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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gster 님의 서재입니다.

펠릭스전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夢ster
작품등록일 :
2014.12.22 00:00
최근연재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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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1.2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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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DUMMY

35


"다음에 고램이 돌아오면 도련님이 교대하십시오!"

"에~? 제가요?"

놀란 펠릭스가 페로우 기사단장을 바라봤다.

고램의 가동시간은 기사들의 능력에 따라 차이가 있었으나 엑스퍼트 초급이라면 2시간 정도였다. 당연히 전투가 길어지면 라이더들이 교대하며 싸웠다.

"저는 지휘를 해야 하고 남은 기사들은 모두 나가있으니 도련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전 고램을 타고는 전투에 나간 적이 없다는 걸 알잖습니까?"

"누구나 처음은 있는 법이죠!"

페로우 기사장의 퉁명스러운 대답에 펠릭스는 진심이냐는 듯 잠시 그를 쳐다봤다.

"어서요! 교대하러 내려가세요!"

페로우경은 전황을 보며 상당히 신경이 곤두 서 있었다. 올해 유독 많은 몬스터가 몰려 왔기 때문이었다.

이곳 온 마을은 일리아드 영지 중에도 매년 가장 많은 몬스터들이 출몰하는 지역이긴 했다. 때문에 매년 겨울이면 영주 전용기가 상주하는 곳이기는 했지만 알덴 마을에서 옮겨온 마이티 한기와 함께 2대의 고램으로도 올해는 상당히 벅찬 상황이었다.

하는 수없이 망루에서 내려온 펠릭스는 정문 쪽으로 향했다. 임시 고램 주기장 옆에는 이미 교대한 몇 명의 라이더들이 호흡을 가다듬으며 명상하는 자세로 쉬고 있었다.

"누구나 처음은 있다 라니…. 쳇, 알덴 마을에서도 그렇고 올해부터는 아예 본격적으로 부려먹을 심산이군."

문이 열리고 일리아드가의 영주 전용기가 들어오고 있었다. 장갑 여기저기에는 덕지덕지 몬스터의 피와 흙먼지가 묻어있었다. 주기장에서 꺼낼 때와 이동할 때를 제외하곤 펠릭스는 만져보기도 어려운 기체였다.

조금 전 투덜거릴 때와는 다르게 심장이 두근거렸다. 첫 고램전을 치르는 두려움 때문인지 영주기를 타 본다는 기대감 때문인지 스스로도 알 수 없었다.

고램이 무릎을 굽히며 가슴의 조종석을 열었다. 타고 있던 헥터경이 서둘러 안전장치를 풀다가 펠릭스를 보고 의외라는 듯 물었다.

"도련님더러 나가라고 하던가요?"

"응, 더 이상 여유가 있는 기사들이 없데."

"이런…."

급히 펠릭스와 교대한 헥터가 펠릭스의 조종석 안전장치 등을 점검하며 전황을 설명했다.

"무리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저 정문부근으로 다가오는 놈들만 쓸어버리시면 됩니다."

"오거라도 나타나면 어쩌지?"

오거나 트롤 등 대형몬스터는 오러에 대한 저항력이 있었다. 특히 오거는 나이트급 고램으로도 초보가 상대하기에는 힘겨운 몬스터였다.

"대형 몬스터는 이미 초반에 다 잡았습니다. 그 이상 이곳으로 넘어온 전례는 많지 않으니 괜찮을 겁니다. 만약 나타나면 무리해서 잡으려 하지 말고 버티세요! 헨리의 마이티가 도우러 올 겁니다."

"알았어!"

설명을 마친 헥터는 펠릭스에게 무운을 빌어주고는 다른 라이더들이 쉬고 있는 곳으로 향했다.


백작이하 하급 귀족은 영지에 외성이나 요새 등 군사시설을 만들 수 없었다. 남작 가는 궁성에서 거주할 수 없었다. 상기 사항의 예외는 영지가 최전선인 경우와 몬스터 출몰지에 위치한 경우에 허가되었다.

콜마르 공작령의 영지들은 두 가지 예외 상황에 다 속했다. 이스테로드 제국의 국경과 접해 있고 몬스터가 들끓는 동부산맥 속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콜마르령의 경우 대부분의 영지가 왕국의 같은 등급의 귀족 영지보다 훨씬 넓었다. 때문에 각 영지가 대부분 숲과의 경계에 외성이나 요새를 가지고 있었다. 일리아드 영지도 같은 이유로 남쪽 숲을 따라 빈약한 외성과 겨울을 제외하면 대부분 비어있는 요새 몇 곳이 존재했다.


"마이티라도 좋으니 2기, 하다못해 2기만 더 있었어도…."

망루의 페로우 기사장은 요새의 문을 나서는 일리아드가의 영주기를 보며 안타까워하고 있었다. 영주기는 상징적인 기체였다. 원래 영주기가 나선다는 것은 그야말로 최후의 경우에나 생각할 일이었다.

"제발 두기만 더 허가 해 주십시오!"

