이는 게임에 집중하였다.


“좋구나······.”


마리오는 그렇게 여운을 남기는 한마디를 한 뒤, 자신의 단말기를 꺼내었다.

단말기 화면을 몇 번 만지던 마리오는 좌석에 몸을 깊게 맡기고 차분히 기다렸다.


잠시 후, 마리오의 PSC에서 푸른빛 하나가 피어올랐다.


“여보세요?”

“어, 오랜만이다. 동식아!”

“마리오 형님? 오랜만입니다!”

“그래, 별일 없고?”

“네, 뭐 별일 없습니다. 골프나 언제 치러 또 가셔야죠.”

“아유, 요새 허리가 아파서······ 나이가 들었나 봐.”


마리오는 좌석에 파묻은 허리를 세우며 얘기하였다.


“퇴사해서 그렇다니까요. 형님은 규칙적으로 일해야 할 사람이야. 하하하.”

“그런가 봐. 아무튼, 딴 게 아니라 부탁 하나만 들어주면 좋을 것 같아서, 동식아.”

“부탁이요? 형님 부탁이야 당연히 해야죠.”

“어어, 그게 뭐냐면, 아구구······.”


편하게 안부를 묻던 마리오는 자세를 살짝 고쳐 앉았다.

약간의 틈을 준 후, 마리오는 입을 열었다.


“사람 몇 명 좀 조사해주면 좋을 것 같다. 내가 나중에 이름하고 대충 신상은 불러줄게. 네가 조사할 수 있는 것들로 좀 알아봐 주면 좋겠다.”

“아, 형님. 그건 하는 게 좀 어렵지 싶은데······.”


동식이라 불린 남자는 수화기에 손을 대고 말하는 모양인지, 순간 목소리가 울렸다.


“아유, 대단한 건 아니고, 예전에 그 살인마 잡을 때처럼 그 정도만 조사해주면 된다.”

“뭐······대충 어떤 사람인데요? 너무 우리 쪽 사람이면 저도 곤란해요.”


PSC를 통해 전달되는 목소리만으로도 주저하는 느낌이 대번에 느껴질 정도였다.

마리오는 특유의 능글거림으로 동식이라는 남자를 안심시켰다.


“아유, 그런 거 아냐. 그냥 학교에서 펜대 잡는 사람들 몇 명일 거야. 걱정하지 말고.”

“펜대 잡는 사람이면 형님이 더 잘 알지 않아요?”

“뭐 그런데, 나랑 약간 분야가 달라. 아무튼, 한 번 알아봐 주면 좋겠다. 딴 건 몰라도 출입국 기록이랑 최근 동선이랑 CCTV 자료 같은 건 꼭 부탁할게.”

“일단 알겠어요. 형님 빚 하나 진 겁니다.”


동식은 이번에는 꼭 술이라도 한 잔 받겠다는 기세로 대답하였다.


“걱정하지 마라, 나중에 화성에 들를 일 있으면 크게 한잔 살게.”

“알았어요. 이름하고 신상은 여기로 보내줘요.”

“그래. 고맙다, 동식아.”


전화를 끊은 마리오는 창밖을 보았다.

아직 누런 햇빛이 다 사라지지 않았지만, 형형색색의 불빛은 벌써 난리가 났다.


고층 빌딩들의 외벽을 수놓는 불빛들이 평소보다 아름다워 보이는 것은 기분 탓이라고 마리오는 생각하였다.


일이 잘 풀릴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마리오가 그렇게 풍경을 감상하는 사이, 목적지까지 십여 분이 남았다는 안내가 전면 모니터에 떠올랐다.


작가의말

읽어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평온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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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9장 자네, 연합으로 돌아갈 건가? (8) 21.02.04 68 1 7쪽
68 9장 자네, 연합으로 돌아갈 건가? (7) 21.02.03 74 1 7쪽
67 9장 자네, 연합으로 돌아갈 건가? (6) 21.02.02 76 1 7쪽
66 9장 자네, 연합으로 돌아갈 건가? (5) 21.02.01 80 1 7쪽
65 9장 자네, 연합으로 돌아갈 건가? (4) 21.01.31 82 2 7쪽
64 9장 자네, 연합으로 돌아갈 건가? (3) 21.01.31 86 1 8쪽
63 9장 자네, 연합으로 돌아갈 건가? (2) 21.01.30 79 1 7쪽
62 9장 자네, 연합으로 돌아갈 건가? (1) 21.01.30 84 1 7쪽
61 8장 이제야 판단을 하네. 나쁘지 않아. (7) 21.01.29 89 1 7쪽
» 8장 이제야 판단을 하네. 나쁘지 않아. (6) 21.01.28 87 1 7쪽
59 8장 이제야 판단을 하네. 나쁘지 않아. (5) 21.01.27 88 2 7쪽
58 8장 이제야 판단을 하네. 나쁘지 않아. (4) 21.01.26 87 2 7쪽
57 8장 이제야 판단을 하네. 나쁘지 않아. (3) 21.01.25 86 1 7쪽
56 8장 이제야 판단을 하네. 나쁘지 않아. (2) 21.01.24 100 0 7쪽
55 8장 이제야 판단을 하네. 나쁘지 않아. (1) 21.01.24 105 2 8쪽
54 7장 더 좋은 함선을 구하러 가야지. (11) 21.01.23 108 1 9쪽
53 7장 더 좋은 함선을 구하러 가야지. (10) 21.01.23 101 0 7쪽
52 7장 더 좋은 함선을 구하러 가야지. (9) 21.01.22 104 1 7쪽
51 7장 더 좋은 함선을 구하러 가야지. (8) 21.01.21 108 2 7쪽
50 7장 더 좋은 함선을 구하러 가야지. (7) 21.01.20 115 0 7쪽
49 7장 더 좋은 함선을 구하러 가야지. (6) 21.01.19 120 3 7쪽
48 7장 더 좋은 함선을 구하러 가야지. (5) 21.01.18 120 3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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