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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21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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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21
작품등록일 :
2022.05.11 12:25
최근연재일 :
2022.08.2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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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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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92,474

작성
22.05.11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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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5화. 미려와 주방 남자아이의 만남.

DUMMY

#5화.




낮의 뜨거웠던 사막의 열기는 온데간데없이 찬 기운만이 감도는 숙영지.

낮에 금의위 임호연 장군을 맞아 인사를 나누던 막장군이 초조한 듯 자기 손톱을 물어뜯으며 천막 안을 서성거리다 밖에서 “장군님 옥부관 왔습니다.”라는 경비병의 말에 짜증스러운 목소리로“들여보내.”라고 말하곤 천막 안으로 들어오는 옥부관을 보며 확 인상을 찡그린다.


“왜 이렇게 늦었나?”

“물량이 생각보다 많아서···. 죄송합니다.”

“본 사람은 없고?”

“네. 없습니다.”

“확실한 거지?”

“네.”

“우리의 목숨이 달린 일이네. 한치의 소홀함 없이 해야 할 것이야.”

“잘 알고 있습니다.”

“내 자네만 믿네. 그만 가보게.”

“그럼 쉬십시오.”


인사를 하고 천막을 나가는 옥부관.

옥부관이 나가자 막장군이 한숨을 쉬며 의자에 주저앉아 머리를 두 팔로 감싼다.


“그래 나라고 언제까지 이렇게 살 수는 없잖아. 다 잘 될 거야. 암 잘 되고말고.”


검은 야행복을 입고 어둠에 숨어 금의위 임호연 장군의 천막과 천막 주위를 경계하는 금의위 군인들을 관찰하듯 살피는 미려와 그런 미려를 멀리서 같은 야행복을 입고 어둠 속에 숨어 지켜보는 남자,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으며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그렇게 남자가 사라지고 반각 정도의 시간이 흘렀을까? 미려도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조심스럽게 천막 안으로 들어와 야행복을 평상복으로 갈아입는 미려, 자신이 선물한 장갑을 꼭 쥐고 자는 주방 남자아이를 보곤 자신도 모르게 흐뭇한 미소를 짓고는 꼭 안아준다.

그러자 답답한 듯 미려의 품에서 벗어나려는 주방 남자아이.

이에 벗어나지 못하도록 미려가 더욱 꼭 남자아이를 안는다.


온통 검은색 물결인 마교의 마검대 오십 명과 마검이 정파와 금의위가 지켜보는 가운데 숙영지로 들어선다.

딱각! 딱각! 천천히 말을 몰아 금의위 임호연 장군의 앞에 멈춰서는 마검, 사뿐히 말에서 내려선다.


“먼 길 오시느라고 고생하셨습니다.”


임장군을 쳐다보는 마검, 잠시 아무런 말 없이 임장군을 바라보다 “잘 부탁하네.”라는 짧은 말을 하곤 뒤돌아서 들고 있던 고삐를 한청에게 건넨다.


“곽부관. 마검님을 막사로 안내해 드리게.”

“네. 따라오시죠.”


곽부관이 마검의 반보 앞서 걷는다.

그렇게 곽부관을 따라 걸어가던 마검 앞에 정파 무림인 중 가장 앞에 서 있는 현무진인이 마치 오랜 벗을 만나는 듯“오랜만입니다.”라며 밝은 미소를 지어 보인다.

저벅! 마검이 걸음을 멈춘다.

그리곤 같잖다는 듯한 시선으로 현무진인을 쳐다보며“인사를 나눌 만큼 우리가 친했던 사이던가?”라고 되묻고는 다시 걸음을 옮기려 한 발 앞으로 내디디려다가 말을 건네오는 현무진인에 의해 걸음을 멈춘다.


“이 늙은이는 이제 죽을 날만 기다리는데, 나날이 발전하는 마검님을 보니, 보기 좋습니다. 그려.”

“흥! 말이 많아졌군.” 다시 걸음을 옮기며 두어 발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곽부관을 보며 “가지.”라고 말을 건넨다.

