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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니 님의 서재입니다.

잘 살았소이다.(힘들었지만)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퓨전

완결

별별조니
그림/삽화
조니
작품등록일 :
2018.05.03 08:29
최근연재일 :
2020.01.03 13:00
연재수 :
171 회
조회수 :
82,418
추천수 :
345
글자수 :
882,289

작성
18.05.15 08:00
조회
775
추천
5
글자
12쪽

20.하루의 짝사랑

DUMMY

[1590년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오다와라 성을 점령하고 오슈를 평정하였다. 사실상 최후의 숙적이 사라진 상태에서 이미 히데요시의 전국통일은 완료된 것이나 다름이 없었고 이제 그에게 일본 통일을 위해 남은 장소는 도호쿠 지역밖에 없었다.]


[1590년 여름 조선통신사는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만났다.]


1590년 도후쿠 점령을 위한 발판과 임진왜란을 일으키기 위해 길을 닦기 시작했다. 도로에 있는 큰 자갈들을 없앴고 땅을 판판하게 다졌다.


“으하하하하! 나의 최후의 적이였던 도호조 가문도 말끔하게 격파했다! 이제 남은 것은 도호쿠 지역밖에 남지 않았구나! 고니시! 가토! 조선으로 건너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구나!”

“관백전하 경하 드리옵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오다와라 성을 공격했다. 그의 최후의 숙적이었던 도호조 가문을 격파한 그 에게 이제 더 이상 위협이 되는 적은 남아 있지 않았다. 사실 상 이미 전국을 통일한 것과 다름이 없는 상태였다.


“그래, 고니시 조선으로 간 소 요시토시는 어떻게 되었다고 하더냐?”

“네, 요시토시가 조선 조정을 잘 설득하여 조선에서 통신사를 보내오겠다고 하였습니다. 머지 않아 올 여름에 주군이 있는 곳에 도착을 할 것입니다.”

“그래? 곧 있으면 조선에서 통신사가 온단 말이지? 정말 잘했다! 그래도 그 자들이 이곳으로 빨리 오지 못하게 하거라! 그리고 그들이 있지 않은 길을 하나씩 정리하고 닦아 내거라. 음 도호쿠로 가기 편하게 먼저 교토 동쪽 지역부터 닦는 것이 좋겠군!”


히데요시는 일본 열도가 그려져 있는 지도를 보면서 흡족해 했다. 저 넓은 일본 열도가 이제 자신의 손아귀에 있는 것과 다름이 없었기 때문이다.


“올해가 지나가기 전에 교토 동쪽의 길을 닦고 정리해서 도호쿠 정벌의 기틀을 마련하고 좋은 무기들과 괜찮은 병사들을 오사카로 이동을 시켜라!”

“네, 알겠습니다, 주군.”


히데요시의 명령을 받은 가신들은 자신들의 병사들을 불러 모아 서둘러 도로를 재정비 하도록 시켰다. 병사들은 빠른 속도로 동쪽의 길을 평평하게 다지고 큰 돌덩이들이 도로 위에 없도록 하였다. 아울러 괜찮은 무기들이 있으면 농민들을 동원해 수레에 옮기도록 하였다.


「저기가 일본국의 관백전하가 있는 성입니까?」

"네, 곧 있으면 관백전하를 만나뵈실 수 있으실 겁니다."


길을 닦는 동안 조선통신사는 일본의 수도에 이미 도착해 있었지만 히데요시는 여러 가지 핑계를 대면서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는 조선의 서신에 곧 바로 답을 주지 않았으며 조선통신사 일행과 히데요시는 다섯 달이 지나서야 선조의 명을 직접 전달 할 수 있었고 서로 얼굴을 마주할 수 있었다.


고니시는 통신사 일행이 날씨가 초겨울 날씨가 쌀쌀해질 때 까지 히데요시가 나타나기를 기다리는 동안 동쪽의 길이 잘 닦였는지 확인하기 위해 길을 나섰다.


마을의 남성들을 동원해 길을 열심히 닦다보니 금세 나고야를 지나쳐 나가시노 성까지 도착을 했다. 오사카에 조선통신사 소식을 전하기 위해 올라왔던 고니시는 히데요시의 명령을 받아 중간상태 점검을 위해 일시적으로 동쪽으로 이동을 했다.



“아아, 아.”

“크크크, 하루 목소리가 낮아지기 시작했구나! 이제 어른이네 어른이야. 거기에 털도 나기 시작했니?”

