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4분님의 서재입니다.

별을 연기하는 천재배우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새글

4분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9.04 16:06
최근연재일 :
2024.09.18 16:20
연재수 :
17 회
조회수 :
12,673
추천수 :
683
글자수 :
113,927

작성
24.09.13 16:20
조회
721
추천
42
글자
15쪽

12. <내일을 맞이하는 아침>의 주인공

DUMMY

* * * *



<내일을 맞이하는 아침>의 주인공. 주민재가 걸음을 옮겼다. 상쾌한 공기가 폐로 들어오는 기분. 좋다. 좋아. 주민재가 휘파람을 불었다.


휘파람을 분다.

휘파람을 분다는 건, 주민재의 기분이 지금 매우매우 좋다는 뜻이었다.


매니저 박광수는 휘파람 부는 주민재를 신기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뒤따랐다. 주민재는 기분이 날아갈 것 같으면 휘파람을 불곤 했다.


‘거의 한달만에야 저걸 다시 보네.’


최근에 심기일전의 마음으로 임했던 <내일을 맞이하는 아침> 때문에 기분이 완전히 다운되어있던 주민재였다.


그런데 지금은 <내일을 맞이하는 아침> 때문에 저렇게 날아다닌다. 며칠 전에 단역을 새로 구했다는 이야기를 듣고부터 저랬다.


‘···그 부분이 그렇게 별로였었나?’


박광수는 추가 촬영을 하기로 한 장면을 떠올렸다.

<내일을 맞이하는 아침>의 주인공이 죽기를 결심하고 건물 위로 올라갔다가, 어떤 소년을 보고 결국 결심을 번복하는 구간.

1화에서 가장 중요한 장면 TOP3를 꼽으라면 제일 먼저 선택할 장면이었다.


‘중요한 장면이긴 해도···그 아이도 꽤 잘했던 것 같은데.’


박광수가 건물 밑에서 비행기를 날리던 소년을 떠올렸다.

마스크 좋고, 연기도 곧잘했고, NG도 별로 없었고. 박광수 눈에는 괜찮아보이기만 했는데 <내일을 맞이하는 아침>의 주인공, PD, 작가는 아니었던 모양이다.


- ‘아, 형. 뭔가 아니야. 겨우 그 정도 행복한 얼굴에 주인공이 결심을 번복할 리가 없어. 더 큰 한방이 필요하다고.’


드라마판은 일반적으로 단역에 대한 기대감이 적은 편이다.

웰메이드를 자처하는 사전제작 드라마가 아닌 이상에야 대부분이 그랬다.


지나치게 수준 높은 연기를 요구하는 것.

그건 때로는 드라마에 위험한 도박수로 통했다.

박광수는 굳이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 싶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렇게 하고 싶은 이유를 알것만 같았다.


로맨스 드라마 위주로 촬영했던 주민재는 이쪽 업계에서 모델출신에서 성공한 비주얼 좋은 주연배우 정도로 통했다. 정확하게는 팬들이 그렇게 생각했다.


연기가 하고 싶었고, 연기파 배우를 꿈꾸는 주민재에게는 별로 듣기 좋은 이야기는 아니었다.


‘장미지 작가 드라마에 캐스팅 되었을 때 엄청 좋아했었지.’


장미지 작가는 대본대로 연기해주는 걸 원하는 FM 그자체였다. 때문에 장미지는 대본대로 연기할 수 있는 연기파 배우만 섭외하기로 유명했다.


즉.

장작가가 쓴 드라마에 참여한다는 건, 그 대본대로 연기할 수 있는 배우라는 뜻이었다. 장미지 작가가 연기에 예민하고 곤조가 있는 사람이라는 건 장작가 팬들도 다 아는 사실이었다.


‘그러니 이번에만 잘하면···’


주민재는 연기파 배우 대열에 합류할 수 있었다.

그 첫 신호탄을 쏘아올리는 장면이 바로 지금 다시 촬영하러 가는 그 장면이고.


‘어찌 보면 저렇게 신이 나는 건 당연할 일일지도.’


박광수가 그럴 만도 하다는 표정으로 주민재를 뒤따랐다.


얼마나 걸었을까.

촬영장소에 거의다 왔는지 주변이 소란스러웠다.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바쁘게 거니는 사람들. 촬영을 위해서 세팅을 하는 중으로 보였다.


