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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컴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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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지그
작품등록일 :
2013.10.06 01:20
최근연재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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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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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73,470

작성
13.11.27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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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쪽

Short circuit -4

DUMMY

AD 1004 8.02 시간 불명


“이런 시간부터 대체 나에게 무슨 볼일이 있어서 호출한 겐가?”


여전히 기묘한 방이다. 수십개, 아니 수 백개의 케이블이 한 남자의 몸에 연결 된 채 방안을 가득 매우고 있으며, 남자가 서있는, 아니 정확히는 수 많은 케이블들에 꽂혀서 매달려 있다고 보는 것이 더 옳을 듯 한 방이다. 또한, 이 방의 조명은 이 남자를 좀 더 신비롭고 신적인 분위기로 만들어내기 위해서 인지, 그 남자를 중심으로 해서 비추고 있다. 이렇듯, 이 기묘하면서도 신비로운 방에 있는 이 남자는, 라디오컴퍼스 내에서 가장 존경 받고, 또한 가장 오랫동안 살았으며, 또한 가장 위대한 남자인 아그네스다.


아그네스. 그는 이 라디오컴퍼스 안에서, 그는 인간이 아니다. 물론 몸, 신체 작용, 그리고 생김새 모든 게 인간일지 몰라도, 그는 이미 1000년의 세월을 이 라디오컴퍼스 안에서 신으로서 살아왔다. 그가 말한 건 곧 법이며, 진리다. 아마 인류의 발생이래로 이렇게도 모든 인류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지닌 인간은 없을 것이다. 모든 이들이 그의 말 한마디, 그리고 행동 한 가지에 감동을 받고, 눈물을 흘리거나, 아니면 즐거워서 웃기도 한다.




“그 계획을 다시 시행하는 것 말입니다만, 원래는 7월에 시행해서 실패할 경우에는 9월에 다시 계획을 실행하는 것이 아니였습니까? 그런데, 이번에는 좀 이해를 할 수가 없군요, 왜 하필 8월 20일 이전에 새로운 후보를 뽑으라는 겁니까?”


방안에서 아그네스와 마주하고 있는 거대한 스크린 속에서 남자가 당황한 듯 말을 이어가고 있다. 물론 화면 속의 남자도 이 라디오컴퍼스 내에서라면 상당히 높은 위치에 있는 자다. 또한, 얼굴에 있는 수많은 주름들과, 묘하게 드러나는 고풍스러운 행동거지와, 다소 당황한 듯 빠르게 말을 이어나가는 와중에도 계속 말에 배어나는 사무적인 어투로 봤을때 상당한 경력을 가지고 있는 이 남자는 라디오컴퍼스 내에서도 수많은 장관 자리를 지내고 현재는 더 이상 욕심이 없다는 이유로 라디오컴퍼스 의회의 중의원 자리를 지키면서 또한 아그네스의 부관 역할을 하고 있는 자로, 코드 넘버는 RO231.


대부분의 라디오컴퍼스 내의 많은 사람들은 그를 가리켜서 ‘라디오컴퍼스의 카리스마’라고 표현한다. RO231은 실제로 그 정도로 정치의 베테랑이다. 아마도 라디오컴퍼스 내에 있는 그 어떤 사람들도 그가 내세우는 합리적이고도 뛰어난 수완을 보이는 정책들과 그의 뛰어난 언변에 혀를 내두를 수 밖에 없다. 그렇지만, 그런 그도, 이 위대한 아그네스의 앞에서는 그저 겁에 질린 강아지가 그저 낑낑 대면서 꼬리만 겨우 흔들 듯, 위축되어 있을 수 밖에 없다.


“8월에 계획을 다시 실행해야 하는 이유 말인가? 그건 말일세, 이 계획 주변에 있는 모든 요소들이 이 계획 실행을 앞당겨야 한다고 하고 있기 때문일세, RO231. 이를테면 말일세... 얼마 전에 반군 조직 하나가 잡혀들어왔다고 했지?”


“아, 예... 그 리더가 아그네스님을 개인적으로 뵙고 싶어했었죠.”


“그랬지. 그 때 나는 거절했었고. 그렇지만, 결국 나중에 여기로 불러내서 결국 만나기는 했었다네. 그리고 말이지, 그는 알고 있었네, 벌써부터 말이지. 내가 하고 있는 것의 1차적 단계를 파악해 내고 말았다는 거야.”


“빠르군요... 그렇다는 것은...”


