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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련하 님의 서재입니다.

삶의 위대함 - 한울 쥬맥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퓨전

완결

설련하
그림/삽화
설련하
작품등록일 :
2021.06.28 08:42
최근연재일 :
2022.10.17 08:20
연재수 :
290 회
조회수 :
378,308
추천수 :
7,321
글자수 :
2,467,752

작성
22.01.30 21:35
조회
1,269
추천
30
글자
19쪽

162화. 또 다른 생사의 기로

삶의 위대함 - 한울 쥬맥




DUMMY

비월족의 비샤에서 비류월 금령월과 헤어진 쥬맥은, 다시 마수 토벌대로 돌아와 마수를 찾아 나섰다.

산을 두 개나 넘었을 때, 천살범 수천 마리가 유천거북들과 대치(對峙)를 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유천거북은 토벌대를 보더니, 한 번 당한 경험이 있는지라 뒤도 안 돌아보고 줄줄이 줄행랑을 놓았다.

그러자 그 자리에는 천살범만 남아서, 자신들의 수만 믿고 토벌대에게 덤벼든다.

천살범은 붉은색의 털을 가진 호랑이 형상의 큰 마수다. 매우 사나워서, 보이는 것은 모두 이유 없이 물어 죽이는 악종 중의 악종이었다.

꼬리가 일곱 자가 넘고, 몸통은 다섯 자 두께에 길이는 열다섯 자가 넘었다.

천살범의 가죽은, 덩치도 크고 그 털이 무척 아름다워서 매우 비싸게 팔린다. 그래서 가죽이 다치지 않게 잡으려고 하다 보니 시간이 좀 걸렸다.

검환으로 짓뭉개지 않고 목을 베거나 머리를 찔러서 잡았다. 다행히 천살범은 사나움에 비해서 불을 내뿜거나 변신을 하는 등 신통은 시원치 않았다.


거의 두 시진 정도를 공격한 끝에 삼천오백여 마리를 죽이고, 오백여 마리는 놓쳐 버렸다.

“모두 가죽을 벗기고 뒷수습을 해라.”

죽인 천살범은 털가죽을 사용하기 위해서 잘 벗기고, 마정단을 회수한 다음 주변을 정리하니 저녁이 가까웠다.

모두 천살범의 고기를 구워서 저녁 식사를 겸하여 배를 채우고, 그 자리에서 하룻밤을 보내기로 했다.

천막을 치고 보초를 세운 뒤 모두 씻거나 운기조식으로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쥬맥은 이상하게 기분이 싸하면서 소름이 돋았다.

‘무슨 일이지?’

뭔가 예감이 이상한지라 결국 쉬지 못하고 주변을 순찰하러 나섰는데······.

휘영청 밝은 달이 떠올라서 사방은 은빛이 교교(咬咬)하였다. 하늘에는 수많은 별들만 아름답게 반짝이고 있을 뿐이고.

아무런 이상이 보이지 않아서 고개를 갸웃거리며 돌아와 다시 자리에 앉았는데, 영 기분이 개운치 않았다.


풀리지 않는 이 찜찜한 기분은 무엇일까? 무언가 뒷목을 짓누르는 느낌은.

“왜 이러지? 마치 무언가 나를 노리는 것 같은데, 기감을 널리 퍼뜨려도 잡히는 것이 없고, 그렇다고 주변에 보이는 것도 없는데······.”

혼자 이상하다 생각하고 있는데 천령대 2대장이 찾아와 문밖에서 물었다.

“대족장님! 저 천령대 2대장 유대현입니다. 주무세요?”

“아닐세, 들어오게. 무슨 일인가?”

“예, 제가 예감이 매우 발달한 편인데 지금 이상하게 매우 불안한 느낌이 듭니다. 혹시 무슨 일이 생기는 것은 아닐까요? 마음이 매우 불안합니다.”

“자네도 그렇단 말이지? 실은 나도 지금 무언가 날 노려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소름이 돋으려고 한다네.

무언가 있는 게 틀림없어. 전 토벌대에 알려서 비상시 즉시 전투가 가능하도록 무장을 갖춘 채 가수면을 취하도록 전달하게.

이럴 때 조심해서 나쁠 건 없지. 아무 일 없이 잘 지나가면 다행이고.”


“알겠습니다. 그리 조치하겠습니다.”

