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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gster 님의 서재입니다.

펠릭스전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夢ster
작품등록일 :
2014.12.22 00:00
최근연재일 :
2016.12.28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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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1.19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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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31

DUMMY

31


"…끄응~."

마차 안은 냉랭했다. 에드와 펠릭스가 내리고 일리아드가의 집사인 챨스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었다. 용병인 피터나 다른 동부 소년들은 어색한 분위기에 자기들끼리만 수군거릴 뿐 거리를 두고 있었다.

참다못한 피터가 슬그머니 술병을 꺼내들었다.

"자네, 그렇게 술에 취해서 일이나 제대로 하겠나?"

"예? 아! 어이쿠 죄송합니다. 헤헤헤."

챨스의 핀잔에 피터는 살그머니 술병을 다시 넣고 있었다.

보통 영지에서 용병들의 지휘는 기사들이 하지만 고용에 관한 건은 치안감이나 행정관이 맡아 했다. 그리고 그 윗줄로 영주의 최 측근에 있는 사람이 집사부의 사람들이었다. 특히 집사부의 사람들은 업무 특성상 주변 다른 영지의 귀족들과도 안면이 넓었다.

여기 용병들에게는 뜻하지 않게 상전이 들어앉은 셈이었다. 챨스가 마차에 탔을 때부터 다들 눈치를 힐끔힐끔 보던 중이었다.

"이리 줘 보게!"

"예?"

피터가 멈칫하자 챨스는 술병을 빼앗아 들더니 이내 벌컥벌컥 들이키기 시작했다.

용병들이나 소년들은 그 모습을 놀랜 듯 말없이 그저 바라볼 뿐이었다.

"크으~"

한참을 들이킨 챨스는 마개를 닫아 피터에게 술병을 던져주고는 뒤따라오는 일리아드가의 마차를 돌아보면 내 뱉었다.

"젠장, 내 신세하곤…."

혼자서 편하게 잘 타고오던 마차를 순식간에 빼앗긴 챨스는 괜한 푸념을 피터들에게 늘어놓았다.


"그러니까 뭐야? 나는 증인 같은 건가?"

에드가 불만이라는 듯 알리시아를 보며 말했다.

"별수 없잖아? 저 놈팡이가 눈이 벌개져서 나와 펠릭스를 의심하는 판에…."

"아가씨? 그런 천한 말을…."

그러나 시녀의 충고를 한귀로 흘려버린 알리시아는 홀로 신나서 마차 창 넘어 지나가는 숲을 바라보며 콧노래를 흥얼거리고 있었다.

"알렉시스랑 같이 가는 게 여간 고역이 아니었다고. 정말 하루만이라도 이렇게 따로 가지 않으면 미쳐버릴 거 같았어."

"아마도 알렉시스가 뭔가 엉뚱한 오해를 하는 모양이지…?"

펠릭스는 간단히 축제 때 있었던 일을 에드에게 설명해 줬다.

"흐응…."

그러자 묘한 얼굴로 펠릭스와 알리시아를 바라보던 에드가 말했다.

"아예 이참에 기정사실로 만들어버리지 그래?"

"무 무슨 소리야!"

알리시아와 펠릭스는 얼굴이 빨개져 에드에게 소리쳤다. 그러나 정작 난리 난 것은 같이 탄 알리시아의 시녀였다.

"에드경! 무슨 그런 천박한 소리를 하는 겁니까? 세상에 우리 아가씨를 어떻게 보고! 기사분이 그 무슨 망발을…. 그게 하실 말씀이세요?"

"아 아니 그게…."

둑에서 터진 봇물처럼 쏟아지는 시녀의 공격에 당황한 에드는 대답할 말을 찾지 못했다. 시녀는 오거가 짖는 듯 한 큰 목청으로 쉬지 않고 에드를 공격했다. 에드는 견디다 못해 귀를 막아버렸다. 이후로 시녀의 눈치를 보느라 말을 아낄 수밖에 없었다.

"챗, 그 주인에 그 시녀로구먼…."

