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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21 님의 서재입니다.

나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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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21
작품등록일 :
2022.05.11 12:25
최근연재일 :
2022.08.2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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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2,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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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11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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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3화. 미려와 주방 남자아이의 만남.

DUMMY

#3화.




한 달의 시간이 눈 깜짝할 사이에 흘러가고 그사이 하나둘 정파 무림인들이 북경에 모여들었다.

하루하루 이차 서복 동굴 원정대의 출정식이 다가오던 어느 날 지병으로 인해 점점 쇠약해져만 가던 왕은 위태감이 아닌 금의위 임호연 장군에게 이번 원정의 전권을 일임하였다.

마치 이번 모든 일련의 사태는 임호연 장군이 벌인 일인 것처럼.

하지만 왕궁의 사람들은 알고 있었다.

위태감이 뒤에서 왕을 조정해 벌인 일이라는 것을.


출정식 당일의 해가 떠오르고 임호연 장군이 단상에 오른다.

저벅! 저벅! 저벅! 어느 때보다 무거워 보이는 걸음으로.

“하∼” 단상에 서자 임호연 장군의 입에서 자신도 모르게 깊은 한숨이 내뱉어진다.

이런 모습을 원정을 떠나기 위해 앞에 선 이들에게 들키면 안 되기에 서둘러 어색한 미소를 지어 보이곤“모두 살아 돌아오기를 바랍니다. 출발.” 짧은 말을 마지막으로 단상에서 서둘러 내려간다.

더 있으면 속내가 들킬 것 같기에.


“쯧쯧쯧, 어찌 사람이 저리 멋이 없어서야. 아니 그러냐?”

“물론입니다. 대감.”


성벽 위에 술상을 차려놓고 앉아 원정대를 바라보며 위충현이 술잔을 기울인다.

한잔 두잔 위충현의 목구멍 너머로 향긋한 황주가 넘어간다.

그리고 백여 명의 금의위를 선두로 각기 다양한 옷차림의 정파 무림인들이 황궁 밖으로 나서자 이를 기다리고 있던 수백 명의 일꾼이 그들을 따라 서복의 동굴을 향해 서서히 움직인다.

위충현의 눈치를 보던 유근이 위충현의 빈 술잔에 술을 따른다.


“감축드리옵니다. 대감. 이제 임 장군이 없으니 편하게 일을 보실 수 있겠습니다요.”

“네 말을 들으니, 내 언제는 누구의 눈치를 보며 일한 듯하구나?”

“아니 그런 것이 아니오라. 잘못했습니다요. 대감! 한 번만 용서해주십시오. 다시는 아니 그러겠사옵니다요.” 바닥에 납작 엎드려 사시나무 떨듯 몸을 떤다.

“되었다. 그만 일어나거라. 즐거운 날 피를 보기 싫구나.”


위충현의 말에 식은땀이 귀와 목덜미를 타고 등 뒤로 흐르는 유근, 슬쩍 고개를 들어 위충현의 눈치를 보곤 조심스럽게 일어난다.

하지만 뭐라 말은 못 하고 삐쭉거리며 서 있다가 위충현이 다시 술을 마시고 빈 술잔을 내려놓자 재빠르게 다시 술을 따른다.

이에 피식! 미소를 지어 보이곤, 멀어져가는 금의위와 정파의 무림인들을 보며 위충현이 술잔을 잡아 입으로 가져간다.


“자네는 왜 정파와 마교에서 이런 말도 안 되는 행사에 이리 많은 고수를, 그것도 화경에 오른 마검과 현무진인을 보낸 것인지 그 이유를 아느냐?”

“죄송합니다요. 대감! 거기까지는 생각을 해보지 않아 모르겠습니다요. 혹 그 이유가 무엇인지요?”

“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다 똑같거든. 시기와 질투가 밑바닥에 깔려있지. 그걸 살짝만 자극해주면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는 것이고 말이야. 재미있지 않으냐? 이런 세상이. 크크크 난 재미있구나.”

“저기 저도 좋습니다요. 대감.”

“아마 임 장군이 다시 살아 돌아온다면 나를 죽이려 하겠지. 크크크 그것 또한 즐겁구나. 아니 그러냐? 유근아!”

