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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21 님의 서재입니다.

나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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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21
작품등록일 :
2022.05.11 12:25
최근연재일 :
2022.08.24 21:00
연재수 :
9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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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82
추천수 :
131
글자수 :
492,474

작성
22.05.11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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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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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글자
10쪽

2화. 서복의 동굴과 암투.

DUMMY

#2화.




술과 여자를 찾아 불나방처럼 모여든 사람들과 이들에게 술과 여자를 팔려는 호객꾼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이는 화려한 북경의 거리, 그런 화려한 거리 뒤로 어딘지 모르게 음습하고 더러운 오물이 여기저기 깔린 좁은 골목길로 술에 취한 한 남성이 비틀거리며 들어선다.

키∼익 쿵! 거미가 자신이 쳐놓은 거미줄에 거린 먹이를 낚아채듯 벌거벗은 차림의 기생이 후다닥! 남성에게 달려가 팔짱을 낀다.


“오라버니! 왜 이렇게 늦었어? 내가 얼마나 기다렸다고. 가자! 내가 진짜 잘해줄게. 어때 좋지?”


뭐야? 하는 표정으로 술 취한 남성이 팔짱을 낀 기생의 얼굴을 쳐다보며 두 눈을 깜박인다.

하지만 기생의 얼굴이 술에 취했음에도 영 마음에 들지 않자 기생의 팔을 확 뿌리친다.


“좋기는 개뿔 저리 안 꺼져? 그따위로 생긴 게, 어디서 설쳐?”

“퉤! 웃기네! 지는 뭐 대단한 줄 아나? 꺼져! 나도 너 같은 거 싫거든.”

“뭐 저런 게 다 있어. 너 이리 와봐. 이리 안 와!”

“너 같으면 가겠냐? 병신아” 놀리듯 궁둥이를 흔들며 자신이 나온 문으로 걸어가 쿵! 하고 문을 닫고 들어간다.

“뭐 저런 미친년이 다 있어. 와. 술이 다 깨네. 아우. 미친년.”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남성은 골목으로 들어와 소변을 보기 위해 벽을 보고 바지춤을 내린다.

쫙! 굵은 소변 줄기가 벽을 때리고 바닥에 팬 홈을 따라 소변이 흐른다.


“아우 시원하다.”


부들! 부들! 몸을 한번 털고는 바지춤을 올리다 골목 초입에서 들려오는 저벅! 저벅! 발소리에 게슴츠레한 눈을 껌벅이며 고개를 돌리다 어렴풋이 눈에 어리는 한 무리 거지 떼들의 모습에 더러워서 그런지 아니면 무서워서인지 슬쩍 벽 쪽으로 한발 물러서며 거지들을 피해 선다.


쓱! 쓱! 거지들이 남성을 지나친다.

그러다 마지막 거지가 남성을 지나치려다 남성이 싸놓은 소변을 밟고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남성을 노려보곤 “조심하자.”라는 말을 던지곤 이내 저벅! 저벅! 남성을 지나친다.

이에 잠시 걸어가는 거지를 쳐다보다“휴. 하필 개방 거지들을 만날 게 뭐람. 재수 없게.” 퉤! 침을 뱉으며 골목을 나선다.


작은 개천을 중간에 두고 양옆으로 수없이 많은 움막이 즐비하게 자리 잡은 거지 마을 초입, 허리춤에 볏짚으로 만든 세 개의 매듭이 매어져 있는 거지 둘이 마치 경비를 서는 듯 삐딱하게 서 있다 좀 전에 골목을 지나던 거지 중 맨 마지막에 걸어가는 거지1이 눈치를 보며 지나치려 하자 거지 보초1의 눈빛이 순간 빛난다.


“야! 너, 거기 잠시 서봐.”

“저요.”

“그래 너, 이 거지새끼야.”

“저 왜요?”

“왜긴 이 거지새끼야 손에 든 거 이리 줘봐.”


손에 든 반쯤 먹던 감자를 쳐다보며 입맛을 다시곤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보초1에게 내미는 거지1.


“여기요.”

“맛있냐?”

“먹을 만해요.”

“잘 먹을게. 들어가라.”

“네.” 떨떠름한 표정으로 친구 거지들에게 뛰어간다. 그리곤 슬쩍 뒤를 돌아보며“확 뒤져버려라. 개 쌍놈의 거지새끼야.”라고 작은 소리로 투덜거리곤 친구들과 함께 마을로 들어간다.

