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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i*** 님의 서재입니다.

해병 조선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전쟁·밀리터리

완결

2inro
작품등록일 :
2023.10.03 22:51
최근연재일 :
2024.02.02 17:15
연재수 :
11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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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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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7
글자수 :
662,263

작성
23.10.10 18:05
조회
7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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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글자
13쪽

7. 해병대 창설!

DUMMY

*실제 역사와 많이 다를 수 있습니다.



해병 조선 7 - 해병대 창설!




“병사님! 병사님!”


우당탕하는 소리와 함께 황고출이 들어왔다. 직급도 있는 사람이 체면 같은 건 신경도 안 쓰나?


“이른 아침부터 왜 그리 호들갑이냐?”


“군무 감찰이 떴습니다! 관찰사를 조지고 곧 여길 조지러 옵니다!”


느닷없이 군무 감찰이라니. 최소 2주 뒤에는 반응이 올 줄 알았는데, 하필이면 관찰사에 감찰 녀석이 있었다니. 아마 리카르도에 관해 전해 듣고 부랴부랴 오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괜찮다. 이미 준비는 끝났다.


“준비됐나, 황?”


“물론입니다.”


우리는 각자 지정된 곳으로 향했다. 내가 향한 곳은 건설이 거의 끝나가는 조병창이다. 조병창 옆에서는 상복을 입은 리카르도와 뒷돈을 주어 참석케 한 타락 양반들이 전통적인 예법에 맞춰 제사 지낼 준비를 하고 있었다.

곧 군무 감찰대가 도착했다. 예상대로 그들은 내가 있는 곳으로 곧장 왔다.


“저 자가 그 자입니까?”


나보다 직급이 한참 낮은 사람이지만 전혀 두려워하는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어째서 정6품 따리가 먼 영변까지 왔는지는 몰라도 용기는 대견하다.


“조선말로는 ‘이 가루도’라고 부르네.”


“네? 저 자는 대체 뭘 하고 있는 겁니까?”


어이 없어하는 감찰관이 묻자 내가 대답하기도 전에 리카르도가 먼저 반응했다.


“따흐흑!”


“어째서 저리 서글피 우는 겁니까?”


이제부터 연기 제대로 해야 할 차례다. 일단 얼굴을 한 번 돌려 최대한 슬픔 가득한 표정으로 바꾼 후 한숨을 푹 내쉬었다.


“공사 중에 인골이 발견됐는데, 이가루도의 먼 조상의 인골이라는 게 밝혀져 제사 중이네. 이가루도는 조상의 흔적을 찾고자 혹독한 여정을 견뎌내며 동쪽의 머나먼 곳으로부터 온 것이라네.”


감찰관은 못 믿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분명 의심은 들 것이다. 하지만 계속 보다 보면 혼란이 올 것이다. 양반을 매수했으니 전통적 장례법에 실수가 있을 리가 없다. 리카르도 역시 나름 열심히 연습했다.

리카르도의 정체성에 관해 혼란이 오기 시작할 테니 내가 부채질을 해 줘야 했다.


“먼 옛날 저들의 조상은 조선 땅에서 북으로 올라간 후 거친 해협을 건너 동방의 풍요로운 땅에 정착했네. 시간이 많이 흐름에 따라 언어, 피부색, 골격이 조선인과 많이 달라졌으나 여전히 공통된 조상의 흔적을 엿볼 수 있네. 저 자의 검은 눈을 보게.”


“음···”


감찰관은 리카르도의 검은 눈동자를 보더니 깊은 생각에 잠겼다. 이제 여기에 결정타를 날릴 차례다.


“그리고 저들의 언어에서도 확인해 볼 수 있네. 마침 장례가 거의 끝나가니 확인해보게.”


곧 장례가 끝나자 리카르도는 감찰관에게 다가가 공손히 인사했다. 그는 외국인이 조선의 예법대로 인사하자 깜짝 놀랐다.

나는 리카르도에게 조선에 돌아와 기분이 어떤지 물었다. 그러자 그는 미리 준비한 대답을 꺼냈다.


“조선 es Nechib. Tazota.”


“!!!!”


분명 다른 말이지만 조선말로 들렸는지 감찰은 깜짝 놀랐다. 역시 멕시코 원주민 언어를 사용하라 하길 잘했다.


