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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크로드
작품등록일 :
2010.06.11 14:20
최근연재일 :
2010.06.11 14:20
연재수 :
3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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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8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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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3
글자수 :
125,289

작성
10.05.14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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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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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글자
7쪽

5-4

DUMMY

릴도 롤도 인간을 싫어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깊숙히 들여다보면 둘 사이엔 분명한 차이가 있었다.

릴은 인간을 증오하고, 롤은 인간을 혐오했다. 그것이 두 사람의 전투 스타일의 차이를 불러왔다. 릴은 인간을 죽이는데 적극적이었다. 적을 죽이기 위해선 자신이 상처를 입는 것도 꺼리지 않는 그런 강인함을 가지고 있었다.

반면 롤은 인간을 혐오하기 때문에 가까이 다가가는 것도 피가 튀는 것도 달갑지 않았다. 그녀가 수비에 유리한 쌍검술을 택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그리고 액피를 사용할 때엔 그녀는 주로 석궁을 사용했다. 적을 가능하면 멀리서 처리하거나 액피로 적을 제거하는 것을 선호했다.

그렇기에 롤은 릴의 전투를 보면서 눈살을 찌푸릴 수 밖에 없었다. 피를 뒤집어 쓰는 것 자체도, 그녀에게는 상당히 달갑지 않았다. 그녀에게 있어서, 인간의 피는 마치 바퀴벌레의 체액과도 같이 혐오스러운 것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보다는 상처입는 것을 도외시하고 적을 해치우는 것을 우선하는 릴의 전투 스타일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이다. 그녀는 착실히 화살을 쏘면서 릴이 큰 부상을 입지 않도록 보조해 나갔다. 그리고 그것을 믿고, 릴은 적극적으로 적을 줄여 나갔다.

“언젠가 저 아이들도 후회하게 될거야.”

슈트는 혼잣말을 하듯 내뱉었다. 해가 지나면 지날수록 슈트는 자신이 행한 업의 무거움을 느끼고 있었다. 전쟁의 비극으로 인간불신이 된 그녀들은 자신들이 같은 과오를 다른 이들에게 저지르고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실감하지 못하고 있었다.

슈트 역시 날이 갈수록 자신의 선택이 갖는 무거움을 실감하고 있었다. 릴과 롤을 비롯해 많은 고아들을 굶주림에서 도운 것은 사실이지만, 그들을 전장에 내몬 것도 사실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갖는 의미를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글쎄. 후회할까? 저 싸이코 패스들이?”

미스티아는 별로 동조하지 않았다. 그녀를 보면서, 비록 가족과는 틀어지긴 했지만 슈트 자신은 꽤 순탄하게 살아왔음을 실감했다. 생각해보면 가족과의 문제는 슈트 자신보다도, 야심가인 아버지에게 있었다고 볼 수 있었다. 인간적인 성숙, 그 면에서 미스티아는 쌍둥이와 별반 다를 바 없었다.

“넌 입만 다물고 있으면, 천사처럼 보이는데 말이야.”

“입이 험한 미인이 더 좋지 않아? 적어도 나는 그래.”

산적으로 가장한 레인저 부대를 릴과 롤이 처리하는 사이에 슈트와 미스티아는 마차로 다가갔다. 포장을 씌운 짐마차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실제로 짐은 실려있지 않았다.

짐마차에 지간테를 싣는다고 해봐야 고작 두기가 한계였다. 그리고 적국 한복판에서 달랑 지간테 두기에 의지하는 것은 무모했다. 그 때문에 슈트는 지간테를 포기하고 내부에 비행용 기구를 숨겨놓은 것이었다.

겉으로는 목재로 보이지만, 내부는 전부 듀랄루민으로 만들어져 있었다. 슈트가 바퀴에 붙은 나무를 떼어내자, 바퀴는 프로펠러의 모습을 드러냈다.

“변신 비행선이라, 꽤 멋진 아이템이긴 한데 왜 이리 폼이 안나냐.”

