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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솔

이혼 후 작곡 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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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솔
작품등록일 :
2024.08.07 22:53
최근연재일 :
2024.09.19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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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4.08.21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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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6화

DUMMY

마지막 부문 ‘종합 미디어 점수’.

이 점수는 모든 미디어 수치를 통합해 책정하는 점수였다.

TV뿐만 아니라 뉴스, 라디오, SNS, 너튜브, 별스타그램, 틱탁까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미디어에 해당 곡이 얼마나 업로드되고 검색됐는지 파악하는 수치였다.

쉽게 말해 ‘화제성’ 점수.


촤르르르르!


그 점수가 빠르게 올라가기 시작했다.

쿵쾅쿵쾅 떨리는 가슴.

그렇게 마지막 부문인 ‘종합 미디어 점수’가 공개된 순간.


“어?”


나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마지막 부문에서 로즈골드 측의 점수가 엄청나게 높기 때문이었다.


「6842 VS 14597」


종합 미디어 점수.

거기에서 로즈골드는 미스틱 보이즈를 크게 앞섰다.

거의 2배도 넘게.


‘최근에 확 떠서 그런 건가?’


사실 로즈골드의 <체리 블라썸>은 대세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크게 화제가 되었다.

국내 10개 음원 사이트를 올킬하는 것은 물론, 뉴스에서도 보도가 되었으며, 너튜브와 틱탁에도 커버 댄스가 우후죽순으로 올라왔다.

후렴구가 중독성 있기도 하지만, 안무 자체가 숏폼 컨텐츠에 잘 맞기 때문이었다.


“어? 자, 잠깐만.”

“이러면 모르는데?”

“벼, 변수다! 이거 변수야!”

“잠깐만! 이러면 어떻게 되는 거지?”


회의실 내 모든 사람이 여기저기에서 소리쳤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침울했지만, 마지막 부문에서 크게 승리하자 희망을 느낀 모양이었다.


‘제발······!’


나는 깍지를 꽉 낀 채로 기도했다.

제발 승리하기를.

제발 로즈골드가 음악 방송에서 1위를 차지하기를.


- 자, 이렇게 종합 미디어 점수까지 공개됐는데요! 그럼 지금부터 5개 부문의 점수를 합산해볼까요?

- 좋아요! 그럼 지금부터 총점을 알아볼게요! 그럼 이번 주 생방송 뮤직스톰의 1위를 차지할 곡을 공개해주세요~!


남녀 MC가 커다란 목소리로 소리쳤다.

그와 동시에 미스틱 보이즈와 로즈골드의 점수판이 빠르게 올라가기 시작했다.


촤르르르르르!


모든 점수를 합산하는 점수판.

슬롯머신처럼 빠르게 돌아가는 점수판을 보며 회의실 내 모든 사람이 숨을 죽였다.

그렇게 기다리던 중, 최종 점수가 공개되었다.


「29253 VS 29263」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


점수가 공개된 순간, 회의실 내 모두가 벌떡 일어나 환호성을 내질렀다.

결과는 ‘29253 VS 29263’.

고작 10점 차이로 로즈골드의 <체리 블라썸>이 승리한 것이었다.


“됐다! 됐어어어어어!”

“이아아아! 역전이다! 역전이야!”

“꺄아아악! 이겼다! 우리가 이겼어!”

“1등이다, 1등! 우리 로즈골드가 1등했어! 대박이야!”

“만세! 로즈골드 만세! 아르메 엔터 만세!”

“와아아아아아아아아!”


회의실 내 모두가 광적인 함성을 내질렀다.

괴성을 지르고, 서로를 껴안고, 눈물을 펑펑 흘리고, 서류를 허공으로 내던지는 사람들.

그들은 어린아이라도 된 것처럼 펄쩍펄쩍 뛰며 기쁨을 만끽했다.


“됐다······!”


나 역시 두 주먹을 꽉 쥐며 기뻐했다.

됐다.

해냈다.

이겼다.

내가 만든 노래가 결국 음악 방송의 1위를 차지한 것이었다.


“태오야, 축하한다. 정말 축하해.”


곁에 있던 송준식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나는 눈물을 찔끔 흘리며 송준식과 끌어안았다.

내 등을 토닥토닥 두드리는 송준식.

그의 따뜻한 손길에서 진심이 느껴졌다.


‘시온아, 네 말이 맞았어. 역시 끝날 때까진 포기하면 안 돼.’


나는 사랑하는 딸이 해줬던 말을 떠올리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던 시온이의 말.

그 말 덕분에 짜릿한 역전승을 이뤄냈기 때문이었다.

고작 10점 차이의 대역전극을 말이다.


- 펑!


그때, TV 속 무대에서 황금빛 꽃가루가 하늘하늘 떨어졌다.

그것을 맞는 로즈골드 멤버들은 하나같이 펑펑 울고 있었다.

아무래도 그동안의 감정이 폭발한 모양이었다.