이에 굳은 표정을 지으며 다시 앞서 걸어가는 곽부관.

그리고 멀어져가는 마검을 보며 좀 전에 마검이 했던 말에 답을 하려는 듯 현무진인의 입에서 “늙었으니까요.”라는 혼잣말이 되뇐다.


남자아이가 주방에서 몰래 가지고 온 술과 안주를 펼쳐놓고 맛있게 저녁을 먹는 미려와 주방 남자아이.

해가 떨어져 점점 어두워지자 남자아이가 일어나 천막 안에 있는 촛불 두 개에 불을 붙인다.


“근데 누나! 원래 여기에 있던 사람들은 다 어디 갔어?”


갑작스러운 남자아이의 질문에 술병을 주둥이 채 입에 대고 벌컥! 벌컥! 술을 마시다 사리가 걸린 듯“헉···. 헉···. 어···. 나도 몰라”라며 가슴을 두드린다.


“그럼 비어 있었던 거야?”

“어! 어. 비어 있었어.”

“그렇구나. 난 또 누나가 죽였나 해서···.”

“됐고. 넌 언제부터 그렇게 어지럽고, 이상했던 거야?”

“어! 그게···. 아마 여섯 살 때인가, 정확히 기억은 안 나는데. 하여간 어렸을 때 갑자기 어지러웠던 것 같아.”

“너 진짜 모든 게 느리게 보인다는 말이 사실이니?”

“어.”


순간 팔을 옆으로 뻗어 무공을 펼치듯 빠르게 손가락을 폈다 오므리는 미려.


“몇 개야?”

귀찮다는 듯 “세 개.”

“우와∼ 정말 신기하다. 너! 어떻게···. 하여간 신기한 애야 넌.”

“신기한 것도 많네.”라고 말하다가 슬쩍 미려의 눈치를 살피며“근데 누나! 정말 원정대 따라갈 거야?”라며 입술을 삐쭉 내민다.

“어. 부 숙수에게 말해 뒀지?”

“응, 말은 해 놨어. 근데 누나 안 가면 안 돼? 거기 들어가면 다들 죽는다는데.”

빈 술잔을 불쑥 남자아이에게 내미는 미려, “죽기는, 술이나 따라.”

“누나 진짜야! 저번에 들어갔던 사람들도 아직 아무도 거기서 못 나왔어. 거기 들어가서 지금까지 살아서 나온 사람 단 한 사람도 없다니까! 못 믿겠지? 근데 사실이야. 내가 내 이 두 눈으로 똑똑히 봤다니까.”

“알았다고. 근데 그래도 난 가야 한다고요.”

“누나가 잘 몰라서 그러는데, 사람들이 말을 안 해서 그렇지 다들 원정대에 안 뽑히려고 얼마나 난리를 쳤는지 알기나 해? 근데 누나는 그런 곳에 자진해서 들어가겠다고? 이건 미친 거야. 그러지 않고선 도무지 이해가 안 되는 거지. 암. 그렇고말고.”

“안 가면 죽으니까.”


순간 남자아이가 말을 잇지 못하고 멍하니 미려를 쳐다본다.


“안 가면 왜···. 죽는데?”

피식! “농담. 술이나 따라 꼬맹아!”

“아 정말···. 뭔 농담을 그런 식으로 해. 깜짝 놀랐잖아.”

“따르라고 술.”


한숨을 내쉬며 잡고 있던 술병을 들어 미려의 잔에 술을 따르는 남자아이, 서너 잔의 술을 마시고 미려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자 그만 마시라는 듯 술병을 뒤로 슬쩍 숨긴다.


“저기 근데 누나! 어젯밤에 소변이 마려워서 나갔다가 누나랑 비슷한 옷 입고 다니는 남자를 봤는데, 혹시 누나 동료도 있어?”


순간 미려의 표정이 굳는다.

그리고 수 초의 시간이 흘러 미려가 남자아이에게 말을 건넨다.


“너! 그게 무슨 소리야?”

