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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수호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함영(含英)
작품등록일 :
2013.12.07 04:07
최근연재일 :
2014.05.05 10:57
연재수 :
4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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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3,393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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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84,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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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3.2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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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10장. 첫번째 과제(3)

DUMMY

콰앙-!!

들려오는 폭음에 아현의 눈이 커졌다. 혹시라도 혁진이 어떻게 되었을까봐 걱정하는 눈빛이 가득 담겨져 있었다.

허나 거짓말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혁진에게 덤벼든 사내들이 먼지같이 사방으로 날아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모든 사내들이 튕겨나가 비처럼 후두둑 떨어졌다. 그 중심에서, 때 마침 한 사내의 목덜미를 붙잡고 바닥에 찍어버린 혁진의 모습까지도.

콰직-!

“커, 커억!”

오준의 입에서 피가 튀었다. 그의 등이 닿은 땅 주변이 거미줄처럼 갈라졌다. 혁진은 경악과 고통으로 일그러진 그의 얼굴을 보며 피식 웃었다.

“자, 어제오늘 뱉은 말에 대한 책임을 져주실까?”

“이 놈!”

혁진은 등 뒤에서 들려오는 고함에 오준을 내버려두고 스르륵 움직였다. 뒤를 돌아보지도 않은 채 미끄러지듯 땅을 박차고 휙 날아올랐다. 공중에서 제비를 넘어 순식간에 사내의 뒤통수를 점한 혁진은 사정없이 그의 등을 걷어찼다.

“크악!”

콰앙-!

중심을 잃은 사내는 앞으로 꼬꾸라져 머리부터 땅에 처박혔고, 사방에 자욱한 흙먼지가 일어났다.

아현은 상황이 어찌 돌아가고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내공으로 안력을 돋울 수 없는게 답답해 발만 동동 굴렀다.

감을 잡을 수 있는 것은 누런 흙먼지 사이로 검은 인영이 설핏 비친다는 것 뿐. 무언가 보였다 싶으면 여기저기서 고통에 가득 찬 비명이 터져 올랐다.

아현은 두 손을 꼭 잡고 떨리는 눈으로 먼지 속을 바라보려고 노력했다.

그러다 휙 하고 날아가 땅바닥에 처박히는 사람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의 비명은 들리지 않았다. 어디선가 불어오는 한 줄기 바람이 흙먼지를 걷어갔다. 아현은 드러난 광경에 절로 입 꼬리가 올라가 소리치지 않을 수 없었다.

“추 소협!”

혁진은 흘러내린 머리를 위로 쓸어 넘기며 후 하고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아현으로선 이 모든 것이 고작 숨 두어 번 쉴 시간 동안 일어난 일이라고는 믿기지 않았다.

아현이 다가오려 하자 혁진은 손을 들어 막았다. 그녀가 멈춰 서며 의문 가득한 표정을 짓자 혁진은 걱정하지 말고 기다리라는 뜻으로 밝게 웃어주었다. 아현도 그 뜻을 알아들었는지 뒤로 한 걸음 물러섰다.

혁진은 아현에게 웃어보였던 얼굴은 마치 거짓이었던 것처럼 야차 같은 표정을 지으며 땅바닥을 바라보았다.

거기엔 짓눌려 죽기 직전의 벌레 같은 꼴을 하고 있는 오준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누가 맘대로 쓰러져 있어도 된다고 했던가.”

혁진은 그의 목을 붙잡아 허공에 띄우듯이 던져 올렸다. 오준이 허우적거릴 틈도 없이 혁진은 내공을 실은 주먹을 그의 복부에 찔러 넣었다.

뻐억-!

“커, 커어억.”

오준이 날아가는 모습에 기재들은 입을 벌리고 쳐다보았다. 그러다 저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날아가는 오준의 옆에 혁진이 따라 붙는 것이 아닌가.

빠악-!

혁진은 오준의 턱을 걷어 차올렸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공중으로 붕 떠오른 놈의 머리를 발뒤꿈치로 찍어버렸다.

쿠당탕탕-!

오준은 비명도 지르지 못했다. 침이며 먹은 것, 피까지 한데 토해낸 허공 아래에 엎드리듯 찌그러졌다. 간헐적으로 몸을 꿈틀거리긴 했지만 그 뿐. 그 누구도 오준이 살아있다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였다.

“흐, 흐아악!”

