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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련하 님의 서재입니다.

삶의 위대함 - 한울 쥬맥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퓨전

완결

설련하
그림/삽화
설련하
작품등록일 :
2021.06.28 08:42
최근연재일 :
2022.10.17 08:20
연재수 :
290 회
조회수 :
378,288
추천수 :
7,321
글자수 :
2,467,752

작성
22.02.02 08:32
조회
1,252
추천
32
글자
18쪽

173화. 전쟁! 인간이 만든 악마

삶의 위대함 - 한울 쥬맥




DUMMY

“으아아아악!”

“커흑! 살려 줘!”

난무하는 반인족 전사들의 비명들!

그 혼란 중에도 진의 중앙에 배치된 천궁과 투석기에서는, 화살과 돌이 날아오르며 적들에게 떨어져 내린다.

순식간에 또 수천의 반인족 전사들이 쓰러지고 최전선의 접점이 넓어지면서, 곳곳에서 천인족 무사(武士)들과 반인족 전사들이 충돌했다.

“이얍!”

파바바바박!

“끄아아아악!”

“뒤를 받쳐라!”

양쪽이 모두 전군(前軍)만 도착한 상황이라, 서로 비슷한 전력에서 치열한 백병전(白兵戰)이 벌어졌다.

대부분 반인족 무사들이 죽어 넘어지지만, 그래도 어제의 반인족이 아니었다. 도검을 쓰는 모습이 제법 형식을 갖추었고, 훨씬 날렵해졌다.


어떤 반인족 전사는 천인족 무사에게 크게 밀리지 않는 모습도 보였다.

아마 보돈타 대족장이 넘겨준 검법과 도법을 연마한 탓이리라.

이렇게 강물과 땅 위에서 서로 죽고 죽이는 전투가 벌어지고, 전장은 점점 광기(狂氣)에 물들어 가기 시작했다.

많은 피를 보고 또 피를 흘리고 있는 전사들은, 삶과 죽음에 대해서 점점 무감각해지고······.

악귀(惡鬼)처럼 오직 상대를 죽이고자 벼린 도검을 사납게 휘둘러 대니, 그것은 사람의 모습이 아니었다.

악마는 바로 그런 상황을 만들어 내는 그들 스스로였다. 온통 붉은 피를 뒤집어쓰고 악귀처럼 덤비는 자들!

인간들 스스로가 만들어 내는 악마!

다행히 전선(戰船)이 있어 강 위에서 많은 반인족을 수장시킨 덕분에, 비교적 천인족으로 승세가 기울고 점점 판세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강 위에서만도 십만이 넘는 전사가 목숨을 잃은 반인족. 힘들게 강을 건넜지만, 또 제대로 자리를 잡기도 전에 화살 세례를 받아 무수히 쓰러졌다.

그 다음은 천궁과 투석기의 공격까지 받고 나서야, 남은 힘을 내쏟아 겨우 천인족 무사들과 격돌했다. 그러나 이제는 힘이 달린다.

사전에 진이 다 빠진 것!

‘으아아아~ 분하구나!’

원통하게 눈을 감으면서 왜 여기에서 죽어야 하는지, 누구를 위해서 무엇을 위해서 죽어야 하는지를 생각하며 위정자들을 원망해 보건만······.

대답해 주는 자는 아무도 없고, 하늘도 무심하니 그저 죽는 사람만 불쌍할 뿐이다.

그런 전장에 다시 ‘두두둥~ 두두둥~’하며 전고 소리가 드높이 울린다.

“진법 전환! 소형진으로 전환하라!”

진기가 실린 명령이 전장의 혼란 속에서도 멀리까지 뚜렷이 울려 퍼지고, 천인족의 진법이 바뀌기 시작했다.


서서히 수천 명 단위로 나뉘며, 나선은하진이나 현천행성진으로 바뀌어서 반인족 전사들을 공격한다.

그러자 진법 내에서 각기 다른 색의 푸른 연무와 검은 연무들이 피어오르며 내부를 가리는 가운데, 더욱 거칠게 반인족을 몰아붙이기 시작했다.

밖에서 싸우던 무사가 다치거나 지치면 안에 있던 무사와 교대를 해 가며 싸우니, 싸움은 점점 장기전(長期戰)으로 접어드는데······.

들판에는 점점 시신만 늘어났다.