“들었냐? 저놈이 지금 나한테 개 쌍놈의 거지새끼라고 한 말”

“어.”

“그러게 왜 그런 걸 뺏어 먹냐?”

“심심하잖아. 먹을래?” 조금 남은 감자를 보초2에게 내민다.

“아니 난 괜찮아. 너 먹어.”


보초2의 말에 남은 감자를 자신의 입속에 쏙 집어넣는 보초1, 입속에 감자를 웅얼웅얼 씹어 먹으며“야! 너 그거 들었어?”

“뭐?”

“화산에서 이번 황궁 일에 매화 검수 청진을 보낸다는 거.”

“어 들었다.”

“완전히 웃기지 않냐? 몇 달 전만 해도 차기 문주 깜이었던 사람을 그런 곳으로 보낸다는 게.”

“그게 세상 아니냐. 암수(暗數)와 모략이 판치는.”

“하긴 그렇긴 하지. 근데 우리 개방에서는 왜 아직 누굴 보낸다는 말이 없는 거냐? 너 혹시 뭔 말 들은 거 없냐?”

“없다. 어! 취···.”


저 멀리서 경공을 쓰며 빠르게 달려오는 백발의 늙은 거지를 보며 당황해 말을 버벅거리는 거지 보초2.

그런 보초2 앞에 어느새 달려와 멈춰 선 늙은 거지가 질문을 던진다.


“니들 그게 무슨 소리냐? 누굴 어디로 보낸다고?”

“안녕하십니까. 취웅 장로님.”


마치 누군가 들으라는 듯 보초1, 2가 큰 소리로 인사한다.

그러거나 말거나 취웅이라는 늙은 거지는 보초2를 노려보다 순간 방주의 말이 머릿속을 스치자.


“어! 이것 봐라. 그래 그래서 방주가 나한테 낙향분타에 가보라고 한 거였어. 그렇지. 그런 거야?”

“아니 그런 것이 아니라···.”

“아니긴 개뿔. 뭔데, 무슨 일인데? 어서 말 못 해?”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장로님 그러나 저희도 위에서 내려온 지시가 있어, 말 못 하는 점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납작 엎드려 빌기 시작한다.


이에 보초1도 슬그머니 엎드려 보초2의 말에 맞장구를 친다.


“맞습니다. 한 번만 봐주십시오. 취웅 장로님.”

“어라 이것들 봐라. 이거 틀림없이 뭔가 있구먼.

“아니 그게 아니라.”

“아니면 뭔데 말을 해봐.”

“죄송합니다.”

“그래 알았다. 내 직접 방주한테 물어보마.”


탁! 바닥을 차며 경공을 써 빠르게 취웅이 마을 안으로 사라지자 보초1, 2가 엎드린 채 서로의 얼굴을 보며 한숨짓는다.


마른 나뭇가지와 거친 모래만이 날리는 황량한 대지에 저 멀리서 마치 천둥이 치는 듯 우렁찬 말발굽 소리가 점점 가까워진다.

그리고 곧이어 온통 검은 옷에 검은 모자 그리고 검은 천으로 얼굴을 가린 오십여 명의 마교의 무사들이 멀리 보이는 십만대산을 향해 빠르게 질주해 간다.


십만대산의 무수히 많은 산봉우리 사이로 움푹 들어간 넓은 분지, 수천 개의 가옥과 안쪽으로 높게 솟아오른 성문 그리고 성문 안쪽으로 삼층 높이의 건물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는 바로 이곳, 이곳이 마교의 본진이다.


조금 전에 십만대산으로 향하던 오십의 마교 무사들은 마교의 본진을 뒤로하고 분지 끝자락에 있는 작고 초라한 초가집 앞에 도착해서는 평상 위에 앉아 있는 한 사내 앞에 무릎을 꿇고 있다.


평상 위에 앉아 눈을 감고 있는 남자, 마검이다.

마교의 부교주이자 마검대를 만든 장본인.

그 앞에 지금 마검대가 무릎을 꿇고 있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눈을 감고 있던 마검의 눈꺼풀이 천천히 위로 올라간다.

그리고 일어나 주위를 한번 돌아보곤 가장 맨 앞에 무릎을 꿇고 있는 남자를 보며 입을 뗀다.


“준비는 되었느냐?”

“네 부교주님.”