어떻게 인사할까. 박광수가 주민재 배우의 도착을 어떻게 알려야 할까 고민하는 순간, 지나다니던 사람들이 먼저 아는 척을 해왔다.


“민재씨!”

“오셨어요.”

“주민재 배우님 도착했습니다!”


주인공 주민재의 등장에 스태프들이 호들갑을 떨며 다가왔다.

박광수는 그게 겉치레식 호들갑이 아님을 알았다.


‘하긴. 이 정도는 환대해줘야지.’


원래라면 엑스트라만 다시 재촬영하고 기존 영상에 이어붙이는 걸로 만족했어야 했을 거다. 그런데 주민재가 SBA에서 오디션 자료영상을 보고 오더니 해당 씬 전체 재촬영에 임하겠다고 나섰다.


PD와 작가는 당연히 쌍수를 들고 환영했다.

그게 아니어도. 주민재가 어디 가서 아쉬운 소리를 할 배우가 아님을 기억하고 있다면 이렇게 환대를 해줘야 맞지.


박광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 순간이었다.


“오······.”


탄성을 뱉은 주민재가 발을 멈췄다.

뭐야. 갑자기 왜 멈춰? 뭐 문제 있어? 박광수가 서둘러 주민재를 살폈다가, 주민재가 멍하니 바라보는 방향을 자연스럽게 고개를 돌렸다.


그와 동시에 박광수의 입이 벌어졌다.


“오.”


크게 부릅뜨게 된 눈으로 바람이 불어왔다.

김성태 PD와 이야기를 주고 받고 있던 아이의 머리카락이 흔들렸다.


‘······와.’


박광수가 입을 벌린 채로 생각했다.

뭔가 보는 것만으로 마음이 벅차오르는 것 같은 얼굴이라고.

어린시절의 동심과 청춘이 저 얼굴에 담겨 있었다. 순수함. 예전에 재촬영을 임했던 아이의 얼굴이 바람처럼 흩어졌다.


- ‘···더 큰 한 방이 필요하다고.’


박광수가 주민재가 했던 말을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한 방. 한 방 맞은 기분이었다.



* * * *



“저기까지는 마음껏 돌아다녀도 된다는 거네요.”

“그렇지. 저기부터 저기까지. 표시된 데 안에서는 얼마든지 마음껏 돌아다니면 되는 거야. 길게 찍어서 잘라붙일 거니까 그냥 편하게 하면 돼.”


김성태 PD가 옆집 동네 아저씨처럼 푸근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혜성은 알겠다는 뜻으로 고개를 끄덕여 보인 뒤, 김성태 PD가 가리킨 방향을 다시 바라보았다.


넓다.

적어도 저번 심사 현장에서보단 넓게 돌아다닐 수 있을 듯 했다.


‘그럼 조금 더 빙글빙글 돌아가는 종이비행기를 접는 게 나으려나.’


혜성이 짧게 고민하는 찰나, 머리 위로 그림자 두 개가 불쑥 끼어들었다.


“감독님.”

“안녕하십니까.”

“어어···! 이게 누구야. 우리 주인공이랑 주인공의 매니저님 아니야.”


김성태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혜성 역시 옆에서 눈치껏 고개를 숙였다.


“오늘 잘 부탁한다.”


혜성의 연기 영상을 떠올린 주민재가 환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카메라에 그때처럼만 담겨주면 소원이 없을 거라는 뜻을 담아서.


혜성은 최선을 다해보겠다며 다시 고개를 숙였다.

그때였다. 옆에서 병풍마냥 웃고 있던 아저씨 하나가 쓱쓱 손바닥을 마찰하다가 혜성과 눈을 맞추기 위해 허리와 무릎을 굽혔다.


“아하하. 안녕. 안녕.”

“···안녕하세요.”

“이상한 사람은 아니고. 여기있는 주민재 배우 매니저하는 사람인데···하하. 내 이름은 박광수고. 그 혹시 우리 아역배우님은 매니저나 그런 거 있어요?”

“예?”