"하하하."

"호호호호."

그래도 덕분에 분위기는 한결 편해졌다. 사실 시녀도 알렉시스와 같이 타고 오면서 눈치를 보느라 아무 말도 꺼내지 못해 입이 근질근질 했던 것이다. 근 하루, 언덕을 넘는 산행에서 알리시아와 에드 그리고 펠릭스는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여러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어두워질 무렵, 마차들은 콜마르 공작령의 첫 마을인 더블락에 무사히 들어섰다.

"그럼 펠릭스, 무사히 보자구."

"절대 무리하면 안 돼."

"걱정하지 마! 너희들이야 말로 몸조심 하고 있어."

마차에서 내린 알리시아와 에드는 마을의 여관 앞에서 이별을 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아직 동쪽으로 더 달려야했다. 그러나 일리아드 영지는 여기서 남쪽으로 금방이었다. 펠릭스와 그쪽으로 향하는 용병들과 상인들의 마차들은 밤을 달릴 생각이었다.


"87번! 오른쪽이라고 몇 번을 얘기하는 거야!"

맥티어넨은 손에든 배치도를 흔들며 옆의 마법사가 들고 있는 통신구를 향해 연신 목소리를 높이고 있었다.

"칼! 맥스! 그쪽으로 간 87번을 돌려보내!"

멀리서 마이티 2대가 알았다는 듯 손을 들어 보였다.

마이티 마탑 앞에서는 일단의 인원들이 정신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100여대의 소형 고램인 마이티만 움직이는 게 아니었다. 예비 물자와 지원 마법사 등 동반 인원만 수백이었다.

"이상하네? 왜 저쪽으로만 가면 다들 헤매는 거야?"

맥티어넨은 임시로 그려놓은 배치도를 보면서 갸우뚱거렸다.

"설마 세드릭, 케드릭, 이 녀석들, 이 바쁜 와중에 장난치고 있는 건 아니겠지?"

맥티어넨은 배치도에 신호기수로 배치한 쌍둥이의 이름을 보고 불안하게 중얼거렸다.


아이샤는 자기또래의 소년들이 다른 성인들과 어울려 물자와 고램을 나누고 조직을 만드는 것을 보고 있었다. 단순히 고램만 운반하면 되리라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일이 많을 줄은 몰랐다. 그녀는 이런 경험이 처음 이었던 것이다.

"수고했다. 맥티어넨생도. 저쪽 부대 편성이 끝나면 콜 녀석에게 알려주게."

"예!"

다행이 일은 전직 참전 기사와 병사들, 그리고 휴가를 나온 기사들 주축으로 학교생도들이 보조를 맞추자 금세 정리되어 가고 있었다.


사태의 발단은 마탑의 심술 때문이었다. 고램과 기타지원품은 준비해놓고 야크 같은 수송수단은 일부러 쏙 빼 놓았던 것이다.

남부와 마이티 마탑의 사이가 좋지 않은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었다.


남부가 어려울 때 중앙도 서부 마탑도 남부를 외면했다. 그러던 중, 남부에 마이티 마탑이 들어서자 많은 남부귀족들이 외상으로 마이티를 구매를 했으나 몬스터의 세력을 막을 수가 없었다. 많은 영지들이 몬스터의 퇴치는커녕 영지를 잃고 몰락했다. 결국 외상을 갚지 못한 남부의 신용은 바닥을 기게 되었던 것이다. 지금은 마이티 마탑도 코앞까지 다가온 몬스터들의 침공에 울며 겨자 먹기로 고램을 다시 내 놓긴 했지만 그 이상은 알아서 해라는 식이었던 것이다.

거기다 고램을 찾으러 왔다는 것이 나이도 어린 아이샤였다. 자신들을 우습게 본다고 생각해 더 약이 올라 골탕을 먹이려고 일을 꾸민 참이었다.

그러나 아이샤의 호소로 모여든 인원들에 의해 사태는 순식간에 정리되고 있었다.