마치 쓰레기처럼 굴러다니는 사지 육신들! 그 속을 누비는 눈이 뻘건 악마들! 그들은 너나없이 악마가 되었다.

벌써 땅에는 핏물이 스며들다가 내를 이루어 흐르고···, 그 질퍽대는 핏물의 진흙탕 속에서 양군(兩軍)은 악귀가 되어 서로를 원수처럼 죽이나니!

충혈된 벌건 눈에는 살기(殺氣)만이 번들거린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 사람이라고 했던가?

그들 스스로 짐승도 되고 악귀도 되니 그리 말하는 거겠지. 바로 지금처럼! 지금처럼 말이다!

끝을 모를 것 같던 전투도 양측 모두가 힘이 점점 빠져 가니, 반인족 진지에서 먼저 뿔고동이 울려 퍼졌다.

뿌우뿌우~ 뿌우뿌우~

그러자 반인족이 썰물처럼 물러가고, 조금 전까지만 해도 피가 끓던 전장(戰場)에는 한순간 고요가 찾아왔다.

지친 무사들은 피가 흥건한 바닥에 그대로 철퍼덕 주저앉아서, 그래도 살아남았음을 자위하는데······.

이제 전장은 초반일 뿐이다. 끝까지 살아남아야 사는 것 아니겠는가?

돌아가던 반인족들은 또 강 위에서 많은 수가 물귀신이 되었다.

* * * * *


마침내 거뫼강 건너편에 거인족 전군 일만이 위풍당당한 모습을 드러냈다.

전군(前軍) 대장은 돌목족의 만다린인데, 제법 많은 전투에 참여하여 백전노장(百戰老將)이라는 소리를 듣는 여든 살을 넘긴 장군이었다.

비록 머리털은 벌써 반백이지만, 거인족의 수명이 백이십 년 전후여서 아직까지도 전투에 참여하고 있는 것.

강 건너를 바라보는 만다린의 표정이 참으로 착잡했다.

이미 선발대 사천 명이 강을 건너다가 괴멸되다시피 했다는 보고를 들어서 알고 있는데, 다시 강을 건너려고 시도하는 것은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렇다고 강도 넘지 못하고 주저앉아 있으면, 자이얀(최고수장)으로부터 질책(叱責)을 당할 게 뻔했다.

샤리네의 성격이 오죽 괄괄한가?

설인족이면서도 돌목족의 자이얀까지 쥐고 흔드는 사람. 흔히들 피도 눈물도 없다고 말한다. 그렇다고 죄 없는 부하들을 무턱대고 사지로 몰 수도 없고.

결국 한숨을 푹 내쉬더니 자기가 질책을 당하더라도, 부하들을 죽이는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을 했다.


대신에 도강을 위한 충분한 준비를 갖추기로 했다. 샤리네가 오기 전에.

그래서 물속으로 가는 것은 이미 노출이 되었으니, 나무로 다리를 놓을 준비를 하는데······.

전에 한 번 해 본 적이 있기 때문에 물속에 반교를 설치하고, 조립식 반교를 만들어서 밀어 넣으면 순식간에 다리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전사들을 반반 나누어 준비를 시켰다. 천인족도 전에 한 번 당한 적이 있어서 이에 대한 대응책(對應策)을 고민하기 시작했고 말이다.

두루룩 두둑! 두두두두두!

그러는 와중에 전차 열대가 도착하더니 바로 나머지 백호대가 도착했다.

이제 천인족 무사도 팔만 명을 넘어섰고 진지도 구축이 끝나서, 중요한 무구는 모두 진지 안으로 이동시켰다.

이렇게 대치 상태에서 이틀이 지나자, 거인들은 물속에 반교 십여 개를 거의 완성시켰다. 그 위에 밀어 넣을 조립식 반교도 대부분 마무리가 되었고.

그리고 같은 날 설인족의 자이얀인 샤리네가, 본대 이만을 거느리고 도착했다. 천인족도 천령대 십만이 많은 전투장비(戰鬪裝備)를 끌고 왔다.

#

샤리네는 또다시 강에서 진군이 가로막히자 화가 나서, 전군 대장 만다린을 꾸짖었다. 그래도 도강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이미 갖추었다는 말에, 경고를 하는 선에서 그쳤다.