오준을 죽여 버린 게 아닌가 싶을 만큼 짓뭉개버리는 혁진의 손속에 대부분의 기재들은 질렸다는 듯이 도망쳤다.

사실 그들은 서고를 올라가기 위해 싸우고 있기는 했지만 암중에 목숨을 해하지는 말자는 무언의 약속 같은 것이 있었다. 헌데 혁진에겐 잘못 걸렸다간 오준 꼴이 되지 말란 법이 없을 것 같았다. 혹 천월화가 중재해주지 않을까 싶었지만 천월화는 오히려 흥미로운 표정으로 혁진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몇몇 이들이 오준을 구하려고 다가갔다. 혁진은 그들을 슬쩍 노려보았다.

“뭐냐.”

“아, 아무것도 아닙니다. 아하하.”

그들은 하나 같이 꼬리를 내린 강아지 꼴을 하고 뒤로 물러났다.

혁진은 토사물과 피로 젖어 엉망이 된 오준의 가슴팍을 힘껏 짓밟았다. 죽어가던 눈빛에 회광반조 마냥 빛이 들어왔다. 튀어나올 듯이 눈을 부릅뜬 오준은 듣는 사람의 오금이 저릴 만큼 처절한 비명을 질렀다.

“우, 우아악. 우아악, 끄아악!!”

혁진은 오준이 비명을 지르든 말든 그만둘 생각이 없었다.

놈들이 아현을 더러운 말로 모욕하고 상처준 것을 생각하니 도저히 분이 풀리지 않았다.

태생적으로 약한 여인이 남자에게 희롱당하는 것은 예로부터 있는 일이었고, 무위관에 오기 전에도 수지가 민준에게 당할 뻔한 것을 구해주기도 했었다. 그 것이 세상에 사내로서 태어난 자가 할 일이라 생각하고 있으니까.

하지만 민준이 수지를 겁탈하려던 때도 무척 화가 나 단단히 혼내주기는 했지만 이렇게 초죽음으로 만들어 놓지는 않았었는데, 오준은 조금도 용서해주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다.

“어이. 어제 하던 이야기를 끝내 볼까?”

오준은 자신의 가슴을 짓밟고 있는 혁진의 발에서 힘이 빠지자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간신히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사과해라. 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 없지만, 최대한 성의를 보인다면 이번 한번, 용서 해주지.”

“사…살, 살려….”

“…라고 하려 했었는데. 오늘 일로 인해 그건 어려울 것 같군. 죄송하다고 입 싹 닦기엔 한도가 지나쳐서 말이야.”

혁진의 말에 오준은 불알이 쪼그라드는 것을 느꼈다. 자신이 태어나서 가장 큰 실수를 한 것이 있다면 어제, 오늘 혁진에게 내뱉은 모든 말이라고 끊임없이 반성했다.

오준은 그런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길 간절히 바라며 혁진을 바라보았지만 그의 끝을 알 수 없는 검은 눈동자를 마주치고는 허끅 하고 숨을 들이킬 수밖에 없었다.

혁진은 오준의 입에서 흐른 피로 붉게 젖은 목덜미를 왼 손으로 붙잡아 올렸다. 오른손을 들어 올려 주먹을 꽉 쥐었다. 집약된 내공이 우웅 하는 소리를 내며 주먹에 모여들었다.

“안 봐도 뻔하다. 그간 남을 괴롭히고 상처 입힌 죄, 저승에 가서 사죄하며 반성해라.”

“우, 우아. 우아악!!”

오준이 부어 오른 눈을 꽉 감으며 기절한 순간.

쒜엑-!

오준의 머리 위로 하얀 궤적 하나가 스쳐지나갔다.

혁진은 오준을 놓고 한발 뒤로 물러서, 자신에게 검을 휘두른 상대를 쳐다보았다.

건방져 보일 정도의 자신감을 얼굴에 두른 사내가 검을 들고 혁진을 보고 있었다.

“대규 공자….”

“버러지 일지라도, 그분의 백성이 다치는 것을 두고 볼 수는 없지. 예로부터 개를 패더라도 그 주인을 보고 패라는 말이 있다는 것도 모르나?”

대규의 기세등등한 말에 혁진은 피식 웃으며 중얼거렸다.

“웃기는 군. 개새끼 다음엔 하인 놈인가….”

“뭐라고?”

“아무것도. 그보다 이 개의 주인이 그대인가?”

“그대? 하, 기가 차는군. 그렇다면?”

