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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21 님의 서재입니다.

나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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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21
작품등록일 :
2022.05.11 12:25
최근연재일 :
2022.08.2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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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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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92,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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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13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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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8화. 미려와의 재회.

DUMMY

#8화.



어둡고 외딴 암동 구석, 핏기 하나 없는 하얀 얼굴의 미려가 가부좌를 틀고 앉아 운기를 해보지만 뒤틀렸던 기혈이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하는지 입에선 연신 거친 숨이 내뿜어진다.


얼마간의 시간이 흘렀을까? 굳게 다물어진 미려의 입술 사이를 비집고 검게 죽은 핏물이 주르륵 흘러나오자 미려가 서둘러 운기를 멈춘다.


울컥!


미려의 몸이 마치 토를 하듯 출렁인다.

그러다 왈칵! 왈칵! 검게 죽은 핏덩이를 한 사발 토해내곤 이내 한숨을 내쉰다.


“하∼ 젠장! 죽을 뻔했네.”


투덜거리며 다시 운기를 시작한다.

반각(30분) 정도의 시간이 흘렀을까? 미려의 얼굴에 불그스레 다시 혈색이 감돌며 숨소리도 안정을 찾는다.


미려가 안정을 찾아가고 있을 때쯤 갑자기 암동 허공에서 좀 전에 사람들이 우루루 떨어졌을 때와 같이 빛이 번쩍이더니 쿵! 하고 작고 가녀린 무언가가 바닥에 떨어진다.


쫙! 운기를 하며 손상된 몸을 치료하던 무림인들의 눈이 순간 떠지며 허공에서 떨어진 물체를 훑어보다 어린아이라는 것을 인지하고는 무심하게 다들 눈을 감아 버린다.

그래서일까? 현무진인이 인상을 찡그리곤 다급하게 아이에게 달려간다.


아이를 안아 코에 손을 대 숨을 쉬는지 먼저 확인하고는 미세하지만, 아이가 숨을 내쉬는 것이 느껴지자 목울대에 있는 인영혈과 심장에 혈액이 빨리 도는 데 도움이 되는 혈을 눌러 아이가 홀로 숨을 쉴 수 있게 도와준다.

약간의 시간이 지나 차츰 아이의 숨이 돌아오자 현무진인은 안전한 곳으로 옮겨야 한다는 생각에 아이를 안고 일어나 상태가 그나마 좋은 일꾼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걸어간다.


이때 주머니 속 무언가를 꼭 쥐고 있던 남자아이의 왼팔이 부러져 힘없이 축 처지며 팔목에 묶여 있던 미려의 돈주머니가 허공에 덜렁인다.


“바보.”


어둠 속에 숨어 남자아이의 모습을 지켜보던 미려가 혼잣말을 중얼거리곤 이내 모습을 감춘다.


암동 여기저기 수레에 깔려 죽거나 몸이 심하게 뒤틀려 죽은 사람들의 시체를 나중에라도 좋은 곳에 묻어주기 위해, 금의위 군인들이 상태가 양호한 수레에 나눠 실어 암동 한쪽 구석에 놓아두고, 죽은 가축들은 식량으로 사용하기 위해 따로 급조된 식당으로 옮겼다.

금의위 군인들이 이렇게 주위를 정리할 때 정파의 무림인들도 상처를 입은 사람들을 치료하거나 금의위 병사들을 도와 식량, 식수 등의 물자를 정리하였다.


하지만 이런 상황과는 상관없다는 듯 마검대는 자신들의 공간에서 휴식을 취하였다.


어느덧 한시 진(2시간) 정도의 시간이 흐르고 암동의 상황이 정리되자 금의위 임호연 장군이 있는 간이 막사로 두 명의 사람이 들어갔다.

한 명은 암묵적으로 동굴에 들어온 정파의 수장인 현무진인이고 다른 한 명은 마교의 수장인 마검이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우리보다 금의위 분들이 더 고생하셨지요.”

“현무진인님이 그리 생각해주시니 감사합니다. 저 그건 그렇고 환자들 상태는 좀 괜찮은지요?”

“다행히 취웅님께서 많은 도움을 주셔서 걱정은 덜고 있습니다.”

“취웅님께서 계셔서 정말 다행이군요.”

“그러게, 말입니다. 아! 그건 그렇고 벽에 박혀있던 빛을 내는 돌을 조사해보니 오랜 시간 상당히 많은 기가 뭉쳐 만들어진 것이더군요.”

