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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니 님의 서재입니다.

잘 살았소이다.(힘들었지만)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퓨전

완결

별별조니
그림/삽화
조니
작품등록일 :
2018.05.03 08:29
최근연재일 :
2020.01.03 13:00
연재수 :
171 회
조회수 :
82,428
추천수 :
345
글자수 :
882,289

작성
18.05.14 12:00
조회
855
추천
4
글자
11쪽

18.전운의 조선(1)

DUMMY

[1588년 무자년 사흘 동안 한강의 강물이 붉은 모습을 띠었다. -징비록 녹후잡기-]


[1588년 일본에서 대마도주인 소 요시토시를 비롯한 일본의 사신들을 조선에 보내왔다. -징비록-]


[소 요시토시가 조선으로 왔을 당시 서애 유성룡은 예조판서였고 일본 사신들을 맞이하는 일을 직접적으로 담당하였다. 조선에 조총이 들어온 것은 이 때가 처음 인데 소 요시토시가 각종 선물과 함께 조총 2자루를 선조에게 바쳤기 때문이다.]


“아이고 주인양반은 뭘 또 이렇게 잔뜩 옷에다가 묻혀놨데?”

“그러게 말이야! 어휴 서둘러 빨래나 하러 가자고?”


옥매와 여자 노비들은 잔뜩 쌓인 빨래를 하기 위해서 강가로 빨래와 빨래방망이를 들고 나왔다.


“에구머니나! 저것이 다 뭐야?”

“그러게 한강물이 왜 이렇게 붉지?”

“뭐야 저게 무슨 일이 있나?”


빨래를 하러 강가에 나온 여인들이 모두 당황을 하며 웅성웅성 거렸다. 갑자기 핏빛으로 물들어 버린 한강 백성들 사이에서는 괴상한 소문들이 퍼지기 시작했고 이 모습을 지켜본 조정의 신하들도 겁을 먹기 시작했다.


“만득이 자네, 그 소식 들었나?”

“그럼요. 한강이 아주 시뻘겋게 물들었다면서요?”

“이거야 원 이 나라가 이제 망하려고 하나보다?”


전쟁이 발생하기 4년 전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경고였을까?


“전하, 사흘 전부터 한강의 물이 핏빛으로 물들었다고 하옵니다.”

“뭐라? 사흘 동안이나 한강이 붉게 물들었단 말이오?”

“이에 도성 안에 있는 백성들이 크게 겁을 먹고 이상한 소문들을 퍼뜨리고 있사오니 한성부 판윤대감으로 하여금 큰 소동이 일어나는 것을 막게 하시옵소서.”


자연의 경고를 받아들은 선조는 불길한일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공포에 휩싸인 표정을 지으며 말을 꺼냈다.


“그리 하도록 하시오. 헌데 정말로 이 나라 조정과 백성들에게는 아무런 일도 발생하지 않는 다고 보장할 수 있소? 사흘 동안이나 한강의 붉게 물들었는데 말이오?”

“전하, 그것이 신들도 당황을 해서 부디 별 탈이 일어나지 않도록 종묘와 사직에서 더 충실하고 절실하게 선대왕들과 여러 하느님들께 빌어보는 수밖에 없다고 사료되옵니다.”


사흘 뒤 한강의 물은 다시 원래의 빛깔로 돌아왔고 며칠이 지나도 큰 일이 발생하지 않자 비로소 조선의 조정과 백성들은 안심을 했다.



“그래 야스히로, 조선에서 통신사가 온다면서 왜 지금까지 오지 않는게냐? 대마도에는 도착을 했느냐?”

“관백전하 그것이 조선 조정에서 사정이 생겨서 아직 출발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당연히 출발하지 않았겠지. 아니 아예 앞으로도 오지 않을 것이고 말이야?”

“네? 그것이 무슨 말씀이십니까.”

“야스히로! 조선으로부터 온 서신을 거짓으로 꾸며내서 나에게 가져오다니? 그러면 내가 모를 줄 알았더냐! 여봐라 지금 당장 야스히로의 목을 쳐라!”


귤강광은 조선에서 통신사파견을 하지 않겠다는 사실을 듣고 난 뒤 도요토미 히데요시에게 조선에서 통신사가 올 것이라는 거짓 서신을 만들어서 그에게 받쳤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도 통신사는 일본으로 파견되지 않았고 이에 수상함을 느꼈던 히데요시는 해당 문서가 위조되었단 사실을 알고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결국 귤강광은 관백을 속인 죄로 인해서 그 자리에서 목이 날아갔고 화가 난 히데요시는 가쁜 숨을 내쉬고 있었다.


