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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이윤후

민간군사기업 블랙 레벨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이윤후
작품등록일 :
2013.04.16 12:56
최근연재일 :
2014.02.18 12:00
연재수 :
128 회
조회수 :
838,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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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02
글자수 :
790,195

작성
13.12.28 08:00
조회
3,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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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글자
16쪽

22장 [오랜 친구] -03-

DUMMY

단호한 그녀의 말에 대원들은 궁시렁대면서 방으로 들어갔다. 전(前) 블랙 레벨 사원들을 위한 방은 바로 옆이었다. 태민은 조금은 더 나은 방을 기대했지만 이곳도 다를 건 하나도 없었다. 단지 사람이 적어서 공간이 더 넓을 뿐이었다. 수진이 여자라고 해서 특별대우는 없는 것 같았다. 사실 그녀 쪽에서 먼저 거절했을 것 같기도 했다.


긱과 김건진은 빌렸던 트럭을 돌려주기 위해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태민은 바닥에 앉아 벽에 기대고 있는 스티븐에게 말을 걸어볼까 했지만 그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분위기가 너무 어두워 관뒀다. 긱처럼 밝고 말도 많은 편이었던 그가 그리웠다.


그 사이 수진은 주인에게서 작은 탁자를 빌려와 방 한군데에 놓았다. 작아도 너무 작았다. 아마도 평소에는 일인용 식탁으로 쓰였던 물건이 아닌가 싶었다. 수진은 탁자의 크기와 관계없이 자신의 가방에서 각종 문서와 노트를 꺼내 그 위에 올려놓았다.


마침 팔루치아 대원들이 정리를 마치고 이쪽 방으로 몰려왔다. 그들은 문밖에서 일부러 들으란 듯이 불평을 늘어놓다가 이쪽 방 사정도 만만치 않다는 걸 확인하고는 입을 다물었다.


“탁자를 중심으로 모이시죠.”


10명 정원의 방에 13명이나 되는 인원이 모여있으니 꽤나 고역이었다. 특히 바닥에서 올라오는 발 냄새가 방의 원래 냄새와 뒤섞여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새로운 냄새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아무도 일어서려고 하지 않자 태민이 일어서서 창문을 활짝 열었다.


“먼저 묻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수진이 팔루치아 대원들을 보며 말했다. “당신들이 전에 홍콩 지부를 습격했을 때, 정확한 위치를 알고 공격한 건지 알고 싶습니다.”


대원들은 쉽게 대답하지 못하고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망설였다. 잠시 뒤, 인상이 험악하게 구기고 있던 금발의 백인 대원이 입을 열었다.


“알파 분대 대장인 알파 1이다. 지금 일과 그 일이 무슨 연관이 있길래 묻는 거지?”


수진이 날카로운 눈으로 그를 바라보며 대답했다.


“만약 그때 팔루치아가 홍콩 지부의 위치를 정확히 알고 있었다면 당신들의 정보력도 인정할 만한 수준이라는 뜻이 되니까요. 그래서 새로 옮긴 홍콩 지부의 위치를 찾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그녀의 입에서 나온 뜻밖의 칭찬은 알파 1뿐만 아니라 모든 대원들을 당황하게 했다. 알파 1은 헛기침을 두어 번했다.


“우리 중 그 누구도 그 당시 공격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작전 내용은 본 적이 있다. 당시 작전은 블랙 레벨의 차량을 확인 후, 그들에게서 정보를 얻어내 홍콩 지부에 접근하는 방식이었다.”

“그렇군요. 하지만 저희 차량을 알아냈었다는 것만으로 충분해요.” 수진은 특정 문서를 맨 위에 올려놓았다. “홍콩 지부는 블랙 레벨 내에서 가장 우수한 인력이 모인 연구소입니다. 이제까지 사용되었던 장비의 대부분이 이곳에서 만들어졌지요.”


대원 중 한 명이 손을 들며 말했다.


“아까 전에 당신이 썼던 은신 장비도 그곳에서 만든 건가?”