- 이번 주 생방송 뮤직스톰의 1위는 로즈골드 선배님들의 <체리 블라썸>입니다! 축하드립니다~!

- 여러분, 로즈골드 선배님들께 박수 부탁드립니다! 열심히 해주신 미스틱 보이즈에도 격려의 박수 부탁드려요~!


남녀 MC가 그렇게 말하자 방청객들이 응원봉과 플래카드를 마구 흔들며 응원했다.

여전히 펑펑 우는 로즈골드 멤버들.

그들을 향해 미스틱 보이즈의 멤버들은 허리를 꾸벅 숙이며 축하를 전했다.

100여 명의 다른 가수들 또한 허리를 굽히며 로즈골드의 1위를 축하했고.

그렇게 남녀 MC가 트로피와 꽃다발 등을 전한 후, 클로징 멘트를 했다.


- 이번 주 생방송 뮤직스톰을 시청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저흰 다음 주에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 그럼 저희는 1위를 차지한 로즈골드 선배님의 <체리 블라썸> 앵콜 무대를 마지막으로 물러나겠습니다! 다음 주에 또 봬요! 생방송 뮤직스톰~!


남녀 MC의 상큼한 멘트를 마지막으로 카메라는 무대를 찍어주었다.

하늘하늘 떨어지는 황금빛 꽃가루와 펑펑 우는 로즈골드 멤버들.

트로피와 꽃다발을 잔뜩 든 그들의 모습과 함께 <체리 블라썸>의 반주가 흘러나왔다.


- 흐윽, 여러분. 감사합니다! 1위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리더 황은비가 떨리는 목소리로 외쳤다.

다른 로즈골드 멤버들 또한 기쁨의 눈물을 훌쩍이며 한마디씩 했다.


- 흐윽, 정말 감사합니다! 저희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할게요!

- 유태오 작곡가님, 감사합니다! 저희한테 좋은 곡 주셔서 정말정말 감사합니다!

- 저, 저희가 1등 한 건 유태오 작곡가님 덕분이에요! 정말 감사합니다! 저희가 잘할게요!

- 아르메 엔터 식구분들 보고 계시죠? 여러분 덕분에 1등 했어요! 감사합니다!


눈물을 펑펑 흘리며 감사 인사를 전하는 로즈골드 멤버들.

그녀들의 감사 인사를 들으니 정말이지 뿌듯했다.

내가 만든 노래 덕분에 저들의 인생이 바뀐 거니까.


- 햇살 아래 반짝이는 꽃잎

우린 둘이서 걸어가네

손끝에 스치는 바람 속에

설렘이 가득한 이 순간


곧이어 로즈골드 멤버들의 앵콜 곡이 시작되었다.

기쁨의 노래에 아르메 엔터 직원들도 떼창을 내질렀다.

그러나 나는 노래에 집중하지 못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눈앞에 홀로그램에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축하합니다! 최초의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업적 ‘음악 방송 1위’를 달성하였습니다.]

[보상으로 작곡 레벨이 한 단계 상승합니다.]


‘응? 업적이라고?’


처음 보는 메시지.

그 메시지에 나는 곧장 상태창을 켜보았다.


[작곡가 ‘유태오’의 상태창]

- 직업 : 작곡가

- 작사 레벨 : E

- 작곡 레벨 : C

- 편곡 레벨 : F

- 업적 목록 : [음악 방송 1위]


‘진짜 업적이란 게 생겼네? 작곡 레벨도 올랐어.’


상태창의 변화에 나는 눈을 깜빡였다.

음악 방송으로 업적이 추가되고, 작곡 레벨까지 C로 오르다니.

생각지도 못한 보상에 묘한 기분이 들었다.


‘이렇게 업적을 달성하면 음악 레벨이 오르는 거구나.’


업적 달성의 효과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야 이 상태창이란 게 어떤 시스템으로 돌아가는지 알 것 같았다.

연습으로 음악 레벨을 올리고, 그로 인해 성과를 내면 레벨이 또 오르는 시스템.

그 시스템을 파악한 나는 기대감을 느꼈다.

앞으로도 계속 열심히 하면 더 많은 업적을 쌓을 수 있을 테니까.

그러면 난 점점 더 유명한 작곡가가 될 테고.

그렇게 생각하는 도중에 <체리 블라썸>의 후렴구가 터져 나왔다.


- 체리 블라썸

흩날리는 꽃잎 아래

너와 나 이 거리를 걸어

체리 블라썸

두근대는 내 맘을 느껴봐

사랑이 시작되는 오늘 밤


무대 위에서 행복하게 노래를 부르는 로즈골드 멤버들.

그리고 회의실에서 손뼉을 치며 떼창을 내지르는 아르메 엔터 직원들.

나 역시 그사이에 껴서 즐겁게 노래를 불렀다.


‘시온아, 아빠가 해냈어!’


마침내 음악 방송의 1위까지 차지해버린 순간이었다.


* * *


음악 방송 ‘뮤직스톰’의 무대가 끝난 후.

