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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님의 서재입니다.

별을 연기하는 천재배우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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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9.04 16:06
최근연재일 :
2024.09.19 16:21
연재수 :
1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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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63
추천수 :
814
글자수 :
119,404

작성
24.09.18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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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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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글자
15쪽

17. So cute you (눈물웃음)

DUMMY


○[So cute you (눈물웃음)]

○[저꼬마 인간적으로 연기를 너무 잘함]

ㄴ[잘생김]

ㄴ[○누가 안 잘생겼다고 함?]

○[왜 영상이 안 끝나지?]

○[주민재가 저렇게 연기를 잘했었나. 정색하고 연기하니까 얼굴보다 연기가 빛을 발하는 듯.]

○[기사. 찾아보니까···. 소년. 여덟살 아니고 중학교 2학년. 1학년. 이라고 하.네요. 연기. 너무 잘.하지만 키.너무.작아서 연기.로 성공.하기 어려울.듯 . 합니다. 만. 너무 실.망하지 마시길. 공부.잘하면.됩.니다.파이팅.]

ㄴ[·········?]

ㄴ[ㅅㅂ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젠 하다하다 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도 중3때 존나 컸는데아]

ㄴ[아니 근데 진짜 8살이 아닌가요?]

ㄴ[핑프.]

ㄴ[내가 볼때 제대로 찾아보지도 않고 적은 듯. 가짜뉴스 좀 보지 마시고 팩트만!!!!]

ㄴ[ㄷㄷ 찾아보니까 진짜로 만13세, 중1이네요. 근데 그런 거면 연기 너무 잘하는 거 아닌가요? 꼭 키가 커야 하나요?]

○[Okay! this child actor is so talented! lol! his going to be huge in future!!]

○[계속 보게 되네. 얼굴이 돌았다.]

○[주민재가 후드까지 쓰고 가뜩이나 어둡게 연출되어서 상대적으로 더 잘생겨보이는 것 같다]

○[고추3cm]

ㄴ[????????? 어린애한테 무슨??? 캡쳐 했습니다.]

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ㄱㅊ1cm]


위튜브에 올라온 드라마 클립은 10월 26일 자정을 조금 넘긴 새벽에 올라와 사흘만에 빠르게 조회수를 불려나갔다.


8.9만.

업로드 시간을 떠올리면 꽤 기록적인 수치였다.

기자나 위튜브 리뷰어들은 <내일을 맞이하는 아침> 1화 클립이 위튜브에서 강세를 보이는 것에 몇가지 이유를 들었다.


추석 연휴가 끝이 나고 일상으로 돌아온 사람들이 드라마에 다시 붙었다는 점.

충성도 높은 팬이 많은 주민재가 주연이라는 점.

연기파를 꿈꾸는 주민재를 위해 소속사가 푸쉬를 쉬지 않고 넣어준 점.

학교 폭력이라는 자극적인 주제로 찬반여론이 들끓으며 노이즈 마케팅이 된 점.

1화에 PPL이 극단적으로 적어서 극의 흐름이 좋았던 점.

연기력 좋은 배우들만 모아서 두고두고 보기 좋은 휴머니즘 드라마를 만드는 장미지 작가의 드라마라는 점.


마지막으로는 잘 차려진 한상에 화룡점정을 찍은 아역의 연기를 이유로 들었다.


[혜성처럼 갑자기 나타난 아역 배우, 이름도 어떻게 천혜성?]

[<내.맞.침> PD 김성태 “갑자기 나타나준 혜성 같은 혜성이에게 감사한다.”]

[김성태PD와 장미지 작가가 밝히는 천혜성 발굴 에피소드]

[(단독) 천혜성이 단역으로 등장하기까지의 스토리]


그렇게 혜성의 이야기로 위튜브와 SNS가 들끓었다.


“한 일주일 정도 그랬나?”

“그러니까. 아니 그때는 화산 저리가라 들끓더니···뭐 이렇게 빨리 식어?”

