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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자(話者) 님의 서재입니다.

무사, 기사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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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화자(話者)
작품등록일 :
2018.04.09 10:01
최근연재일 :
2018.10.11 15:10
연재수 :
21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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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904,559

작성
18.04.21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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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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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
글자
13쪽

< #4. 태평루 3 >

DUMMY

눈을 감은 호여왕이 최후를 준비할 때, 갑자기 북소리가 울려 퍼졌다.


북소리에 맞춰 숲속에서 병사들이 뛰쳐나왔다. 질서정연하게 줄을 맞춘 병사들이 호여왕을 좌우에서 감싸며 한 열, 한 열, 계속 방벽을 만들어냈다. 그곳에 갇힐까 봐 사이에 있던 기병들은 말을 돌려 무리에 합류했다.


그렇게 호여왕의 호위를 결딴내던 기병들이 당황할 때, 숲을 커다랗게 감싸며 기병 무리가 좌우에서 나타났다. 모두 습격했던 무리같이 온몸을 철갑으로 감싼 철기병들이었다. 겨우 오십여 기밖에 안 되는 그들을 감싸는 말은 천이 넘었다.


"어···. 어림군이다!"


하얀 용이 수놓아진 금빛 깃발이 기병들 사이에서 세워지자, 괴한들은 탄식했다.


탄식하던 그 순간, 호여왕의 주변을 겹겹이 쌓은 병사들이 몸을 돌려 밖을 보고 정렬했고 두 열은 방패를 들고 앞으로 나서며 바닥에 철질려를 던졌다. 그 뒤 세 열은 기병이 접근도 하지 못하도록 기다란 창을 세워 들어 고슴도치처럼 방비하였다.


수장의 얼굴은 새하얗게 변하고 말았다. 숲속에서는 끊임없이 병사들이 천천히 몰려나오기 시작했다. 어림 군이 일부만 온 게 아니다. 저 수를 보면 전부 온 것이다. 눈에 보이는 것이 숲인지, 사람무리인지 모를 정도다. 자로 잰듯한 움직임에 사람이 아닌 듯 이질적이다.


놀란 말을 이리저리 다독이며 상황을 보던 수장은 결심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차선책이 없다.


"모두! 힘을 내라. 어차피 빈손으로 돌아가도 죽음이다. 저승에서 왕의 목을 베어봤다고 자랑이라도 하려면 미친 듯이 뚫어라!"


이리 호기롭게 외치고 수장이 나서 달려나가니, 주춤거리던 이들도 마음을 다잡았다. 오십여 기의 철기가 덩어리가 되더니 속도를 올리며 달려들기 시작했다. 무시무시한 힘이 적의를 가득 가진 채 먼지구름이 되어 다가온다.


지옥의 구렁텅이에 한발을 걸쳤던 호여왕은 그 무시무시한 기세에 움찔거렸다. 아직 구렁텅이에서 검은 손이 나와 발목을 잡아끄는 것 같았다.


"겁나셔도 버티십시오."


조용히 말을 탄 채 다가온 사내가 웃으며 말을 걸자, 호여왕도 안심이 된 듯 우뚝 버티기 시작했다.


황제의 오른팔인 어림군의 총관, 완안사유. 그였다. 태어나 장군이 된 후 한 번도 지지 않은 무패장군, 해릉의 목을 벨 때 선두에 선 선봉장. 그런 그를 부를 땐 모두 '황제의 검'이라 불렀다. 그가 황성을 나서는 일은 드물다. 십중팔구. 아버지도 부근에 계시리라. 그러면 더욱 의연한 모습으로 괜찮은 녀석이라고 각인시키는 게 중요하다. 억지로라도 말이다.


호여왕이 의연한 척 얼굴에 웃음을 띠어보는 모습을 잠시 본 완안사유는 적들을 바라봤다. 기세가 강하다. 방벽이 상처 입겠지만 그래도 너무 적다. 첫 충돌에 선두의 방패들이 무너진다. 무거운 마갑을 걸친 말이 같이 쓰러지자 깔려버린 병사가 신음을 낸다. 말들이 쓰러진 동료를 밟고 넘어섰다.


기다란 창이 속도가 줄어버린 기병을 떨군다. 주인을 잃고 상처받은 말이 고통에 날뛰다가 목덜미에 창이 꽂히자 푸르르하며 쓰러진다. 선두에 나섰던 적의 수장이 검을 좌우로 휘두르며 병사들의 창을 잘라낸다. 흉흉한 기세에도 병사들은 당황하지 않고 주위를 감싼다. 말의 엉덩이에 창이 꽂히자 말이 앞발을 들고 껑충 뛰어버렸다.


