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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gster 님의 서재입니다.

펠릭스전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夢ster
작품등록일 :
2014.12.22 00:00
최근연재일 :
2016.12.28 16:59
연재수 :
29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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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813,839

작성
15.01.1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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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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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3
글자
7쪽

28

DUMMY

28


"짝~!"

화려한 마차였다.

흰색으로 도색된 마차에는 세 개의 방패가 그려진 하얀 성의 문장이 그려져 있었다. 그 화려한 마차 내부에서 레온은 뺨을 부여잡은 채 고개를 돌리지 못하고 있었다.

"부끄러운 줄 알아라!"

레온과 닮은 금발에 긴장감이 도는 마른 얼굴의 중년인이 레온을 바라보고 있었다.

"네 녀석의 추문이 영지에까지 자자하더구나. 도저히 부끄러워 얼굴을 들고 다니지를 못할 정도였다."

이 중년인이 레온의 아버지이자 현 라스타드가의 가주였다. 설마 수도에 와 있을 줄 몰랐던 레온은 교문 앞 마차에서 아버지를 발견하고 굳어버렸다. 봄, 의회 일이 아니라면 겨울에 좀처럼 수도를 찾지 않는 백작이었다.

"학교에 보낸 것이 무슨 휴가나 휴양 차 보낸 건 줄 아는 거냐?"

"···."

레온은 시종일관 말없이 고개만 숙이고 있었다.

"너희들이 저지른 죄가 때문에, 필립이 해야 했던 일을 대신해 반성하라고 보낸 것이야!"

조용히 고개를 숙이고 있던 레온은 필립의 이름을 듣는 순간 꿈틀했다. 눈빛에 적개심이 떠올랐다.

"쥬드 집사!"

"예···."

"앞으로 저놈 품위 유지비와 경비를 최대한 깎아!"

"하 하오나 이미···."

옆에서 안절부절 지켜보던 머리가 벗겨진 땅딸한 집사가 당황하여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보자 라스타드 백작은 단호하게 끊으며 말했다.

"깎아!!"

"···예, 백작님."

쥬드 집사는 안타깝게 레온을 바라봤다.

쥬드가 보기에 레온은 타고난 재능이 있었다. 단순히 자신이 모시는 주인의 아들이라서가 아니라 정말로 검술이나 여러 가지 면으로 재능이 뛰어났다. 더욱이 대 귀족의 자제답지 않게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주변의 다른 귀족 아이들과 비교해도 분명 재능과 노력이 가상할 정도였다. 다만 불운했던 것은 필립이라는 사생아의 존재였다.

사생아였지만 필립은 백작가에서 위축되는 일이 없었다. 거기에 타고난 검술실력은 주변 사람들에게 칭찬이 자자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밝고 재치 있는 성격이었다. 필립은 주변사람 누구나 즐겁게 만들었다. 라스타드 백작도 처음에는 멀리하려 일부러 필립에게 차갑게 대했지만 결국은 필립의 재치와 웃는 얼굴에 두 손 들고 말았던 것이다. 성안 모두가 필립을 좋아했다. 아무리 피하려 해도, 싫어하려해도 결국은 좋아 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매력이 있었다. 그러나 오직 한 사람에게만은 분노와 질투의 대상일 뿐이었다.

'자신의 것인데! 내 것인데!'

필립이 주변 사람과 친해지고 인정을 받으면 받을수록 레온의 성격은 더 삐뚤어져갔다. 더욱이 자신은 타고난 자질과 노력으로 대 귀족의 후예로는 드물게 어린나이에 엑스퍼트의 문턱까지 다다랐음에도 아버지나 주변사람들은 그를 봐 주지 않았다.

라스타드가의 마차가 에덜라드의 최종성벽을 지나가자 주변의 농노와 허름한 차림의 사람들이 황급히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대 고램 용으로 쌓아올린 성벽의 내, 외벽주변은 급격히 슬럼화가 진행되고 있었다.

처음에는 북쪽에서 크로비스와의 분쟁을 피해 피난민들이 몰려왔던 것이 이제는 남쪽으로부터 몬스터를 피해 몰락한 남부의 피난민들이 몰려들어왔다. 몰려든 사람들은 성벽 주변에서 국왕의 토지를 몰래 경작하거나 더 안쪽 성벽이나 수도로 들어와 구걸을 하며 생활했다. 저들 대부분은 왕가의 정식 농노도 되지 못하는 불법 체류민이었다. 창밖으로 그런 그들을 보며 레온은 조용히 내뱉었다.

