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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gster 님의 서재입니다.

펠릭스전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夢ster
작품등록일 :
2014.12.22 00:00
최근연재일 :
2016.12.28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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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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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1.1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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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29

DUMMY

29


동부로 향하는 동서대로는 가도가 잘 닦여있었다.

수도인근 국왕직영지를 지나 콜마르 공작령의 입구인 와이번 언덕까지는 귀족영지가 이어져있었기 때문이었다. 덕분에 동부까지 가는 약 일주일여 여행길은 노숙 할 염려는 없었다.

사흘째 동부로 가는 무리들은 수도 지역과 외곽을 나누는 글로스강의 다리를 건너고 있었다.

"이 강도 그란델 강으로 이어지는 거지?"

"그렇지 수도의 첫 번째 성벽 앞 해자에서 흐르는 줄기, 여기 글로스강과 와이번 언덕에서 흐르는 줄기, 이 두 줄기가 그란델의 동쪽지류이지…."

흔들리는 마차의 소년들은 돌로 만든 커다란 다리를 건너며 제법 넓은 강을 바라보고 있었다.

"드디어 허들턴 백작령이군."

"유령 들린 허들턴령은 여전하군."

다리너머 영지 경계에 들어섰으나 감시탑에는 세관 검문이나 경계병이 전혀 없는 곳이었다.

수도를 벗어나 처음으로 만나는 클로인 자작령만 해도 최소한 경계병들이 검문하는 시늉은 했었다. 그러나 동으로는 콜마르 공작령, 북으로는 수도 대 귀족인 데이브 공작령, 서쪽으로는 수도, 서남으로는 남부 마탑으로 이어지는 교통의 요지인 허들턴 백작령은 전혀 영주가 없는 땅 같았다. 심지어 지금 영주의 계승 초기에 북쪽 데이브 공작 휘하의 한 백작과 영토분쟁이 있었으나 아무 반목 없이 상당한 영지를 그냥 내 주기도 했다.

"듣자하니 허들턴 백작은 이미 죽고 없다는 소문이더라구."

"그게 말이 되나? 계승자가 없으면 왕국에 다시 반납이라도 돼야지."

"그게 아니라네. 그냥 봉문 한 것뿐이야."

소년들이 저마다 소문으로 이러쿵저러쿵 하자 늙은 용병이 술병을 입으로 가져가며 말했다.

"그 증거로 아직 가문의 문장은 여전히 휘날리고 있지 않나?"

"그러고 보니…."

다리너머 감시탑 위에는 삼각형의 꼭짓점 세 곳에 세 개의 검이 꽂혀있는 문장기가 날리고 있었다.

"그런데 봉문이라뇨?"

"뭐, 나도 잘은 모르네만, 내가 제대할 무렵에 지금 영주가 취임 하면서 봉문 했다고 알고 있네. 그 후로 정계에도 공식 석상에도 나타나질 않고 있지."

"그럼 아무도 지금 허들턴 백작가의 내부사정을 모르는 건가요?"

"음, 여기도 동부산맥과 맞닿은 곳이라 용병을 매년 고용을 하고 있지. 그러니 봉문은 했어도 내정은 나름 하고 있는 거야."

소년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까지 오면 수도에서 동부까지 거리의 반 정도 온 셈 이었다.

날이 점점 어두워지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칼들은 지금쯤 그란델강에 내렸겠군."

에드가 멀어지는 글로스강의 다리를 보며 말했다.

"강으로 가는데 뭐 별일은 없겠지?"

펠릭스가 이제는 제법 친해진 에드와 동부소년들을 보며 말했다.

"흠 그러고 보니 올해 남부에 용병들의 요청이 많았다던데?"

늙은 용병은 술이 떨어지자 술병을 흔들며 말했다.

"그거 대원정 얘긴가요?"

"음. 그거라고 하더구먼…."

소년들이 수군대기 시작했다. 축제이후 학교에서도 대원정이 가장 큰 이슈였던 것이다.

"뭐, 올해도 괜한 인력과 고램만 허비하는 게 아니면 좋겠다만…."

마차는 곧 글로스 강변의 작은 마을에 들어서고 있었다.


"이야~! 이 사람들은 다 뭐지?"

배에서 내린 맥스가 선착장의 사람들을 보며 놀라고 있었다.

"이 시기에 사람들 이동이 많은 곳이지만 좀 심한 걸?"

칼이 둘러보며 말했다. 선착장 너머 남쪽으로는 마을과 넓은 평원이 이어져 있었다. 그리고 마을로 향하는 길은 사람들로 꽉 차 있었다.

맥티어넨이 가방을 둘러매고 나서며 말했다.

"서두르지 않으면 노숙을 할지도 모르겠는 걸?"

"그러면 마탑이 있는 마을까지 밤새 걷지 뭐."

소년들은 연이어 도착하는 배에서 내리는 인파를 보며 가방을 다시 둘러매기 시작했다.


수도 남쪽을 방비하듯 흐르는 그란델강은 크게 동부산맥에서 흘러온 줄기와 서부산맥에서 흘러온 두 강으로 이루어 져 있었다. 칼과 친구들이 내린 이곳 그랜빌 선착장은 두 강줄기가 만나 크게 호수를 이루는 지점이었다. 과거 남부가 융성 할 시절에는 남부의 상품들과 수도와 각지에서 사람과 상품이 모여드는 주요 요충지이기도 했다.

지금도 항상 붐비는 곳이었지만 올해는 더욱 붐비고 있었다.


"얘들아 저기 좀 봐!"

"뭐지?"