무대 뒤쪽의 컴컴한 공간에서 로즈골드 멤버들은 펑펑 울었다.

수많은 가수와 스태프가 지나가도 그녀들은 계속해서 눈물을 흘렸다.


“얘들아, 고생 많았어. 그동안 정말 고생 많았어······.”


리더 황은비가 로즈골드 멤버들을 다독였다.

하지만 로즈골드 멤버들은 좀처럼 진정하지 못했다.


“흐윽, 우리가 해냈어······.”

“우리가 1등할 줄은 몰랐는데, 흑흑······.”

“언니들 고생 많았어. 그동안 진짜 고생 많았어······.”

“다들 고생 많았어. 우리 이제야 고생한 거 보상받는 거야······.”


로즈골드 멤버들은 서럽게 흐느끼며 지난날을 회상했다.

데뷔한 지 10년.

연습생 생활을 생각하면 거의 15년.

그 기나긴 세월 동안 로즈골드 멤버들은 맘고생을 엄청나게 많이 했다.

정산도 한 번 제대로 받지 못하며 서른이 넘어버린 나날들.

아르메 엔터 직원들은 물론, 가족들과 친척, 친구들을 보기 민망했던 나날들.

스케줄이 없어서 몰래 알바를 하고, 다른 가수들이 잘나가는 모습을 보며 은퇴를 고민했던 나날들.

그런 나날들은 이제 끝이었다.

1등을 차지했으니까.

10개 음원 사이트에서 모조리 1위를 차지하고, 대한민국에서 최고로 유명한 음악 방송에서 1위까지 차지했으니까.

그러니까 이제 더 이상 괴로워하지 않아도 되었다.


“흐윽, 얘들아. 우리 이제 그만 울자. 이젠 웃자. 응? 좋은 날이잖아.”

“으응, 은비 언니. 그러자······.”

“그래. 앞으론 웃으면서 지내자. 아, 그리고 아르메 엔터에 전화해보자.”

“응? 으응!”


로즈골드 멤버들의 대답에 리더 황은비는 곧장 총괄이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러자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곧장 통화가 연결되었다.


- 여보세요? 은비냐?

“네, 이사님! 저 은비예요! 저희 1등 했어요!”

- 하하하, 그래! 봤다! 우리 다 모여서 보고 있었어! 축하한다! 정말 축하한다, 은비야!


총괄이사의 말을 시작으로 팀장들이 축하의 말을 전했다.

다들 잔뜩 들뜬 목소리.

이곳만큼이나 아르메 엔터도 흥분의 도가니인 모양이었다.


“이사님, 그리고 팀장님들. 정말 감사드려요. 저희 로즈골드 믿어주셔서 감사해요······.”

- 하하하, 그래! 잘 됐다. 정말 잘 됐어. 1등이라니. 그동안 버틴 보람이 있네!

“네에. 그런 것 같아요. 정말 감사합니다. 다들 고생 많으셨어요!”


황은비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울음을 그친 로즈골드 멤버들도 해맑게 웃고 있었다.

그렇게 서로에게 축하와 감사를 나누던 중, 황은비가 말했다.


“저기, 이사님. 혹시 유태오 작곡가님 좀 바꿔주실 수 있나요?”

- 유태오 작곡가?

“네. 혹시 계시면 바꿔주실 수 있을까요? 직접 감사를 전하고 싶어서요!”

- 아아, 그렇지. 알았어. 잠시만!


총괄이사는 알겠다고 말했고, 잠시 후 유태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전화 바꿨습니다. 유태오입니다.

“앗! 유태오 작곡가님! 저 황은비예요!”

- 하하, 네. 은비 씨, 1위 하신 거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작곡가님! 저희가 1등 한 거, 전부 작곡가님 덕분이에요!”


황은비의 말에 로즈골드 멤버들도 달라붙어 한마디씩 외쳤다.


“작곡가님, 고마워요! 작곡가님 곡 덕분에 1등 했어요!”

“작곡가님 최고! <체리 블라썸>도 최고!”

“미스틱 보이즈를 이기게 해주시다니! 작곡가님은 진짜 짱이에요!”

“작곡가님, 저희가 1등 먹은 건 전부 작곡가님 덕분이에요! 저희 앞으로도 열심히 할게요!”


로즈골드 멤버들의 말에 유태오가 쑥스러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다시 핸드폰을 잡은 황은비.

그녀가 말했다.


“작곡가님, 정말 감사드려요! 저희가 꼭 보답할게요!”

- 어휴, 아닙니다. 보답은요. 제 노래로 1등 해주신 게 보답이죠.

“아니에요! 저희가 더 열심히 해서 크게 보답할게요. 정말이에요!”

- 하하, 네. 그럼 서로 열심히 해봐요.

“네! 좋아요! 서로 파이팅이에요!”


황은비가 해맑게 웃으며 대답했다.

<체리 블라썸>이란 명곡을 만들어준 유태오.

그는 로즈골드에게 있어서 ‘구세주’ 같은 존재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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