“아니요. 그건 한국 지부에서 만들었습니다. 이번에 블랙 레벨에 의해 괴멸된, 제가 소속되어 있었던 그곳이죠.” 방안이 일순 조용해졌다. “어쨌든 그 중요성 때문에 홍콩 지부의 위치는 블랙 레벨 내부에서도 아는 사람이 극히 적은 편이죠. 지부가 설립되고 총 3번 위치를 옮겼으며, 저번 팔루치아의 공격 이후에는 4번째로 위치를 옮겼어요.”


대원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조금 수그러들었을 때 델타 1이 말했다.


“규모가 있을 텐데 꽤 자주 옮겨 다녔군.”


수진은 델타 1을 잠깐 쳐다보았다가 대원 전체를 보며 말했다.


“이 중 처음과 3번째는 인적이 드문 장소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2번째 위치는 구룡의 중심지였습니다.”

“구룡?” 대원 중 한 명이 목소리를 높였다. “거기 관광지여서 사람이 굉장히 많을 텐데 그곳에 있었다고?”

“그래요. 나뭇잎을 숨기려면 숲 속에 숨겨라. 그걸 그대로 실천한 위치였습니다. 아쉽게도 저는 이때 홍콩 지부에 방문한 적이 없어서 어떤 형식으로 운영되었는지는 모릅니다. 하지만 3년 이상 그 위치에 있었던 것으로 봐서 별문제는 없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자, 규칙이 보이죠? 홀수에는 외딴곳, 짝수에는 중심지입니다.”


대원들 사이에서 여러 목소리가 오고 갔다. 그리고 그중 가장 많은 목소리를 알파 1이 대표로 말했다.


“그걸 믿고 따라가기에는 너무 간단한 법칙이 아닐까?”


수진은 알파 1에게 고개를 돌렸다.


“블랙 레벨은 복잡하게 행동하지 않아요.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것을 누구도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잘해낸다. 이것이 블랙 레벨의 모토입니다.” 돌아오는 말이 없자 수진은 탁자 위의 문서를 바꿨다. “우리들은 팔루치아의 공격이 있던 다음 날부터, 현재까지 홍콩 내 거의 모든 부동산 거래를 살펴봤지만 좀처럼 흔적을 발견할 수 없었어요. 아무래도 추적자체를 할 수 없도록 손을 쓴 것 같아요. 블랙 레벨 서버에 들어갈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건 더욱 불가능한 일이죠.”

“그쪽 실력이 부족한 거 아니오?”


대원의 말에 수진은 그를 바라보며 대답했다.


“추적은 팔루치아 회장 전용 여객선이 미국으로 움직인 걸 잡아낸 사람이 했습니다. 그 사람의 실력이 부족한 거라면 그만큼 팔루치아의 보안이 낮은 수준이란 얘기겠죠.”


말을 꺼냈던 대원은 얼굴을 붉히며 수그러들었다. 그의 주변에 있던 다른 대원들이 왜 괜한 소리를 했냐고 핀잔을 주었다. 델타 1이 대원들을 조용히 시키며 말했다.


“대신 사과하지. 얘기를 계속 해줘.”


수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탁자 위의 문서를 다른 것으로 바꿨다.


“홍콩 지부 내부 인원과 접촉해보려고도 했지만 보안이 강력해 시도에 그쳤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조금 무식하지만 강력한 방법을 쓰기로 했어요. 홍콩 내에 있는 모든 휴대폰을 도청할 거예요.” 집중력을 잃고 있던 대원들의 고개를 들게 할 충격적인 말이었다. “블랙 레벨의 직원이라고 모두 군사 훈련을 받은 사람은 아니에요. 반은 연구원이고, 조금 위험한 곳에서 근무하는 일반인일 뿐이죠. 그들은 항상 보안이 걸린 라인을 쓰지는 않아요. 어쩌면 자주 가는 식당 주인에게 얘기했을 수도 있고, 술에 취해 대놓고 소리 질렀을 수도 있어요. 분명 어딘가에서 흔적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사막에서 바늘 찾기지만 현 상황에서 가장 빨리 목표를 찾을 수 있는 방법이에요. 이 지도를 보시면 홍콩 내 주요 통신시설의 위치가 표시되어 있죠? 그곳에 저희 쪽 엔지니어가 설계한 칩을 설치합니다.”


