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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21 님의 서재입니다.

나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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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21
작품등록일 :
2022.05.11 12:25
최근연재일 :
2022.08.24 21:00
연재수 :
9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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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99
추천수 :
131
글자수 :
492,474

작성
22.05.12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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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6화. 암흑 너머로 떠나는 사람들.

DUMMY

#6화.




점심시간이 지나고 주방이 한가해지자 몰래 숨겨두었던 밥과 고기가 먹음직스럽게 담겨있는 보자기를 들고 주방을 나서는 남자아이, 비틀비틀 걸으면서도 넘어지지 않는 게 신기할 정도로 잘 걸어간다.

한참을 걸어가던 남자아이의 뒤로 마치 쥐새끼처럼 생긴 병사1이 몰래 다가와 남자아이의 발을 걸어 넘어트린다.


그리고는 넘어진 남자아이의 손에 들려있던 보자기를 빼앗아 펼치는 병사1, 나무 그릇에 밥과 고기가 담겨있는 것을 보자 “오∼” 라고 감탄을 하며 고기 한 점을 집어 먹는다.

이에 급히 일어나 병사1에게 달려드는 남자아이.


“줘! 그거···. 먹지 말라고 개새끼야.”


남자아이가 달라붙어 엉기자 병사1이 남자아이를 발로 찬다. 퍽!


“병신새끼가 지랄하고 있네. 오냐 오냐 해주니까! 눈에 뵈는 게 없지? 그래 너 오늘 한번 죽자. 죽어!”


교묘하게 겉으로는 표가 나지 않지만 맞으면 아픈 곳만 골라 남자아이를 때리는 병사1.

몸을 둥글게 말아 방어를 하는 남자아이.

그러자 병사1이 남자아이의 머리를 밟고는 조금씩 힘을 더한다.


“그러다 죽는 수가 있어. 병신새끼야. 알았냐? 병신아! 알았냐고?”

“알았으니까 돌려줘. 도시락!”

“내가 왜? 이건 내 거야 병신아. 지금 내가 들고 있잖아. 그러니 당연히 내 거지. 안 그래? 병신아!”

“이 개새끼야 돌려 달라고. 돌려줘 개새끼야!”

“이런 병신새끼가 아직 덜 맞았지, 그래! 오늘 한번 죽어보자. 하긴 너 같은 병신새끼 하나 죽었다고 누가 신경이나 쓰겠냐! 안 그러냐? 병신아.”


남자아이의 명치를 발로 힘껏 찬다.

순간 “컥” 소리를 내며 배를 부여잡고 헉헉대는 남자아이, 숨이 안 쉬어지는지 몸을 비틀면서 땅바닥을 구른다.


“병신! 지랄하고 자빠졌네. 하여간 엄살은···.”


괴로워하는 남자아이를 보며 욕을 하곤 뒤돌아 걸어가는 병사1.

그런 병사1의 뒤로 계속 배를 부여잡고 몸부림치는 남자아이, 컥컥대며 숨넘어가는 소리를 몇 번 내지르더니 겨우겨우 힘들게 숨을 들이쉰다.


막사 안, 미려가 반찬 하나 없이 허여멀건 시래깃국에 밥을 말아 먹고 이를 미안한 표정의 남자아이가 바라본다.


“누나 미안해. 오다가 넘어지는 바람에···. 저녁에는 진짜 맛있는 거 가지고 올게. 알았지?”

괜찮다는 듯 시래깃국을 듬뿍 퍼서 입속에 넣는 미려, “나···. 시래깃국···. 완전 좋아해. 저녁에도 시래깃국 있으면 시래깃국 가지고 와. 너 몰랐구나! 누나 시래깃국 좋아하는 거. 바보.”


미려의 조금은 과장된 말과 행동에 어색한 미소를 지어 보이는 남자아이, 미안한 마음에 슬그머니 고개를 숙인다.


낮에 주방 남자아이를 괴롭히던 병사1이 해 질 녘 경계 근무를 마치고 자신의 천막으로 들어갔다가 반각(30분) 정도 지나 완전히 해가 떨어지고 어두워지자 천막에서 나와 근처 나무에 서선 바지를 내린다.