“당장 조선에 새로운 사신을 보내 통신사를 보내올 것을 요청하여라.”

“알겠습니다, 관백전하!”

“아, 고니시 자네의 사위가 대마도주라고 했나?”

“네 주군, 제 사위 소 요시토시는 대마도주의 아들입니다.”

“마침 잘 되었군. 직접 대마도주의 아들을 보낸다면 조선에서도 쉽게 우리의 청을 거절하지 못할 것이야. 내 편지를 써서 줄 터이니 그 편지를 조선 왕에게 다시 전하라고 해!”



그리하여 일본은 소 요시토시를 중심으로 한 사신단을 꾸려서 다시 조선으로 보냈다. 새로운 사신단은 한양에 도착을 하였고 선조를 알현하기 위해 입궐을 했다.


“전하 일본에서 온 사신단 이옵니다.”

“들라하라.”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우아하게 빛이 나는 일월오봉도 앞에 우아하게 앉아서 일본에서 온 사신들을 내려 보았다.


「대마도주의 아들 소 요시토시 관백전하를 대신해 전하께 인사를 올리옵니다.」


소 요시토시와 일본의 사신들은 선조 앞에서 정중히 고개를 숙여 절을 올렸다. 이번에는 또 무슨 요구를 해 올지 선조는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그들을 경멸하는 눈빛으로 내려다보았다.


“먼 길 오시느라 수고가 많았소.”

「예, 이것은 저희 관백전하께서 보내신 친필편지 이옵니다. 부디 이 자리에서 의사를 밝혀주시옵소서.」


선조는 편지를 받아들어 펼쳤고 찬찬히 읽어 내렸다. 이번에는 저번보다 훨씬 부드러운 문장으로 편지는 구성되어 있었다.


[조선의 임금께 간절히 요청합니다. 우리 일본과 조선이 직접적인 교류가 끊어진지 100년이 넘었습니다. 이에 통신사를 요청을 했는데 사정이 있으신지 거절을 하셨더군요. 해서 이번에는 바닷길을 잘 아는 대마도주의 아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사신단을 꾸려 조선 조정에 보내오니 부디 통신사를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번에는 저번보다 부드러운 문장으로 글이 써져있었기에 선조는 평안하게 편지를 읽었다. 애초에 이 서신은 히데요시의 편지를 받아들고 그의 거만한 문장에 거절할 걸 짐작한 소 요시토시가 문장을 부드럽게 고쳐 쓴 편지였을 테니 말이다.


“그래, 일본으로 조선통신사를 파견해 달란 말이오?”

「그렇습니다. 저희 일본의 간절한 청을 들어주십시오.」


소 요시토시는 귤강광처럼 자신의 목도 날아갈지 모른다는 공포 때문인지 반드시 통신사를 파견할 수 있도록 정중하게 고개를 숙여 부탁을 했다.


“좋습니다. 헌데 내 아직 일본을 믿지 못하겠으니 과인도 한 가지 부탁을 해야겠소.”

「무엇입니까? 통신사를 위해서라면 반드시 들어주겠습니다.」

“지방의 고을을 약탈하고 일본으로 도망간 사을배동과 그의 무리들을 붙잡아 처벌할 수 있게 그들을 조선으로 귀환시켜 주시오.”

「하하하! 그것이라면 쉽습니다. 금방 죄인을 돌려보내 드리죠.」


약 2달 뒤 소 요시토시의 약속대로 사을배동과 그의 10여명의 무리들을 붙잡아 조선으로 소환시켜주었다. 이에 조선 조정은 이번에 온 사신들에 대한 신뢰가 생겨났고 다시 일본 사신을 조선으로 불러냈고 한양에 도착한 일행을 유성룡이 맞이하게 되는데


“아, 공께서 우리 조정의 부탁을 금방 들어주시다니 정말로 고마울 따름입니다.”

「아닙디다. 양국의 관계를 위해서는 당연히 해야 될 일이죠. 자 이것은 주상전하께 바칠 선물입니다.」


일본 사신일행이 들고 온 수레를 보니 다양한 물건들이 실려 있었다. 공작새 두 마리를 비롯하여 다양한 일본에서 만든 창검들이 실려 있었다.


“아주 좋은 선물들을 많이 준비해오셨군요? 근데 저 상자 안에 들은 것은 무엇입니까?”