아이샤는 처음 자기또래의 칼이라는 소년을 선두로 중앙기사학교의 학생들이 줄을 설 때만 해도 설마 일이 이렇게 진행 될 줄은 몰랐었다. 다행이 칼이 1학년 생도들을 지휘하여 작업에 따라 사람을 나누자 일이 수월하게 돌아갔다.

지금 주축이 되어 지휘를 하고 있는 것은 전직 라이더와 군인들 이었지만 처음 지휘부를 만들고 인원을 배정하기 시작한 것은 학교 소년들이었다. 지휘부에서 맥티어넨 이라는 소년의 지휘아래 착착 움직이는 모습은 어지간한 성인들보다 나았다. 전직 군 출신의 기사들과 병사들도 감탄 할 정도였다.


"이대로라면 내일 중으로는 출발할 수 있겠군요 아이샤님."

"그러게요, 처음엔 어쩌나 싶었는데 정말 다행이에요."

"곧 랜스필드 후작님에게 연락을 하겠습니다."

"예. 부탁해요 게일 남작."

아이샤의 옆에서 보좌를 하던 기사가 잠시 후 연락을 위해 자리를 비우자 아이샤는 맥티어넨에게 다가갔다.

"맥티어넨이라고 했나요?"

"아! 네, 아이샤님."

갑자기 아이샤가 다가와 이름을 부르자 맥티어넨은 정색을 하며 돌아섰다.

"이런 일에 경험이 많은 모양이군요. 지켜보니 상당히 능숙하던데…."

"저희 티버트 가문은 당주가의 상단을 맡아 운영하기 때문에…. 형제들 중에서 제가 어쩌다보니 이런 쪽 물류 정리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더군요."

"어때요? 괜찮다면 이번 원정에 같이 갔으면 좋겠는데?"

아이샤는 고램을 타고 있는 소년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고램 라이더만 생각하고 있다가 이렇게 조직과 물류를 능숙하게 운용하는 맥티어넨을 보니 탐이 난 것이다. 그러나 맥티어넨은 고개를 흔들었다.

"아쉽게도 저는 서쪽이라 서요. 아마도 대원정에 참가한다면 서쪽에 참가하게 될 겁니다. 거기다 저기 라이더의 상당수는 학생들입니다. 방학으로 귀향하는 중이라 서요. 집에서 가족들이 기다리고 있답니다."

"그렇군요. 아쉽네요."

"그나저나 진심이십니까? 50기는 서쪽으로 보내신다니…."

"그래요, 동서로 나뉘었지만 모두 같은 고통을 겪고 있는 남부 인들이 아니던가요?"

"그거야 그렇지만…."

처음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칼과 남부의 서쪽 소년들은 크게 놀라워했다. 어렵게 빌린 고램을 아무 조건 없이 반반씩 동서로 나눠서 요소요소에 배분한 것이었다. 심지어 다른 물자들도 마찬가지였다. 과거 대원정에는 유래가 없는 일이었다.

남부가 동서로 분단 되 후, 양쪽은 서로 많이 소원해 져 있었다. 그 이전 부유하던 시절에도 이권을 두고 서로 척을 진 남부귀족들이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 귀중한 고램과 물자의 무상 분배를 하는 일은 유래가 없었다.

남부의 서쪽귀족들도 공동 작전을 펼치자는 제의에 동조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대로 성사된다면 진정한 남부 연합원정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컸다.


"지금 남은 남부의 귀족 이래봐야 동서를 다 합쳐도 30여 가문, 저 100여대의 마이티를 합해도 500기도 되지 않는 전력이에요. 서로 힘을 합치지 않는다면 올해야말로 남부는 물론 이고 에덜라드 왕국이 몬스터에 떨어지는 원년이 될지도 모릅니다. 서로 욕심을 부리는 건 바보짓이에요."

아이샤는 나뉘는 무리를 바라보며 걱정스럽게 말했다.

고램과 물자들은 어느새 동, 서 두개의 부대로 완전히 나뉘어 있었다. 서쪽하늘 끝에는 아직 해가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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