유대현 2대장이 간 뒤에도 마음이 놓이지 않아서 주변을 다시 한번 돌아보았다. 토벌대가 가수면(假睡眠)을 취하는 것을 일일이 확인한 다음, 다시 천막으로 돌아와 좌정하고 앉았다.

그 채로 사방에 기감을 널리 퍼뜨리며 천이통(天耳通)으로 미세한 소리에까지 귀를 기울였는데······.

그래도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고···, 기감(氣感)에 걸려드는 것도 없어서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다.

뭔가 마음속으로 울리는 소리가 있었다.

[흐응~ 흐응~ 감히 내 먹이들을 모두 죽여? 너희가 감히 흐응~]

갑자기 소름이 쭉 끼치는데, 그래도 보이는 것이나 기감에 걸리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들리는 소리도 전혀 없고.

지금 마음속으로 들리는 것은 타심통(他心通)의 기운을 타고 적의 마음이 전해져 오는 것.

혼원은하무량신공(混元銀河無量神功)을 대성하여 천안통과 천이통, 타심통을 얻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동안 잠잠하더니 또다시 전해져 온다.

[흐응~ 흐응~ 너희가 감히 내 먹이를 가로챘단 말이지? 흐응~]

마음속으로 다시 소리가 생생하게 들려오자, 쥬맥은 지금 은신하여 자신들을 노리는 괴수가 보통 영물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마수나 요수였다면 아무리 신통이 뛰어나도 쥬맥의 감각을 피할 수 없었다.

‘안 되겠다. 조치를 취해야지.’

쥬맥은 급히 나가서 주변에 산개해 있는 각 대장들을 불러 모았다.

“모두 잘 들어라. 지금 이 근처에서 아주 위험한 신수급(神獸級) 괴물이 우리를 노리고 은신해 있다.

여러분들의 실력으로는 결코 그 상대가 될 수 없으니, 만약 그 괴수가 출현하면 전원이 모두 은신술(隱身術)로 몸을 숨기고 사방으로 피신하라.

나와 어떤 전투가 벌어지더라도 절대로 나와서는 안 된다. 만약에 여러분들이 괴멸(壞滅)한다면 우리 천인족이 위험해진다. 모두 알겠는가?”

“알겠습니다. 반드시 그리하겠습니다.”


천령대와 백호대 전원(全員)이 침울한 목소리로 답했다. 그들도 쥬맥이 혼자서 목숨을 던져서라도 그들을 지키려 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이다.

의리와 정 때문에 함께 싸우고 싶지만, 쥬맥의 말대로 여기서 토벌대가 괴멸한다면 천인족에게 막대한 타격이 온다.

여기에 있는 고수들 없이는 이종족과의 전투에서 결코 이길 수 없다. 그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 아닌가?

긴급 조치(緊急措置)를 한 쥬맥은 천막으로 들어가서 다시 좌정을 했다. 운기조식을 하는 척하면서, 타심통으로 의식을 집중(集中)하는 것이다.

이제 다른 소리는 들려오지 않는데 ‘쿠웅~ 쿠웅~’ 하는 거대한 괴수의 심장이 뛰는 소리가 전해져 온다.

이런 영물(靈物)과의 싸움은 감이 매우 중요하다. 끈질긴 인내와 함께.


어느덧 시간이 흘러 삼경이 다가왔다.

쥬맥은 눈을 감고 좌정한 채 가만히 주변으로 널리 기감을 퍼뜨렸다. 언제든지 출수할 수 있는 준비를 하면서.

그때 갑자기 길게 갈라지는 공간!

쥬맥의 바로 머리 위 공간이 마치 먹물이 번지듯이 스윽 갈라지는데, 아무런 소리도 기척도 없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샛노란 눈동자에 눈자위가 새빨간 눈이 나타나서, 쥬맥을 잡아먹을 듯이 노려보았다.

눈의 크기만 해도 직경이 거의 세 자가 넘어 보이니, 그 머리와 몸체는 얼마나 클지 가히 상상이 되지 않는다.

점점 커지는 괴수의 심장 뛰는 소리.

‘이제 움직일 때가 되었는데······.’