“저기 대감 그래서 제가 흑살에 임호연 장군을 청부했습니다. 그러니 그런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될 겁니다.”


순간 위충현의 미간에 골이 파였다 사라진다.


“쯧쯧쯧 쓸데없는 짓을 했구나. 그냥 놔두면 될 것을.”

“그럼 지금이라도 서둘러 취소를 할까요?”

“되었다. 그냥 둬라. 귀찮구나.”


순간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에 바삐 움직이는 유근의 눈동자, 순간“쿵”하는 소리를 내며 바닥에 머리를 박는다.

그리곤 다시“죽을 짓을 했습니다요. 한 번만 살려주십시오. 대감. 다시는 이런 일 없을 것입니다요.”

“하∼”한숨과 함께 귀찮다는 듯 시선을 돌려 뿌연 먼지만 일뿐 너무 멀어져 잘 보이지도 않는 이차 원정대를 잠시 쳐다보곤 일어나는 위충현.


“다른 말 나오지 않도록 뒤처리나 신경 쓰거라. 알겠느냐?”

“네 대감! 절대 아무런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습니다요.”

“알았다. 그럼 난 이만 들어가마.”

“네 대감 들어가십시오.”


사뿐사뿐 계단을 내려가는 위충현.

그런 위충현의 뒷모습을 보며 슬쩍 일어나는 유근, 위충현이 계단을 다 내려가자 위충현이 마시던 술잔을 들어 단숨에 술을 입에 털어 넣는다.

그리곤 맛이 쓴지 인상을 찌푸리며 멀리 사라져가는 이차 원정대를 바라본다.


서복의 동굴이 있는 돌산에서 걸어서 약 반각(3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수십여 개의 군막이 설치되어있다.

해가 떨어지자 군막 여기저기서 횃불이 하나둘 켜지고 사람들도 하나둘 자신의 막사로 발걸음을 돌린다.


어느덧 시간이 술시(19~21시 사이)가 되고 진영에 모든 이들이 잠이 들자 횃불이 비추지 못하는 어둠과 어둠 사이를 교묘하게 이용해 움직이는 작은 인영, 한참을 이동하다 식당이란 푯말이 박혀있는 커다란 천막과 그 천막을 지키는 두 명의 보초를 보곤 어둠 속에서 잠시 숨을 고른다.

그리곤 시간이 흘러 두 명의 보초 중 한 명이 식당 주변을 살피기 위해 움직이자 어둠 속에 있던 인영도 다시 움직인다.


“꼬끼오”하는 묘시(05~07시 사이)를 알리듯 닭의 울음이 진영에 울리고 어둠을 밝히는 태양이 고개를 내밀자, 군막과 군막 사이를 비틀거리며 마치 술에 취한 듯 위태롭게 걸어가는 열 살 남짓의 작고 얼굴은 마치 귀여운 여아처럼 예쁘게 생긴 남자아이, 식당 천막 입구에서 졸린 듯 하품을 하는 보초를 보곤 인사를 한다.


“안녕하세요!”

“그래. 오늘 아침은 뭐냐?

“어제 아침하고 같아요.”

“지미 좀 다른 것 좀 하라고 그래라. 어떻게 매일 장국에다 밥이냐.”

“네 한번 말해 볼게요. 근데 기대는 하지 마세요.”

“알았다.”

“그럼 수고하세요!”


라고 말하곤 입구 천막을 옆으로 젖혀 안으로 들어가는 남자아이, 잘 정리된 식당 안을 지나 식당 뒤편에 연결된 주방 천막 쪽으로 걸어간다.

굵은 끈과 묵직해 보이는 자물쇠로 잠겨있는 주방 입구.

자물쇠를 잡고 흔들어 보이는 남자아이, 잘 잠겨있자 살며시 미소를 머금고는 허리춤에 메인 열쇠로 자물쇠를 열고 주방 안을 힐긋 쳐다보다 무슨 일인지“이야∼ 이런 미친···. 아우 돌아 버리겠네! 정말.” 마구 욕을 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약간의 시간이 지나 안정되자 여기저기 마구 흩어져있는 주방 도구들을 보며,


“아 미치겠네! 정말. 그냥 달라면 되지 이 미친년은 왜 밤마다 와서 이 난리를 치는 거래. 미치려면 곱게 미치던가! 아∼우 짜증 나, 미친년! 잡히면 가만두나 봐라. 아우∼ 오늘 또 한 소리 듣겠네. 지미럴!”


