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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드리에스 님의 서재입니다.

읭여인간 마왕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이드리에스
작품등록일 :
2013.03.26 08:12
최근연재일 :
2014.07.22 20:04
연재수 :
325 회
조회수 :
181,638
추천수 :
3,776
글자수 :
716,716

작성
13.07.23 08:59
조회
467
추천
6
글자
6쪽

..

DUMMY

"달리 하실 일도 많으실텐데,

이렇게 직접 저희를 도우러 오신 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입니다."


"얻어먹기만 하고 아직 한 것도 없는 데요 뭐."



잠에서 깨어날 줄 모르는 마뱀을 깨우기 위해

식인식물 지룬모의 줄기를 찾아,

늪지로 향하고 있는 마왕과 이자르는

가는 길의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처음에는 의례적인 소리나 주고 받던

둘이었지만, 시간이 흐르자

자연스럽게 주제가 느자크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갔고,

그러다 보니 대한은

느자크와 이자르가 사귄 적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떠올랐다.



명색이 마계의 마왕이라는 작자가

직속 친위대라고 하는 측근 꼴뚜기들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다는 게 마음에 걸렸던 대한은

이 기회에 마뱀의 과거에 대해

알아볼 생각으로 - 라고 쓰고 사실은 그저

남의 연애지사가 궁금했을 뿐 이라고 읽는다 -

이자르에게 조심스레 물었다.



"저.. 대표님은 예전에 저희 마뱀이하고

사귄적이 있다고 하셨죠?"


"아.. 네. 그렇습니다."



대한의 물음에 이자르는

그리움과, 아련함이 담긴 눈을 하며 답했다.



"어떻게 사귀게 된 거에요?"


"남에게 이야기를 할 만큼

그럴 듯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저, 자주 만나다 보니 어쩌다 사귀게 되었다는

그런 거죠."


"하하... 원래 남녀간 만남이라는 게

다 그런 거 아닌가요?

아무래도 가까이서 자주 보게 되는 사람하고

친하게 될 테니까요."



여태 태어나서 여자친구는 커녕,

그냥 친구도 못 사귀어본 완전체성골아웃사이더주제에,

어디 인터넷에서 줏어들은 풍월은 있어서

지가 그런 경험이 있는 양

찌껄이고 있는 돼지였지만,

그런 걸 알리가 없는 이자르는

말은 맞는 대한의 말에 동의하며 웃어보였다.



"마뱀이는.... 어떤 녀석인가요?"


"애인으로서는 최악이죠.

자기 애인보다 일이 먼저고.

취미는 체력단련에다, 무드라고는 손톱만큼도 없고,

고지식하고...."



나열된 단어만 보면,

그것 때문에 헤어졌나 싶을 정도의 악평이었지만,

정작 그 말을 하고 있는 이자르는

얼굴에 약간의 홍조를 띠며,

과거를 추억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그런데도 좋아하신거죠?"


"네, 그랬죠. 후후..... 정말 그랬어요.

그런 남자가 어디가 좋다고 그랬던 건지.

저도 좀 어디가 이상했던 것 같네요. 그때는..."



이자르가 그렇게 말하고 난 뒤,

적막한 숲길에는

둘의 발바닥이 바닥을 밟는 소리만 들려왔고,

어느덧 돼지와 이자르는

늪지의 근처에 다다르게 되었다.



"바로 여깁니다."


"예!? 벌써 도착한 거에요?"


"지룬모는 이 늪지의 안쪽에서 자라는 녀석들이니,

여기부터는 길이 조금 험할 겁니다."


"그 정도는 어떻게든 해야죠.

아끼는 부하를 살리는 일인데요."



길이 험해진다는 경고에

돼한은 앞족발로 셀프 뺨싸대기를 시전해,

기합을 넣고는 성큼성큼 앞서 걸어가는

이자르의 뒤꽁무니를 열심히 뒤쫓았다.



두 몬스터가 늪지에 발을 들인지 겨우 몇 분.



임에도 불구하고 돼한은 벌써부터

숨을 식식거리고 있었고,

그런 대한을 걱정스럽게 보던 이자르가

고개를 돌려 주변을 살피던 그 때였다.



"저건... 혹시!?"



이자르가 무언가를 발견한 모양인지

질척한 바닥위를 철벅철벅 잘도 달려갔고,

우리의 돼마왕나으리께옵서는

이자르가 몇 초만에 간 길을, 꿀꿀거리며

한참을 고생한 끝에 겨우 지나갈 수 있었다.