“소속사, 소속사. 혹시 그런 게 없으면 우리 엔터에 한 번 방문을···꼭 좀! 한 번 해보면 어떨까 하는데. 하하하. 이거. 이 명함 가지고 있다가 나중에 부모님 꼭 보여드려. 아! 원래 보통 같이 촬영장에 오시지 않나. 내가 한 번···”

“예?”


부모님?

혜성은 빳빳한 종이를 받아들며 본능적으로 되물었다.

그 순간, 박광수라는 사람을 주민재가 잡아끌고 가기 시작했다.


“그만, 그만, 형. 애 부담스러워 하잖아. 1절만 해. 1절만.”

“아, 잠깐만! 아니···아! 배우님! 아역 배우님! 그거 부모님한테 꼭 전해드려줘! 부탁할게! 또 보자!”


연기 몰입 방해되게 이러지 말고 나오라며 주민재가 박광수를 끌고 사라지는 내내, 박광수가 처절하게 소리쳤다. 스태프들이 박광수와 혜성을 번갈아쳐다보았다.


“···이야. 저 사람이 원래 내 앞에서 저러는 사람이 아닌데 말이야.”


혜성이 머리 위로 떨어지는 김성태의 말에 고개를 들었다.

김성태는 혜성을 바라보며 웃고 있었다.


“네가 어지간히도 탐났나본데?”

“·········.”

“그래. 넌 이미 고산 선생님 건데 말이지.”


김성태가 재밌는 걸 발견한 사람처럼 웃다가 한쪽 눈썹을 휘었다.


“혜성아. 우유는 먹고 있지?”

“예. 하루 4잔씩이요.”

“그래. 많이 먹고 많이 커라. 아, 그리고 이건 내 명함.”


빳빳한 종이가 또 혜성의 손에 쥐어졌다.

명함. 어른들은 이걸로 연락처를 교환하는 건가. 이름과 직책 그리고 메일과 핸드폰 전화번호가 쓰인 종이를 혜성이 물끄러미 내려다봤다.


뒤에는 뭐라고 쓰여있지.

뒤집으려는 순간, 두꺼운 종이가 여러장으로 분리되었다.


최소 4장이었다.

응?


“아. 김성태라고 쓰인 게 내 거고, 장미지라고 쓰여있는 명함은 <내일을 맞이하는 아침> 있지. 오늘 촬영하는 드라마. 이 드라마를 쓴 작가님 명함이다. 꼭 좀 전해달라고 해서.”

“·········.”

“유명한 양반이니까 저장해놓으면 좋을 거다. 천혜성이라고 네 핸드폰번호로 문자 보내 놓는 거 잊지 말고. 핸드폰은 있지?”

“예. 사주셨어요. 그럼···이 오미혜라고 쓰인 명함은요?”

“어? 장미지 작가님이 부탁한 게 오작가 명함이었어? 이거 대단하네. 오미혜 작가라고 그 사람도 드라마 쓰는 방송작가인데 꼭 저장해놔라. 아아주 유명한 사람이야.”

“그럼 이분한테도 문자 보내요?”

“당연하지. 장작가는 아역 잘 안 쓰기로 유명하지만 오작가는 아역을 잘 쓰거든. 당장에는 오작가가 너한테 더 도움이 될 거다.”


생긴 건 여덟살이어도 실제로는 열네살, 중학교 1학년이라는 걸 알고 있는 김성태가 어른의 사정을 꺼리낌없이 얘기했다.


혜성이 고개를 끄덕였다.

구겨지지 않게 보관하려는데 나머지 한 장이 보였다. 윤철환. PD. SBA 드라마본부팀이라고 쓰여있었다.


“···이 분한테도요?”


혜성이 명함을 김성태에게 보여줬다.

김성태가 머리를 긁적였다. 윤철환은 내 친구인데 하면서 이어서 말을 하려던 김성태가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명함을 빤히 쳐다봤다.


“드라마 본부? 이 미···”


김성태는 명함을 바라보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나 혜성은 일그러지며 다물리는 입을 통해 나머지 글자를 유추해냈다.


이 미친새끼.

윤철환은 꽤 특이한 사람인가 보구나. 혜성이 머릿속에 입력하며 명함을 챙겼다.


“감독님!”


그리고 잠깐의 소담을 끝내는 부름이 둘 사이로 끼어들었다.

촬영 준비가 완료되었음을 알리는 부름이었다.


.

.

.