고삐를 잡은 손이 미끄러지자 녀석은 떨어졌고, 병사들은 살려둘 가치가 없다는 듯이 온몸에 창을 꽂는다. 그래도 적이 방벽을 거의 뚫을 뻔할 때 주변의 병사들이 유기적으로 움직여 다시 전면에 다섯 겹의 방벽을 쌓는다. 다른 병사들은 뒤로 돌아 포위한다. 하나, 둘. 얼마 남지 않은 적들이 점점 쓰러져갈 때 악에 받친 한 녀석이 창을 들어 힘껏 날렸다.


완안사유는 날아오는 창을 보고 검집에 손을 댔다가 말았다. 창은 호여왕을 지나쳐 몇 걸음 뒤에 파르르 하고 꽂혔다.


“막아줄 수도 있잖았는가?”


떨리는 목소리로 호여왕이 완안사유에 하소연하고 말았다.


“빗나가는데 뭐하러 그럽니까?”


어림군 총관은 별거도 아닌데 난리라는 듯이 한마디 대답하고는 적들의 최후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한마디를 외친다.


“포로는 필요 없다. 왕에게, 황제에게 역모를 꾸민 놈들이다. 죽어가면서 반성할 수 있게 최대한 잔인하게 죽여라!”




***




주변은 정리됐다. 살아남은 적은 없다. 도총관은 힘겹게 마지막 숨을 몰아쉬던 적들도 난도질해버리라고 말하고는 호여왕을 모시고 떠났다.


숲속으로 조금 들어가자, 병사 몇의 호위를 받으며 황제가 차를 마시고 있었다. 먼 거리를 급하게 달려온 듯, 가벼운 복장으로 평평한 돌에 걸터앉은 채 말이다.


“아버지!”


호여왕이 어린아이처럼 뛰어 다가가자, 황제는 찻잔에서 입을 떼고 손을 들어 막았다.


“넌 기다려라. 사유. 보고해라.”


겨우 죽음을 피해 살아온 아들은 뒷전인가? 그런 생각에 마음이 상했지만, 그런 티를 낼 수는 없었다. 조용히 고개를 조아리고 옆으로 비켜서는 수밖에 말이다.


“적은 모두 죽었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도망친 적도 살아남은 포로도 없습니다.”


“잘했다. 다른 호위는 모두 물려라.”


황제가 명령하자, 사유는 눈짓했고 병사들은 모두 멀찍이 사라졌다. 그때야 호여왕에 차례가 돌아갔다.


“황제 폐하, 소신을 습격했던 이들에게서 구명하여주시니 그 얼마나 감읍하였는지 모릅니다.”


“편하게 얘기해라. 넌 배후가 누구인지 아느냐?”


순간, 무언가 이상하다고 느꼈다. 분명 아시고 있을 테니, 포로가 없도록 하라 하신 것일 텐데 도리어 묻다니. 영문을 모르겠다.


“저···. 저 반도들이 아버지를 역모자라 칭했습니다. 옛 해릉의 수하들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진심 그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냐?”


“잘 모르겠습니다만, 하지만 습격받은 전후를 생각해보면 전 둘째 형님이···.”


“닥쳐라. 더는 입에 올리지 말아라.”


침통한 표정으로 일갈하는 황제의 표정에 호여왕은 주눅이 들어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오늘 벌어진 일은 넌 아무것도 모르는 것이다. 더는 생각하려 하지 말아라. 그리고 내일 있을 일을 연관 지어 생각지도 말아라.”


“저···. 내일이라뇨······? 아···. 알겠습니다. 전 모르는 겁니다.”


궁금증만 남긴 대화가 마무리되자, 호여왕은 다시 입을 다물고 옆으로 물러났다.


“사유야. 영중(호여왕의 이름)의 호위 중에 살아남은 이는 있느냐?”


“운 좋게도 기병 하나와 보병 하나가 살아남았습니다만, 황제 폐하의 의중을 몰라 아직은 살려두고 있습니다.”


“그냥 베어라. 이상한 소리를 들었으니 그냥 베어라.”


“네.”


“그러면 나를 제하고는 너와 영중이만 얘기를 들은 거겠지?”


“네, 일이 끝나고 말씀하시면 저도 자진하겠습니다.”


“됐다. 칼은 귀가 없고, 입이 없지 않으냐? 부러뜨릴 필요까지는 없겠다. 다만 실수해서 잠꼬대라도 입에 담지는 말아라.”


“알겠습니다.”