알파 1이 목을 앞으로 빼면서 물었다.


“칩이라고? 어떤 칩인지 봐도 될까?”

“이거예요.”


수진이 가방에서 꺼낸 칩은 새끼손가락 한마디 크기의 기판이었다. 하지만 보통 영상 매체에 나오는 것처럼 깔끔한 물건은 아니었다. 부품들은 엉성하게 조립되어 있었고 곧지 않게 구부러져 있었다. 게다가 부품 자체도 가지각색이었다.


“웃기는군.” 알파 1이 얼굴을 구기며 말했다. “그따위 걸로 통신시설을 해킹하겠다고? 넌센스도 이런 넌센스가 없군.”

“겉모습에 불만인 것 같은데 하나 물어보죠. 당신이 저희 같은 상황에 처했을 때, 당당히 공장에 의뢰해 물건을 만들 건가요?”

“그건….” 알파 1은 대답하지 못하고 눈을 깔았다.

“그런 겁니다. 이것들은 저희가 직접 가전제품들에서 부품을 뜯어 만들었지만 작동은 확실합니다. 이미 두 차례에 걸쳐 실험까지 해봤고요. 그러니 그 부분에서는 걱정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델타 1이 몸을 숙이며 물었다.


“그런 칩이 몇 개나 있지?”

“정확히 57개입니다.”

“많군. 하지만 걱정되는 게 있는데. 난 이쪽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이게 제대로 작동된다고 해도 거기서 온 정보를 기록하고 걸러내야 할 장비가 있어야 하지 않나? 홍콩 같은 곳이라면 하루에 일만은 기본으로 넘어가는 통화가 오고 갈텐데. 아, 오해는 말아. 이 방에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서 물어보는 거니까.”

“당신은 좀 예리하군요. 하지만 걱정 마세요. 운이 좋게 계획보다 훨씬 빨리 그 장비가 도착했거든요. 지금은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 있지요.”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곳?”


델타 1이 눈썹 끝을 밑으로 내리며 의아해하자 수진은 눈동자만 굴려 옆을 바라봤다. 시선의 끝에 앉아있던 태민은 그 순간 그녀의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눈치챘다.


[아하, 내 얘기구나.] 세아의 머릿속에서 왠지 기쁜 목소리로 말했다. [뭐 그 정도야 조금 신경 쓰면 불가능할 것도 없지.]


태민은 옅게 웃으며 수진만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그것을 확인한 수진은 가방에서 칩들을 꺼내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총 57개의 칩에서 나는 금속 냄새는 코를 바늘로 찌르는 것처럼 고약했다.


“본부에 상비할 인원 3명을 제외하면 이것들을 설치할 인원은 12명입니다. 한 명 당 4개씩 가져가시고 남는 것은 팀의 리더가 좀 더 챙기기로 하죠. 움직일 때는 2인 1조로 움직입니다.”


델타 1이 알파 1과 함께 칩을 대원들에게 돌리면서 물었다.


“남는 인원은 누구누구지?”

“저희 쪽 엔지니어와 저,” 수진은 턱으로 태민을 가리켰다. “그리고 태민입니다.”

“잠깐, 이해가 안 되는데? 당신이야 상황을 지휘하는 역할이라 그렇다고 해도 태민은 왜지? 그는 뛰어난 전투원이야. 강아지처럼 집이나 지키고 있기에는 그 실력이 너무 아깝다고 생각하지 않아?”

“잘 모르시나 본데 태민은 기계 장비를 만지는 기술도 뛰어납니다.”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태연하게 나온 거짓말에 델타 1은 가볍게 웃으며 두 손을 들었다.


“이런 질문을 예상한 것 같은 대답이군. 당신 참 빈틈이 없어.”

“블랙 레벨은 이게 기본입니다.”

“하지만 이제 블랙 레벨이 아니잖아.”