“조선은 내 집인데, 이제 도착했으니 다 좋다는 뜻이네. 먼 옛날 갈라진 조선의 흔적을 찾아 기쁜가 보오.”


감찰관은 리카르도 앞에 마주 서더니 이윽고 눈시울을 붉히며 입술을 파르르 떨었다.


“흐흑! 그런 이야기가 있는 줄 몰랐네. 효심이 정말 지극한 자일 줄이야. 내 조정에 잘 이야기해둘 테니 자네는 자식된 도리를 다하게.”


“깜싸함니다.”


-아니, 이딴 게 통한다고?


오신은 믿어지지 않는다는 듯이 반문했다.

감찰관은 그의 두 손을 꼭 잡아 칭찬을 아끼지 않고는 별말 없이 자리를 떠났다. 리카르도는 점점 작아지는 감찰관의 뒷모습을 보며 내게 물었다.


“원래 조선 관리들은 이렇게 멍청합니까?”


“이정도일줄은 몰랐습니다.”




감찰관이 떠나고 자리를 정리했다. 양반들에게는 미리 약속한 만큼의 액수를 챙겨주었다. 입단속 비용도 필요하다 보니 은근 많은 돈을 써야 했다. 그래도 리카르도를 지켰으니 나는 만족했다.


“자, 이제 새로 뽑은 총 가지고 군사 훈련소로 가봅시다.”


수레에 플린트락 머스켓 다섯 정과 총알, 화약을 실은 후 훈련장으로 향했다. 넓은 부지에 새롭게 완공된 군사 훈련소 건물이 우두커니 서 있었다. 연병장에는 신병들이 황고출과 그의 교관들의 인솔 하에 집결해 있었다.


“이제부터 너희가 사용할 총이다! 플린트락 머스켓이라는 녀석이다. 한때 조선에도 들어왔지만 여러 한계로 끝내 채택되지 못했지.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이제부터 10식 머스켓이라 부를 테니 잘 보도록.”


수레에서 갓 나온 따끈따끈한 머스켓을 꺼냈다. 무관들이 가장 큰 관심을 보였다. 플린트락 머스켓이 예전부터 존재해왔다는 사실을 전설처럼 듣기만 하다가 직접 보는 거니 신기할 테다.


“공방에서 성능 좋은 부싯돌을 다수 확보했고, 총기 제작에 필요한 기술도 확보했다. 그 양이 한계가 있지만 적어도 200명의 훈련병을 전부 무장시키는데 문제는 없을 것이다.”


그들은 내 말을 듣자마자 얼굴이 환하게 밝아졌다. 기존 화승총보다 개량된 무기를 주겠다는데 마다할 군인이 어디 있겠는가?


“리카르도 씨, 시작하시죠.”


리카르도가 능숙하게 머스켓을 장전하기 시작했다. 과연 숙련자답게 복잡한 장전 절차를 순식간에 해냈다.

조선인들은 장전 절차가 더 간소화됐다며 좋아했지만, 나는 덜컥 겁부터 났다. 나도 머스켓 사용법을 익혀야 하긴 하는데 리카르도처럼 뚝딱 할 수 있을까?


“쏴!”


-타앙!


방아쇠가 당겨지자 우렁찬 총성과 함께 총알에 명중된 과녁이 흔들렸다. 병사고 무관이고 할 것 없이 그의 사격 실력에 감탄했다. 웬만한 조선 명사수와 버금가는 실력이다. 만약 그가 세 발 만발 사격 시험을 본다면 100% 합격하리라.


“착검!”


이번에는 세트로 생산된 기다란 총검을 두려워하는 끼웠다. 그리고는 총기 제식을 선보였다. 다행히 내가 군에서 배운 총기 제식과 크게 다를 게 없어 금방 익힐 듯했다.


“이제 이해가 갑니다. 어째서 장창병이 따로 필요가 없는지를요. 총검을 끼우니 머스켓 자체가 위협적인 창이 되는군요. 이러면 굳이 병과를 나눠서 육성할 필요 없이 포수만 집중적으로 육성할 수 있겠습니다.”


황고출은 내가 따로 말해주지 않아도 알아서 눈치챘다. 정말 훌륭한 부관이다.


“오호, 기존 조총보다 장전 과정이 단축됐고, 어깨 견착이 가능해 명중률도 개선됐습니다. 또한 화약 접시가 노출되어 있지 않아 바람이 부는 환경을 극복할 수 있군요!”