“나는 혜성이한테 광고도 들어오고 바로 다음 계약도 들어오고 그럴 줄 알았다.”

“···혜성이가 단역이었으니까.”


딱 일주일 정도.

혜성은 지금 생각해도 꿈만 같았던 그때를 떠올리며 엷게 웃었다. 그런 혜성을 내려다보던 고산이 혜성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처음부터 멀리 날아가기란 어려운 법이지.”

“괜찮아요.”


충분히 재밌었으니까. 혜성이 고산에게 웃어보였다.

10월 25일 <내일을 맞이하는 아침> 1화가 방영이 되고 주말 내내 반 친구들한테서 쏟아지던 연락. 10월 28일 등교하는 날 선생님들의 놀람과 흥분. 그리고 쉬는 시간 마다 복도를 꽉 채우던 학생들의 관심. 거리를 지나갈 때 핸드폰을 보다가 힐긋거리는 시선.


재밌는 경험이었다.

형 누나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얌전해진 관심이 아쉬운 듯 했지만. 혜성에게는 지금도 바로 어제 일처럼 생생했다. 눈을 감는 것만으로 떠올릴 수 있었다. 그때의 감각. 그때의 기분. 그때의 감정.


- ‘그러니 배우는 기쁜 걸 많이 경험해야하지. 비극을 연기 할 때면, 삶은 희극처럼 살거라. 기쁘게. 행복하게. 좋은 일만 많이 겪으면서.’


이 기억만 있다면 우성도의 어린 시절을 연기하는 것도 두렵지 않았다. 그 슬픔 속에서 다시 날아오를 수 있을 거라는 확신. 그게 있으니 마음이 편안하기만 했다.


혜성이 고산에게 걱정말라는 듯 재차 웃어보였다.

그런 혜성을 내려다보며 고산 또한 마주 웃었다.


“그래. 다음엔 더 높이 날아오를 수 있을 거다.”


고산이 예언을 하듯 혜성에게 나직이 속삭였다. 그때였다.


“네, 네, 다들 알겠으니까 이제 포즈 좀 잡아볼까요? 사진 작가님 기다리시잖아.”


우슬희가 어금니를 꽉 깨문 목소리로 단원들과 고산을 돌아보았다. 혜성이 우슬희의 말에 고개를 들었다. 그러자 보기 좋다는 듯 웃고 있는 사내 한 명이 보였다.


[기쁜날 사진 한 장]이라는 간판을 건 사진관의 주인이었다.


“괜찮습니다. 보기 좋은데요. 하하.”


사진 작가가 넉살 좋게 웃으며 허리를 숙였다. 사진을 찍기 위해서였다. 사진 작가의 행동에 모두가 빠르게 자세를 잡았다. 고산과 우슬희, 진성한, 조재욱, 도정우, 백건호, 백나리, 강수한, 김하빈, 그리고 혜성이까지. 10명의 사람이 한 프레임에 들어가기 위해서 꾸깃꾸깃 몸을 붙였다.


“네. 좋아요. 조금만 더 붙일까요. 초록색 넥타이 분만 고개 살짝 왼쪽으로 갸우뚱. 네. 고개 드시고. 턱 붙이시고. 어깨 힘 빼시고. 좋아요.”


혜성이 새롭게 칠성 극단에 들어왔으니 가족 사진겸 칠성 극단원들 다같이 사진 하나 찍자는 말이 나온 게 어젯밤.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이렇게 사진관에 온 게 바로 30분 전이었다.


“찍습니다.”


찰칵찰칵찰칵, 소리가 사진관에 울려퍼졌다.


“한 번 더 찍을게요. 좋아요. 네. 한 번 더.”


사진 작가는 잘생기고 예쁜 사람들을 사진관 앞에 걸어도 된다는 소리에 신이 나서 셔터를 눌렀다. 아니 진짜 다들 왜 이렇게 잘생겼어요? 사진 작가는 찍는 내내 입이 귀에 걸린 채로 물었다.


“하하하. 그런가요?”