공손진의 대답을 들으며 멀리 가장 화려하고 높이 솟아 있는 건물을 향해 시선을 움직이는 마검, 건물 최상층에 나 있는 커다란 창문 앞에 서서 자신과 마검대를 보며 뭐라 자기들끼리 웃으며 떠드는 네 명의 남자를 노려본다.

마검이 갑자기 자신들 쪽을 향해 고개를 돌리자 놀라 허둥대는 네 명의 남자들, 급하게 창문을 닫아 버린다.

이에 같지 않다는 듯 마검은 콧방귀를 낀다.


“흥 우습구나. 하지만 이것이 교주의 뜻이라면 따르마···. 마지막이니.”


마치 좀 전에 웃고 떠들던 넷을 보고 말하듯 중얼거리곤 미련없는 표정으로 공손진을 쳐다본다.

그리곤 “가자!”라는 말과 함께 몸을 돌리려다 멈칫거리는 공손진의 모습에 “무슨 할 말이라도 있나?”라고 물으며 걸음을 멈추고 선다.


쿵! 공손진이 마검을 보며 무릎을 꿇는다.


“저···. 부교주님 한 가지 묻고 싶은 것이 있는데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피식! 마검은 어이가 없다는 듯 미소를 머금는다.


“무엇이냐?”

“왜 저희가 가야 하는 겁니까?”

“강하니까.”

“그게···.”

“한 가지라 하지 않았나? 공단주.”

“죄송합니다. 가시지요.” 벌떡 일어나 슬쩍 뒤를 쳐다보는 공손진. “부교주님의 말을 가지고 와라.” 외친다.


제일 뒤에서 말의 고삐를 잡고 있던 부단주 한청이 마검의 말을 끌고 와 마검에게 고삐를 건네고 뒤로 물러선다.

탁! 자연스레 말에 올라타 뭔가 아쉬운지 마검이 주위를 한번 돌아본다.

그리곤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의 배를 가볍게 차 달려 나가자 이를 기다렸다는 듯 오십여 명의 마검대가 흙먼지를 일으키며 마검의 뒤를 따른다.


밤이지만 낮과 같이 환하게 불이 밝혀진 황궁 안,

그런 황궁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게 황궁 외각에 위치한 금의위 임호연 장군의 사택에는 몇 개의 횃불만이 힘겹게 어둠을 밝히고 있다.

스르륵! 문이 열리며 임호연 장군이 있는 방안의 호롱불이 바람에 일렁인다.


“장군 부르셨습니까?”

“그래 앉게.”

“네.”


금의위 소속 부관인 곽진호가 임호연 장군의 앞에 앉는다.


“어떻게 되었나?”

“곤륜파와 종남 그리고 청성, 공동파는 자금을 대기로 하였고, 나머지 문파들은 한 달 안에 사람들을 파견한다는 전갈이 왔습니다. 장군.”

“다행이군. 다들 반대가 심했을 터인데, 아무런 잡음 없이 일이 진행되어서.”

“그게···. 소문이 너무 안 좋습니다. 그리고 이런 말씀 드리기는 뭐한데. 우리 금의위 내에서도 이런저런 말들이 돌고 있습니다. 장군!”

“알고 있네. 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자네도 잘 알지 않는가?”

“물론 알기는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위태감 그 고자 새끼가 부린 수작이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 이렇게 당할 수밖에 없는 저 자신이 너무 분하고 억울할 뿐입니다. 장군.”

“하. 미안하네. 이 못난 내가 진작에 물러났어야 하는 건데.”

“아닙니다. 장군! 그랬으면 저희 금의위는 벌써 사라졌을 겁니다. 그러니 그런 말씀은 하지 말아주십시오.”

“그리 생각해주니 고맙군. 하여간 이번 일만 마치면 조만간 좋은 소식이 있을지 모르니, 이번 일만 잘 마치도록 하세나.”

“알겠습니다. 장군!”

“알았네, 그럼 나가보게나.”

“네 장군. 그럼 쉬십시오.”


벌떡 일어나 임호연 장군에게 깍듯하게 인사를 올리곤 밖으로 나가는 곽진호.

그런 곽진호를 임호연 장군은 애잔한 눈빛으로 바라본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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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3화. 미려와 주방 남자아이의 만남. 22.05.11 414 3 10쪽
» 2화. 서복의 동굴과 암투. 22.05.11 518 7 10쪽
1 1화. 서복의 동굴과 암투. 22.05.11 774 8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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