둘의 대화에 호여왕은 등 뒤에 식은땀이 흐르는 걸 느꼈다. 이리 심하게 숨기려 하시다니. 무언가가 있다. 궁금함이 계속 커졌지만, 머리를 흔들어 쫓았다. 아버지가 모르라고 하면 모르면 되는 것이다. 아니면 내 목숨도 위험할 것 같았다.


“사유야. 이제 가자. 영중아, 넌 중도로 돌아가서 한동안은 왕부에서 움직이지 말도록 해라. 손님도 만나지 말아라.”


황제는 해야 할 일이 있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나 갈 채비를 서둘렀다.



***




경기준비가 한창일 때, 조왕은 동굴 안쪽 자신의 방으로 창이와 연이를 불러들였다.


마차 안의 광경에 잔뜩 겁먹었던 창이는 의외로 쉽게 풀려나와, 조왕을 맞으니 그간의 걱정이 눈 녹듯 사라져버렸다. 조왕의 방은 일을 볼 수 있도록 해놓은 집무실이었다. 다만 상세하게 그려진 지도가 크게 펼쳐져 있는 책상이나 병법서들이 꽂혀있는 서가들을 보니, 그가 몰두하는 일이란 건 싸움으로만 보였다.


“너무 걱정이 많아서 그런가? 얼굴들이 굳어있군.”


“아···. 아닙니다. 마차가 생각보다 수수해서 좀 놀랐을 뿐입니다.”


창이가 겨우 웃으며 답하자, 조왕은 기분이 좋은 듯 같이 웃었다.


“그렇지? 좀 여러 용도로 쓰다 보니 내가 대접이 소홀했구먼. 뭐, 이런저런 잡소리는 집어치우고. 본론으로 들어가지.”


“네. 혼례 말씀이신가요? 저희도 준비를 좀 하고, 단장도 시키고 하려면 우선 매파에게 길일을 받아서······.”


“지금 하도록 하지.”


“네? 여기서요?”


당황해하는 창이를 무시한 조왕은 문밖의 수하를 불러 누군가를 오게 시켰다. 잠시 후 문이 열리자, 커다란 몸집의 사내가 들어와 고개를 조아리며 명을 기다렸다.


“새 아내가 될 사람이다. 데려가 단장을 시켜라.”


“알겠습니다.”


사내의 손에 연이가 끌려나가려 할 때, 연이는 애처로이 오빠를 바라봤다. 하지만 창이는 고개를 돌리고 외면했다. 결국, 입술을 앙다물은 연이가 눈물을 참지 못하고 주르륵 흘리다, 사내의 손을 피하고는 제 발길로 나섰다.


“전하께서는 병법에 관심이 많으신가 봅니다.”


창이가 어색한 분위기를 풀어보려 말을 돌리자, 조왕의 눈이 반짝였다.


“자네는 병법을 잘 아는가? 어때. 지금 금을 둘러싼 정세를 말해보게나.”


“고려인인 제가 알면 얼마나 알겠습니까? 다만 금은 세력이 강성하고, 솟아오르는 기세인데 남으로는 강에 막혀버린 송이, 북으로는 야만적인 몽고가, 서로는 서하가, 동에는 고려가 있으니 그만큼 적도 많습니다.”


“그래, 해릉은 송을 멸망시키고, 다음에는 고려를 가지려 했지. 그렇게 되면 서하나 몽고도 고개를 숙일 것이고···. 그 녀석들 땅은 별로 가질 것도 없으니 천하 대업이 마무리될 수 있을 것이었어. 그건 괜찮은 생각이었지만 순서가 잘못됐지.”


“네?”


“우선 약한 고려부터 멸망시켰어야지. 송은 그래도 물자나 돈이 풍부해서 접경지역에 온통 요새를 도배해놨단 말이야. 그래서 쉽지 않아. 고려를 멸망시키고 속국으로 만든 다음, 고려의 수군을 이용해서, 임안(송의 수도)으로 바로 넘어가는 게 낫지.”


조왕은 자기 생각을 한참이나 광분하듯 설명했고, 창이는 잘 모르는 부분도 기분 좋아지라며 맞장구를 쳐주었다. 경기시각이 다가오는 걸 알리는 북소리가 들리자, 조왕은 경기를 보려 자리에서 일어섰다. 한참 동안 기분이 좋았던 그가 호쾌하게 웃으며 창이에 말했다.


“오랜만에 얘기를 나눌만한 사람이 있어 기분이 좋았네. 평소에는 마륵하고만 얘기했거든. 저녁에 연회가 파한 후에 조촐한 식사를 따로 할 건데······. 같이 드세나.”