“그럼 혹 다른 문제는 없는 겁니까?”

“문제보다는 우리 같은 사람에게는 득이 되는 물건이라 봐야겠지요. 운기조식에 도움이 될 터이니 말입니다.”

“근데 얼핏 다른 쪽 동굴을 조사해보니, 이곳 암동에만 빛을 내는 돌이 박혀있는 것 같은데, 그건 왜 그런 것인지 혹시 현무진인님은 알고 계신 것이 있는지요?”

“음∼ 그것에 관해서는 저 또한 정확히 무엇 때문이다. 라고 알고 있는 것은 없습니다. 단지 이곳 암동의 기가 다른 곳보다 충만해 그런 것이 아닐까? 하고 미루어 짐작할 뿐···.”


쿵!


작지 않은 진동이 암동 전체를 뒤흔든다.

이에 벌떡 일어나 주변을 살피는 현무진인과 마검 그리고 임호연 장군은 밖에 있던 곽부관을 부른다.


“곽부관 무슨 일인지 알아봐라.”

“네 장군.”


일각(15분) 정도의 시간이 흐르고 원래 있던 삼 인에 더해 마검대 단주 공손진과 취웅이 함께한 천막 안으로 곽부관이 들어선다.


“조사해본 결과 별다른 이상을 찾지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장군.”


이때 마검의 시선이 공손진을 향한다.

하지만 곽부관과 마찬가지로 아는 것이 없는 듯 공손진이 고개를 숙이자 나가 보라는 듯 고개를 까닥인다.


“그럼 전 이만 나가보겠습니다. 부교주님!”


공손진이 밖으로 나가자 곽부관도 따라 나간다.

이에 가만히 있던 임호연 장군이 입을 연다.


“이상하군요. 분명히 암동 중앙 쪽에서 충격파가 퍼지는 것이 느껴졌는데 말입니다. 별다른 이상이 없다고 하니. 참”

“그래도 아무런 피해가 없다고 하니 다행이지 않습니까.”


현무진인이 말의 말에 옆에 있던 취웅이 말을 잇는다.


“그렇긴 하네만 뭔가 찜찜한 것이 영 그러네! 그려.”

“저 또한 그렇습니다. 분명···.”


임호연 장군이 말을 할 때 마검이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난다.

이에 말을 하다 말고 마검을 쳐다보는 임호연 장군과 현무진인 그리고 취웅.


“어디 가려 하십니까?”

“잡담이 끝나거든 사람을 다시 보내던가 하게.”


마검이 뒤돌아서자 그때 현무진인이 마검을 잡는다.


“앉으시게 나이가 드니 자꾸 말이 많아지는군. 미안하네.”


임호연 장군을 보며 현무진인이 눈을 찡긋한다.


“죄송합니다. 바로 본론으로 들어갈 터이니 앉으시지요.”

“흠!”


못이기는 척 마검이 다시 자리에 앉자 어색한지 임호연 장군이 헛기침을 하며 다시 말을 잇는다.


“음! 음! 그럼 먼저 이곳에 대한 정찰에 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거지 차림의 취웅이 이리저리 환자들 틈을 바삐 오가며 심각한 환자부터 경증인 환자들까지 한 사람 한 사람 환자들을 살피다 한쪽 구석에서 들리는 어린아이의 신음에 고개를 갸웃거린다.


“엥! 저 어린 것이 이곳에 왜···?”


남자아이에게 다가가 이리저리 몸을 살피다가 팔이 부러진 것을 발견하곤 부러진 팔에 부목(副木)을 단단히 고정해주고, 이내 손을 털며 일어나려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아이의 팔목을 잡고 진기를 몸속으로 흘려보낸다.


한참을 살피다가 내부 장기에는 별다른 이상이 없자 손을 떼곤 안타까운 표정으로 남자아이의 얼굴을 한번 쳐다본다.


“에구 이런 어린아이를 뭐에 쓴다고. 이런 곳에 데리고 와서는···. 쯧쯧”


고개를 젓고는 다른 환자들을 봐줘야 하기에 취웅이 자리를 떠난다.


취웅이 자리를 뜨고 일각 정도의 시간이 흘렀을까?