미스티아의 말에 슈트는 어깨를 으쓱해 보일 수 밖에 없었다. 캠핑 나와서 텐트치는 것과 그다지 차이가 없었다. 일단 골조를 세우고, 코팅한 천을 뒤집어 씌운 다음 프로펠러를 배치했다. 인력 자전거를 응용한 프로펠러로 추진력을 얻게 만들어 놓은 거였다.

“모두 빨리 올라타!”

슈트의 지시에 릴과 롤, 그리고 액피들을 제외한 호위 부대가 비행선에 올라탔다. 호위 부대의 지간티어들은 전투력을 보고 선택한 것이 아니라, 비행선을 작동시킬 수 있는 불의 속성을 가진 지간티어들을 데려온 것이었다.

“역시 예상대로로군.”

슈린 역시 슈트가 비행선을 준비한 것을 예측한 상태였다. 호위의 역할로 돌 마스터들을 동원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았다. 돌 마스터들은 지간테 조종을 중점으로 훈련된 이들이라, 육체를 이용한 전투에는 그다지 효율적이지 못했다.

혹여 부상이나 사망자라도 발생한다면 전력의 큰 손실을 면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돌 마스터들을 동원했다는 것은 열기구, 혹은 비행선을 탈출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판단 근거였다. 슈린이 동원한 비행선들은 최고 수준의 속도를 자랑하는 무장 비행선들이었다. 슈트의 간이 비행선과는 비교 자체가 되지 않았다.

“이륙한다. 릴, 롤 너희들도 올라 타라!”

슈트의 외침에 릴과 롤은 재빨리 비행선에 올라탔다. 이미 레인저 부대의 기세는 꺾인 터라, 릴과 롤이 빠지자 안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슈트의 비행선이 떠오르자, 엑피들은 곧 줄끊어진 인형처럼 바닥에 쓰러졌다.

“후방에서 적함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떨쳐낼 수 없습니다!”

“걱정할 필요 없다. 마음을 안정시켜. 그리고 좌우의 돛을 펼칠 준비를!"

슈트의 지시에 돌 마스터들이 좌우의 도르레를 잡았다.

“지금이다!”

슈트의 외침에 도르레를 돌리기 시작하자, 비행선의 옆구리에서 마치 날개모양의 돛이 튀어 나왔다. 그리고 그와 함께, 비행선이 무서운 기세로 날아 올랐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슈린은 당황했다. 순조롭게 좁혀지던 슈트와의 거리가 일거에 벌어졌기 때문이었다. 아니 거리라기 보다는 고도차가 벌어졌다. 그리고 그것은 한편으로 보면 최악이었다. 자신들보다 높이 있는 적을 공격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화력을 최대로 끌어올려라! 오버로드를 실시해!”

슈린이 당황해서 외칠 때, 누군가가 그녀의 손을 잡았다.

“누나. 당황할 필요 없어요. 모두, 지금 상태를 유지하라! 오버로드를 사용해선 안된다!”

“에드워드. 지금 저들을 놓쳤다간…”

“걱정하지 마세요. 서두르다간 정말로 놓쳐버릴 거에요. 그들은 상승기류를 이용하고 있어요. 오버로드로 쫓아가면 당장은 쫓아가겠지만, 곧 추격할 수 없게 되어버려요.”

“그, 그래.”

슈린은 금발의 미소년이 하는 말에 수긍하며 안정을 찾았다.

“전하. 적이 구름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걱정할 필요 없다. 내 눈에는 그들이 잘 보이고 있으니까. 침로를 변경하지 말고 그대로 전진하라.”

“알겠습니다. 황태자 전하.”

“슈트 형님. 어디 절 따돌려 보시지요.”

황태자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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컥....올리고 보니 일주일이나 지났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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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지간테와 지간티어 +7 09.05.27 3,751 19 13쪽
5 호접지몽 2. +17 09.05.26 4,134 2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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