샛노란 눈동자는 쥬맥을 노려보다가 뒤로 물러났다. 그러더니 이번에는 독수리의 부리를 닮은 날카롭고 뾰족한 주둥이를 내밀어, 찢어진 공간을 더욱 길게 아래로 쭉 찢어 내린다. 아무런 소리도 없이······.

그러나 천막 안이 좁아서 머리가 다 빠져나오지 못했다. 그러자 거대한 부리만 내밀어서, 쥬맥의 머리를 위에서 아래로 힘껏 내리 쪼는데······.

그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바람 소리가 ‘쉬잇!’ 하면서 주변에 울려 퍼졌다.


쥬맥은 이미 모든 신경을 집중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 순간 직감적으로 공격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머리 위의 공간이 갈라질 때 이미 기의 통로가 형성되어, 적의 위치를 눈치챈 것.

쥬맥이 이형환위(以形換位)의 수법을 펼쳐서 번개처럼 이동하더니, 앞쪽에서 나타나며 뒤를 돌아보았다.

그러자 거대한 새의 부리가 공간을 더 쭈욱~ 찢었다. 그리고 봉황(鳳凰)의 형상을 한 머리가 그 공간에서 빠져나오며, 샛노란 눈동자로 쥬맥을 노려본다.

그러나 쥬맥도 이에 지지 않고 눈에 진기를 실어서 천안통으로 관찰하는데, 봉황의 머리에 흐르는 영기가 보통이 아닌지라 신수급으로 여겨졌다.

그래서 혹시나 하고 물었다.

“그대는 신수로 보이는데 어찌하여 나를 공격하는가?”

그 물음에 쥬맥을 노려보던 눈동자가 더욱 가까이 다가오며 선어로 답했다.

[너희가 나의 먹이를 모두 죽였으니 이제는 내가 너희를 먹어야겠다.]


동시에 집채만 한 큰 부리를 벌려서, 한입에 쥬맥을 삼키려고 들었다. 새들이 벌레를 한입에 물듯이 말이다.

“흥! 어림없다.”

쥬맥이 뒤로 순간 이동하며 손을 휘둘러서, 장풍으로 천막을 날려 보냈다. 그렇게 싸울 공간을 확보하면서 백호제마검(白虎制魔劍)을 뽑아 든다.

신수 백호의 상서로운 기운이 서린 검을 바라보고 움찔하던 괴수가, 공간을 더 길게 찢으면서 빠져나오는데···.

그 큰 덩치에 놀라서 쥬맥도 연신 뒷걸음질을 쳤다. 이렇게 클 줄이야!

공간을 종이처럼 찢으며 완전히 모습을 드러낸 괴조(怪鳥)는, 전신의 깃털에 오색 빛이 영롱한 오색봉황 형상이었다.

독수리처럼 날카로운 발톱을 가진 발이 세 개나 되는데, 그중에 가운데 다리가 유독 튼튼하며 검붉은 빛을 띠고 있어서 보기만 해도 으스스하다.

공격을 하려고 날개를 쫙 펴는데 양날개 길이가 자그마치 칠십 장(210m)에 이르고 몸통은 굵기가 십 장쯤 되었다. 몸통의 길이는 무려 오십 장(150m)에 달했고······.


쥬맥도 선인들과 대화하면서 들은 바가 있는데, 이 형상은 바로 삼족황(三足凰)이라는 신수가 아닌가?

아리별에 있을 때도 삼족황은 수가 제법 많았었다. 그런데 지구로 이주 시, 공간균열을 타고 여러 마리가 함께 와서 이곳에 둥지를 틀고 있었다.

완전히 신수가 되면 신통도 늘고 먹이를 탐하지 않았으나, 이 삼족황은 식탐이 지나쳐 수천 년을 살았음에도 아직 완전한 신수에 이르지 못한 것.

신통도 동료들보다 떨어지고 함께 이주한 삼족황들로부터도 따돌림을 받으니, 먹이에 더욱 집착하였다.

그런데 자신이 즐겨 먹던 천살범을 천인족이 대량 학살하자, 먹이를 잃어버린 마음에 분노가 치민 것이다.

내막을 잘 모르는 쥬맥이 의아해서 물었다. 아니, 신수가 먹이 타령이라니!

“신수는 대부분 영기를 먹고 사는데 먹이라니 도대체 무슨 말인가?”

[듣기 싫다! 너희가 내 먹이를 죽였으니 너희도 모두 죽일 것이다.]