“가···. 감사합니다.”


“뭐, 많아야 내 수하 둘하고 자네뿐이니. 그때 얘기를 더 하지. 그리고 동생하고도 한 번은 더 만나봐야지. 한동안 보기 힘들 텐데 말이야.”


식사자리에 연이도 온다는 생각에 창이는 알겠다며 다짐했다. 그리고 감격에 겨운 듯 조왕의 무릎 밑에 꿇어 절을 올렸다. 조왕은 그런 창이를 우습다는 듯이 내려다보았다.




***



잔치가 벌어져 흥겨워 보이는 사람들 사이로 소명이 움직이자, 류도 바짝 따라붙었다.


병사들도 망을 보는 몇을 빼고는 무기를 놓고 이리저리 쉬고들 있었고, 갑옷을 벗어젖힌 채 술을 나누는 병사도 있었다. 생각보다는 이리저리 움직여볼 만했다.


소명의 뒤에 바짝 붙은 류는 혀를 찼다. 소명의 위장 때문이다. 좌승상의 엄명대로 두건을 둘러써서 얼굴을 가렸지만, 향기는 숨길 수가 없었다. 향기에 취한 류가 자그마하게 웅얼거리다 흠칫 놀랐다. 어느새 소명의 얼굴이 다가와 류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기 때문이다.


“요, 엉큼한 녀석아. ‘좋은 향기가 납니다’라는 건 무슨 의미더냐?”


혼자 웅얼거린 소리가 너무 컸나 보다. 뭐라 대답할지 몰라 얼굴만 새빨개져 더 머뭇거리자 소명은 귀엽다는 듯이 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웃었다.


“녀석도 사내라고···. 쯧, 넌 아직도 내 눈에 남자로 보이려면 십 년은 기다려야 한다.”


‘쳇, 저도 이제는 열일곱입니다. 제 나이에 혼인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런데, 나이는 얼마나 차이가 나는 거지? 겸이 형만 한 것 같기도 한데······.’


자신의 머릿속에 이리저리 도는 말에 더욱 당황한 류는 말머리를 돌리려 다른 말을 꺼냈다.


“그런데, 아가씨께서는 냉정히 말하면 남이신데, 이리 도와주시려 애쓰시는 것인지요? 전 그게 궁금합니다.”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는 방긋 웃으며 대답해줬다.


“재미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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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 #4. 태평루 6 > +5 18.04.23 7,002 133 13쪽
32 < #4. 태평루 5 > +7 18.04.22 7,046 144 13쪽
31 < #4. 태평루 4 > +7 18.04.22 7,233 150 13쪽
» < #4. 태평루 3 > +8 18.04.21 7,363 139 13쪽
29 < #4. 태평루 2 > +14 18.04.21 7,654 146 15쪽
28 < #4. 태평루 1 > +13 18.04.20 7,986 140 13쪽
27 < #3. 상경회령부 12 > +6 18.04.20 7,921 150 16쪽
26 < #3. 상경회령부 11 > +5 18.04.19 7,865 167 17쪽
25 < #3. 상경회령부 10 > +8 18.04.19 7,934 172 17쪽
24 < #3. 상경회령부 9 > +17 18.04.18 7,934 159 9쪽
23 < #3. 상경회령부 8 > +2 18.04.18 8,059 178 10쪽
22 < #3. 상경회령부 7 > +2 18.04.17 8,269 163 8쪽
21 < #3. 상경회령부 6 > +6 18.04.17 8,592 164 8쪽
20 < #3. 상경회령부 5 > +6 18.04.16 8,550 159 8쪽
19 < #3. 상경회령부 4 > +4 18.04.16 8,654 160 11쪽
18 < #3. 상경회령부 3 > +3 18.04.15 8,920 157 11쪽
17 < #3. 상경회령부 2 > +5 18.04.15 9,577 152 9쪽
16 < #3. 상경회령부 1 > +7 18.04.14 9,924 176 10쪽
15 < #2. 서경 14 > +17 18.04.14 9,695 172 11쪽
14 < #2. 서경 13 > +10 18.04.13 9,715 168 9쪽
13 < #2. 서경 12 > +12 18.04.13 9,851 185 8쪽
12 < #2. 서경 11 > +12 18.04.12 10,045 159 8쪽
11 < #2. 서경 10 > +3 18.04.12 10,295 151 8쪽
10 < #2. 서경 9 > +12 18.04.11 10,921 180 12쪽
9 < #2. 서경 8 > +11 18.04.11 11,451 18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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