"으아..... 흐어..... 아이고 죽겠네.

이거 살을 빼든지 해야지 원."


"마왕님, 아무래도 이 녀석이 지룬모인 것 같습니다."


"예!? 진짜요?"



한참 더 고생할 각오를 하고 있던 대한은

- 물론 지금도 죽을 지경이지만은 - 입이 귀 밑까지

찢어지며 새어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원래 이 녀석들은, 좀 더 깊숙한 곳에 있었는데.

이렇게 얕은 곳까지 나와 있다니...."


"이 놈이, 맞기는 맞는 거죠?"


"네, 그건 틀림없습니다."


"그럼 됐죠 뭐.

어쩌다 보니 여기에서 자랐을 수도 있을거고.

그런게 바로 자연의 신비 아니겠음니까."



대한의 능청스러운 발언에

피식 웃게 된 이자르는 그렇게 생각할수도 있겠다 싶어,

의심을 거두고 지룬모의 줄기를 채취할 준비를 했다.



'....정말로 녀석이 말한대로 잖아.

돼지녀석이 제 발로 여기까지 찾아오다니.

게다가 주변에는 녀석의 부하들도 없으니,

저번 같이 당하지도 않을거고. 좋아....!

여신님 기다려주세요. 제가 큰 선물을 가져가겠습니다!'



그리고.

같은 시작.

같은 장소.



대한과 이자르가 있는 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근처의 나무 위에서,

기척을 숨기고 있던 아스나는

복면의 사내가 일러준 대로,

대한이 나타나자 숨을 죽이고 기회를 노렸다.



두 몬스터가

지룬모 채취에 정신이 팔려 있을 때.



아스나는 날개를 펴고

바람처럼 대한의 목줄기를 향해 그대로 날아가,

칼을 들이밀었다.



"으악!"



끔찍한 비명.

칼 끝에서 느껴지는 살과 뼈의 감각.

흘러나오는 액체.



아스나는 드디어

자신이 사악한 마왕을 해치웠다는 사실에 감격해,

고개를 들어 마왕의 최후를 확인하려 했다.



"..이런!"



그러나 아스나의 칼에 관통당한 것은

대한이 아닌 이자르였고,

당황한 아스나가 황급히 칼을 뽑아내자

이자르는 그대로 바닥에 쓰러져 일어나지 못했다.



"대표님! 대표님!

정신차리세요! 대표님!"



대한은 위기의 순간,

자신을 밀쳐내고 대신 칼에 찔려 쓰러진

이자르에게 다가가, 몸을 흔들며 소리쳐 봤지만,

이자르는 이미 숨이 끊어져 있었고,

이자르의 죽음을 확인한 대한은

순간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참지 못하고 울부짖었다.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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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빈곤궁상마왕 +1 13.07.31 507 10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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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마뱀 떠나다 +1 13.07.26 519 7 6쪽
76 마왕 각성? +1 13.07.25 483 9 6쪽
» .. +1 13.07.23 468 6 6쪽
74 잠자는 마뱀 왕자님 +1 13.07.20 478 5 5쪽
73 타락천사와 악마 +1 13.07.18 524 8 4쪽
72 멋있는 돼지? +1 13.07.17 515 6 6쪽
71 좋은 소식 나쁜 소식? +1 13.07.15 528 8 5쪽
70 원군 등장 +1 13.07.11 505 7 4쪽
69 마뱀의 배신? +1 13.07.10 530 8 5쪽
68 죽어주세요 +1 13.07.09 549 7 5쪽
67 두 마뱀 +1 13.07.06 506 7 4쪽
66 기억상실? +1 13.07.03 552 7 4쪽
65 한 대만 맞자 +1 13.07.02 566 8 5쪽
64 지금은 고민 중 +2 13.06.27 547 9 5쪽
63 돈이 필요해? +1 13.06.26 579 8 6쪽
62 ang? +1 13.06.24 481 8 4쪽
61 한 건 또 해결 +1 13.06.20 586 9 6쪽
60 단편막장추리(?)극 - 과자저택 절도사건 (9) +1 13.06.14 611 8 4쪽
59 단편막장추리(?)극 - 과자저택 절도사건 (8) +1 13.06.05 594 11 8쪽
58 단편막장추리(?)극 - 과자저택 절도사건 (7) +1 13.06.04 594 12 5쪽
57 단편막장추리(?)극 - 과자저택 절도사건 (6) +1 13.06.02 548 8 6쪽
56 단편막장추리(?)극 - 과자저택 절도사건 (5) +1 13.06.02 601 7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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