쏴∼악! “아우 시원해라.”


소변을 다 보곤 것인지 병사1이 몸을 부르르 떨고는 바지를 치켜 입는다.

그때 퍽! 하는 소리와 함께 선 자세 그대로 앞으로 넘어가 게거품을 물고는 몸을 부들부들 떨며 숨이 안 쉬어지는지 컥컥! 이며 괴로워한다.


저벅! 병사1의 얼굴 옆으로 작은 발을 가진 누군가가 멈추어 섰다 이내 숨이 넘어가 뒤진 병사1을 보곤 탁! 땅을 차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늦은 술시(19∼21시), 천막 안으로 들어오는 미려, 밥이 차려져 있는 쟁반 앞에 앉아 꾸벅꾸벅 졸고 있는 남자아이를 보자 미소를 짓고는 남자아이 앞에 앉아 가만히 남자아이를 바라본다.

꾸벅꾸벅 졸다가 옆으로 고개가 쏠려 넘어지려고 하자 순간 잠에서 깨 눈을 뜨는 남자아이, 앞에 누가 앉아 있자 깜짝 놀라 기겁을 하다가 미려라는 것을 인지하자 짜증을 낸다.


“에이∼ 정말! 왔으면 왔다고 말을 하던가. 깜짝 놀랐잖아.”

“놀랄 것도 많다. 남자 새끼가 뭔 겁이 그리 많은지. 그리고 졸리면 먼저 자던가! 웬 청승.”

“누나 내일 떠나는데 어떻게 자냐! 누난 내 마음도 모르면서.”


갑자기 남자아이가 눈물을 흘리며 울기 시작한다.

그러자 마치 왜 울고, 지랄이지 라는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남자아이를 바라보는 미려.


“누나 진짜 안 가면 안 돼? 그냥 나랑 같이 살자. 누나 가면 진짜 죽을 수도 있단 말이야. 응.”

“안돼.”


짧은 말과 함께 미려가 젓가락을 들어 반찬을 집어 입에 넣고는 과장된 표정을 지으며.


“와∼ 오늘 반찬 죽이는데. 너 안 먹으면 내가 다 먹는다.”

“지금 밥 먹을 때야?”

“어! 지금 밥 먹을 때야. 그리고 네가 뭐라고 해도 난 가야 해. 그러니까 네가 날 누나로 생각하면 편하게 보내줘. 부탁이야.”


뭐라 말은 못 하고 가만히 미려를 보다가 젓가락을 드는 남자아이, 두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린다.

하지만 이내 눈물을 닦는다.


이런 남자아이의 행동이 귀여웠는지 피식 미소를 지으며 고기 한 점을 집어 남자아이의 밥 위에 올려놓아 주는 미려.

그러자 눈물을 뚝뚝 흘리며 미려가 올려준 고기와 밥을 입에 넣는 남자아이, 미려가 쳐다보자 억지 미소를 지어 보인다.


각자의 문파끼리 무리를 지어 동굴로 향하는 무림인들과 그 뒤를 따라 군사들의 호위를 받으며 식량과 기타 물품들을 가득 실은 마차들이 길게 이어져 천천히 숙영지를 벗어나고 있다.

숙영지에 남게 된 사람들은 하던 일을 미루고 나와 어쩔 수 없이 이번 동굴 탐사에 끌려가게 된 사람들을 위로하며 눈물지었다.


주방에서 사용하는 식기나 그릇 그리고 기타 도구들을 가득 실은 마차 뒤로 주방에서 일하는 사람들 틈에 섞여 조금은 부자연스러운 미려가 동굴을 향해 걸어간다.

미려를 따라 걸어가기 위해 다른 배웅 나온 사람들 틈을 어렵게 헤쳐 걸어가는 주방 남자아이, 안타까운 눈빛으로 힐끔힐끔 미려를 쳐다본다.


이에 비틀거리며 힘겹게 따라오는 주방 남자아이를 보고는 한숨을 내쉬는 미려, 남자아이와 눈이 마주치자 입 모양으로 ‘그만 따라오라고, 빨리 가!’라고 말하며 인상을 쓴다.

더 따라가지 못하고 남자아이가 발을 동동 구른다.