“한 번 더 찍어도 됩니까?”

“네, 얼마든지 찍으시죠. 자, 혜성이! 이번에는 나랑 찍자.”

“예!”


혜성과 수한이 나란히 붙었다.

우슬희는 찰칵찰칵, 끊이지 않는 셔터 소리를 들으며 시계를 내려다보았다.


‘···벌써 몇장을 다시 찍고 있는지를 모르겠네.’


많이 찍어주시는 것은 감사하지만 아직 할 일이 많았다. 이제 진짜로 햄릿 오디션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우슬희가 초조한 낯으로 시계를 바라보다가 33번째 다시 포즈를 취하는 순간, 안되겠다는 듯 고개를 내저었다.


“저 정말 죄송한데. 잠시만요.”

“네? 네, 네.”

“음.”

“아버지. 우리 전체 사진은 다 찍었으니까 저만 먼저 극장에 가봐도 될까요? 나머지는 공짜로 카메라 마사지 받는 김에 더 받고.”

“······어어. 다같이 찍어야 가족사진이지.”

“많이 찍었으니 만족하시지?”

“음. 그러면 이제 그만 갈까? 슬희 말대로 충분히 찍기도 했고.”

“아니, 아니. 그럴 필요는 없고. 나만 먼저 갈게. 오디션 지원 공고를 조금 더 손 보고 싶어서 그래. 응?”


우슬희가 먼저 가겠다면서 가방을 챙겼다. 2박 3일로 여행을 가는 거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커다란 가방을 등에 지는 우슬희를 바라보며 단원들이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먼저 갈게. 나 신경쓰지 말고 많이 찍다 오고. 이렇게 열정적으로 찍어주시는 작가님 많이 없다?”


잘 부탁드릴게요. 잠깐동안 인사를 주고받은 우슬희가 고개를 돌려 사진작가와 인사하며 빠져나가려는 순간, 고산의 옆에 앉아있던 진성한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럼 나도 먼저 갈게.”

“응?”

“오빠도?”


백나리가 진성한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진성한이 웃으며 백나리의 볼을 살짝 꼬집었다.


“응. 4막에 막히는 연기 하나가 있어서. 가서 연습 좀 해보고 싶네.”

“나도, 나도 같이 갈까?”

“아니. 이건 나 혼자 하고 싶어서.”


먼저 간다.

진성한이 백나리의 어깨를 한 번 쓰다듬고는 미련없이 등을 돌렸다.


우슬희와 진성한.

둘이 빠져나가는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던 단원들이 어정쩡하게 얼어있을 때였다. 고산이 웃으며 단원들을 바라보았다.


“그러면. 우리끼리 조금만 더 찍을까?”


그래도 되겠는지. 고산이 사진작가를 바라보았다.

그 말에 사진작가가 냉큼 고개를 끄덕였다. 혜성이 사진작가를 바라보다가 슬쩍 뒤를 돌았다.


그러자 떨떠름한 낯을 하고 있던 백나리부터 백건호, 김하빈과 강수한, 그리고 조재욱과 도정우마저.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어보였다. 귀 끝이 붉어진 채로 저를 쳐다보는 혜성이 너무 귀여워서. 사진을 더 찍고 싶어하는 게 너무 눈에 보여서. 남은 사람들이 웃음을 터트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찍어주세요.”

“음.”

“부탁드립니다!”

“조금만 더 찍을게요.”


“하하. 시원시원 하시네! 좋아요. 자아, 찍습니다아!”


찰칵!

셔터가 8명을 한 순간에 담아냈다.

11월 2일 토요일 낮의 일이었다.



* * * *


그로부터 닷새 후, 11월 7일.

4교시를 끝내고 점심을 먹으러 일어나던 혜성이 지잉, 지잉, 연속으로 울리는 핸드폰에 자리에서 멈춰섰다.


“혜성? 왜?”

“잠깐만.”


혜성이 핸드폰을 손에 쥐었다.