“끼요오오오옷!”

노성을 내지르며 달려와서 날개로 쥬맥을 휩쓸었다. 그러나 쥬맥은 잽싸게 몸을 피하며, 전음(傳音)으로 천인족 무사들을 멀리 도피(逃避)하라 일렀다.

신수급 괴물과의 싸움에 휘말리면 무사들의 피해가 커지기 때문이다.


날개 공격이 통하지 않자, 이번에는 사납게 발톱으로 움켜쥐려고 한다. 그러자 쥬맥이 날 듯이 뒤로 물러나며, 어풍비행으로 높이 날아올랐다.

삼족황도 날짐승이라 잘되었다는 듯이, 거대한 날개를 활짝 펼치며 날아오르는데······.

얼마나 큰지 하늘의 달빛이 가려서, 주변이 어두워질 지경이다.

“아무리 신수라지만 사람을 해치려고 하다니 결코 용서할 수 없다!”

그러면서 쥬맥이 검탄을 수없이 쏘아 내며 공격해 들어갔다. 그러자 삼족황이 마치 무슨 가랑비가 오냐는 듯이 날개를 털어서, 검탄을 모두 흩어 버렸다.

[인간 주제에 제법이구나. 어디 그러면 이것도 한번 받아 보아라!]

갑자기 양 날개를 툭툭 터는데······.

푸른 강기를 머금은 수천 개의 깃털이 몸에서 빠져나와 , 마치 화살처럼 무수히 날아들었다. 단숨에 쥬맥을 꿰뚫을 것처럼.


이것을 바라본 쥬맥이 호신강기로 전신을 보호하면서, 백호제마검을 힘차게 날렸다.

‘은하탄류(銀河彈流)!’

이는 천둔미리검법(天遁迷離劍法)의 첫 번째 초식으로, 일반 이기어검보다 훨씬 윗단계의 경지다.

눈과 마음이 가는 대로 검이 날며, 수많은 검 형상의 강기를 쏟아 냈다. 그러자 그 강기가 흰 검적을 남기며, 은하수처럼 도도(滔滔)하게 흘러간다.

그러면서 강기검의 물결을 이루었다.

파라라라랏!

마침내 삼족황이 신통으로 쏘아 보낸 강기를 띤 깃털들과, 쥬맥의 은하수 같은 강기검이 충돌했다. 그러자···,

쿠아아아아아앙!!!

산천초목을 떨게 하는 폭음과 함께 두 기운이 소멸하고, 강기가 사라진 깃털들이 다시 몸으로 돌아간다.

그러자 산자락으로 도망가서 은신한 채 이를 지켜보는 천인족 무사들은, 경천동지(驚天動地)할 싸움에 모두 입을 벌리고 넋을 잃었다.

그러면서 하나라도 깨달음을 더 얻으려고 눈에 불을 켜고 지켜보니, 이게 바로 무인의 본능이 아니겠는가?

싸움은 점점 더 치열해지고··· 수십 번의 공수가 계속 이어지는데······.


하늘에는 온통 번쩍이는 불빛과, 강기들이 날고 서로 부딪치는 삭막한 소리뿐이다!

[이놈! 그럼 어디 이것도 받아 보아라! 이 가소로운 놈아!]

삼족황이 세 개의 발에서 열두 개의 날카로운 발톱에 강기를 실어 날렸다. 그러자 예리한 비수와 같은 발톱들이 푸르스름한 빛을 머금고, 쥬맥에게 파도처럼 짓쳐들어온다.

그 하나하나가 상상할 수 없는 힘을 가지고 있어서, 벌써부터 매서운 강기(罡氣)의 바람이 휘몰아쳤다.

주변의 돌이 눈처럼 날리고, 나무가 힘없이 부러져서 바닥으로 눕는다.

그때 쥬맥이 떠올리는 한 수.

‘천둔은룡(天遁隱龍)!’

쥬맥이 마침내 자신이 가진 검공으로는 최상위의 공격을 가하는데······.

이는 바로 천둔미리검법(天遁迷離劍法)의 두 번째 초식이다.


검이 높이 날아오르더니 사방으로 흔들리며 무언가를 쏟아 냈다. 그러자 거세게 떨리는 공기의 진동!

그런데···, 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이는 강기검의 경지를 넘어서, 무형화된 무형검 공격이기 때문이다.

