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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펭귄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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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펭귄
작품등록일 :
2020.12.13 14:41
최근연재일 :
2021.03.05 18:15
연재수 :
106 회
조회수 :
19,944
추천수 :
184
글자수 :
390,460

작성
21.01.20 18:15
조회
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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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7쪽

7장 더 좋은 함선을 구하러 가야지. (7)

DUMMY

모니터 너머로 야구공만 한 데스데모나의 모습이 보였다.


전면 모니터의 작전 지도에서 보이는 모습과 전면 유리 너머의 실제 모습을 번갈아 보며 눈동자를 굴리던 부장은 곧 상체를 세웠다.


“나도 같이 가겠네.”

“그러실 줄 알았습니다. 준비해두었습니다.”


부장의 결단을 예상이라도 한 듯, 나탈리 함장은 여유로운 톤으로 대답하였다.

부장은 정장 외투를 가다듬다가, 나탈리 함장의 대답에 눈썹을 살짝 올리며 바라보았다.


나탈리 함장은 자신의 베레모를 살짝 손끝으로 잡으며 자세를 취했다.

미묘하게 걸쳐있는 나탈리 함장의 미소가 부장은 내심 싫지 않았다.


부장은 자리를 옮길 채비를 하며 질문하였다.


“내가 복무한 기록을 보았나?”

“아뇨, 큰 결단을 하셨으니 뭔가 행동을 하실 거라 예상했습니다.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자른다는, 그런 말처럼 말입니다.”


이번에도 나탈리 함장은 여유롭게 대처하였다.


부장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나탈리 함장은 단말기를 꺼내어 명령을 전달하였다.


함교 아래쪽의 모니터에 새로운 명령이 뜨는 것을 지켜본 부장은 함교를 빠져나오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잘 다녀오십시오.”


부장이 출입문에 다다르자, 나탈리 함장은 가볍게 인사를 하였다.


부장은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은 채, 그저 나탈리 함장을 향해 똑바로 시선을 맞추고선 함교를 빠져나갔다.


부장이 지나간 문이 닫히자, 나탈리 함장은 함교 중앙의 가장 높은 곳에 자리를 잡았다.


“출동 준비는?”

“이십 분 내외입니다.”

“확실히 준비하고, 주변에 연합군이 언제 나타날지 모르니 경계를 게을리 말도록.”


나탈리 함장은 좌측 편에 있는 병사에게 명령하였다.

분주히 움직이는 자신의 부하들을 바라보며 함장은 잠깐의 여유를 즐겼다.


다행히 모든 게 일사천리로 흘러갔다.


몇몇은 지구에 내려주고 작별하였지만, 대부분은 함장 자신과 부장의 결단을 믿고 따라주었다.


말 그대로 같은 배를 탄 운명임을 느낀 나탈리 함장은 새삼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아마 연합은 지금쯤 열심히 부장의 행방을 찾는 중일 것이었다.

동시에 자신을 포함한 이 함선 역시 사라졌음을 이미 눈치챘을 것이다.


나탈리 함장은 자신의 단말기를 꺼내어, 데스데모나 침투 계획을 재차 점검하였다.


“셰릴?”

“네, 함장님.”

“여기 말고 최근에 버려진 기지가 또 있나 알아보도록. 혹시 모르니까.”


나탈리 함장은 지나가던 통신 관제관에게 명령을 내렸다.

함장으로서 제 2, 제 3의 계획도 세워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나탈리 함장은 다시 단말기를 조작하였다.


“함선이 궤도에 안착했습니다.”

“주변에 보이는 연합군 함선은 없습니다.”


함교 스피커를 통해 보고를 들은 나탈리 함장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전면 유리 너머로, 조금 전보다 더욱 커 보이는 데스데모나의 모습은 고요함 그 자체였다.


함선 내부까지 정적이 스며들어와 버릴 것 같은 두려움도 생겼다.


동시에 조용히 잠들어 있는 데스데모나를 시끄러운 자신의 함선이 깨우는 것은 아닌가 하는 마음도 들었다.


나탈리 함장은 그런 복잡한 마음을 누르고 전면 모니터에 CCTV 화면을 띄웠다.


“부장님, 준비됐습니다. 자세한 것은 전투복 안의 홀로그램으로 연락하겠습니다.”

“알겠네. 요새는 점프팩도 기본으로 달아주나 보군.”


상륙정 내부 CCTV와 연결된 화면에 보이는 부장의 모습은 평온하면서 동시에 들떠있었다.


이리저리 전투복을 만져보면서 CCTV를 향해 고개를 돌리는 부장은 마치 새로운 장난감을 만져보는 어린아이 같았다.


부장의 옆과 맞은편에는 서로 마주 보는 일곱 명의 병사와 요원이 나름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무사히 다녀오십시오.”

“난 걱정하지 말고, 박사나 잘 살펴주도록.”


나탈리 함장의 예의 바른 걱정에 부장은 별일 아니라는 듯 가볍게 대답하였다.

그러고 부장은 어느새 옆에 앉아 있던 병사에게 말을 걸었다.


신형 ST-25 소총에 관해 얘기하는 부장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확인한 함장은 CCTV 화면을 껐다.


“시작하자.”