“아니 그러니까 누나랑 비슷한 검은 색 옷에 검은 복면 뒤집어쓰고 밤에 돌아다니는 사람이 있길래 혹시나 해서.”

“그 사람 어디서 봤는데?”

“그게 그러니까 며칠 전에 들어온 무림인들 있잖아? 그 무림인들 천막 근처에서 봤는데.”

“확실히 남자였어?”

“응 덩치가 컸어. 확실해. 남자였어.”


잠시 뭔가를 생각하는 듯 고민스러운 표정을 짓는 미려,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남자아이를 쳐다본다.


“너 앞으로 그런 사람 보면 절대로 오래 지켜보지 말고 그냥 지나쳐, 아니 그냥 보지도 마! 알았지?”

“왜?”

“그냥 시키면 좀 시키는 대로 해. 알았냐고?”

미려가 소리치자 놀라 주눅이 들어 말을 버벅거리는 남자아이, “어···. 알았어. 누나”

“나 늦으니까 먼저 자” 벌떡 일어난다.

“오늘 들어는 오는 거지?”

“어.” 천막 입구를 가리고 있던 천을 확 젖히며 밖으로 나간다.


그렇게 미려가 나가고 가만히 생각해보자 자신이 잘못한 게 없는데 화를 내고 나간 미려에게 화가 난 남자아이가 입술을 실룩거리며 혼잣말을 중얼거린다.


“아니 누구는 성질 낼 줄 몰라서 안 내는 줄 아나. 어디서 툭하면 지랄이야. 지랄이.”라며 혼잣말을 중얼거리다가 싹싹 비어 있는 식기를 보자“밥은 또 오지게 처먹어요. 에고 내 팔자야.” 일어나 식기들을 치우며 계속 신세 한탄을 하기 시작한다.


금의위 임호연 장군의 막사 안, 정파의 대표로 무당의 현무진인과 개방의 취웅, 그리고 화산의 매화검수 청진이 앉아 있고 마교의 대표로는 마검이 앉아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상석에는 이번 원정에 실질적인 책임자이자 실권자인 금의위 임호연 장군이 앉아 안타까운 눈빛으로 모두를 바라본다.


“모두 들어서 아시겠지만. 아마도 살아 돌아오기는 힘들 거라 생각됩니다. 죄송합니다.”

“아니 임 장군이 왜 죄송한가! 이런 일을 꾸민 그 고자 새끼들이 죄송해야지. 안 그런가?”


맞장구를 쳐달라는 듯 취웅이 옆에 있는 현무진인을 쳐다본다.

이에 마지못해 현무진인이 입을 연다.


“세상사 다 이유가 있겠죠. 그러니 우리가 가야 하는 거고요.”

“우리가 죽을 이유라···. 재미있군.”


마검이 현무진인의 말을 비꼰다.


“아니 죽긴 왜 죽나! 재수 없게···.”


버럭 화를 내다 마검과 눈이 마주치자 말을 잇지 못하는 취웅, 시선을 돌려 엄한 곳을 보며 딴청을 피운다.

그렇게 다시 천막 안이 조용해지자 임호연 장군이 이야기를 이어간다.


“하여간 모레 출발 전까지 별다른 동요 없이 출발할 수 있도록 세 분께 잘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더 전할 말은 없나?”

“예. 이상입니다.”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도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천막 밖으로 나가는 마검.

그런 마검의 등을 보며 취웅이 입술을 씰룩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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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9화. 정찰조. 22.05.13 289 1 10쪽
8 8화. 미려와의 재회. 22.05.13 292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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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화. 미려와 주방 남자아이의 만남. 22.05.11 343 2 9쪽
4 4화. 미려와 주방 남자아이의 만남. 22.05.11 364 4 10쪽
3 3화. 미려와 주방 남자아이의 만남. 22.05.11 415 3 10쪽
2 2화. 서복의 동굴과 암투. 22.05.11 518 7 10쪽
1 1화. 서복의 동굴과 암투. 22.05.11 776 8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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