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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gster 님의 서재입니다.

펠릭스전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夢ster
작품등록일 :
2014.12.22 00:00
최근연재일 :
2016.12.28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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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1.07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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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DUMMY

18


"뭐야? 도착했다고? 아아!!"

에드먼드는 머리를 벅벅 긁었다.

에드먼드는 연병장에서 연극무대 설치를 감독하고 있었다. 그런데 기어코 레온들의 관람석이 교내로 들어오려고 한다는 것이었다.

"분명히 금지라고 전했건만…."

계속되는 금지통고에도 레온들이 관람석 설치를 포기하지 않자 에드먼드는 며칠 전 교장과 교수들이 문서로 작성한 금지 통고를 했었다. 그러나 거만하게 바라보던 레온과 다른 동부귀족소년들은 본체도 하지 않고 에드먼드를 쫓아내버렸다. 교장과 교수들도 직접 나서는 이는 없었던 것이다.

에드먼드는 고민했다. 지금 하고있는 연극무대 설치는 상당히 중요했다.

연극의 마지막에 배우들이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무도회로 이끄는 사이 무대의 자재들은 자연스럽게 연병장 중앙에 불집으로 사용되도록 계획적인 설치를 해야 되었다. 그 지휘와 발화를 위해 마법사인 자신이 세심하게 준비하고 있는 중이었다.

"하는 수 없지. 마크, 여기는 네가 맡아! 교문엔 내가 가 볼 테니까."

에드먼드는 '어어?!'하며 당혹해하는 소년에게 연극무대를 맡기고 교문 쪽으로 뛰었다.


"지금 보시고 계신 것이 크로비스의 고램으로 통칭 흑기사입니다."

고램 연습장에서는 중장갑을 한 검은색의 고램이 천천히 사람들 앞으로 걸어 나오고 있었다.

"흠…. 그렇다는 건 전선에 나가면 주로 저놈을 상대하게 되는 거야?"

칼과 친구들은 관람석에 모여 3학년들의 고램 운행 시범을 보고 있었다. 장내 해설을 듣던 쌍둥이 중 세드릭이 말하자 케드릭이 대답했다.

"듣기론 우리도 노획한 흑기사가 많아서 저걸 타는 경우도 많다더군."

"뭐야 그게? 그럼 적 아군을 어떻게 구분하라고?"

"그거야 색을 다시 칠하겠지…. 저놈처럼."

말하는 도중 이번엔 흰색의 서부 웨스터랜드 제국의 고램이 등장하고 있었다. 에덜라드 왕국에서 수입해 쓰는 주력 기종이었다.

오늘은 흑기사와 서부 고램 외에도 보기 힘든 이스테로드 제국의 갈색 고램도 나와 서 있었다. 대륙에서 제조되는 3대 고램이 모두 등장한 것이다.

"이스테로드 제국, 웨스터랜드 제국, 심지어 소국인 크로비스 조차 고램을 만드는데 우리는 대체 뭘 한 거지?"

쌍둥이들이 투덜거리자 맥스가 놀리듯 이제 막 나오고 있는 작은 고램을 가리키며 말했다.

"뭐하긴, 저기 저거 있잖아? 뭐, 우린 딱 저 꼴 인거지. 킬킬킬!"

연습장엔 막 다른 고램들의 절반정도 크기인 4~5m정도의 고램 2기가 걸어 나오고 있었다.

"아아~ 역시! 저건 아무리 봐도 폼이 안 나는군…."


대륙의 3대 고램은 약 7m의 완전한 갑옷을 걸친 인간형의 고램이었으나 지금 나오는 이 녀석들은 상자 같은 땅딸한 모습이었다. 이름은 마이티로 수십 년 전 서부 마탑에서 에덜라드 왕국으로 건너온 일단의 마법사들이 에덜라드 수도와 남부지역 사이에 마탑을 세우고 생산하기 시작한 녀석이었다.

문제는 3대 고램도 아직 인간의 동작을 완벽하게 따라하지 못했다. 지금 나온 마이티는 크기도 작았지만 동작구현과 유연성, 심지어 힘조차 3대 고램의 절반 정도였다. 그럼에도 고램이 귀하다보니 가격은 절반에 가까웠다.

"너무 구박하지 말라구, 저놈도 없어서 아쉬운 남부귀족들이 얼마나 많은데. 우리 맥퍼슨가에도 저놈만 둘이야."

보고 있던 칼이 말했다.

"하긴, 거기다 학교 연습용으로 제일 많이 쓰이고 최근엔 전선에 제일 많이 보급되고 있다더라?"

"그럼 전선에 나가면?"

"그렇겠지 처음엔 저놈을 타게 될 가능성이 제일 높겠지…."

그러자 한쪽에서 이들의 대화를 조용히 듣고 있던 관객 한사람이 끼어들었다.

"과연 저거라도 탈 수 있을까?"

"…?"

소년들이 쳐다보자 멋스럽게 콧수염을 기른 중년의 남자가 아련히 박스형의 소형 고램을 바라보며 말했다.

"북쪽 전선에 고램은 대충 2천정도. 그중 대다수는 국가 기사단과 상비군이 차지하고 있지. 그 외에 장기 복무 중인 기사들도 있고…. 지금 국가에서 운영하는 기사학교는 이곳을 포함해서 3곳, 한해에 약 3~4백 명의 기사들이 쏟아져 나오지. 예비 라이더를 포함하더라도 너희들, 졸업생들 중에 저 짜리몽땅한 녀석이라도 차지할 녀석은 한해 10~20%정도 일까?"

"…."

