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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지그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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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지그
작품등록일 :
2013.10.06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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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26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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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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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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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글자수 :
73,470

작성
13.11.23 23:53
조회
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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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9쪽

chap 1. 사서

DUMMY

“후우...”


AD 1004. 7.24. 23:13 지정 병원 뒷편의 폐기물 처리 시설.


수술은 정말로 오래 걸렸다. 뭐, 당연한 거지만 말이다. 오른 쪽 어깨에 난 구멍을 인공 피부, 뼈, 혈관 등으로 완벽하게 때우는, 뭐 그런 수술이라고 하는데, 어찌나 어려운 수술인지, 사람이 아니라, 로봇이 수술을 했다. 덕분에 비용도 꽤 많이 들었지만,


“그래도, 팔 한 쪽 안 자르고, 잘 됐다고 치지...”


이렇게 생각 하면 마음이 편해야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KJ214의 다리 한 쪽이 계속해서 땅을 세차게 계속해서 밟아댄다. KJ214의 구두에 뭔가 묻은 것도 아니고, 다리가 아프다거나 그런 것도 아니지만, KJ214의 마음이 불안해 질수록 계속해서 그의 다리는 더욱 빠르게 움직인다.


사실 불안할 수 밖에 없다. 일단 SC001을 탈출 시키는 데에는 성공 했지만, 뭔가 이상하다. 일이 너무나도 쉽게 풀렸다. 물론 일단 그가 SC001을 제 5 거주지로 보냈기 때문에, 당분간 잡혀 죽을 일은 없겠지만, 왠지 그 때 까지 그가 행한 일들이 모난거 하나 없이 지나치게 빠르고, 정확하게 끝이 났다는 것이 왠지 불안하다.


“후... 그래도, 이거면 된거겠지...”


그러고는 불이 꺼지려고 하는 담배를 땅바닥에 떨어뜨려서 발로 밟아서 뭉게 버리고는, 주머니에서 다른 담배를 꺼내고는, 다른 주머니에서 라이터를 꺼낸다. 담배를 입에 물고, 불을 붙이려고 했을때였다.


“팀장님, 그 담배 거꾸로 무셨잖아요. 필터로 피울 생각이세요?”


보통 쓰레기 버릴 때가 돼서 누군가 쓰레기를 버리러 올 때 말고는 아무도 오지 않는 곳인데, 갑자기 누군가의 목소리와 함께 슬리퍼를 땅에 끌며 걷는 소리가 들린다. 임무 때가 아니면 불편하다고 항상 슬리퍼를 신고 다니면서, 언제나 임무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한 손에 들고 있는 작은 가방에 필요한 걸 모두 넣어놓고 다니던 녀석. BD121이라는 녀석이다.


2년 전 즈음에 그의 팀에서 빠져나가서 다른 팀으로 (어떤 팀인지는 KJ214도 정확히 모른다.) 자리를 옮겼던 녀석으로, 그 이후로 연락이 끊겼었는데, 이렇게 2년만에 다시 만났다. 달라진 것은 없지만, 굳이 이런 타이밍에 나타난 것에 이상함을 느낀 건지, KJ214는 그를 보고는 곧바로 당황해서 황급히 담배를 입에서 빼서 다시 주머니에 넣는다.


“뭐하러 그러세요. 임무 아니면 피워도 된다고 선배님도 항상 그러셨으면서. 여기요, 이거 한 대 피세요. 아까 마약쟁이들 몇 명 검거하다가 나온 건데, 물건 꽤 좋은 것 같더라고요.”


BD121이 내민 것은 시가. 다소 당황하는 눈치긴 하지만, 그래도 거리낌 없이 KJ214는 BD121의 손바닥에서 시가를 집어서 입에 물고는 다시 라이터를 꺼내서 불을 붙인다. 그러고는 크게 한 번 빨아들이고는 내 뱉는다. 자욱한 시가 향은 지금껏 KJ214가 피운 그 어떤 시가보다도 좋은 향을 가지고 있었다.


“이거 좋네. 고마워.”


“고맙긴요. 근데 그 다리, 아까부터 왜 자꾸 그렇게 떨고 계세요?”


“수술 받았는데, 아마 그...”


“수술은 팔에 받았잖아요. 다른 이유가 있는 것 같은데요? 이를테면 말이죠.... 반역죄, 그런 거예요?”