“그래, 우리쪽에서 아직 채 파악하지 못한 반군들도 이 정보를 알고 있다는 거야. 그들은 자네도 알다시피 강력한 네트워크를 구축해낸 상태야. 라디오컴퍼스 내에서 더 이상 쓰지 않고, 그렇다고 이쪽에서 정지시킬 수도 없는 특수한 회선을 이용해서 특수 통신 라인 까지 만든 상태지. 즉, 더 이상 이 계획을 현재같은 속도로 진행시켰다가는 말일세, 저 자들에게 언제 더 많은 정보가 세어나갈지 모르게 된다 이 말이야...”


“그렇지만, 그건, 그 네트워크 라인을 어떻게든 교란시켜 해제하면 될 일입니다. 녀석들은 결코 유대감같은 걸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는게 아닌, 서로의 목적이 일치하고, 또한 이익이 된다라는 이유만으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기에, 이걸 이용하면 얼마든지 교란시켜 끊는 게 가능합니다. 특수 회선 통신 라인도 저희 쪽의 공학자들이 이 회선을 끊고 새로운 회선으로 대체하는 연구를 거의 끝낸 상황이고요... 다른 이유가 있으신 겁니까?”


“...글세.. 뭐 있다면, 하나 더 있지.”


“그게 대체 뭐지요?”


“지상의 상태가 바뀌었어. 환경은 충분히 인간을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이다. 예전처럼 쓰레기 더미 안에서 겨우겨우 숨을 쉬며 목숨을 부지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이 말일세. 거기다가 정기적으로 보내는 우리 쪽의 순찰함이 지상에서 생명 활동을 포착해냈어. 그 거대한 쓰레기 더미 안에서 말이야.”


RO231의 표정이 바뀐다. 그것은 기쁨이나 그런 표정이 아니라 뭔가 모르게 씁슬함이 강하게 베어있는 표정. 계속해서 침착한 표정이 유지된 채로 덤덤하고 근엄하게 말을 이어가고 있는 아그네스와는 완전히 딴판이다.


“그... 그렇다는 것은...”


“그래, 얼마 안남았다, 이 말이야... 그건 말이지, 이제 우리 모두 다시 돌아갈 수가 있다는 걸세... 우리의 고향으로 말이야. 지구로 말이야. 이제 다 끝내고 돌아갈 수 있는 거라. 이 말일세. 나도 다시 인간으로 돌아갈 수가 있을게야...”


왠지 모르겠지만, 아그네스의 말에서 뭔가 모를 그리움과 슬픔이 묻어나오는 듯 하다.


작가의말

탈락했지만, 외려 마음은 편합니다. 더이상 시간에 쫓겨서 쓸 필요가 없으니까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 작성자
    Personacon 지드
    작성일
    13.11.28 09:35
    No. 1

    아그네스가 자신의 왕국을 유지할 것 같았는데 돌아가고 싶었나보군요.
    탈락은 아쉽게 되셨네요. 잘 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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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절취선------------- ----------------------------- 15.01.26 89 1 1쪽
» Short circuit -4 +1 13.11.27 215 1 6쪽
22 chap 1. 사서 +1 13.11.26 279 4 8쪽
21 chap 1. 사서 13.11.25 217 4 11쪽
20 chap 1. 사서 +1 13.11.23 237 4 9쪽
19 Short circuit -3 +4 13.11.22 240 3 7쪽
18 chap 1. 사서 13.11.21 221 3 7쪽
17 chap 1. 사서 +1 13.11.20 190 2 7쪽
16 chap 1. 사서 13.11.19 100 2 7쪽
15 chap 1. 사서 13.11.18 124 2 7쪽
14 chap 1. 사서 13.11.16 135 2 7쪽
13 Short circuit -2 +1 13.11.15 185 4 7쪽
12 chap 1. 사서 13.11.14 197 6 7쪽
11 chap 1. 사서 +1 13.11.13 252 4 7쪽
10 chap 1. 사서 13.11.12 232 5 7쪽
9 chap 1. 사서 +1 13.11.11 173 4 7쪽
8 chap 1. 사서 13.11.05 300 3 6쪽
7 Short circuit -1 +2 13.11.02 286 4 6쪽
6 chap 1. 사서 13.10.25 358 5 8쪽
5 chap 1. 사서 13.10.21 322 14 7쪽
4 chap 1. 사서 13.10.14 650 6 7쪽
3 chap 1. 사서 +1 13.10.13 971 9 8쪽
2 chap 1. 사서 13.10.06 310 3 6쪽
1 chap 1. 사서 +1 13.10.06 567 6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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