마을로 들어가는 길은 늘어선 사람들로 혼잡했다. 칼과 친구들도 그 무리에 있었다. 그곳으로 귀족가의 문장을 앞세운 10여기의 기마들이 다가오고 있었다. 날선 예기가 번뜩이는 대 귀족가의 정예기사들 이었다. 그러나 사람들의 시선은 선두의 소녀에게 빼앗기고 있었다.

밝은 베이지색의 머리를 땋아 넘긴 소녀는 드레스가 아닌 브레스트아머에 약식 갑옷을 차려입고 검을 차고 있었다. 갑옷은 잘 닦여 빛이 났지만 군데군데 흔적들이 장식용이 아님을 보여 주고 있었다.

말에서 내린 소녀는 아름다웠다. 도도하면서도 차가운 표정은 그녀의 절도 있는 걸음과 함께 그녀의 신분을 말해주고 있었다.

사람들 앞에 소녀가 서자 일순 긴장감이 감돌았다. 소녀는 잠시 옆의 기사들과 뭐라 얘기를 나누더니 쌓여있던 박스를 연단처럼 올라섰다.

"남부의 귀족여러분, 기사여러분, 그리고 시민들이여! 잠시만 귀를 기울여주시오!"

호위하던 기사가 목소리에 오러를 담아 외쳤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미 소리친 기사가 아니라 상자위의 소녀에게 시선을 집중하고 있었다.

호위기사 때문도, 외모 때문도, 여자임에도 갑옷차림인 외견 때문도 아니었다. 소녀의 행동과 표정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품 때문이었다. 그것은 그녀가 어떤 허름한 누더기를 걸친 다해도 감출 수 없는 것이었다.

기사가 소녀에게 눈짓을 하자 소녀가 입을 열었다.

"내 이름은 아이샤 랜스필드, 랜스필드 후작의 딸입니다."

소녀 역시 목소리에 오러가 담겨있었다. 이름을 밝히자 여러 사람들이 웅성대기 시작했다.

"랜스필드 후작이면 동쪽의 그…."

"이번 대원정을 지휘한다면서…?"

"여기는 어쩐 일이지?"

사람들이 조용해 질 때까지 잠시 기다린 소녀는 다시 말을 이었다.

"남부를 위해 여러분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여러분들 중 고램을 운용할 수 있는 분들은 저희를 좀 도와주십시오!"

그러자 사람들은 다시 웅성이기 시작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용병과 학생들이었다. 북쪽 전선에서 고램 라이더로 참전한 이들도 있었고 고램을 다루는 훈련을 받은 3학년 학생이나 귀족가문 출신들도 있었다. 그렇다고 해도 갑작스럽게 이렇게 길에서 그것도 고램 운용을 도와달라니,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무슨 일인데 그러십니까?"

누군가 소녀에게 질문을 던졌다.

"대원정에 사용할 고램을 운반하는데 여러분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도와주세요."

대담한 부탁임에도 솔직 담백했다. 말이나 행동이 시원시원했다. 대 귀족의 딸로서 도도하고 차가운 인상이었음에도 행동이나 말이 거만하지도 않았고 부탁하면서 비굴하지 않았다.

이것은 그녀의 외모와 분위기에 배가되어 사람들을 매료시켰다.

"그러고 보니 마이티 마탑이 가깝군!"

이미 사람들도 소문은 듣고 있었다. 사람들이 잠시 조용해졌다가 다시 웅성거리기 시작하려는 찰나였다.

"에인 헤인즈, 전직 참전 라이더요! 미약하나마 도움을 줄 수 있을 거 같소."

누군가 앞으로 나서며 소리치자 곧이어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나서기 시작했다.

"흠…. 천생 여장부로세."

맥스가 앞으로 나서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감탄한 듯 말했다.

"하지만 싫지 않은걸?"

"그러게. 어, 칼? 뭐해?"

칼은 자신의 짐을 들고는 아이샤가 있는 연단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미안, 얘들아. 아무래도 난 집으로 가는 게 늦어지겠다."

맥스와 쌍둥이는 그 모습을 서로 바라보며 말했다.

"과연!"

"도움을 청하는 레이디를 못 본 척 하면 남자가 아니지."

"그렇다면 바늘 가는데 실도 따라가야지."

맥스도 칼의 뒤를 따라 짐을 들고 나섰다. 그러자 쌍둥이들이 웃으며 말했다.

"하하! 맥스, 꼬챙이에 고기라고 해야 되는 거 아냐?"

"칼은 키 크고 길쭉하니 꼬챙이, 맥스는 두툼하니…."

"하하하."

맥스는 웃으며 나가려다 멈춰 섰다. 쌍둥이들이 같이 나가려 하고 있었다.

"잠시만, 너희들도 나가게? 너희들은 고램에 타본 적도 없잖아?"

그러자 쌍둥이들이 서로 바라보더니 말했다.

"뭐, 배우지!"

"그럼, 그럼! 우린 빨리 배운다구!"

"허! 이런 이런…."

말을 마친 쌍둥이들은 짐을 들고 쌩 달려 나갔다. 그러자 뒤에서 바라보던 맥티어넨이 맥스에게 다가가 웃으며 등을 두드리며 말했다.

"뭐, 고램 라이더 말고도 여러 가지 사람들이 필요할 거야."

"그럼!"

"우리도 야크정도는 몰 수 있을 거야!"

곧이어 다른 남부소년들도 우르르 아이샤 앞으로 나아가 줄을 섰다.


"칼 맥티어넨, 간단한 고램 조작 정도는 경험이 있습니다."

아이샤는 자기또래의 학생으로 보이는 소년들을 바라보며 가상하다는 듯 웃음을 머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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