한숨을 내쉬는 남자아이, 다시 한번 마구 욕을 하곤 어지럽게 흩어져있는 주방 도구들을 정리하기 시작한다.


늦은 오후 밥과 반찬 몇 가지가 올라가 있는 쟁반을 들고 사람들 사이를 비틀거리며 위태롭게 걸어가는 남자아이, 숙영지 구석에 있는 외딴 천막 앞에 서더니 쟁반을 천막 안으로 들이민다.

그리곤 천막 입구를 보며 짜증스러운 목소리로,


“저기요. 이거 먹고 다신 밤에 주방에 오지 마요. 에! 알았죠?”


말을 끝내고 기다려도 천막 안에서 아무런 반응이 없자 뭐라 더 말을 하려다가 한숨을 내쉬곤 남자아이가 뒤돌아선다.

그 순간 누군가의 손이 뒤돌아서 가려는 남자아이의 목덜미를 낚아채 천막 안에 내동댕이친다.

천막 안 바닥에 널브러지는 남자아이, 깜짝 놀라 주위를 살피려다 차가운 무언가가 목에서 느껴지자 천천히 시선을 목으로 내리고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한다.


“살려···. 주세요. 전 그냥···.”

“너 내가 여기 있는 거 어떻게 알았어?”

“어제 우연히···. 봤어요.”

“봤다고? 나를!”

“네. 저기 저쪽으로 들어가시던데요.” 천막의 한쪽 구석에 간이용 탁자가 놓여있는 그늘이 진 곳을 눈으로 가리킨다.


이에 살짝 흔들리는 여인의 눈동자. 순간 칼을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간다.


“저 죽는 건가요?”


아이의 말에 아무런 답을 하지 못하는 여인.

그리고 그런 여인을 보며 남자아이가 울기 시작한다.

그것도 아주 서럽게.


“저 누나가 식당에서 음식 훔쳐 먹는 거, 아무한테도 말 안 했다고요. 정말이에요! 그리고 술 3병 가지고 간 것도 절대 말 안 할게요. 네! 제발 살려주세요. 저 죽기 싫어요. 저 아직 해보고 싶은 게 많단 말이에요. 네?”


아이의 말에 여인의 눈빛이 흔들린다.


“너 진짜 내가 보여?”

여인의 물음에 무슨 소린가 하는 표정으로 여인을 쳐다보는 남자아이, “저 조금 어지러울 뿐 장님은 아니에요. 볼 건 다 봐요.”

“아니 그게 아니라 내가 보이느냐고. 내가.” 답답함에 화를 낸다.


“당연히 보이죠. 사람인데. 왜요? 안 보여야 하는 거예요? 그럼 다음부터 안 볼게요. 그러니까 살려주세요. 네?”

“너 혹시···.”남자아이의 위아래를 살피며 거지 같은 옷과 지저분한 얼굴을 보곤, “개방이니?”


“개방이 뭔데요?”

“거지.”

“저 거지 아니에요. 저 이래 봬도 보조 숙수에 보조에 보조예요.”

“그만! 그럼 도대체 뭔데? 뭔데 내가 보인다는 건데. 어?”

“그럼 이제부터 안 볼게요. 안 보면 되잖아요. 살려주세요. 저 정말 죽기 싫다고요.”


갑자기 꺽꺽대며 대성통곡을 하기 시작하는 남자아이.

순간 인상을 확 쓰는 미려, 남자아이의 명치를 발로 찬다.

“악” 소리를 내곤 숨이 안 쉬어진다는 듯 남자아이가 헉헉댄다.


“조용히 안 하면 진짜 죽는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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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4화. 미려와 주방 남자아이의 만남. 22.05.11 363 4 10쪽
» 3화. 미려와 주방 남자아이의 만남. 22.05.11 415 3 10쪽
2 2화. 서복의 동굴과 암투. 22.05.11 518 7 10쪽
1 1화. 서복의 동굴과 암투. 22.05.11 774 8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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