“알겠습니다. 전 대원 출격 준비. 상륙정 두 기, 목표는 데스데모나의 버려진 DT-1기지. 확인 부탁드립니다. 함장님.”

“확인 완료.”


나탈리 함장은 제어 관제관의 말에 답을 준 후, 자신의 단말기에 손을 대었다.


“격납고 개방. 출격 준비.”


함교의 조명이 어두워지며 붉은색 조명이 점멸하였다.


사이렌 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바로 너머의 고요하고 하얀 데스데모나와 비교되는 함교의 분위기는 폭풍전야였다.


“3, 2, 1, 상륙정 1호 발진, 이어서 상륙정 2호 발진!”


제어 관제관의 실시간 보고를 들으며 앞을 보던 나탈리 함장의 눈에, 빠른 속도로 직진하는 검은 고드름이 포착되었다.


곧이어 검붉은 색의 꼬리를 달게 된 고드름 모양의 상륙정은 정확히 데스데모나를 향해 나아갔다.


“두 기 모두 상태 양호합니다. 도착까지 남은 예상 시간, 2분 20초.”

“고유 식별 번호 전송해.”

“넵.”


통신 관제관이 재빠르게 나탈리 함장의 명령에 따라 앞에 놓인 키보드를 두드렸다.

전면 모니터에는 ‘전송 완료’라는 새로운 알림이 떴다.


나탈리 함장은 곁눈질로 전면 모니터를 확인하면서, 계속하여 데스데모나를 바라보았다. 그 사이, 상륙정은 눈에 띄게 작아질 정도가 되었다.


“부장님, 거의 다 왔습니다. 별다른 이상은 없습니다.”


나탈리 함장은 키보드에 손을 얹은 후, 상황을 전달하였다.

나탈리 함장의 말이 끝나자, 함교 내의 스피커로 부장의 낮고도 무거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 그래도 빨간 조명이 세 개 켜졌군. 자세한 건 내려가서 얘기하세.”


미세하지만 끊임없는 진동들이 통신을 타고 전달되었다.

다행히, 부장의 목소리는 그 사이로 꽤 명확하게 들려왔다.


상륙정 내 유압장치가 작동하며 헬멧을 착용하는 소리가 들리자, 나탈리 함장은 통신을 끝냈다.


전면 모니터에서 눈을 뗀 나탈리 함장은 함교를 마지막으로 훑다가, 통신 관제관에게 눈을 멈추었다.


“기지에서 답신은 있나?”

“모든 대역으로 신호를 보냈습니다만, 아직 돌아온 연합군 신호는 없습니다.”

“그런가······.”

“아마 기지 폐쇄를 하며 통신 시설도 철거한 모양······”


그때였다.

모니터를 바라보던 통신 관제관이 의자를 박차고 일어났다.


통신 관제관의 떨리는 눈 옆으로 식은땀 하나가 맺히고 있었다.

갑작스러운 움직임에 나탈리 함장은 통신 관제관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작가의말

읽어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평온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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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9장 자네, 연합으로 돌아갈 건가? (7) 21.02.03 74 1 7쪽
67 9장 자네, 연합으로 돌아갈 건가? (6) 21.02.02 76 1 7쪽
66 9장 자네, 연합으로 돌아갈 건가? (5) 21.02.01 80 1 7쪽
65 9장 자네, 연합으로 돌아갈 건가? (4) 21.01.31 82 2 7쪽
64 9장 자네, 연합으로 돌아갈 건가? (3) 21.01.31 86 1 8쪽
63 9장 자네, 연합으로 돌아갈 건가? (2) 21.01.30 79 1 7쪽
62 9장 자네, 연합으로 돌아갈 건가? (1) 21.01.30 84 1 7쪽
61 8장 이제야 판단을 하네. 나쁘지 않아. (7) 21.01.29 89 1 7쪽
60 8장 이제야 판단을 하네. 나쁘지 않아. (6) 21.01.28 87 1 7쪽
59 8장 이제야 판단을 하네. 나쁘지 않아. (5) 21.01.27 88 2 7쪽
58 8장 이제야 판단을 하네. 나쁘지 않아. (4) 21.01.26 88 2 7쪽
57 8장 이제야 판단을 하네. 나쁘지 않아. (3) 21.01.25 87 1 7쪽
56 8장 이제야 판단을 하네. 나쁘지 않아. (2) 21.01.24 101 0 7쪽
55 8장 이제야 판단을 하네. 나쁘지 않아. (1) 21.01.24 105 2 8쪽
54 7장 더 좋은 함선을 구하러 가야지. (11) 21.01.23 108 1 9쪽
53 7장 더 좋은 함선을 구하러 가야지. (10) 21.01.23 101 0 7쪽
52 7장 더 좋은 함선을 구하러 가야지. (9) 21.01.22 104 1 7쪽
51 7장 더 좋은 함선을 구하러 가야지. (8) 21.01.21 108 2 7쪽
» 7장 더 좋은 함선을 구하러 가야지. (7) 21.01.20 116 0 7쪽
49 7장 더 좋은 함선을 구하러 가야지. (6) 21.01.19 120 3 7쪽
48 7장 더 좋은 함선을 구하러 가야지. (5) 21.01.18 120 3 7쪽
47 7장 더 좋은 함선을 구하러 가야지. (4) 21.01.17 135 3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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