“아빠! 지금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 거예요! 부끄럽게.”

“우리 아들 장가가도 되겠는데? 누구 좋아하는 여자아이는 없니?”

“엄마도 갑자기 왜 그러세요. 몰라요! 그만 물어보세요!”


열다섯 살이 된 하루는 키가 부쩍 자라나기 시작했으며 변성기가 오기 시작했다. 쌀쌀해 지기 시작한 계절 탓에 가족들은 모두 집에 모여서 쉬고 있었는데 하루의 사춘기를 바라본 부모님은 하루에게 장난으로 놀렸다.


하루는 부모님의 말에 부끄러웠는지 얼굴이 붉어졌고 버럭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화낸 이유가 하나 더 있었으니 하루는 옆집의 자신보다 세 살 어린 하나를 짝사랑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휴 짜증나! 잠깐 나갔다 올게요.”

“추운데 어딜 나가려고? 따뜻하게 옷 하나 더 걸치고 나가.”

“냅둬, 알아서 입고 나가겠지. 우리 때문에 삐졌다고 가출하진 말거라! 추운데 밖에서 고생하는 거 아니니까.”

“잠깐 바람만 쐬고 들어올 거예요!”


하루는 갑자기 부쩍 자라버린 자신의 모습을 부모님에게 계속 보여 지는 것이 부끄러웠는지 밖으로 걸어나왔다. 밖에 나오자 하나의 어머니와 함께 빨래를 하고 돌아오던 하나가 자신을 바라보며 인사를 건넸다.


“하루 오빠! 안녕! 추운데 어디 가는 거야?”

“어? 어어, 하나야 안녕. 아주머니랑 빨래하고 돌아오는 거...니?”


하루는 하나의 두 눈을 직접 바라보지 못하고 쭈뼛쭈뼛 거리면서 말을 꺼냈다. 예전에는 이러지 않았는데 사춘기가 오기 시작하니 그리고 하나가 마음에 들기 시작하니 어느 순간부터 하나와 말을 할 때 어색한 행동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 모습을 바라보던 하나의 어머니는 사춘기 소년이 자신의 딸을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을 재 빨리 눈치를 챘고 살며시 손으로 입을 가리며 피식 웃었다.


“하루야 안녕? 이야 맨 날 어린 어린 아이인 줄 알았더니 이제는 아줌마보다 키가 훨씬 크네? 목소리도 제법 굵어졌고 말이야! 우리 하나를 너한테 시집보내도 되겠어?”


아주머니는 하나를 시집보내도 되겠다고 농담을 한 것이지만 하루는 이 말을 듣고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그리고 말을 어버버 거리면서 고개를 저었다. 하나도 다른 또래 아이들 보다 키가 크고 용모가 수려한 하루가 멋있었고 마음에 있었는지 고개를 푹 숙였다.


“그 그게 무슨 소리에요! 아이참 집에서도 부모님이 저 보고 놀려서 나온 건데 아주머니까지 이러시면... 에잇”


하루는 부끄러움을 이기지 못하고 뒷산으로 뛰어 올라갔다. 마치 그 모습은 겁먹은 사슴이 도망치는 모습과도 같이 재빠르게 도망을 갔다.


“휴,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요즘 들어서 내 변화된 모습을 가지고 너무들 놀리시는 거 아니야? 어휴, 여기서 조금 쉬었다 내려가야겠다.”


하루는 어느 정도 높이 산속에 올라오자 가쁜 숨을 내쉬면서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며 걸어가기 시작했다.


초겨울의 산에는 대부분의 나무들이 낙엽이 져서 잎이 가지에 몇 장 남지 않은 채 떨어져 있었고 땅은 아침에 살짝 서리가 내렸다가 녹은 푹신푹신한 땅이었다. 여기저기 아직 떨어지지 않은 잘 익은 열매들도 달려 있었고 수많은 가을동안 열렸던 풍성한 열매들이 나무 아래 떨어져 있었다.


주변을 둘러보며 천천히 산속을 걸어가던 하루는 갑자기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한편으로는 부끄러웠는지 얼굴이 붉어지기도 했다.


“그래! 여기 떨어져 있는 도토리와 빛깔 좋은 낙엽 그리고 예쁜 돌들을 주워서 하나에게 머리장식을 만들어 주어야겠어!”


