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경기부터 피로 얼룩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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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하하하. 고맙구나. 잠자고 있던 나를 깨워줘서”
그랬다.
베어울프는 징샤오첸의 강력한 공격에 그의 내부에서 잠자고 있던 진짜 베어울프가 깨어난 것이었다.
심판이 경기 종료를 알리기 위해 경기장 한복판으로 달려 나왔다.
그리고 베어울프의 승리를 막 선언하려는 순간.
관중들은 또다시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쓰러졌던 징샤오첸이 ‘부스스’ 일어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승리감에 도취되어 싱글벙글하던 베어울프도 “아니 어떻게...!”라며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베어울프의 놀라움에 답하기라도 하듯 징샤오첸은 “이제 정식으로 놀아볼까?”, “그동안 제대로 된 상대를 찾지 못해 무료했는데 모처럼 설레임을 주는 상대를 만났군!”, “내가 너의 공격을 받고도 어떻게 일어날 수 있는지 궁금한가?”, “어차피 내 손에 죽을 놈이니 알려주지. 내 몸은 금강불괴의 몸이다. 도검불침. 말 그대로 칼로도 창으로도 심지어는 총으로도 내 몸에 상처를 낼 수 업지. 고로 넌 날 절대 이길 수 없다는 말이다. 흐흐흐”
그러며 징샤오첸은 베어울프를 향해 몸을 날렸다.
각성한 베어울프도 빨랐지만 징샤오첸도 이전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스피드를 보여주었다.
어쩌면 이제서야 둘의 본격적인 격투가 시작된 것이었다.
‘탁탁탁탁’, ‘스스스슷’ 둘의 빠른 움직임은 웬만한 사람들 눈으로는 따라잡을 수 없을 만큼 초절한 스피드였다.
더욱이 서로가 주고받는 공격은 일반인들의 눈에는 보이지도 않을 정도였는데 관객들은 전광판을 통해 중개카메라가 전해주는 슬로우비디오를 통해서만이 이들의 격투진행상황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게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서로가 가공할 공격을 주고받으면서도 승부가 어느 쪽으로 날지는 예측하기 힘들었다.
그런데 경기가 진행될수록 이상한 점이 보이기 시작했다.
베어울프의 모습이 점점 변해가고 있었던 것이다.
몸의 털이 많아지고, 손·발톱이 길어졌으며 이빨이 이제는 진짜 야수와 같이 크고 날카로워지고 있었다.
또, 한 가지는 격전이 지속될수록 징샤오첸의 숨이 가빠지고 있는 것에 비해 베어울프는 점점 더 몸놀림이 좋아지고 있었다.
그에 따라 징샤오첸은 점차 베어울프에게 밀리기 시작했다.
징샤오첸은 이제 마음이 조급해지기 시작했다.
징샤오첸은 시간을 오래 끄는 것은 자신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걸 직감했다.
이에 그는 필살기를 써서 경기를 마무리 짓겠다고 마음먹고 베어울프에게 연속공격을 날렸다.
이 갑작스러운 거센 공격에 베어울프가 몇 발짝 뒤로 물러나며 주춤했다.
그러자 징샤오첸은 그 빈틈을 이용해 가슴에 양손을 가져가, 기를 모으기 시작했다.
징샤오첸이 기를 모으자 주위에 바람이 불지 않는데도 징샤오첸의 도포자락이 부풀어 오르며 휘날리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징샤오첸의 몸에 은은한 금빛이 감돌았다.
베어울프는 이전과는 다른 느낌을 풍기는 징샤오첸을 향해 야수처럼 네발로 달려들어 날카로운 손톱으로 징샤오첸에게 휘둘렀다.
베어울프의 빠르고 날카로운 공격에 징샤오첸은 미처 피하지 못하고 이 치명적인 공격에 그만 적중되고 말았다.
이건 그 현장에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보았고 그렇게 믿었다.
하지만 아니었다.
베어울프가 적중시킨 건 징샤오첸의 잔상에 불과했다.
징샤오첸은 마치 순간이동을 하듯 베어울프의 공격을 피했던 것이다.
정말 보고도 믿기 힘들만큼 빠른 스피드였다.
징샤오첸은 단지 베어울프의 공격을 피한 것에 그치지 않았다.
동작이 큰 공격에 빈틈이 생긴 베어울프의 옆구리에 금빛이 감도는 주먹을 꽂아 넣었다.
‘우지끈’ 징샤오첸의 공격에 베어울프의 오른쪽 갈비뼈 부서지는 소리가 경기장에 울려 퍼졌다.
베어울프는 고통에 얼굴을 찡그리며 옆구리를 감싸 쥐었다.
징샤오첸의 얼굴에 또다시 엷은 미소가 지어졌다.
자신의 승리를 예감한 미소였다.
징샤오첸은 베어울프에게 달려들어 공중으로 튀어 오르며 발로 베어울프의 턱을 차올렸다.
그러자 베어울프는 뒤로 한참이나 멀리 나가떨어져 나뒹굴었다.
그런데 이상한 상황이 펼쳐졌다.
맞기는 베어울프가 맞았는데 징샤오첸의 입에서 “크아아아악” 비명소리가 터져 나온 것이었다.
잠시 후 바닥에 나뒹굴던 베어울프가 일어나자 경기장내에 있던 모든 사람은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것은 그의 입에 징샤오첸의 발 한쪽이 물려있었기 때문이다.
징샤오첸은 자신의 잘려나간 발목을 보고 경악과 충격으로 그리고 고통으로 바닥에 뒹굴며 몸부림쳤다.
베어울프는 고통으로 몸부림치는 징샤오첸을 향해 거만하면서도 비열한 웃음을 짓더니 “퇘”하고 잘려진 징샤오첸의 발목을 뱉어냈다.
“총으로도, 칼로도 상처를 낼 수 없는 몸이라도 이 베어울프님의 이빨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지. 크하하하하하. 자 그럼 만찬을 즐겨볼까?”
베어울프는 한쪽 발로 힘겹게 서있는 징샤오젠을 향해 내달렸다.
이에 징샤오젠은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베어울프를 빤히 보고도 피할 수가 없었다.
아무리 무술의 달인이라 해도 한쪽 다리만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기를 기대하는 건 아무래도 무리였다.
베어울프는 그런 징샤오첸을 마치 짐승이 앞발로 찍어 누르듯 두 손으로 넘어뜨리고는 늑대가 먹이를 물어뜯듯 징샤오첸을 물어뜯었다.
아무리 잔인한 장면에 익숙한 관중들이라고는 하지만 이 처참하고 엽기적인 모습에 차마 눈을 뜨고 제대로 볼 수 있었던 사람은 불과 몇 명도 되지 않았다.
참으로 치가 떨릴 만큼 잔인한 광경이었다.
징샤오첸을 한참동안 물어뜯던 베어울프는 일어나 이미 정신을 잃은 징샤오첸의 머리를 한손으로 집어 경기장내에 있는 모든 사람이 볼 수 있도록 높이 쳐들었다.
그리고는 모두에게 자신의 전리품을 자랑하듯 징샤오첸을 들고 제자리에서 한 바퀴 돌았다.
자신만의 의식을 마친 베어울프는 간신히 숨만 붙어있는 징샤오첸의 가슴을 향해 날카로운 손톱을 꽂았다.
그러자 베어울프의 손이 징샤오첸의 몸을 뚫고 등 뒤로 튀어나왔다.
“전투불능”, “게임 오버” 심판이 경기종료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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