"쳇, 천한 것들이···."


"쳇, 천한 것들이···."

밤색의 마차에는 아치형의 다리위로 잘린 오크 머리가 그려져 있었다. 드웨인가의 마차를 향해 고개를 숙이고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알렉시스는 신경질적으로 내 뱉었다.

원래 레온과 같은 마차를 타고 갈 예정이던 알렉시스는 갑작스런 라스타드 백작의 등장으로 예정이 어긋나자 수도를 출발 한 이후로 계속 이렇게 창밖을 보며 투덜대고 있었다. 그런 알렉시스를 바라보며 같이 타고 가던 알리시아가 한심하다는 듯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었다.

드웨인 자작에겐 자식들이 많았다. 첩도 여럿이었다. 속된말로 여색을 밝히는 성격이었다. 그러다보니 정실임에도 소외받는 자신의 어머니의 모습을 보며 자란 알렉시스는 삐뚤어졌다. 불행 중 다행 이라면 그가 드웨인가의 적통 장자였고 자신과 맞설만한 배다른 남자형제는 아직 어렸다.

그러다보니 자라면서 알렉시스는 자기중심적인 성격이 되어갔고 혈통이나 신분에 집착하게 되었다. 그렇게 비슷한 동부의 3명이 의기투합?해 이렇게 동부의 망나니 3총사가 탄생한 것이었다.

"뭐야?"

혐오스럽게 바라보는 알리시아를 알렉시스가 노려봤다.

"아니, 아무것도···."

모른 척 하는 알리시아를 보며 알렉시스는 문득 펠릭스와 같이 있던 축제날 밤의 알리시아의 모습을 떠 올렸다.

"흥, 너 그 사생아 놈과 무슨 엉뚱한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어림없어!"

'아 네, 그러세요?'

속으로만 대답한 알리시아는 대화를 피하기 위해 고개를 창밖으로 돌렸다. 이제 마차는 국왕 직속의 경작지를 지나고 있었다.

"너희들 무슨 사이지? 설마?"

"···?!"

무슨 소리냐는 듯 잠시 알렉시스를 바라보던 알리시아는 곧 말의 의미를 깨닫고는 혐오스런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냥 친구야!"

그러자 알리시아의 손목을 거칠게 낚아챈 알렉시스가 다시 물었다.

"친구?"

"이것 놔~!"

겨우 손을 빼낸 알리시아가 아픈 듯 손목을 만지며 분노한 표정으로 알렉시스를 노려보며 말했다.

"더러운 자식! 우린 그냥 친구라고!"

노려보던 알리시아는 역겹다는 표정을 보이곤 시선을 차창으로 돌렸다. 그런 알리시아의 귀에 알렉시스의 으르렁 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넌 드웨인가의 물··· 사람이야!"

다시 물건이라는 말이 입 밖으로 나오려던 알렉시스는 그것 때문에 펠릭스에게 당했던 기억에 흠칫 하고는 말을 바꾸었다.

"네가 아무리 발버둥 쳐도 아무데도 못 간다는 걸 명심하라고!"

알리시아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두 사람의 살풍경에 같이 타고 있던 시종과 시녀는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조용히 있어야했다. 축제날 이후 알렉시스는 더 거칠게 알리시아를 대하고 있었다.


동부로 가는 행렬의 선두에는 동부 귀족가의 마차들로 일견 화려 해 보였다. 그러나 그 선두의 라스타드 가의 마차도 드웨인 가의 마차도 내부 분위기는 싸늘했다. 단지 용병들과 소년들을 실은 마차는 벌써 서로 친해져 웃음과 북적대는 소리로 요란했다. 뒤가 뚫려있는 대형 수송용 마차에서 수다스럽게 웃고 떠드는 사람들의 모습만 보자면 선두의 마차의 분위기는 상상 할 수 없는 광경 이었다. 그렇게 동쪽으로 향하는 행렬은 귀족들의 마차를 선두로 빠르게 수도를 벗어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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