비슷한 경지가 아니면 받아낼 수 없는 공격임에도, 삼족황은 당황하는 기색이 전혀 없었다.

공간을 꿰뚫어 보듯이 샛노란 눈동자에 힘을 주자, 마치 유리알처럼 눈동자가 투명하게 변한다. 그 눈으로 발톱들을 조종하더니 일일이 무형검에 충돌시켰다. 그러자,

꽈아아아아앙!!!

하늘을 울리는 폭음과 함께 무형검의 기운이 사라지고, 발톱도 그제야 힘을 잃어서 다시 제자리로 돌아간다.

“끼요오오오오!”

회심의 일격마저 통하지 않자, 삼족황이 크게 자존심이 상한 모양이었다. 그러나 융통무애(融通無碍)하고 심즉통(心卽通)의 경지에 이른 쥬맥이, 상대가 신수라고 쉽게 당할 리 있겠는가?

그러자 이번에는 큰 부리를 쩍 벌리며, 지옥에서 터져 나오는 화염인 양 검붉은 불꽃을 수십 장이나 쥬맥에게 내뿜었다.

아예 통구이를 만들려는 것!


그러자 진기를 검에 주입하여 보름달 같은 큰 검환(劍丸)을 만들더니, 불꽃을 향해 번개처럼 쏘아 보내는 쥬맥.

그 검환이 마치 연어가 물살을 가르고 올라가듯이, 불꽃을 거슬러 올라가다가 중간에서 터져 버렸다. 그러자,

콰아아아아아아앙!!!

귀청을 찢을 것 같은 폭음(爆音)이 들리고, 거대한 폭죽이 폭발한 것처럼 사방으로 강기의 불꽃이 터져 나간다. 그리고 그 일부가 삼족황에게까지 튀어서 온몸에 부상을 입혔다.

그러자 깜짝 놀란 삼족황이 노하여 하늘을 향해 사납게 울부짖었다.

“끼어어어어어어어어~~~”

그 소리가 어찌나 큰지, 은신해 있는 무사들까지 뇌가 흔들릴 지경인데······.

울부짖던 삼족황이 사납게 눈을 치뜨고 쥬맥을 노려보더니, 순식간에 그 큰 덩치가 공간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쥬맥은 삼족황이 부상을 당하여 물러갔다고 안심하며 서서히 허공에서 내려오는데···, 왠지 기분이 묘했다.

그때 갑자기 등 뒤의 공간이 칠흑 같은 어둠을 드러내며 길게 찢기더니, 그 속에서 삼족황이 튀어나왔다.

그리고 쥬맥이 어떻게 대응할 사이도 없이 달려들어서, 커다란 입을 쩍 벌리더니 단숨에 덥석~ 삼켜 버렸다.

“아니, 저··· 저··· 저······.”

그 모습을 바라보던 무사들이 모두 기함을 하고 놀라서 벌떡 일어섰다. 이럴 수가? 그러나 이미 쥬맥은 괴물의 입 속으로 삼켜져서 아무런 흔적도 찾을 길이 없었으니······.

“끼유우우우우~”

쥬맥을 삼킨 삼족황은 득의의 표정을 드러내며, 나머지 무사들을 찾아 모두 삼키겠다는 듯이 사방을 두리번거린다.

이에 은신한 무사들이 급히 몸을 낮추고 숨을 죽이는데···, 이미 몇몇이 눈에 띄어 삼족황이 그리로 방향(方向)을 틀고 사납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다시 큰 부리를 벌려서 무사 몇 명을 삼키려던 삼족황이, 갑자기 미친듯이 괴성을 지르는 것이 아닌가?

그러면서 땅으로 뚝 떨어지더니, 정신없이 바닥을 뒹굴었다.

마치 미친 것처럼···, 온몸이 불붙은 멧돼지처럼 말이다.

쥬맥은 큰 입 속으로 삼켜지는 순간 전신에 호신강기(護身罡氣)를 두르고, 백호제마검으로 내부에서 사방을 공격했으나 큰 효과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밀려 들어가 위에까지 이르렀는데······.

어찌 된 일인지 삼족황의 위 속은 완전히 용암과 같은 불바다였다.