소년들은 말없이 듣고 있었다.

"실례지만 누구신가요?"

범상치 않은 기운을 느낀 칼이 묻자 남자는 칼에게 손을 내밀며 대답했다.

"메이라고 하네. 서쪽의 기사학교의 교관이지."

"아 교관님 이셨군요?"

"그리고 참전용사이자 자네들과 같은 남부출신이기도 하지…."

"아?!!"

교관이라 딱딱 할 거라 생각했던 소년들의 분위기는 남부출신이라는 말에 금세 풀어졌다.

"어때? 요즘도 남부에선 고램 보기가 힘든가? 가본지가 오래돼서 말이야."

소년들은 모두 머리를 끄덕였다.

"우리 중에서도 고램을 타본 녀석은 맥스와 칼, 두 사람뿐이니까요."

남자는 그렇겠지 라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쯧, 남부의 희생덕분에 지금 전선을 유지할 수 있었는데 아직도 국왕과 중앙의 귀족들은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으니…."

메이 교관은 다시 시선을 마이티로 돌렸다.


본래 에덜라드 남부는 대륙의 남쪽 끝 자유무역도시 크리스티아의 항구에서 올라오는 상품의 통로이자 에덜라드 왕국 최대의 경작지로서 왕국최고의 부를 누리던 지역이었다. 그리고 그 부에 걸맞게 가장 많은 고램 전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100여년의 크로비스와 전투에서 에덜라드 국왕은 전황이 밀릴 때마다 귀족들에게 손을 내밀어야했고 그때마다 가장 많은 전력을 지원해 준 것이 남부였다.

그러던 어느 날 전세가 크게 변하는 일이 발생했다.

크로비스군이 발견한 우회로에 의해 에덜라드군이 포위되어 상당한 타격을 입은 것이다. 사령관과 주요 인사들이 다수 전사해 버리자 왕국은 위기에 빠졌다.

다행이 전선의 젊은 장교 한명이 우왕좌왕하는 전선을 추슬러 서쪽산맥을 등진 요새에서 버텼다.

그대로 에덜라드의 수도로 진군하려던 크로비스는 멈출 수밖에 없었다. 그냥 두고 전진하자니 뒤통수를 걱정해야 할 상황이고 요새를 공격하자니 지형을 방패로 한 요새의 방어가 두터웠다.

그사이 에덜라드 국왕은 전력을 끌어 모았다. 남부귀족들뿐 아니라 왕국의 대다수의 고램이 모아졌다. 에덜라드 국왕은 당시 특히 남부귀족들에게 반드시 이자를 쳐서 돌려주겠다고 약속했던 것이다.


"이후 전선의 형편은 나아졌지만 남부에 고램을 돌려주겠다는 왕의 약속은 아직도 지켜지지 않고 있지."

"…."

소년들은 말이 없었다. 그 결과가 어떤지 다들 몸으로 겪어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전선은 다행히 안정을 찾을 수 있었으나 남부는 무너졌다.

그전에도 조금씩 몬스터들에게 침식당하고 있다가 이 무렵 갑자기 엄청난 몬스터들이 창궐한 것이다. 남쪽의 크리스티아와의 무역로가 완전히 끊어졌고 엄청난 오크들의 공격에 남부의 많은 가문이 멸문하거나 영지를 잃어버리는 몰락한 귀족이 속출했다.

그러나 남부가 전락할 때 왕국의 누구도 도와주지 않았다. 오히려 곡창지대인 남부의 몰락으로 수확량이 줄어들자 타 지역 귀족들은 자신들의 수확물의 가격이 올랐다며 기뻐했으며 크리스티아를 통해 들여와 웨스터랜드 제국에 수출하던 물품은 역으로 웨스트랜드 제국에서 수입하게 되었다. 무역선들이 대륙 남쪽을 빙 돌아 웨스트랜드 제국의 남부 무역도시들로 배의 항로를 돌린 것이다.

이후 고램과 물품이 이송되는 웨스터랜드 제국과 접한 애덜라드 서부지역이 가장 부유한 곳이 되었다.


"올해는 저놈들이라도 어떻게 유용해서 대원정을 다시 한다는 얘기도 있던데…."

칼이 마이티를 가리키며 말했다.

"설마? 마탑은 지금까지 빚진 것만으로도 길길이 날뛰고 있잖아?"

"하지만 이대로 방치하면 조만간 마탑은 남부의 오크때들과 직접 맞서야 할 걸?"

"남부 북쪽 중앙의 몇 가문만 쓰러지면 마탑이 지척이잖아."


몬스터의 공격으로 남부 영토는 중앙부분이 볼록하게 솟은 종 모양으로 동서로 갈라져 있었다. 그 볼록 솟은 중앙부분은 이제 곧 마탑까지 닿을 정도로 솟아 있었다. 마탑도 상황은 알고 있었으나 남부의 지원요청에 요지부동이었다. 이유는 그동안 남부 영주들이 외상으로 가져간 고램의 대금 때문이었다.

남부귀족들도 나름 남부를 지키고 영토를 탈환하기 위해 고램을 빌려 대원정 이라는 이름으로 몬스터 퇴치에 나섰으나 고램만 잃어버리고 영지도 탈환하지 못해 대금도, 고램도, 갚아주지 못한 탓이었다.


"마탑도 마탑이지만 그란델강을 넘으면 수도가 바로 앞인데…."

"멍청이들, 어쩌면 크로비스 보다 남쪽의 오크 때가 먼저 수도로 진격할지도 모를 판이거늘…."

소년들은 답답하게 연병장의 마이티의 기동을 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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