그러면서 이번에야말로 반드시 설욕을 하겠다고 단단히 벼르면서, 다음 날 바로 삼만 명의 총공격을 명하였으니!

#

같은 시각.

쥬맥도 지금 모든 대장들을 모아 놓고, 내일부터 거인족과 싸울 전술(戰術)에 대해 협의를 거듭했다.

1차 수립한 전략을 세밀히 검토하고, 다시 보완하는 중인 것.

문제는 거인족이 이번에 다른 신무기를 가져오지는 않았는지, 그리고 그 성능이 어느 정도인지가 문제였다.

이미 강을 건너는 밧줄 같은 도구는 노출이 되었지만, 거인족이라고 놀고먹지는 않았을 것이다.

낮에 한번 둘러보았지만 가죽으로 외관이 모두 덮여 있어서 자세히 살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만약을 위하여 천궁이나 투석기 등을 강둑에 바싹 붙이지 않고 일단 약간 뒤로 물리자는 의견에 동의(同意)했다.

그리고 전선 백 척은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숨어 있다가, 최적(最適)의 순간에 활용하기로 했고.

그 외에도 기타 여러 안건을 협의한 다음, 내일 전투를 위하여 경계병을 단단히 세우고 휴식에 들어갔다.

#

모두 편하게 쉬고 있는 시간.

쥬맥이 홀로 진 밖으로 나가더니 무엇을 했는지, 한 시진 반 정도가 지나서야 지친 모습으로 돌아왔다.

떨어지듯이 잠자리에 드는데···, 입고 간 옷이나 신발이 아직도 물기가 있는 것으로 보아 물속에 다녀온 모양이다.

평소라면 진기로 한꺼번에 물기를 말려 버릴 수 있음에도 이렇다는 것은, 아마 진기가 딸릴 정도로 힘든 일을 하고 온 것이리라.

······이렇게 시간이 흐르고.

#

드디어 대전투가 벌어지는 날.

동녘에 희미하게 여명이 비치더니 마침내 날이 밝았다.

가을로 접어든 맑은 하늘에 붉은 해가 노을빛을 뿌리며 동녘 하늘로 두둥실 솟아오르는데, 유난히 피처럼 붉다.

양군(兩軍)은 오늘 치러질 전투를 위해서, 새벽부터 바삐 움직였다. 아침 식사가 끝나자마자, 모두 사지(死地)를 향해 강둑으로 집결하기 시작했고······.

천인족의 십팔만 대군도 많아 보이지만, 거인족의 삼만 대군은 그 위용이 하늘을 찌를 듯했다.

비록 숫자는 적지만 덩치가 하도 커서, 강 건너의 넓은 벌판을 가득 메우고도 남음이 있었으니······.

오늘 이렇게 많은 전사들이 모였다는 것은, 그만큼 전장에 많은 피가 흐를 것이라는 얘기나 다를 바가 없을 터!

그러나, 그런 것은 염두(念頭)에도 없다는 듯이, 하얀 털에 붉은 갈기를 휘날리며 강둑에 선 자이얀 샤리네!

강 건너를 지그시 바라보며, 오늘은 기필코 설욕(雪辱)을 하고야 말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었다.

비록 울트의 꼬드김에 넘어가는 척했지만, 속마음에는 꺼지지 않은 복수심이 불타올랐던 것!


‘이놈들! 내 기필코 오늘은 네놈들의 피로 얼굴을 씻고, 간을 씹어 먹으리.’

“때가 왔다! 모두 집결시켜라!”

쿠아앙~ 쿠아앙~ 쿠아앙~

거대한 징소리에 맞추어 거인들이 강둑으로 바짝 다가선다. 대를 이루어서. 마침내 샤리네가 앞으로 몇 걸음 나서더니 개전(開戰) 명령을 내렸다.

“모두 도강하라! 오늘은 반드시 설욕할 것이다. 전진하여 적을 쳐라!”

쿠앙~ 쿠앙~ 쿠앙~

“와아아~ 도강하라!”

“천인족을 죽이고 원수(怨讐)를 갚자!”

우렁찬 외침과 함께 일부는 밧줄 같은 도구를 들고 물속으로 뛰어들고, 일부는 조립식 반교를 물속에 밀어 넣으며 다리를 놓는데······.

일부는 그동안 숨겼던 전투 장비들의 가죽 포장을 벗기고 있었다.