“개새끼 교육을 잘못시켰군. 그럼 주인이 대신 맞아야하는 것 같은데.”

“무, 뭐라고? 이 놈이!”

주변에서 싸우던 이들이 모두 혁진과 대규의 대립에 시선을 돌렸다.

“호오라.”

느긋하게 서고 앞에 다다른 진일마저 슬쩍 시선을 돌려 대규와 혁진이 마주한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대규는 검 끝을 혁진에게 겨누며 소리쳤다.

“비천한 주둥아리를 함부로 놀린 죄, 그 하찮은 몸뚱어리의 팔 한쪽이라도 내놓아야 할 것이다!”

혁진은 머릿속의 무언가가 툭 끊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한진의 모습이 떠올랐다. 사부의 얼굴이 눈앞에 선했다.

‘그렇다면 이 천통관지(天通貫指), 한진의 오른 팔이라면 어떠한가?’

속에서부터 끓어오르던 열화가 온 몸에 번져나갔다.

주먹을 꽉 쥐고 저도 모르게 몸을 부들부들 떨고 말았다.

“네, 네 놈 따위가…함부로 가져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주변을 쩌렁쩌렁 울리는 노호(怒號)!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던 천월화마저 놀라 귀를 틀어막았다.

이 정도의 공력이 실린 사자후라니?

“뭐, 뭐야?”

대규의 집중이 잠시 흐트러졌다. 그 것은 아주 잠시였을 뿐이었지만,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는 어느새 땅을 박차고 뛰어오른 혁진이 눈앞에 까지 이르러있었다. 얼굴을 향해 직선으로 날아오는 주먹에는 얼마나 강한 힘이 실려 있는지 그 주변으로 권풍(拳風)이 일어날 정도였다.

콰콰-!

“큽!”

대규는 급히 검을 들어 검 면으로 몸을 방어했다.

금장(金裝)으로 화려하게 장식된 보검은 천금을 주고 산 회목대가의 가보(家寶)다. 내공을 불어넣으면 절대로 부러지지 않는 무가지보(無價之寶)였다. 그렇기에 대규는 혁진이 어떠한 공격을 하더라도 신경 쓰지 않고 반격하려고 했다. 하지만,

터엉-

검 면에 울리는 충격이 손을 타고 전신으로 뒤 흔들었다.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거대한 불안감이 엄습했다.

거기에 대해 대처할 방안을 생각할 틈 따위 없었다. 대규는 혁진이 들어오는 방향을 파악하고 방어하는 것만으로도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콰앙-!

“크윽!”

한방 한방이 어마어마한 충격이었다.

빠르기는 어찌나 빠른지! 왼쪽에서 주먹을 막았다 싶으면 오른쪽에서 발이 들어왔다. 그 것을 어찌 막았다 싶으면 정면으로 치고 들어오는 것이 숨 쉴 틈조차 없이 반복되었다.

대규는 시선이 어지러워지는 것을 느꼈다.

자신이 칠대세가의 자제들 중에서는 강한 편이 아닌 걸 알고 있었다. 그래도 일반 서민들의 기준으로 보면 압도적인 무력을 갖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러한 자신이 밀리고 있다는 이 현실이 도저히 믿기지가 않았다.

‘빌어먹을!’

대규는 정신없이 방어하는 와중에도 기회를 잡기 위해 눈을 크게 떴다. 한 번만 맞아도 중심을 잃고 쓰러질 만큼 강력한 공격을 몇 번이나 간신히 비켜낸 찰나.

‘잡았다!’

혁진이 다음 공격을 하기 위해 몸을 빙글 돌린 것에 허점이 보였다. 기회를 잡은 대규는 기합을 지르며 혁진의 몸을 베어갔다. 치명상은 못해도 거죽 정도는 베어버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날카로운 참격(斬擊)이 혁진의 몸을 가름에 대규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됐다!’

허나 기뻐하기도 잠시.

스륵 하고 혁진의 몸이 흩어지는 것을 보고 아연실색하고 말았다. 동시에 그의 극도로 예민해진 감각이 시끄러운 경종을 울렸다. 이에 대규가 뒤를 돌아보려 한 순간.

빠악-!!

“크아악!”

쿠당탕-

땅위를 온몸으로 쓸어버리며 흙먼지를 일으키는 대규의 모습에 지켜보던 모든 이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물론 대규를 쓰러트린 혁진의 실력에 대한 감탄이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대규를 상처 입혔다는 것은 회목대가를 완벽히 적으로 돌리게 되었단 얘기였다. 대륙상권의 육 할을 쥐고 있는. 나아가서는 칠대세가의 영향력에 정면으로 도전했다는 것과도 마찬가지.