오랫동안 하나를 짝사랑해서 인가? 아니면 부모님과 하나의 어머니가 가끔가다 장난으로 장가가고 시집보내야겠다고 장난을 쳐서 그런 것인가? 하루의 마음속에는 올 겨울이 지나가기 전에 하나에게 고백을 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겨났다.


하루는 우선 크기가 일정하고 표면이 매끈한 도토리 여섯 개 정도를 나무아래에서 주워 모았다.


그리고 나무들 아래에서 색깔이 곱고 얼룩덜룩한 점이 없으며 적당히 잘 마른 고운 낙엽들을 주어 모았다.


마지막으로 제일 중요한 것은 주변에서 고운 돌멩이를 찾는 일이였다.


“아니야, 이 돌은 반짝거리기는 하지만 주변에도 많이 널려 있는 걸? 저 돌은 색깔은 고운데 너무 작아서 좀 그렇고. 아니 괜찮은 돌이 없나?”


그렇게 한 시간쯤 땅을 헤집고 다니자 드디어 하루의 마음에 쏙 들고 하나도 좋아할 만한 돌멩이를 찾을 수 있었다.


“오! 이 돌 괜찮은 데? 크기랑 모양도 적당하고 흰색 사이에 녹색이 오묘하게 석여있는 것이 정말 멋진걸!”


하루가 발견한 돌은 다름 아닌 옥돌이었다. 최상급의 옥이 아닌 길에서도 발견할 수 있는 옥이였지만 하루가 발견한 옥은 흰색 바탕에 녹색 빛의 옥이 적절하게 섞여서 우아한 자태를 뿜어내고 있는 옥돌이었다.


“좋았어! 이제 이 돌멩이를 예쁘게 갈고 다듬어야겠다.”


하루는 자신의 찾은 돌멩이와 낙엽 도토리를 양손에 들고 와 바위에 앉았다. 하루는 자신이 주어온 돌멩이를 바위에 살살 문질러서 갈아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옥돌이라 쉽게 갈리지 않았고 하루는 붙잡고 어떻게는 자신이 원하는 모양으로 돌을 갈아내기 위해 사정을 했다. 몇 시간을 붙잡고 있었지만 날카로운 부분들을 뭉뚝하게 만들었을 뿐 자신의 원하는 모양으로 만들어 내지는 못했다. 해는 서쪽으로 기울어가고 있었다.


“젠장! 이렇게 오래 걸릴 줄은 몰랐는데. 내일 와서 계속 만들어야겠다.”


하루는 큰 낙엽을 주워서 자신이 주운 것들을 담아냈고 잘 감쌌다. 그리고 자신이 앉아있던 바위 옆에 구덩이를 파서 꼼꼼히 묻어 놨다.


“좋았어! 내일은 아침 일찍 나와서 만들어야겠다.”


하루는 서둘러 옷을 털고 산을 내려와 집으로 돌아왔다.


“다녀왔습니다.”

“그래, 머리는 좀 식혔니? 낮에는 아빠가 미안했다. 자 저녁이나 먹자구나.”

“아니요. 뭘 그런 거 가지고요.”

“어? 그럼 계속 놀려도 된다는 소리니?”

“아니요!”


따뜻한 방안에서 하루의 가족들은 평화롭게 밥을 먹었고 그렇게 하루가 또 저물어 갔다.


다음날 아침 하루는 아침을 먹자마자 뒷산으로 뛰어올라갔다.


“어디보자. 어디에다 내가 어디에다 묻어놨지?”


하루는 자신이 앉아서 돌을 갈았던 바위를 찾아냈고 땅을 짚으며 자신이 묻어낸 곳을 발견했고 낙엽을 풀어 돌멩이를 꺼냈다.


그렇게 하루 이틀 돌멩이를 가느라고 하루는 아침을 먹자마자 집 밖으로 나왔고 매일 쌀쌀한 초겨울 날씨에 손이 시린지도 모르고 하나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하겠다는 생각에 열심히 옥돌을 갈고 또 갈았다.


“요즘 아침마다 어디를 그렇게 열심히 다니는 거냐? 애인이라도 생긴 거야?”

“아니에요! 애인은 무슨 말이 되는 소리를 하세요!”

“음... 애인이 아니면 어딜 그렇게 열심히 싸돌아다니는 건데 아빠가 궁금해서 그래?”

“에이 몰라요! 그런 게 있어요!”