“파천뢰(破天雷)를 쏘아라!”

쿠쿠앙~ 쿠앙~ 쿠쿠앙~

“쏴라! 적에게 파천뢰를 쏘아라!”

쒸잉~ 쉬쉬쉭! 쉬쉭! 파바밧!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큰 화살들이 하늘을 가리며 무수히 날아온다. 개량을 했는지, 전에 거인족이 사용하던 대력궁보다 훨씬 멀리 날아갔다.

거의 천궁에 버금가는 사거리를 자랑하며 천인족 진영으로 날아오더니, 강을 넘어서 강둑에 꽂혔다.

그런데···, 그중 일부에는 연기가 피어오르는 독단지가 달려 있었다. 그러니 땅에 떨어지자마자, 뿌연 독연기를 내뿜기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이제는 거인족마저 독을 쓰다니!

천인족은 급히 후위에 전하여 해독단을 배포하고, 독 공격에 대비했다. 혹시나 하고 가져왔는데 거인족까지 독을 쓸 줄은 미처 몰랐다.

모두 긴장하는 가운데 이번에는 쥬맥이 목소리에 진기를 실어 명했다.

“천궁을 쏘고 투석하라!”

두두둥~ 둥~ 두두둥~ 둥~

“발사! 공격하라!”

삐융~ 쉬쉬쉭! 쉬쉭! 쉬쉬쉭!

천궁과 돌이 강을 건너 거인족으로 날아가는데, 아직은 천인족 무기의 사거리가 약간 더 길고 정확도가 높은지 강 건너편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으아아악~~, 크흑!”


수많은 비명이 강변을 울리며, 거인들이 우르르 거꾸러졌다. 그러는 중에도 반교(半橋)는 착실히 조립되어, 이미 강을 육할 이상이나 넘어섰고 말이다.

그리고 지금 물속으로 오고 있는 거인들의 밧줄 같은 도구에 달린 둥근 조롱박도, 강의 절반을 넘어섰다.

그 위치를 계속 확인하며 또 다른 공격의 시기를 저울질하는 쥬맥. 마침내 그 때가 무르익었다.

“휘이이이이이익~~~”

쥬맥이 진기를 실어서 길게 휘파람을 부니, 그 소리가 멀리까지 퍼져 나간다.

그러더니 뒤에서 수하가 건네주는 금령파를 안고, 강둑에 서서 전장과 어울리지 않는 연주를 시작했다.

띠리링~ 띠리링~ 띠리리리링~

핏물이 사방으로 튀기는 전장에서, 갑자기 아름다운 악기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러자 양군 모두가, 이해할 수 없다는 멍한 표정으로 바라보는데······.


음률이 점점 강해지고 빨라지면서 음색이 바뀌기 시작했다. 급박하게······.

그와 동시에 강의 상류 쪽에서, 백 척의 거대한 전선이 빠르게 물살을 타고 내려왔다.

그리고 그 힘을 이용하여, 그대로 거인들이 만들고 있는 조립식 반교에 부딪치는 것이 아닌가?

양군이 모두 행여 자기편이 다칠까 봐서 ‘어? 어? 어?’ 하는 사이에······.

쿠웅! 쿵! 쿠구궁!

전선은 마치 산이 무너지는 것 같은 소리를 내며 다리에 충돌해 버렸다!

그러자···,

우지끈~ 두두둑! 뚜둑!

하는 소리를 내면서, 그렇게 튼튼해 보이던 다리가 하류(下流) 쪽으로 기우뚱 넘어가기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다리가 넘어 간다!”

“와아아아아~~~”

연달아 전선 백 척이 내려오며 거의 완성되어 가는 반교를 받아 버리자, 결국 막판에는 우르르 넘어가 버렸다.

그러자 마침내 반교는 순식간에 물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그때 수군이 물로 뛰어들어 자맥질을 하면서, 물 위에 떠 있는 조롱박을 벼 이삭 자르듯이 하나씩 잘라 낸다.


일부는 손잡이가 긴 낫과 가위로 배위에서 그 끝을 잘라 내고 말이다. 그러자 물속으로 강을 건너던 거인들이 허우적대며 떠내려가기 시작했다.

사실 물속에 잠겨 있던 반교는 어젯밤에 쥬맥이 수중에 들어가서, 백호제마검으로 거의 밑동을 잘라 놓았다.