이 하늘 아래에서 사람답게 살려면 칠대세가의 영향력을 벗어 날수는 없을 터.

“대, 대체 어디서 나오는 배짱이야?”

경악한 기재들은 혁진이 저벅저벅 걸어가 쓰러진 대규 앞에 서 하는 말을 듣고 더 이상 놀라는 것을 포기했다.

“일어나시지. 아직 우릴 마구간에 자게 만들어준 것에 대한 보답을 못했으니까.”

“이, 이놈이…크악!”

대규는 버럭 소리를 지르며 몸을 일으켰다.

그렇잖아도 업종 상, 영축윤가와는 적이나 마찬가지였다. 그 영축윤가의 금지옥엽이 변변한 호위대 없이 입성했다는 사실을 들었을 땐 믿지 않았었다. 영축윤가의 금력 역시 만만찮으니까. 무슨 꿍꿍이인가 싶어 밑의 놈들이 장난을 치는 것도 내버려두었다. 상대가 회목대가인 것을 알면 얌전히 넘어갈 테니까. 하지만 이 혁진이란 놈이 나타나자 완전히 꼬여버렸다. 충실한 자신의 부하들을 태반이나 병신으로 만들고 죽이지 않았던가!

대규는 입가에 흐르는 피를 닦으며 거리를 벌렸다. 눈에는 붉은 핏발이 잔뜩 곤두서 있었다.

“죽여 버리겠다!!”

혁진을 몰아쳐가는 대규의 기세는 수세에 몰려 있던 때 보다 몇 배나 강력해져 있었다. 대규의 검이 뿜어내는 날카로운 예기가 스친 땅거죽이 얇고 깊게 패여 나갔다.

지켜보던 기재들은 대규가 전심전력으로 휘두르는 강력한 검기에 감탄했다.

“역시 대규 공자. 허명은 아니었군.”

“저 자, 꼼짝도 하지 못하잖아?”

혁진은 이렇다 할 공세를 취하지 못하고 피하기에 급급해 보일 정도였다. 허나 모든 이들의 머리 윗자리에서 이를 관전하고 있던 진일과 신란 등의 눈에는 분명하게 보였다. 혁진이 침착하게 대규의 공격을 피하며 기회를 노리고 있다는 것을. 그 기회가 잡히면 대규는 한방에 무너져 다시는 일어나지 못하게 될 것이 분명했다.

신란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정유. 저 녀석, 아까 뭐라고 하고 나갔지?”

“‘닭 잡는데 소 잡는 칼을 쓸 필요가 있겠습니까. 제가 단번에 나가서 처리하고 오지요’, 라고 했습니다만.”

“씨암탉인 줄 알고 나갔는데 아무래도 황소인 것 같네. 도와줘야 하지 않으려나?”

“좋을 대로.”

진일이 퉁명스레 대답하자 신란은 볼에 슬쩍 바람을 넣더니 흐응 하고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뭐, 나쁘지 않겠지.”

그녀가 손가락을 튕기자 딱 하는 명쾌한 소리가 사방에 울려 퍼졌다. 곧 기재들 사이에서 세 명의 여인이 숨어 있던 것처럼 빠져 나왔다. 신란이 말없이 혁진과 아현이 있는 쪽을 가리켰다. 그녀들은 고개를 살짝 숙이더니 어디선가 불어오는 바람처럼 은밀하게 혁진의 근처로 스며들었다.

대규의 공격에 집중하고 있었지만 혁진은 꽤나 실력 있는 여인들 셋이 다가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다행이라면 그 셋이 자신에게 붙는다 해도 어려운 싸움이 되겠지만 시간이 걸릴 뿐, 이기지 못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는 점. 하지만 한 명만이 자신이 있는 쪽으로 오고, 나머지 두 명은 아현과 야호가 있는 쪽으로 가자 아차하고 말았다.

‘이런!’

순간 혁진은 자신의 얼굴 바로 옆을 지나가는 칼날의 예리함에 섬뜩함을 느꼈다.

대규의 검을 간신히 피했다고 생각하며 조금 안도했는데 연달아 날아온 다른 칼이 옷자락을 베어가는 것에 신음을 삼켰다. 몸을 돌리며 옆을 보니 어느새 대규의 옆에 한 여인이 합류해 검을 휘두르고 있는 상태였다.