쥬맥의 호신강기가 아무리 대단해도, 그런 용암 같은 불길 속에서 오래 버텨 낼 수 없었다. 숨도 쉬기가 어려우니.

그러자 마침내 그 끝없던 진기도 바닥이 나고, 호신강기도 점점 힘을 잃어서 용암 같은 불길에 전신이 휩싸인 순간!

아득한 절망감이 끝없이 밀려오면서 쥬맥도 서서히 의식을 잃어 갔다.


그리고 전신으로 마치 지옥불 같은 염화(炎火)가 번지는 바로 그 순간!

쥬맥의 단전에서 찬란한 빛이 뿜어져 나오더니, 주변의 모든 불길을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바로 신수 주작이 넣어 준 화정(火晶)에서 주변의 모든 불과 뜨거운 기운을 빨아들이는 것이다.

그리고 그보다 몇백 배 더 뜨거운 불길이 쥬맥의 전신을 휘돌며 일어나기 시작했다. 마치 영혼을 태우는 것처럼!

그러자 삼족황의 위 속이 모두 익어 버리고, 주변의 내장까지 그 열기에 타 버렸다. 그러니 아무리 신수급 영수라 한들, 그것을 어찌 버텨 낼 수 있겠는가?

그래서 고통을 참지 못한 삼족황이, 땅으로 떨어져서 바닥을 뒹굴었던 것!

불길이 점점 거세지더니 쥬맥의 전신에 있는 털까지 전부 태우고, 피부까지 타면서 세 번의 허물을 벗었다.

그제야 주변의 열기를 다시 모두 흡수하니, 이번에는 반대로 주변이 싸늘해지면서 쥬맥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러자 무인의 본능으로 끝까지 움켜쥐고 있던 백호제마검을 딛고 일어서는데······.

전신에 알 수 없는 기운이 휘몰아쳤다!

아니, 이건 도대체 어디서 온 기운이란 말인가? 분명 진력이 다했는데 말이다.




감사합니다. - 설련하(偰輦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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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3 173화. 전쟁! 인간이 만든 악마 22.02.02 1,253 32 18쪽
172 172화. 소금동맹과의 전쟁 22.02.01 1,262 33 18쪽
171 171화. 어수족의 출현 22.01.31 1,257 32 19쪽
170 170화. 인구 증가와 식량 부족 22.01.30 1,265 33 19쪽
169 169화. 공간신통을 얻다 22.01.30 1,258 32 19쪽
168 168화. 전차(戰車)와 수군 22.01.30 1,269 33 19쪽
167 167화. 비룡(飛龍)의 습격 22.01.30 1,248 32 19쪽
166 166화. 다섯 마왕과의 결투 22.01.30 1,257 32 19쪽
165 165화. 마계(魔界) 수행 22.01.30 1,252 32 19쪽
164 164화. 전진기지를 건설하라 22.01.30 1,261 33 18쪽
163 163화. 삼족황과 공간신통 22.01.30 1,264 31 19쪽
» 162화. 또 다른 생사의 기로 22.01.30 1,270 30 19쪽
161 161화. 마수 토벌로 이어진 인연 21.09.27 1,263 11 19쪽
160 160화. 홀로 중계(中계) 수행 21.09.26 1,276 10 18쪽
159 159화. 인어족과 곤의 전쟁 21.09.25 1,258 10 20쪽
158 158화. 미라챠와의 재회 21.09.24 1,261 11 18쪽
157 157화. 비승야차와의 대결 21.09.23 1,246 11 19쪽
156 156화. 시신은 산을 이루고 21.09.22 1,249 12 20쪽
155 155화. 40만과 4만의 전투 21.09.21 1,252 11 18쪽
154 154화. 야습(夜襲) 21.09.20 1,260 11 20쪽
153 153화. 야차족과의 전쟁 21.09.19 1,265 11 19쪽
152 152화. 대신전(大神殿)의 완공 21.09.18 1,277 11 18쪽
151 151화. 쥬씨세가를 꿈꾸다 21.09.17 1,273 12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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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 148화. 용암불새와의 인연 21.09.14 1,258 12 19쪽
147 147화. 거인들과의 대전투 21.09.13 1,245 12 19쪽
146 146화. 선발대 간 치열한 전투 21.09.12 1,256 12 18쪽
145 145화. 남풍에 실린 전운(戰雲) 21.09.11 1,248 12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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