그 상태에서 전선과 부딪치니 힘없이 부러지며 밑으로 떠내려간 것!

그래서 그 많은 통나무 말뚝을 잘라 놓느라 진기(眞氣)가 쇠했으리라. 물에 젖은 의복을 말리지도 못할 정도로 말이다.

수군의 공격 시기는 아주 절묘했다.

물속으로 이동하던 거인들은 먼저, 쥬맥의 금령파 공격에 뇌가 손상을 입어서 제대로 움직일 수가 없었다.

바로 그때 수군(水軍)들이 달려들어서 숨쉬는 줄을 끊으니, 결국은 물을 들이켜고 죽어서 물살에 떠내려갔다.


수군이 전장에 뛰어든 순간부터 쥬맥은 금령파의 공격을 멈추고, 어풍비행(御風飛行)으로 날아올랐다.

순식간에 이런 일이 벌어지고 다리가 모두 파괴되며, 도강하던 거인 전사들이 죽어 가기 시작했다. 그러자 악몽(惡夢)이 되살아나서 분통이 터지는 샤리네!

지그시 이를 악물고 뒤를 돌아보며, 다시 명령(命令)을 내린다.

“으으으~ 파천뢰로 배를 공격하라! 모두 수장시켜 버려라!”

쿠쿠앙~ 쿠앙~ 쿠쿠앙~

“파천뢰 발사! 배를 공격하라!”

난무하는 비명과 고함 속에서 빗발치듯이 전선을 향하여 파천뢰(破天雷)를 쏘아 댄다.

그러자 전선에서도 마주 보고 배의 갑판에서 천궁을 쏘기 시작했다.

백호대(白虎隊)의 수군은 배보다 몸을 낮추어, 전선의 테두리 아래로 몸을 감추고 공격을 해 댔다.

그러니 전선의 표면에 맞은 파천뢰 화살은, 모두 배를 뚫지 못하고 튕겨 나간다.


반면에 전선에서 쏜 천궁(天弓)은 거인들의 몸을 꿰뚫고 있었고······.

전선 백 척에서 강 언덕으로 천궁을 연사 하자, 또 수백 명의 거인들이 큰 화살에 맞고 나동그라졌다. 또한 일부는 화살에 맞고 강으로 떨어져 내린다.

“이놈들! 모두 쳐라!”

전선과 강둑의 거인들이 싸우고 있을 때, 죽지 않고 겨우 강을 건넌 삼천여 명의 거인족 전사들. 그들이 천인족 측 강둑에 모습을 보이며 공격을 개시했다.

천인족에서는 천궁과 투석기를 쏘아 대며 반격하다가, 공격 방법을 바꿨다.

“전차로 공격하라!”

두두둥~ 두둥두둥~

“전차 전진! 돌격하라!”

쿠르르르르릉~ 쿠르릉~

거대한 바퀴가 구르는 소리와 함께, 뒤에서 열 대의 전차(戰車)가 달려 나왔다. 그리고 그 속도 그대로 거인들 안으로 파고들며, 상상을 불허하는 공격을 가한다.


그 주변을 천인족의 고수들이 둘러싸고 보호하는 가운데, 전차들이 천궁과 투석기를 쏘아 댔다.

지금 강에서 싸우고 있는 전선과, 똑같은 크기의 거대한 전차들이!

닿지 않는 높이와 위치에서, 방어구가 없는 노출된 급소만 찾아서 말이다.

처음으로 전차를 접한 거인들은 당황하였다. 어쩔 줄 모르다가···, 순식간에 수백 명이 당해서 쓰러질 정도로. 대부분 머리에 천궁을 맞아서······.

우르르 바닥에 쓰러지고 난 뒤에야 겨우 정신을 차려서, 여럿이 함께 전차를 뒤엎으려고 시도하였다.

하지만···, 우선 크기가 너무 크고 가까이 다가가면 천인족 고수들이 매섭게 공격을 가하니, 뾰족한 방법이 없었다.

천인족이 전차를 앞세워서 파죽지세로 거인들을 밀어붙이자, 샤리네는 분해서 발을 동동 굴렀다. 강 건너편에서 마치 남의 집 불구경을 하듯이 바라보면서.

“설욕을 해야 하는데···, 설욕을······.”