하루는 부끄러운 표정을 지었고 이 모습을 바라보는 부모님은 낌새를 눈치 채고 피식피식 웃었다. 하루는 부끄러웠는지 재빨리 밥을 입에다 우겨넣고 이부자리를 편 다음 일찍이 누었다.


다음날에도 하루는 돌을 갈기 위해 산으로 올라갔다. 돌멩이는 차츰 하루가 원하는 모양으로 가공이 되었고 열흘가까이 고생을 한 결과 드디어 동그랗고 뽀얀 작은 호두알맹이 만한 옥구슬이 만들어졌다.


“좋아 이제 연결만 하면 끝이 나겠군!”


하루는 완성이 된 옥구슬과 도토리 낙엽들을 집에서 가져온 튼튼한 명주실을 이용해서 하나씩 엮어 나갔다. 도토리에 작은 구멍을 뚫어서 연결을 했고 옥돌은 명주실을 상하좌우로 짱짱하게 여러 번 묶어서 고정을 했다. 명주실에 땅위의 넝쿨을 뜯어 아름답게 칭칭 감았고 양옆을 낙엽으로 장식을 했다.


“됐다! 드디어 다 만들었다!”


가운데 옥돌을 가운데로 해서 좌우로 도토리 3개가 위치했으며 깔끔하게 잘 감긴 넝쿨줄기와 양옆에 장식된 낙엽은 하루의 마음에 쏙 들었다.


“히히, 하나도 좋아해야 될 텐데. 그나저나 고백은 어떻게 하지 막상 고백하려 하니까 마음이 떨리는 걸?”


하루는 만들어진 머리장식을 자신의 머리에 살짝 올려놓아 본 뒤 만족해하며 산에서 천천히 내려왔다.


산에서 내려오는 동안 하루는 멀리서 말을 타고 오는 높으신 분의 행렬을 바라보게 되었다.


그는 다름 아닌 고니시 유키나가 예전에 검지(땅을 측량)와 도수령(무기를 회수하라는 히데요시의 명령)으로 온 하급 무사들이 모시던 주군이었다.


“세상에 나한테 또 한 번의 기회가 찾아오는 건가!”


하루는 하나에게 고백하는 것에 대해서 설레고 마음이 두근거렸지만 갑자기 등장해 나가시노 성으로 다가오고 있는 높은 분을 바라보며 아직 마음 한쪽에 남겨 두었던 무사의 꿈을 이룰지도 모른다는 희망이 다시 생겨났다.


작가의말

저도 연애 좀 해보고 싶어요. ㅠㅠ


(죄송합니다. 겨울이라 작성을 했는데 조선통신사 방문의 시대적인 순서 때문에 겨울이라는 단어를 삭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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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5.전운의 조선(4) +2 18.05.18 675 3 9쪽
24 24.전운의 조선(3) 18.05.18 736 3 11쪽
23 23.통신사와 히데요시 18.05.16 678 3 12쪽
22 22.무사의 길(2) 18.05.16 706 3 7쪽
21 21.무사의 길(1) 18.05.15 760 4 9쪽
» 20.하루의 짝사랑 +2 18.05.15 776 5 12쪽
19 19.전운의 조선(2) 18.05.14 737 3 8쪽
18 18.전운의 조선(1) 18.05.14 855 4 11쪽
17 17.좌절된 하루 18.05.14 811 3 10쪽
16 16.수상한 낌새 18.05.13 853 3 11쪽
15 15.전국통일의 꿈 18.05.12 850 4 9쪽
14 14.하루의 꿈 18.05.12 866 4 10쪽
13 13.고통받기 시작한 조선 18.05.12 910 3 8쪽
12 12.파죽지세 풍신수길! 18.05.11 906 4 11쪽
11 11.무너지는 오래된 평화(2) 18.05.11 972 3 8쪽
10 10.무너지는 오래된 평화(1) 18.05.10 1,102 4 11쪽
9 9.만능통역사 18.05.10 1,270 4 12쪽
8 8.마리이? 마리오! 18.05.09 1,290 7 11쪽
7 7.주군의 복수전 18.05.08 1,501 8 9쪽
6 6.하극상 18.05.08 1,644 7 9쪽
5 5.혜성 18.05.07 1,873 9 11쪽
4 4.수확 속의 아이 18.05.07 2,149 9 11쪽
3 3.평화 속 언쟁 18.05.05 2,780 8 10쪽
2 2.나가시노 전투 18.05.03 3,866 12 12쪽
1 1.재앙을 품은 아이 +3 18.05.03 6,747 2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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