혜성은 스태프가 알려준 곳 위에 섰다.

카메라는 곳곳에 놓여져 있고, 대사도 없는데 커다란 마이크가 가로등처럼 세워져 있다. 사람들은 자신을 바라보며 숨죽이고 있고, 건물 위에서는 주민재가 전에 없이 우울한 얼굴로 내려다보고 있었다.


저무는 여름의 태양은 마지막 발악을 하듯 구름 사이로 스며들고, 조명판은 조명과 햇빛을 품고 빛을 발산한다. 아스팔트 위에 세워진 무대에 선 기분이었다.


혈관이 꽉 조여오는 것처럼 온 몸에 힘이 들어갔다.

하여, 혜성은 천천히 숨을 한 번 내쉬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피가 쓸려나가듯 힘이 빠져나간다. 가벼워지는 발. 허공으로 들어올려지는 팔. 두둥실. 육신이 공기를 타고 날아오르려는 느낌.


혜성은 천천히 눈꺼풀을 감았다.

큐사인이 들려온다. 동시에 이완된 신체 저 깊은 곳으로 마음이 가라앉으며 보글보글, 거품이 끓어오르듯 감정 하나가 올라온다.


연기를 했을 때의 기분. 기쁨. 자유로움. 행복. 놀이공원에서 보았던 어린아이들의 얼굴이 스쳐지나가고, 종이비행기를 내려놓았을 때의 그 전율이 다시 한 번 손끝에서 피어올랐다.


끓어오르는 감정은 온몸에 열을 일으켰다.

뇌가 풀어지는 느낌. 혜성이 눈을 떴다. 온 세상이 총천연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아. 아름다워. 혜성의 눈이 해사하게 접혔다. 너무 좋아. 감정은 누르려고 해도 눌러지지 않는다. 입꼬리가 올라간다.


너무 좋아!

혜성이 팔을 들어올렸다. 종이비행기가 하늘 위로 날아오른다.


기쁨.

행복.

그것만이 온몸을 관통하고 있었다.



* * * *


재밌었다.

강수한이 운전하는 자동차 조수석. 창문 밖을 응시하던 혜성이 홀로 중얼거렸다.

창문밖으로는 익숙한 풍경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집에 다와가고 있다는 게 실시간으로 느껴졌다.


이윽고 골목길로 접어들기 전, 마지막 신호등에 차가 멈춰 섰다.


“오늘 대단하던데?”


강수한이 말을 걸어왔다.

모든 촬영을 끝내자마자 자신을 번쩍 들고 잘했다고 환하게 웃던 강수한의 얼굴이 뇌리를 스쳐지나갔다. 혜성의 귀 끝이 붉어졌다.


“진짜요?”

“저번보다 훨씬 잘하더라. 재욱이 형님이나 하빈이가 같이 있었으면 헹가래를 해줬을 거야.”


강수한은 마치 아들이 수학경시대회에서 대상을 타온 것처럼 웃음을 터트렸다. 웃음소리와 함께 차가 부드럽게 움직였다.


“우리 혜성이 명함지갑 하나 사줘야겠어.”


형이 좋은 걸로 하나 사줄게. 강수한이 약속한다며 큰소리 쳤다. 혜성은 망설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있으면 좋을 것 같았다.


끼이이익.

명함 지갑은 어떤 게 좋겠냐는 강수한의 말에 몇 번 대답하는 사이, 차가 집앞에서 멈춰섰다. 벌써 도착했구나. 움직인 것은 자동차인데 자신이 내달린 것처럼 혜성이 숨을 내쉬었다.


그와 동시에 강수한의 핸드폰이 진동을 토해냈다.

강수한은 혜성에게 내리자고 손짓하며 차 문을 열었다. 한 손으로는 핸드폰을 귀에 댄 채였다.


“어. 이제 들어가려고. 아직 안 먹었지. 어. 어. 그럼 선생님도 거기 있···진 아저씨? 진이 아저씨가 집에 와 있다고? 웬일이래? 어. 어. 알았어.”


혜성은 한손으로는 핸드폰을 한 손으로는 혜성의 어깨와 등 사이에 손을 대고 걸어가는 강수한을 따라 걸음을 옮겼다.