그런 남자아이를 곁눈질로 슬쩍 보곤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짓는 미려.

점점 미려가 멀어져 숙영지 입구를 벗어나자 한숨을 내쉬며 뒤돌아서는 남자아이, 축 처진 어깨로 힘없이 어디론가 걸어간다.


한참을 걷다가 자신도 모르게 그동안 미려와 함께 지내던 천막 막사 앞에 멈춰서는 남자아이, 잠시 머뭇거리다가 막사 안으로 들어간다.

깔끔히 정리된 천막 안, 미려의 자취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마치 그동안 아무도 살지 않았던 곳같이.


그래서일까? 남자아이의 눈에 갑자기 눈물이 고이더니 주르륵! 하고 떨어진다.

그리곤 감정에 북받쳐 그 자리에 주저앉아 한참을 엉엉! 울다가, 한쪽 구석에 미려가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니던 예쁜 주머니가 오늘 아침으로 가져다준 쟁반 옆에 놓여있는 것을 보곤 뭐지? 라는 생각에 엉금엉금 기어 쟁반 앞으로 다가간다.


그리곤 손을 뻗어 주머니를 잡아 들고 이리저리 살펴보다 확실히 미려의 것이라는 판단이 서자 입구를 열어 안을 들여다본다.

주머니 안에 든 돈과 미려가 사용하던 몇 안 되는 귀금속을 발견하곤 잠시 멍하니 앉아 “에이 이런 걸 잃어버리고 가면 어떻게 바보같이.” 말하며 주머니를 들고 벌떡 일어나 천막 밖으로 뛰쳐나간다.


헉! 헉!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데도 계속 비틀대며 빠르게 뛰어가는 남자아이, 한참을 뛰다 바닥에 넘어지자 잠시 가만히 숨을 고르곤 다시 일어나 뛰어간다.

이렇게 한 시진(2시간) 정도 뛰어 겨우 동굴 입구에 도착해 숨을 고르며 주변을 살피는 남자아이.


벌써 원정대는 모두 동굴로 들어갔는지 동굴 입구에는 보초로 보이는 병사 두 명만 남아있다.

거칠어진 숨을 고르곤 이내 결심했다는 듯 남자아이가 동굴 입구로 걸어가 자연스레 병사1에게 인사를 한다.


“안녕하세요.”

“어. 근데 너 어디 가냐?”


강수가 손에 든 주머니를 병사1에게 들어 보인다.


“이번 원정대 숙수님이 깜빡 이걸 잊고 오는 바람에 저한테 가지고 오라고 하셨거든요.”

“원정대 들어간 지 좀 됐는데. 근데 너도 원정대냐?”

“네. 저 늦으면 안 돼서. 그럼 수고하세요.”


병사1이 뭐라 말하기 전에 동굴로 뛰어 들어간다.

이에 병사1이 남자아이가 불쌍해 보였는지 손짓을 하며 남자아이를 불러본다.


“야 꼬마야! 그냥 모른 척하고 가지 말아. 어차피 가면 죽어 인마. 이리 와!”

“안 돼요. 그럼 수고하세요.”


병사1의 마음이 전해져서일까? 남자아이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꾸벅! 인사를 하곤 동굴 안으로 뛰어 들어간다.


“쯧쯧쯧! 얼마나 살았다고 저런 꼬맹이를 저런 곳으로 데리고 가는지 참. 에휴”


안타까움에 병사1이 한숨을 내쉰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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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9화. 정찰조. 22.05.13 288 1 10쪽
8 8화. 미려와의 재회. 22.05.13 291 1 10쪽
7 7화. 미려와의 재회. 22.05.12 296 2 10쪽
» 6화. 암흑 너머로 떠나는 사람들. 22.05.12 323 1 9쪽
5 5화. 미려와 주방 남자아이의 만남. 22.05.11 342 2 9쪽
4 4화. 미려와 주방 남자아이의 만남. 22.05.11 363 4 10쪽
3 3화. 미려와 주방 남자아이의 만남. 22.05.11 414 3 10쪽
2 2화. 서복의 동굴과 암투. 22.05.11 518 7 10쪽
1 1화. 서복의 동굴과 암투. 22.05.11 774 8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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