옆에 있던 원규둘 두려워하는 지지 않겠다는 듯이 자신의 관찰한 바를 읊었다. 평안병마절도영에 문관이든 무관이든 이와 같은 인재가 많으니 마음이 절로 편해졌다.


“리카르도 씨, 1분에 쏘실 수 있을 만큼 최대한 쏴주시죠.”


내가 부탁하자 그는 심호흡한 다음 재빠르게 장전과 사격을 진행했다. 명중률은 두려워하는 않았다. 장전이 되는 대로 발사하다 보니 분당 네 발을 쐈다. 영상으로만 보던 숙련자의 장전을 옆에서 직접 보니 감탄이 절로 나왔다. 나도 빨리 배워야겠다.


“와~”


“이걸로 무장하면 정말 강력한 군대가 되겠군.”


함께 관람하던 교관들과 다른 무관들 모두가 감탄을 금치 못했다. 리카르도는 괜히 어깨가 으쓱해져 씩 웃었다.


“이제부터 너희는 훈련이 종료될 때까지 이곳에서 생활할 것이다. 총은 지금 생산 중이라 당장 모두가 사용할 수는 없지만 최대한 빠르게 확보하여 곧 모두가 개인 화기를 가질 수 있도록 해주겠다.”


“네!”


남자 아니랄까봐 다들 총 받을 생각에 신이 났다. 나는 황고출과 리카르도를 따로 불러내 할 일을 알려주었다.


“이제부터 여길 군사 훈련소라고 부르겠네. 황우후 자네는 이제부터 훈련소장을 맡아주게. 자네가 맡던 일부 업무는 이관토록 할 테니 걱정 말고, 리카르도 씨는 훈련소 부소장으로서 새로운 군에 필요한 전술을 함께 연구하고, 교관들을 교육하는데 주력해주세요. 단, 구타는 엄격히 금합니다. 어떠한 부조리도 금합니다. 엄격히 교육하는 것은 중요합니다만 교육과 부조리한 것은 다름을 인지해주십시오. 자네도 말일세.”


나는 지금은 잘 작동하는 오른쪽 귀를 만지작거리며 둘에게 부탁했다. 그들은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사열을 1차 목표로 잡고 훈련 진행토록 하겠습니다.”


“그리해주게. 거창하게 할 생각은 없고 짧게 진행할 예정이니 필수 군사 훈련도 빼먹지 말아 주게. 그리고 조만간 저들을 위한 언문 선생들이 투입될 테니 그리 알게.”


군인의 군사 훈련은 중요하다. 하지만 더욱 잘 싸우기 위해서는 글을 읽을 줄 알고 창의적이어야 한다. 이번에 모집한 병사 중 대부분이 문맹이라 돈을 들여 언문을 가르칠 사람을 섭외해야 했다.


“수고들 해주게. 자세한 건 내 의도를 정리한 문서를 참조하면 될 걸세.”


함께 새로운 길을 개척할 동반자들이 다들 똑똑하니 큰 걱정 없이 일을 맡길 수 있었다. 특히 리카르도라는 군사 전문가의 등장은 내 500억 원 프로젝트에 얼만큼의 가속도를 붙여줄지 기대도 됐다.


“저, 그런데 한가지 제안 드려도 되겠습니까?”


우리를 함께 따라나온 병마평사 원규둘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아직 내가 많이 어려운 모양이다.


“뭔가? 말해보게.”


“병사님께서는 사실상 새로운 군부대를 창설하셨습니다. 그렇다면 그에 맞춰 새로운 부대명이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그의 말이 맞다. 새로운 총을 뽑았다는 것만 보고 흥분해 있던 탓에 가장 중요한 것을 잊을 뻔했다.


-오도, 첫날밤에 나와 상의한 ‘그것’을 할 생각인가?


‘내 이름은 김도오라고 몇 번이나 말하냐. 암튼 그거 맞아.’


나는 자신 있게 뒷짐을 쥐고 원규둘과 황고출에게 새로운 부대명을 알려주었다.


“타인을 해하는 적을 잡는 부대라는 의미에서··· 해할 해(害), 잡을 병(秉), 무리 대(隧)를 사용하여 해병대라 칭하겠다.”


“해병대!”


-따흐흑! 장하다, 오도 해병!