대규는 다가온 여인이 신란의 수하 중 하나인 홍선임을 깨닫고 꺼지라는 식으로 쏘아보았다. 허나 홍선은 신경도 쓰지 않고 혁진을 공격하는 대규의 보조를 맞추며 말했다.

“아가씨께서 공자를 도우라고 지시하셨습니다.”

“필요 없다.”

“죄송합니다. 제겐 아가씨의 명령이 우선입니다.”

카앙-!

홍선의 검이 혁진의 허점을 찌르는 것을 보면서 대규는 이를 갈았다. 실력이 있기나 말기나, 이 빌어먹을 년들은 곧 죽어도 제 주인인 신란의 말을 철썩 같이 지키는 년들이었다.

특히 홍선이 가장 심했다. 신란으로 명령으로 한번 붙으면 제가 죽거나, 상대가 죽을 때 까지 덤벼드는 독한 년으로 유명했으니까. 더 말해봐야 소용없다고 생각했다.

“혹, 눈 먼 내 검에 베여 죽더라도 원망하지 마라.”

“원하시는 대로.”

“크압!”

혁진은 기합과 함께 덤벼드는 대규의 검을 피해내기가 무섭게 짓쳐드는 홍선의 검도 피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대규가 말은 그렇게 했어도 홍선의 몫을 인정하고 자리를 양보한 게 분명했다. 그렇지 않다면 이렇게 흐름이 괜찮은 합격을 구사할 수는 없을 테니. 홍선은 대규가 남겨준 약간의 자리만으로도 혁진의 허점을 무서울 정도로 파고들었다.

때문에 혁진은 아현과 다른 조원들을 신경 쓸 수가 없었다. 아직 보련이나 결천의 실력이 어떤지 모르지만, 자신이 갈 때까지 만이라도 버틸 수 있는 실력이 있길 바랄 뿐이었다.

“흐음.”

결천은 혁진이 홍선의 가담으로 상황이 어려워진 것을 깨달았다. 자신들 쪽으로 다가오는 두 여인을 바라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같은 무리에서 흩어져 온 것을 보았으니, 저 홍선이라는 여인과 큰 실력 차이는 나지 않을 듯 싶었다.

친 자매라도 되는 것인지 검은 머리며, 이목구비. 걸음걸이나 풍기는 첨예한 기세까지 무척이나 닮은 여인들이었다. 외모나 그런 것은 천성적으로 타고난다 치더라도, 기세까지 같은 것은 동일한 종류의 무공을 익히지 않는다면 결코 가질 수 없는 것. 두 여인들이 가까이 와 걸음을 멈추었을 때 결천은 확신했다.

“두 분께서 합공하신다면 배 이상의 위력을 펼치겠군요.”

“어머, 어찌 알았을까나?”

“여리게 생겨서 쓸모없는 사내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똑똑한 걸?”

“어머, 예희 언니. 너무한다. 난 저런 남자가 좋은데.”

“그럼 너나 가지던가.”

“알았어. 일단 시험 좀 해보고. 합격하면 아가씨께 허락 맡아야지.”

여인은 콧노래를 부르며 검을 뽑아들었다.

결천은 피식 웃고 말았다. 옆을 보니 보련이 굳은 표정으로 두 여인을 마주보고 있었다. 여인들도 보련을 함께 바라보며 씨익 웃었다.

“아시는 분들인가 보군요.”

“조심하세요. 저 둘. 예희, 초미 자매가 펼치는 연수합격은 어황신가의 자랑이니까요.”

“그렇군요. 최선을 다해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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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4장. 사부(師父)(1) +4 14.03.10 5,591 136 18쪽
7 3장. 장권박투(掌拳搏鬪)(2) +4 14.03.09 5,358 148 18쪽
6 3장. 장권박투(掌拳搏鬪)(1) +5 14.03.08 5,262 143 18쪽
5 2장. 하령민가(河靈閔家)(2) +4 14.03.07 5,921 160 19쪽
4 2장. 하령민가(河靈閔家)(1) +7 14.03.06 6,140 174 10쪽
3 1장. 하령성의 약초꾼(2) +5 14.03.05 6,295 179 15쪽
2 1장. 하령성의 약초꾼(1) +12 14.03.04 7,725 186 12쪽
1 서장. 놈. +9 14.03.03 7,767 203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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