순간 가슴이 철렁 했다. 떨고 있는 다리는 더욱 더 빨리 떨기 시작한다. 그렇지만, 이건 오히려 의심만 키운 다는 걸 잘 알고 있는 KJ214이기에 곧 숨을 크게 한 번 들이쉬고는 다리 떠는 걸 가까스로 멈추고는, 애써 태연한 표정을 짓고는, BD121의 눈에 잘 보이도록 큰 소리를 내서 웃는다.


“하핫, 그거 뭐냐? 역시 너 답네? 장난이라도 그런 말 하는거 아니라고 내가 예전에...”


“장난 아닌데요. 주변 둘러보세요.”


순간 공기가 멈춘 듯 정적이 흐른다. 등 뒤에서 땀이 흐르기 시작하고, 그런 자신의 상태를 어떻게든 다스리기 위해서, 눈을 몇 번 감았다가 떠 보고는, 이내 주변을 살펴보기 시작한다. 적어도 몇 분 전 까지만 해도 고개를 살짝 높이 들어보면 의사 몇 명도 지나다니고 했던 것이 아예 보이지 않는다. 즉,


“주변은 통제 했나? 그렇지만, 무슨 근거로 날 반역죄로 몰아세우는 거지?”


당황한 듯 말을 하는 KJ214에게 BD121는 다소 씁쓸하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입을 뗀다.


“그러게요. 저도 어떠한 근거도 없었으면 했습니다만... 있더군요.”


그렇게 말하고는 들고 있던 가방을 열어서, 어떤 작은 병을 KJ214에게 던져준다.


“이건...”


“아까, 의사들한테 건네 받은 혈액입니다. KJ214씨 당신의 것이죠. 일단 설명이 덜 된 부분이 있습니다. 모든 교정소의 요원들의 총에 들어가는 카트리지 안의 액체 말이죠, 혹시 아세요? 그거 다 맞춤입니다.”


“무슨... 소리지?”


“이곳 교정소는 공식적으로는 없는 조직입니다. 그래서 이곳의 물건이 외부로 반출 되는 걸 엄격히 통제하기 위해서 이런 식으로 맞춤 품목들을 만들어내서, 교정소 물건이 외부에서 발견되기 쉽게 한 다음, 뭐, 물건과 함께 분실자도 처리한다... 그런 느낌으로 일을 처리하죠.”


순간적으로 세게 한 대 맞은 느낌. 감시 장치들만 어떻게든 하면 될 줄 알았는데, 이상한 곳에서 제대로 한 대 맞은 느낌이다. 이렇게 된 이상 SC001은 살아도 KJ214 자신의 목숨은 잘 못 하면 부지하기 힘들 수도 있게되었다.


“여튼 그 맞춤 카트리지라는 게 말이죠... 카트리지 안의 탄환 베이스 액체에 각 요원들의 혈액에서 나온 DNA 성분을 결합하는 겁니다. 아, 물론 직접 다른 곳에서 구한 총에 맞았다... 그런 핑계도 댈 수 있지만...”


“그래... 여기서는 외부에서 구입한 무기는 엄격하게 통제하니... 반출, 반입은 사실상 불가능 하다고, 내가 말해줬지, 너에게...”


“네, 그래서 만약 이런 식으로 타 요원의 총에 맞았다는 말이 나올 경우에는 그 상처 부위에서 혈액을 채취합니다. 그리고, DNA 검사를 통해서 다른 DNA 성분이 검출 되지 않는다면, 여기서부터 혐의 의심이 시작 되는 거죠.”


“그리고, 내 어깨의 혈액에서는 내 DNA만 검출 되었다는 건가? 그렇지만 말이야, SC001은 내 총을 빼앗아 쐈네. 그런 경우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나?”


“뭐... 혐의 의심이 시작되었다고만 했죠. 근데 말입니다, 빼앗겼다고 보기는 무리가 있는 게, 당시 SC001도 자신의 총기를 소유하고 있던 상태였으며, 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 그 상황에서 KJ214씨에게서 약물 의존증이 있어서 정신적으로 온전한 상태가 아닌 SC001이 총기를 빼앗고, 그 총기로 KJ214씨를 정확히 쏜다는 건, 확률적으로 10%도 안 된다고 나왔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다른 쪽으로 시선을 옮겼습니다.”


“다른쪽?”


“그 공장... 예전에 KJ214씨가 근무하던 곳이더군요. 그리고, 재미있게도, 예전 기록을 보아하니, KJ214씨, 예전에 공장에서 물건을 빼돌리던 게 걸려서 이리 되었다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걸 알고 더 열심히 조사해 본 결과, 재미있는 걸 알았습니다.”