아무도 남자아이에게 관심 두는 이가 없자 남자아이 옆으로 미려가 조용히 모습을 드러내곤 안타까운 눈빛으로 남자아이를 바라보다 팔을 뻗어 얼굴을 쓰다듬는다.


“바보”


식사가 준비되자 제일 먼저 정찰을 떠나기로 한 정파와 마교의 무사들이 먼저 식사하고 그다음으로 차례대로 식사를 진행하는 사람들.

반각(30분)이 지나자 정찰을 떠나기로 한 정파와 마교의 무사들이 각기 두 곳으로 뚫려있는 동굴 앞에 무리 지어 정렬을 시작하고, 준비가 끝나자 정파는 현무진인, 마교는 마검이 인솔해 각자 맡은 동굴로 진입하였다.


정찰조가 떠나자 암동의 경호를 맡기로 한 금의위는 두 곳의 동굴 입구에 초소를 세우고 경계를 서기 시작하였다.


아침인지 저녁인지 모를 식사를 바삐 준비하고 잠깐 시간이 난 미려는 죽을 만들어 남자아이가 있는 곳으로 몰래 숨겨 들어가 머리맡에 가지고 온 죽을 내려놓곤 남자아이의 이마 위에 놓여있던 물수건을 시원한 물에 적셔 짜내곤 남자아이의 이마에 올려놓는다.


찬 물수건이 이마에 닿자 남자아이가 신음을 내며 몸을 뒤적인다.


“나야 미려. 정신이 드니?”


미려가 남자아이의 몸을 살짝 흔들며 귀에 대고 속삭이자 아이의 눈꺼풀이 씰룩이다 힘겹게 껌벅인다.


흐릿하게 보이는 미려의 얼굴, 남자아이의 입가에 안도의 미소가 지어진다.


“누나 돈주머니를 두고 가면 어떡하냐.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아? 어! 어디 있지?”


주머니를 찾아 남자아이가 몸을 일으키려 하자 그런 남자아이를 미려가 붙잡는다.


“그냥 누워있어.”


순간 남자아이의 눈에 보이는 미려의 움직임이 이전 세상에서와는 다르게 심한 잔상을 남기며 느리게 비친다.


‘어! 또 왜?’


혼잣말과 함께 심한 어지러움을 느낀 남자아이가 두 눈을 감고 고개를 돌린다.


“왜 그래? 어디 아파?”

“아니 누나 잠시만.”


조심스럽게 실눈을 뜨곤 주변을 천천히 돌아보다 이내 헛구역질하며 눈을 다시 꾹 감아 버린다.


“누나 여기 이상해. 다 느리게 보여. 전에 살던 곳보다 훨씬 더.”

“그게 무슨 말이야. 뭐가 느리다는 건데?”

“세상이. 다 느려. 우엑.”


갑자기 헛구역질하며 토를 하듯 남자아이가 뒤돌아 고개를 숙이곤 심하게 음식물을 게워내기 시작한다.

구토하는 남자아이의 등을 토닥거릴 뿐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 안쓰럽게 남자아이 등만 바라보는 미려.


한참을 그렇게 음식물을 게워내던 남자아이가 더는 나올 것이 없자 머리를 감싸 안고 몸을 움츠리고는 부들부들 떤다.

무작정 남자아이의 몸을 주무르며 마치 누군가를 찾듯 주변을 살피던 미려가 찾고 있던 누군가를 찾았는지 고개를 숙여 남자아이의 귀에 대고 속삭인다.


“잠시만 참아! 내가 도와줄 사람 데리고 올게. 알았지?”

“응. 누나!”


탁! 남자아이의 누나라는 말에 미려가 땅을 박차고 취웅이 있는 방향을 향해 날 듯 달려간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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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9화. 정찰조. 22.05.13 289 1 10쪽
» 8화. 미려와의 재회. 22.05.13 292 1 10쪽
7 7화. 미려와의 재회. 22.05.12 296 2 10쪽
6 6화. 암흑 너머로 떠나는 사람들. 22.05.12 323 1 9쪽
5 5화. 미려와 주방 남자아이의 만남. 22.05.11 342 2 9쪽
4 4화. 미려와 주방 남자아이의 만남. 22.05.11 364 4 10쪽
3 3화. 미려와 주방 남자아이의 만남. 22.05.11 415 3 10쪽
2 2화. 서복의 동굴과 암투. 22.05.11 518 7 10쪽
1 1화. 서복의 동굴과 암투. 22.05.11 774 8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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