등 뒤에서 감동 받은 오신의 뜨거운 눈물이 느껴지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이걸로 끝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펄럭!


내가 직접 한땀 한땀 바느질하지는 않았고, 따로 주문한 해병대 부대기가 펄럭였다.

피와 강렬함을 상징하는 붉은 바탕에 검은 독수리가 날개를 펴고 있었다. 독수리 머리 위에는 한자로 ‘害秉隧’가 노란색 자수로 들어가 있었다. 부관들은 강렬한 부대기를 보고 크게 감동했다.


“병사님 말씀 들었는가? 이제부터 너희는 이제부터 자랑스러운 해병이다!”


“악!”


훈련병들이 기합 차게 대답했다. 부대 이름만 바꿨을 뿐인데 뜨거운 감정이 피어오르는 듯했다. 나는 물론 우리 모두 그것이 무엇인지 마땅히 정의 내리지 못했다.

하지만 우리는 설명 없이도 옆 사람과의 감정을 공유했고, 찬바람이 부는 연병장은 그 어느 여름 햇살보다 뜨거워졌다. 훗날 우리는 이를 ‘전우애’라고 부르게 된다.




조선 수도 한양 창덕궁




이른 아침, 창덕궁은 아침 조회로 시끌벅적했다. 각 부서의 관료들이 왕에게 그간 있던 일을 보고하고 안건을 논의하며 바쁜 하루의 시작을 알렸다.


“그건 그리하도록 하고. 병조판서께서는 특별히 보고할 게 있다고요?”


“예, 전하. 평안 병마절도사 이해우에 관한 것입니다.”


“이해우 병사라면··· 얼마 전에 새로운 지방군을 시범적으로 편성해보겠다고 한 자가 아닙니까?”


병조판서 김이도는 얼마 전 그가 거두어들인 이가루도(리카르도) 건을 보고했다. 그러자 조정 대신들이 술렁였다. 훗날 순조라 불리는 젊은 왕 이공 역시 보고를 듣고 꽤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이에 영안부원군 김조순이 나섰다.


“전하, 벼락에 맞았다는 자가 갑자기 살아나 새로운 군대를 편제하는데 이어 서역인까지 들였습니다. 이러하니 그자에게 불순한 의도가 없는지 어찌 알겠습니까?”


“헌데 흥미로운 점이 있습니다. 사헌부 측에 따르면 그자가 조선인의 먼 후손이라고 합니다. 조선 말을 할뿐더러 장례도 법도에 맞게 치렀다고 합니다.”


병조판서에게서 나온 소식은 대신들을 다시 한 번 더 충격받게 만들었다. 이는 김조순의 강경한 태도에 약간의 변화가 생기게 할 정도였다.


“허나, 그들이 하려는 바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차라리 그들을 한양으로 불러 본심을 확인해보심이 어떠하신지요?”


“부원군의 말이 옳습니다. 그리 조치를 취해야겠군요.”


이공은 별다른 고민 없이 부원군의 말에 동의했다. 하지만 그는 몰랐다. 곧 있을 만남으로 그의 인생에 큰 변화가 생길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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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말

저렇게 엮는 거도 능력인듯ㅋㅋ;;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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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20. 2차 송림 전투!(1) 23.10.25 582 7 15쪽
20 19. 이때를 노렸어! +2 23.10.24 548 10 15쪽
19 18. 해병대 키우기! 23.10.23 555 9 15쪽
18 17. 반동이다! 23.10.20 563 11 14쪽
17 16. 아, 총각! +2 23.10.19 537 8 14쪽
16 15. 따흐흑, 황고출 해병님과 전우애! 23.10.18 557 10 13쪽
15 14. 대대 훈련! 23.10.17 578 12 12쪽
14 13. 대대 회의! 23.10.16 625 10 15쪽
13 12. 홍총각! 23.10.13 646 8 13쪽
12 11. 우리는 해병이다! +1 23.10.12 680 1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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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8. 사열! +2 23.10.11 753 10 15쪽
» 7. 해병대 창설! +2 23.10.10 795 12 13쪽
7 6. 리카르도 마···! +4 23.10.10 769 12 13쪽
6 5. 건설! 건설! 건설! 23.10.09 837 1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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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2. 기열찐빠 속오군!(1) +5 23.10.06 1,692 17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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