그 순간 칩을 나눠주던 수진의 손이 딱하고 멈췄다. 자신의 실수를 눈치 챈 델타 1은 혀로 입술을 핥으며 눈치를 보다가 간신히 입을 열었다.


“미안하다. 해선 안 될 말이었는데.”

“괜찮아요.” 그렇게 대답했지만 수진의 얼굴은 조금 전보다 생기가 없었다. “당연한 사실을 들은 것으로 당신이 저에게 빚을 진 기분이 들었다면 오히려 남는 장사죠. 당신이 제 지시를 무시하지 않게 될 테니까요.”

“허….”


델타 1은 입을 쩍 벌리고 무슨 말을 하려다가 고개를 저으며 그만뒀다. 그가 직접 말은 하지 않았지만 하고 싶었던 말이 어떤 것일지는 방 안에 있는 모든 사람이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그때 방문이 열렸다. 안으로 들어오려던 김건진이 유쾌하게 웃었다.


“이렇게 모여 있으니 운동부 합숙 같네. 마침 여자 매니저도 있고.”


뒤에 서 있던 긱이 안을 들여다보더니 말했다.


“벌써 회의 시작한 거야? 어디까지 진행됐어?”

“칩을 나눠줬고 이제 구역을 정하려던 참이에요.” 수진이 대답했다.


긱과 김건진이 방 안에 들어오지 못하고 문 앞에 선 채 구역 할당이 시작됐다. 관광 명소를 비롯해 인구가 몰려있는 주택 지역이 그 대상이었다. 중간에 민박집 주인이 접근하는 바람에 긱이 신호를 보내 한 번 중단되었던 것을 제외하면 회의는 순조로웠다. 큰일을 계획하는 것치고는 너무 무방비한 것처럼 보이는 게 흠이었지만.


“이걸로 대략적인 준비는 완료되었어요.” 수진은 팔루치아 대원들을 똑바로 바라봤다. “그럼 지금 당장 설치하러 가죠.”


그 말에 대원 중 한 명이 화들짝 놀라며 말했다.


“지금 당장?”

“칩을 설치한다 해도 해킹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날이 밝기 전에 모든 설치를 완료해야 해요. 홍콩 지부를 찾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어요. 가장 통화량이 활발한 점심, 오후 시간을 오늘부터 도청해야 그나마 시간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나요?”

“그래. 맞는 말이야. 부사장도 언제까지고 우리를 기다려주진 않을 거다.” 알파 1은 몸을 일으켜 대원들을 돌아봤다. “우리가 피곤을 버티는 데 익숙하다는 걸 이 여자에게 보여주자. 동이 트면 더 이상 우리를 깔보지 못하도록 실력을 확실하게 보여주자고. 아, 이 말하고 싶어서 죽을 뻔했네.”


팔루치아 대원들은 일제히 웃음을 터트리고 하나둘 몸을 일으켜 자신들의 방으로 돌아갔다. 방으로 돌아가기 전, 델타 1이 수진에게 다가오더니 한쪽 눈을 찡긋하며 말했다.


“실망시키지 않도록 하지.”

“기대하죠.”


방금 전까지 가득 찼던 방이 한순간에 비어버리자 썰렁한 느낌이 들었다. 태민이 방 안의 환기를 위해 활짝 열린 창문과 문으로 열심히 부채질을 하고 있는 동안, 긱과 스티븐은 옷과 장비를 챙기며 밖으로 나갈 준비를 했다.


긱이 칩을 주머니에 넣으며 말했다.


“바로 나갈 줄 알았으면 트럭을 돌려주지 말 걸 그랬어.”


그러자 수진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그 트럭은 너무 시끄러워서 밤 중에 돌아다니면 눈에 띌 거예요. 근처에서 소리가 적은 차를 빌려서 움직이세요.”

“그건 그렇다 치고. 팔루치아 놈들은?”

“실망시키지 않게 하겠다잖아요.”

“아니, 아무리 그렇지만….”