혜성이 전화를 끊고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는 강수한을 빤히 쳐다보았다. 시선을 눈치챈 강수한이 별거 아니라며 혜성의 머리를 툭툭 쓰다듬었다.


“단원들이 오디션 회의 때문에 늦어질 거 같으니까 선생님이랑 저녁 먼저 챙겨먹고 있으란다.”

“···집에 누가 와 있대요?”

“어? 어어. 유 진 아저씨라고. 선생님이랑 30살 이상 어린데 늦둥이 동생 취급받는 아저씨 하나 있어.”

“············.”

“그냥 투자자 같은 거라고 생각하면 돼. 아니면 선생님의 철없는 동생이라고 생각하던가. 참고로 난 후자다.”


강수한이 그렇게 말하며 현관문에 손을 뻗었다.

삑, 삑, 비밀번호를 누르는 강수한의 손을 바라보며 혜성은 생각했다.


수한이 형은 유진이라는 사람을 별로 안 좋아하는 것 같다고.

사람 좋은 강수한이 싫어할 정도면 별로 좋은 사람은 아닌가보다. 혜성이 대수롭지 않게 생각을 넘기며 걸음을 옮겼다.


“다녀왔어요!”

“···다녀왔습니다.”


강수한을 뒤따라 안쪽으로 걸음을 옮기며 혜성이 환한 거실 쪽으로 인사했다.


“선생님?”


강수한이 대답 없는 고산을 찾아 뒷머리를 긁적이며 거실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날카로운 눈동자는 같이 있을 유진을 찾아내기 위함인지 빠르게 움직였다.


혜성은 강수한의 걸음이 거실에 가까워질수록 어째서인지 심장이 뜀박질하는 느낌을 받았다.


기시감.

온 몸에 열이 오르고 지렁이가 기어가는 느낌. 얼굴이 뜨겁고, 심장을 누가 쥐어짜내기라도 하는 것처럼 숨이 가빠졌다.


“······선생님!”


그리고 거실을 지나쳐 부엌으로 뛰어가는 강수한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혜성이 두 눈동자를 크게 떴다. 두근두근두근두근두근···쿵! 심장이 낙하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혜성의 눈동자가 바닥으로 움직였다.

커다란 식탁 아래 누군가 엉덩이를 뺀 것 같은 의자 두개와 밀려난 의자 하나, 그리고 식탁 다리와 의자 다리 사이로 쓰러진 인영 하나가 보였다.


바닥을 짚고 있는 창백한 손.


“선생님!”

“할아버지!”


혜성의 발이 움직였다.

귀에서는 이명이 들려오는 것 같았다.

삐이이——————————!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별을 연기하는 천재배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 시간은 당분간 유동적입니다 24.09.09 118 0 -
공지 혜성은 스팸 문자를 받고 있다 (24.09.18) 24.09.08 395 0 -
17 17. So cute you (눈물웃음) NEW +4 19시간 전 356 39 15쪽
16 16. 초코? 녹차? 아니면 치즈? +5 24.09.17 525 48 13쪽
15 15. 오미혜가 부정했다 +6 24.09.16 579 40 14쪽
14 14. 대본 받았어요 +4 24.09.15 612 46 15쪽
13 13. 9월 8일 22시 43분 +3 24.09.14 631 46 12쪽
» 12. <내일을 맞이하는 아침>의 주인공 +3 24.09.13 722 42 15쪽
11 11. 누구냐? +1 24.09.12 635 40 13쪽
10 10. 저기다 +2 24.09.11 641 38 12쪽
9 9. 사랑스러운 부름이건만 +3 24.09.10 655 34 14쪽
8 8. 아역 배우는 신이 주신 선물이다 +2 24.09.09 696 34 13쪽
7 7. 작은 곰 +3 24.09.08 715 38 16쪽
6 6. 그것이 문제로다 +2 24.09.07 763 35 18쪽
5 5. 진짜 난리도 아니었다 +3 24.09.06 817 36 17쪽
4 4. 17분 7초 +3 24.09.05 849 37 13쪽
3 3. 쟤는 누구래? +4 24.09.04 940 40 17쪽
2 2. 혜성이 문틈 너머로 뻗었던 손을 가져왔다 +4 24.09.04 1,077 41 15쪽
1 1. 그림자에 잠긴 집안 +4 24.09.04 1,458 49 2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