도착한 연락은 두 가지였다.


[Web발신]

[안녕하세요. 기쁜날 사진 한 장입니다. 고객님의 사진이 완성되었습니다. 월요일(정기휴무) 제외한 영업 시간내에(AM10:00-PM7:30) 방문하여 수령 부탁드립니다. 도착 10분 전에 미리 연락주시면 빠른 픽업 가능합니다.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저 김은영이에요. 주문하신 기억 나왔습니다. 서브 작가요. ㅎㅎㅎ. 다름이 아니라 곧 대본 리딩 일정이 잡힐 것 같아서요. 11월 20일에서 11월 27일 정도 사이에 잡힐 것 같은데 괜찮을까요?]


하나는 주문했던 가족 사진이 완성되었다는 소식이었고, 나머지 하나는 <주문하신 기억 나왔습니다>의 대본 리딩 날이 곧 잡힌다는 소식이었다.


혜성은 김은영에게 아무 때나 괜찮다는 답장을 보낸 뒤에 고개를 좌우로 내저었다.


“무슨 일 있어?”

“뭔데?”

“아냐. 아무것도.”


오늘 오후에 찾아가던가 해야겠네. 혜성이 걸음을 옮겼다. 그와 동시에 혜성의 반 친구인 한재희가 혜성에게 달라붙었다.


“뭔데 뭔데 뭔데. 또 이러다가 서프라이즈 하려고.”

“아니라니까.”

“그래서 혜성아, 우리랑 피시방은 언제 가냐?”


형이 제대로 한 판 알려준다니까. 한재희가 허공에 키보드와 마우스를 움직이는 시늉을 해보였다. 그런 한재희를 바라보며 혜성이 옅은 미소를 지었다.


어째서인지 순간, 기쁜 일을 많이 만들어놓으라는 고산의 말이 뇌리를 스쳐지나가서였다.


급식실로 걸음을 옮기던 혜성이 잠깐 뜸을 들이다 불현듯 입을 열었다.


“내일. 내일 가자.”

“내일? 내일?”

“뭐야. 천혜성 피시방 가?”

“간다고?”

“뒤졌다. 내가 한 번 제대로 가르쳐줘야겠네.”

“천혜성 피시방 올거면 형님 옆에 앉아라. 어?”


같이 걸음을 옮기던 무리가 혜성에게 달려들었다.

복도 한가운데에서 일어나는 소란에 지나가던 학생들이 무슨 일인가, 고개를 돌렸다.

소란 속. 혜성은 자신에게 달라 붙으려는 아이들을 살살 피하며 미소지었다.


.

.

.


ㅡ 어. 혜성아. 바로 받네? 수업 끝났어?

“예. 지금 사진관 들려서 사진 찾아가지고 가는 중이예요.”

ㅡ 사진? 아. 내가 그걸 혜성이 번호로 해놨었구나. 어쩐지. 연락이 안 온다했네. 아니. 근데 그걸 네가 어떻게 들고 와. 무거울텐데?


핸드폰을 타고 넘어오는 우슬희의 말에 택시 뒷자리에 탄 혜성이 고개를 내저었다.


“택시 탔어요.”

ㅡ 그래? 사진 예쁘게 나왔든?

“예쁘게 잘 나왔던데요. 그리고 사진도 엄청 다양하게 챙겨주셨어요.”


택시를 타는 게 순간 미안할 정도로. 할아버지 독사진부터 혜성의 독사진, 그리고 8명이서 찍은 사진과 10명이 다같이 찍은 사진까지. 액자에 정성스럽게 다 담아주셔서 이걸 다 어디에 걸지, 고민스러울 지경이었다.


ㅡ 그래에? 오늘 밤에 확인해봐야겠네. 그러면 혜성이 바로 집으로 가는 거지?

“예.”

ㅡ 아. 다행이다. 아니, 사실 연락한 이유가 그거 때문이었거든.


혜성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우슬희의 말에 고개를 기울였다.


“무슨 일 있어요?”