설마...하고 생각한 KJ214였지만,


“공장에 하루에 3번. 시설 자체의 기술적인 문제로 인해서 모든 카메라와 감시 장치들로부터 사각 지대가 되는 지점이 하나 있었다고 하더군요.”


‘있었다고? 설마..“


“물론, 지금도 없다고는 못하겠지만, 문제는 말이죠. KJ214씨... 10년 되셨죠, 여기 들어온 지, 그렇죠? 그리고, 말이죠... KJ214씨 역시 나름대로 아직도 공장의 기술적 오류는 해결되지 않았다는 걸 알고 오셨고 말이죠.”


“그렇지.”


“근데, 하나 조사 안하셨더군요. 그 때, KJ214씨가 일할 당시에는 그 지점이 있는 구역이 아마 6구역이였겠지만, 5년 전에, 그 공장은 각 구역을 재설정 하는 공사를 했습니다. 그 결과, 구역들의 크기나 위치가 미묘하게 달라져버렸습니다. 물론 거의 똑같긴 하지만요.”


“그렇다는건...”


“네, 맞아요, KJ214씨가 그 지점이라 착각한 곳은 실제 그 지점에서 약간 거리가 떨어진 곳이였다는 얘기입니다. 아마 그 구역 내에서 가로 세로 몇 미터에 있는 지점이다... 라는 정도로만 기억한 모양이죠?”


“...”


“따라서 말입니다, 모든게 기록이 되어 버렸다는 거죠.”


끝났다. 모든 것이 끝났다. KJ214도 이제 자신이 어떻게 될 지 정도는 알고 있다. 그렇지만, 이상하게 편하다. 모든 것이 끝났다는 걸 알면서도 편하다.


그리고, 웃기 시작한다. 그저 웃고, 웃고 또 웃는다. 마지막 순간이 왔다는 걸 즐기려는 건지, 모든 게 끝났다는 걸 알고 포기하고 그냥 웃는 것인지는 아무도 모르겠지만...


작가의말

이제 chap.1 사서 끝 까지 2화 남았습니다. 생각과는 다르게 사서 이야기는 별로 안 나왔지만, 일단 PJ127은 chap.2에서 맹활약할겁니다. 그리고...


저는 스토리를 짜내느라 죽게 되겠지요. 으아... 교정소 쪽 얘기가 더 잘 짜졌는데, 그게 끝나버리니 어찌해야 할 지를 모르겠어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 작성자
    Personacon 지드
    작성일
    13.11.25 12:38
    No. 1

    역시 지구로 투척되는 모습을 봐버리겠군요. 으흠. 흥미롭게 읽고 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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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절취선------------- ----------------------------- 15.01.26 89 1 1쪽
23 Short circuit -4 +1 13.11.27 215 1 6쪽
22 chap 1. 사서 +1 13.11.26 279 4 8쪽
21 chap 1. 사서 13.11.25 217 4 11쪽
» chap 1. 사서 +1 13.11.23 238 4 9쪽
19 Short circuit -3 +4 13.11.22 240 3 7쪽
18 chap 1. 사서 13.11.21 221 3 7쪽
17 chap 1. 사서 +1 13.11.20 190 2 7쪽
16 chap 1. 사서 13.11.19 100 2 7쪽
15 chap 1. 사서 13.11.18 124 2 7쪽
14 chap 1. 사서 13.11.16 135 2 7쪽
13 Short circuit -2 +1 13.11.15 185 4 7쪽
12 chap 1. 사서 13.11.14 197 6 7쪽
11 chap 1. 사서 +1 13.11.13 252 4 7쪽
10 chap 1. 사서 13.11.12 232 5 7쪽
9 chap 1. 사서 +1 13.11.11 173 4 7쪽
8 chap 1. 사서 13.11.05 300 3 6쪽
7 Short circuit -1 +2 13.11.02 286 4 6쪽
6 chap 1. 사서 13.10.25 358 5 8쪽
5 chap 1. 사서 13.10.21 323 14 7쪽
4 chap 1. 사서 13.10.14 651 6 7쪽
3 chap 1. 사서 +1 13.10.13 971 9 8쪽
2 chap 1. 사서 13.10.06 310 3 6쪽
1 chap 1. 사서 +1 13.10.06 567 6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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