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섭 시리즈에 한정한다면 (실제 의자왕이 아니라..)
부여의는 불행한 군주이자. 행복한 아버지였습니다. 불행한 군주였던 건 그를 태자로 삼는걸 주저해 후계자로서 힘을 비축하는 시간이 늦었던 터라 즉위초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점차 권력이 불안해져 대족들의 권력쟁탈에 희생양이 되어 전성기를 이어나가지 못했고. 또 정사암을 타파하고 권력을 왕실로 되돌렸음에도 그 공훈이 아들인 부여섭에게 집중되었다는 겁니다. 측근의 능력있는 대신. 장수들도 부여의보단 부여섭이 만들 미래에 편승하고 있구요. 이대로 시간이 흘러갔다면 부여의는 그저 '부여섭 대왕'의 치세에 발판을 놓은 부왕정도로 남았을 겁니다. 물론 망국의 군주가 되는 것보다야 백배 낫지만 망국을 예감할만한 시기는 아니었으니 뭔가 중요한 걸 빼앗긴 기분이었겠죠.
실제 부여의의 호전적이고 야심있는 성격이라면 부여섭을 견제하고 권력을 되찾아오기 위해 부자간의 내전을 벌였을 수도 있습니다.
최후의 승리야 친위대 등의 군부를 장악한 아들쪽이 99%의 승률을 보였겠지만. 시대의 반동적인 구세력과 대왕과 태자 사이의 한쪽에 서야하는 신하들 사이에 대왕과의 의리를 선택한 대신(흥수 등)을 숙청할 수 밖에 없었고 그 과정에서 양자간엔 회복하기 힘든 상처만 남았겠죠... 2부의 흐름으로 보면 부여의는 종종 그런 성향을 내비치기도 합니다. 독자적인 정보망을 가진 부여섭을 경고하기도 하죠. 그때만 해도 부여성이나 부여흥수 등의 대신들은 부여의와의 의리를 중시하여 부여섭과는 미묘한 긴장관계를 형성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충분히 아들과의 권력투쟁을 벌이는 강수를 둘 수 있었음에도 결국 부여의는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받아들이고 행복한 아버지로 남기로 결정을 했지요. 덕분에 명섭은 개혁을 이끌어갈 원동력이 생겼고... 부자간의 경쟁관계는 해소되었습니다... 그리고 부여의는 명섭의 요청이 있기도 했지만(이세민과 싸우겠다는 욕심도.) 흔쾌히 대군을 이끌고 서토 원정을 나갑니다... 예전의 부여의였다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만.. 부여의는 중임을 맡아내고 명섭에게 무한한 신뢰를 보냅니다...
덕분에 부여의는 행복한 아버지의 역할을 충실히 맡은 덕분에 군대를 이끌고 서토에서 중국이 자랑하는 군주 중에 으뜸이라고 칭송받는 당태종 이세민을 전장에서 격파하고.. 이제 역사에서도 '부여섭 대왕'의 부왕이 아닌 뛰어난 전공을 올린 '대왕'으로 기록될 수 있게 되었네요....
이세민과의 마지막 대화를 일컬어 부여의는 이제 은퇴를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박수칠때 떠나야겠다는 용기와 황제를 격파한 화려한 이력을 안고 전면에서 물러나. 후원자로 남기를 원할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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