“분하고도 분하구나! 저놈들을 뼈를 발라서 깡그리 죽여야 하는데······.”


그런데 설욕(雪辱)을 위해서 오랜 시간 준비한 것들이, 바로 눈앞에서 무용지물(無用之物)이 되어 가고 있었다.

그런데 전차만으로 벌써 천인족의 공격이 다 끝난 게 아니었다.

어풍비행으로 날아오른 쥬맥이, 거인들이 밀집한 강둑에 세 번의 검환(劍丸)을 날렸다. 그러자 ‘꽈아앙!’ 하는 폭음과 함께, 순식간에 백 명이 넘는 거인들이 자취를 감추었다.

휴지 조각처럼 산산이 찢겨서!

이어서 대장급들을 찾아 검탄으로 공격을 해 댄다. 보이는 대로 족족 죽이는 것이다.

어쩔 수 없이 샤리네를 비롯해서 지휘를 해야 하는 우두머리들이, 변장을 하고 전사들 틈으로 숨어들었다.

결국 쥬맥에게 노출되지 않도록, 안 보이는 곳에 숨어서 지휘를 해야 하는 우스운 상황이 벌어지면서······.

승리의 추는 천인족으로 기울었다.

천인족은 배꼽을 잡고 웃을 일이고, 거인족은 땅을 치고 통탄(痛歎)할 일이 벌어진 것이었으니!

‘얼마나 오랜 시간을 벼른 복수인데···.’

결국 샤리네는 오늘도 도강을 하여 설욕하기는 이미 글렀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눈물을 머금고, 전사들을 뒤로 물리게 했다.

또 다른 기회를 보기 위해서······.




감사합니다. - 설련하(偰輦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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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3화. 전쟁! 인간이 만든 악마 22.02.02 1,253 32 18쪽
172 172화. 소금동맹과의 전쟁 22.02.01 1,262 33 18쪽
171 171화. 어수족의 출현 22.01.31 1,257 32 19쪽
170 170화. 인구 증가와 식량 부족 22.01.30 1,265 33 19쪽
169 169화. 공간신통을 얻다 22.01.30 1,258 32 19쪽
168 168화. 전차(戰車)와 수군 22.01.30 1,269 33 19쪽
167 167화. 비룡(飛龍)의 습격 22.01.30 1,248 32 19쪽
166 166화. 다섯 마왕과의 결투 22.01.30 1,257 32 19쪽
165 165화. 마계(魔界) 수행 22.01.30 1,252 32 19쪽
164 164화. 전진기지를 건설하라 22.01.30 1,261 33 18쪽
163 163화. 삼족황과 공간신통 22.01.30 1,264 31 19쪽
162 162화. 또 다른 생사의 기로 22.01.30 1,269 30 19쪽
161 161화. 마수 토벌로 이어진 인연 21.09.27 1,263 11 19쪽
160 160화. 홀로 중계(中계) 수행 21.09.26 1,276 10 18쪽
159 159화. 인어족과 곤의 전쟁 21.09.25 1,258 10 20쪽
158 158화. 미라챠와의 재회 21.09.24 1,261 11 18쪽
157 157화. 비승야차와의 대결 21.09.23 1,246 11 19쪽
156 156화. 시신은 산을 이루고 21.09.22 1,249 12 20쪽
155 155화. 40만과 4만의 전투 21.09.21 1,252 11 18쪽
154 154화. 야습(夜襲) 21.09.20 1,260 11 20쪽
153 153화. 야차족과의 전쟁 21.09.19 1,264 11 19쪽
152 152화. 대신전(大神殿)의 완공 21.09.18 1,277 11 18쪽
151 151화. 쥬씨세가를 꿈꾸다 21.09.17 1,273 12 18쪽
150 150화. 인맥과 인운(人運)의 차이 21.09.16 1,271 12 18쪽
149 149화. 대족장 쥬맥 21.09.15 1,280 11 19쪽
148 148화. 용암불새와의 인연 21.09.14 1,258 12 19쪽
147 147화. 거인들과의 대전투 21.09.13 1,245 12 19쪽
146 146화. 선발대 간 치열한 전투 21.09.12 1,256 12 18쪽
145 145화. 남풍에 실린 전운(戰雲) 21.09.11 1,247 12 18쪽
144 144화. 소인족의 백년대계 21.09.10 1,278 12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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