ㅡ 으응. 무슨 일은. 그건 아니고. 아버지가 집에 혼자 있으시겠다고 하셔서···이제 곧 공연 올려야 하는데 연출가가 집에 있으면 안 된다고···.


아.

혜성이 무슨 말인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할아버지가 퇴원을 한 이후, 가족들은 단 한 번도 할아버지를 혼자 두지 않았다. 저번처럼 집에 혼자 계시다 쓰러지는 일이 있을까봐 불안해서. 불안 때문이었다.


“택시타고 가고 있어서 금방 도착해요.”


혜성이 바깥 풍경을 보았다.

익숙한 대학로가 창문 너머에서 흘러가고 있었다.


ㅡ 다행이다. 그래. 혜성이 네가 아버지 옆에 좀 붙어있어줘. 아버지가 너한테 제일 약하시잖니.


어린 손주보듯 혜성에게 껌뻑 죽는다며 우슬희가 웃음을 터트렸다. 혜성이 볼을 긁적였다. 볼이 간지러워서였다.


ㅡ 하여튼 그러면 그런 걸로 알고 있을게. 집에 가서 보자.

“예.”


혜성이 전화를 끊고 잠깐 핸드폰을 들여다봤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택시가 멈췄다.


“안녕히가세요.”


함께 사진들을 내려준 택시기사에게 감사 인사를 건넨 혜성이 우선 현관부터 열기 위해 걸음을 옮겼다. 삑, 삑, 삑, 삑, 익숙하게 여섯자리의 비밀번호를 누르고 문을 열었다.


익숙한 집의 향기가 안쪽에서부터 흘러나왔다.


“할아버지.”


현관에 들어가 신발을 벗은 혜성이 고개를 들었다.


“저 왔어······”


고개를 든 혜성은 말을 잇지 못했다.


어두운 현관 복도 끝.

거실의 초입.

불이 꺼진 복도 너머에 환하게 켜진 거실.

불빛 아래 고산이 보였다. 쓰러진 고산과 그를 끌어안고 있는 정장을 입은 사내가 눈에 들어왔다. 어쩐지 익숙한 넓은 등. 혜성이 눈도 깜빡이지 못하고 앞을 바라보았다.


한폭의 그림 같아서 현실성이 없었다.

혜성이 이유 모를 불안감이 발목을 부여잡는 것 같았다. 천천히 몸이 굳는 것 같았다. 돌이 되는 기분. 혜성의 안면이 살짝 떨렸다.


심장이 울렁거리고, 쿵쾅쿵쾅 뛰는 소리가 귀를 뚫고 터져버릴 것 같다. 이게 현실인가. 혜성이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부정이었다.


텅.

닫힌 현관문과 혜성의 몸이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 겨울의 초입. 차가운 문이 혜성의 등에 닿았다. 그리고 천천히 장정의 사내가 고개를 돌렸다.


눈물.

그는 울고 있었다.

젊은 고산이 조용히 눈물을 흘리며 혜성을 바라보았다.


아니. 혜성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고산이 아니다. 유진이다.


할아버지가 죽고 못 사는 동생.

혜성이 망막에 눈물을 흘리고 있는 유진을 담았다. 머리가 지끈거렸다. 누군가 뇌를 꽉 눌러짜는 기분. 이러지마. 혜성이 입을 벌렸다. 그와 동시에 유진도 입을 벌렸다.


“형님이···형님이, 숨을 안 쉬어.”


벼락처럼 떨어지는 말에 혜성이 숨을 멈췄다.


작가의말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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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6. 그것이 문제로다 +2 24.09.07 845 39 18쪽
5 5. 진짜 난리도 아니었다 +3 24.09.06 906 39 17쪽
4 4. 17분 7초 +3 24.09.05 941 41 13쪽
3 3. 쟤는 누구래? +4 24.09.04 1,041 46 17쪽
2 2. 혜성이 문틈 너머로 뻗었던 손을 가져왔다 +4 24.09.04 1,197 46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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