바로 그때, 옆 방문이 열리고 PA슈트로 갈아입은 팔루치아 대원들이 밖으로 나왔다. 그들 중 한 명이 이쪽 방으로 모습을 보이더니 손가락 두 개를 겹쳐 이마에 대고 인사했다. 긱이 얼떨결에 똑같이 인사하자 그 대원은 몸을 돌리더니 다른 대원들과 함께 민박집 밖으로 달려나갔다. 그들은 빠른 속도로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개중에는 높이 뛰어올라 높이가 낮은 집 옥상으로 올라가는 인물도 있었다.


긱은 손가락 두 개를 여전히 이마에 댄 채로 말했다.


“속도 부분에선 걱정 없겠군. 갑옷도 검은색이라 눈에 잘 띄지도 않을 것 같고. 그런데 나갈 거면 말로 하지 이게 뭐야 이게?”


긱은 장난스럽게 손가락 인사를 반복했다. 마침 방 안의 냄새를 모두 밖으로 내보내고 쉬고 있던 태민이 거기에 대답했다.


“저 헬멧이 분대 통신용으로 만들어진 거라 외부로 목소리가 새지 않게 되어있어요. 그래서 안에서 소리를 질러도 같은 분대가 아니면 못 듣더라고요.”

“응? 태민, 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


태민은 순간, 지난번에 수진이 화를 냈던 모습이 떠올라 실수를 한 건 아닐까 생각했다. 하지만 이미 말을 내뱉은 이상 다시 주워담을 순 없었다.


“저도 하나 받았어요. 프로토타입이지만.”

“흐음. 그래? 그건 좀 부러운걸. 나중에 쓰는 모습 한 번 보여줘.” 긱은 그렇게 말하더니 고개를 다른 곳으로 돌렸다. “스티븐, 그럼 갈까?”

“그러지.”


두 사람은 다녀오겠다는 간단한 인사를 하고 방을 나갔다. 수진이 그랬던 것처럼 격앙된 반응을 각오했던 태민은 왠지 허무한 기분을 느꼈다.


“태민 학생.” 수진이 창문을 닫으면서 말했다. “피곤했을 텐데, 다른 사람들이 돌아올 때까지 자두도록 해요.”

“네? 하, 하지만 수진씨는요?” 괜히 말이 꼬이는 게 당황한 것을 그대로 알리고 있었다.

“저는 저들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면서 김건진씨와 함께 시스템 구축에 들어갈 거예요. 그 점에 대해 부담 가지지 말아요. 블랙 레벨은 태민 학생을 데려가려고 하니까, 혹시 있을 상황을 대비해 태민 학생은 최상의 몸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야 해요.”

“아…. 그걸 잊고 있었네요. 알았어요. 잠시 자둘게요.”


그 순간 김건진이 방으로 들어오면서 소리쳤다.


“우와 봤어? 팔루치아 놈들 날아다니는 거? 완전히 슈퍼맨이던데?”


수진은 조용히 컴퓨터가 들어있는 가방을 들어 그에게 던졌다.


“일 할 시간이에요.”


작가의말

브리핑이 끝나고 미션 시작 ㅇㅅㅇ)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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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4

  • 작성자
    Lv.97 뚱뚱한멸치
    작성일
    13.12.28 09:45
    No. 1

    혹시 홍콩지부에 캣이 잡혀있는게 아닐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1 레하
    작성일
    13.12.28 10:39
    No. 2

    긴장감이 고조되는군요. 남은 인원은 캣을 제외하면 최고의 인원만 남았네요. 불쌍한 캣 ㅠ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0 드림군
    작성일
    13.12.28 22:05
    No. 3

    수진씨 멋졍... 캣의 서브같은 느낌이군요. 여유가 너무 없어 보여서 불안하긴 하지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5 흔한사람
    작성일
    13.12.29 00:02
    No. 4

    오늘 발견하고 숨안쉬고 여기까지 달렸습니다. 글 읽으면서 아드레날린 뿜어보는건 처음입니다.
    숨가쁘게 읽은 탓인가? 이 긴글이 너무 짧게느껴집니다. 감사히 읽습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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