몇 년 전 부터 콜마르령 귀족들이 노래하듯 하는 불평이었다. 하지만 동부의 권한대행인 라스타드 백작은 철저한 원칙주의자였다.

"우리는 최소한의 병력이면 충분해! 그럴 고램이 있으면 흑성으로 보낼 걸세. 흑성이 무너지면 동부뿐 아니라 에덜라드가 끝장이니 배부른 소리들 말게! "

동부의 하급귀족들이 고램 배정에 볼멘소리를 할 때마다 라스타드 백작의 대답이었다. 동부의 고램 배급은 당주인 콜마르 공작의 허가가 필요했다. 동부는 고램을 구할 권한도, 부도 있었다. 하지만 현 콜마르 공작은 좀처럼 고램을 구매하지 않았던 것이다.


"하~앗!"

조종석에서 펠릭스는 최대한 오러를 아끼려고 용을 쓰고 있었다. 그러나 조심스럽게 움직여야하는 운반할 때와 원활하게 움직여야 하는 전투의 움직임에는 필요한 오러치가 완전히 달랐다. 자연스럽게 움직이기 위해서는 고램에 오러 공급이 끊이지 않아야했다. 오러를 아끼려는 펠릭스의 의도는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왔다.

"끙… 오후에 하던 오러력 테스트가 이걸 위한 거였군!"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자 펠릭스는 바로 잘못되었음을 알아차렸다. 그리곤 세삼 제시교관의 가르침이 떠올렸다.

"가늘고 길게 뽑아내는 거다. 한 번에 강하게 전력으로 발현하는 게 아니라."

하지만 지금 펠릭스가 뽑아내는 가늘게는 엑스퍼트급 수준으로 보기에는 너무 가늘었던 것이다. 그러다보니 외부에서 보는 고램의 움직임은 조금씩 끊어져 보였다.

"2시간은커녕 한 시간이나 버틸지 모르겠네."

별수 없이 오러력의 강도를 높인 펠릭스는 처음으로 거검을 힘차게 휘둘렀다.

"퍼퍼퍼퍽!"

한 번의 수평 베기로 검의 공격범위만큼 요새 정문 앞에 공터가 생겼다. 다시나온 화이트 고램을 보며 몬스터들은 감히 요새 정문으로 접근할 생각을 못하고 물러섰다. 그제야 고램 대신 정문 앞을 방어하던 기사단은 고램의 뒤에서 휴식을 취했다.

먼 거리의 몬스터는 요새의 투사병기로, 접근하는 몬스터는 기사단과 병사들이, 그리고 요새의 취약 지는 이렇게 기사단과 고램이 서로 보완하며 지키고 있었다. 몰려오는 몬스터들의 수는 평소보다 많았다. 덕분에 올해 요새 밖에서 싸우고 있던 기사들과 병사들은 상당히 지쳐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고램의 거체를 이용해 교대로 쉬어가면서 서서히 전황을 유리하게 끌어가고 있었다.

"이대로만 가면 무리 없이 지나겠는 걸?"

고램 주변에는 펠릭스가 걱정 했던 것보다 더 한산했다. 마이티와 비교도 되지 않는 화이트 고램의 파괴력에 겁을 먹은 몬스터들이 거의 접근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다보니 펠릭스도 고램을 조작 하는데 여유가 생겼다. 이대로 전투가 끝나겠거니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그 기대는 순식간에 깨져버렸다.

"크워오오오~!!!"

갑자기 요새 앞 산 전체가 쩌렁 쩌렁 울렸다. 곧이어 무언가가 요새 앞 숲의 나무를 통째로 뽑아 길을 만들며 다가왔다. 나무를 뽑아 만든 길의 끝에는 펠릭스가 탄 화이트 고램만한 오거 한 마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런 젠장! 헥터, 대형몬스터는 다 쓰러트렸다며?"

펠릭스는 서둘러 오러를 끌어올려 오거 앞을 막아섰다. 엉성한 이곳 요새의 성벽 따위는 자칫 오거의 한방이면 박살이 날 수 이었다.


전투 초기에 3~4M의 트롤이 4마리나 나타났었다. 단 2기의 고램뿐인 상황에서 고램들이 녀석들을 상대하는 동안 기사들과 병사들이 힘겹게 몰려드는 다른 몬스터들을 상대해야했다. 그것이 지금 고램 라이더들을 지치게 만든 원인이기도 했었고 요새 외부의 기사들과 병사들이 지친 원인이기도 했다. 그리고 페로우경이 신경질적이 된 이유이기도 했다.

올해 일리아드 령에는 수도 많거니와 이상하게 거친 놈들이 많이 나타났던 것이다. 그리고 그 이유를 지금 알게 된 것이다.

"저놈이군! 저놈이 올해 이 몬스터들을 몰아온 것이군!"

페로우 기사장이 요새의 망루위에서 오거를 보며 소리쳤다.

일리아드 영지에 근 십년 만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야생 오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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