「이것 말입니까? 애들아 내려서 대감께 보여 드리거라!」


두 명의 병사가 나무상자의 양 끝 손잡이를 잡고 유성룡 앞에 상자를 가져다 놓았다. 그리고 나서 상자의 덮개를 열었다. 안에는 두 자루의 잘 만들어진 조총이 들어 있었다.


“오호, 생전 처음 보는 물건입니다. 이것은 무엇입니까?”

「철포(조총)이라고 합니다. 화약을 집어넣고 탄환을 발사하는 화약무기지요. 실력이 좋은 사수라면 나는 새도 맞출 수 있습니다.」

“우와, 일본에서도 이런 신비로운 신무기를 가지고 있었군요? 좋습니다. 일단 주상전하께서 귀공들을 위해 성대한 잔치를 마련해 주셨으니 궐 안으로 드십시다.”


선조는 저번과는 달리 한층 부드러워졌고 조선 조정이 부탁한 일도 빠른 시일 안에 해결해 준 소 요시토시와 사절단이 마음에 들었다.


소 요시토시는 선조를 정중하게 알현하였고 선조는 일본 사신들을 반갑게 맞이하였다. 요시토시는 일본에서 자신이 가져온 선물을 선조에게 바쳤다.


“그래, 이것들이 다 무엇이오?”

「일본에서 가져온 선물입니다. 마음에 드실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공작을 비롯해서 최상품 무기들과 기타 다양한 것들을 준비해 봤습니다.」

“고맙소. 과인이 기쁘게 받겠습니다. 자 먼 길까지 오시느라 노고가 많으셨소. 내 그대를 위해 좋은 말 한필을 내려 주겠소.”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조선측에서는 조선에 온 소 요시토시와 사신들을 위해 환대한 잔치를 벌였다. 수십 명의 악공들이 웅장한 음악을 연주했고 또 수십 명의 여인들이 춤을 췄다. 그렇게 즐겁게 시간을 보냈다 앞으로 적이 되어 돌아올 자들과 함께.



“아니 뭐 저렇게 궁궐에서 밤까지 요란한 음악소리가 흘러나온데?”

“말도 마라, 일본에서 온 사신들에게 연회를 베풀어 주는 것이겠지.”

“아, 며칠 전에 도성에서 행렬을 갖춰 걸어간 그 이국적인 복장을 한 사람들?”

“에휴, 왜놈들한테 잔치를 베풀어 줄 시간에 우리들한테 쌀 한 톨이라도 더 주면 얼마나 좋냐?”


갑자기 마루가 버럭 화를 내며 말을 꺼냈다.


“아버지! 높으신 분들이 우리 같은 노비들의 처지를 생각은 해주겠습니까?”

“어허, 요놈 봐라. 너도 이제 머리가 커져서 세상 드러운 거 알기 시작했나 보구먼.”

“당연하죠? 맨 날 부려먹고 괴롭힘 당하는 것이 우리 노비들 아니겠습니까?”

“허허, 짜식 어린 줄만 알았는데 열세 살 되니까 말도 참 잘한다. 코에 수염도 나기 시작했고 말이야 낄낄낄.”

“어르신! 놀리지 마세요!”


멀리 궁궐에서 희미하게 들려오는 음악소리를 들은 마루와 그의 아버지 만득이 그리고 동료 노비들은 그렇게 세상을 욕하면서 저녁식사를 이어 나갔다.



“그래, 그대들에게 통신사를 보내주도록 하겠소.”

「그 말이 사실입니까?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내 이 일은 통신사 파견의 중요성을 알리며 여러 번 상소를 올렸던 대제학 유성룡의 뜻을 따른 것이니 그에게도 감사의 말을 올리도록 하시오.”

「감사합니다. 예판대감!」


조선측에서 일본에 통신사를 파견하겠다는 말에 소 요시토시와 일행들은 고개를 숙여 선조에게 큰절을 올렸다.


“내, 통신사와 관련된 방침들은 여러 대신들과 상의해서 빠른 시일 내에 내려주도록 할 터이니 귀공께서는 크게 염려치 마시오.”

「전하!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일본에서 온 사신들은 큰 목소리로 선조에게 감사의 인사를 보냈으며 궁궐에서 퇴청을 하였다.


드디어 히데요시의 요청에 따라 조선의 통신사가 파견되는 것이 허락되었다.


이후 통신사는 장시간에 거쳐서 당시 일본의 수도였던 교토까지 다녀오게 되는데 다녀온 뒤 통신사들의 의견이 서로 일치하지 않아 조선의 조정은 큰 혼란에 빠지게 된다.


작가의말

음... 나도 일본 가보고 싶다.


(수정 도쿄가 아니라 교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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