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하왕 이도종은 당의 군왕(郡王. 君王과는 동음이의)입니다.
수나라때부터 재정비 된 황족의 관작은 당때 들어서 완성을 보았고. 이후 명청시대까지 이어졌는데. 친왕은 주로 황제의 동생이나 태자가 아닌 아들들이 받았고. 군왕은 황족 중에서 황제와 가까운 촌수가 받았죠...
이도종의 집안을 거슬러 올라가면 동평왕 이소의 아들로 당고조 이연의 당질(사촌의 아들) 이세민과는 육촌뻘입니다. 그래서 친왕이 아니라 군왕이죠....
여기서 당고조 이연의 집안을 간략하게 소개하면. 당의 추촌황제인 태조 이호(李虎)는 중국 서위의 재상으로 상서좌복야와 주국을 지냈으며 서위팔대주국(西魏八大柱國)의 한사람입니다. 시호는 양(襄)으로 당양공(唐襄公)이라고 불렸죠. 이사람이 최초의 당국공에 오르면서 세습되어 손자인 이연이 세운 나라는 당나라가 되었습니다...^^:
이호의 아들 중에 당국공을 이어받은 건 세조 원황제'(世祖 元皇帝)에 추존된 이병(李昞)입니다. 이병은 이연이 8세때 죽어서 이연이 당국공을 이어받았죠..
다시 이도종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이도종의 부친인 동평왕 이소는 필왕(畢王) 이장(李璋)의 아들입니다. 이장은 이호의 아들로 이병과는 형제죠. (이병은 3남. 이장은 4남.) 도식으로 그리면. 이렇게 됩니다.
이호(당태조. 추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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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
이장(필왕) ----- 이병(당세조. 추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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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동평왕) 이연(당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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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종(강하왕) 이세민(당태종)
6촌은 지금은 가깝다면 가깝고 멀다면 먼 촌수이지만. 혈연을 중시했던 당시엔 6촌이면 충분히 가까운 인척이었겠죠. 그래서 이세민이 토번으로 공주를 시집보내면서 제 친딸은 보내기 싫으니 6촌형제인 이도종의 딸인 문성공주를 양녀로 삼은 것은... 이시대 통념으로 따지면 상당히 가까운 인척(항렬상으로도 자식뻘도 맞고.)을 보낸 겁니다. 그걸 알기에 토번도 크게 문제삼지 않았죠... (그만큼 문성공주가 이세민의 친딸보다 잘났을 가능성도...)
참고로 다른 종친 군왕으로 능연각 공신에 올랐던 하간왕 이효공도 이연의 당질로 이도종과는 같은 촌수입니다.
이제 친왕이나 군왕 같은 왕작에 대해 넘어가죠.. 바로 아래의 설정에서 품계를 언급하면서 간략하게 설명하기는 했지만...친왕은 관작이 정1품. 군왕은 종1품으로 친왕쪽이 격이 높습니다.
오왕이나 조왕. 촉왕 처럼 옛날 하나의 나라를 이루던 큰 지방의 봉호를 받은 친왕(보통 '일자왕'이라고 해서 0왕... 이런식으로 호칭이 붙습니다.) 과는 다르게 강하왕이나 하간왕 이효공(이쪽도 이연의 조카뻘. 640년 사망.) 등 같은 군왕은 ('이자왕'이라고 해서 00왕... 식으로 칭호가 정해집니다.) 격이 다소 낮죠..
위의 도식을 보시면 추존이지만 당태조인 이호의 아들인 이도종의 조부 이장은 필왕. 즉 친왕을 받았죠. 그 아들인 동평왕 이소부터는 군왕을 받았구요.. 점점 아래 세대로 내려가며 촌수가 현재 황제와 멀어질수록 왕호는 군호로 바뀌는 듯 격이 낮아집니다.
반대로 군왕이었다가 친왕으로 올라가는 경우도 있는데... 보통 친왕으로 봉하기 전에 어린시절에는 군왕을 거쳐서 성인이 되고 친왕으로 올리는 경우가 대다수지만.(세종대왕이 11세때인 1408년(태종 8) 충녕군(忠寧君)에 봉해지고, 1412년 충녕대군으로 올라간 것 처럼 적통의 왕자도 군을 거쳐 대군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색다른 예도 존재합니다. 그런 예는 황위계승이 적통이 아니라 방계로 계승된 경우나 정변으로 인해 계승권이 바뀌는 경우에 일어납니다.
예를 들면 당현종 이융기의 경우를 들수 있겠는데 당현종의 부친인 당예종 이단은 당고종 이치의 아들로 이치의 사후 형인 당중종 이현이 폐위되고 나서 황제가 됩니다. 그러면서 황제의 아들이 된 이융기는 초왕이 되죠.. (친왕) 그러다가 측천무후에 의해서 당예종이 폐위되고 나서는 친왕직이 박탈되고 군왕인 임치왕이 되었다가. 측천무후의 사후 당예종이 복위되고 황태자가 됩니다.. 그의 형제들도 친왕-군왕- 다시 친왕으로 복귀되었지요...^^:
군왕의 경우 황족이 아닌 경우에도 절도사나 큰 공을 세운 사람에게도 주어지는 작호입니다만. 후대에 갈 수록 그런 경향은 없어집니다. (당에서도 이씨가 아니면 국공반열로 정리되어 있죠... 품계는 같은 종1품으로 군왕과 국공은 같습니다. 이씨냐 이씨가 아니냐의 차이죠.)
그래도 관작으로는 종1품으로 같습니다. 친왕은 위에서 언급했듯 정1품.
참고로 말하면 명나라 시대에 명에서 조선에 책봉한 왕작도 군왕입니다...
백제왕들이 서토의 황제들에게 형식적으로 받았던 것도 군왕이죠...(친왕 자체가 황제의 근친만 받을 수 있는 것이다보니. 제후국의 왕은 군왕을 줄 수 밖에 없었죠...)
다시 말해서 이도종이 친왕이었다면 당에서 평가하는 관작으로는 백제왕보다 격이 높지만. 그는 군왕이니 격은 당에서 보기엔 양자의 격은 같죠... 격을 따지자면 황자인 오왕 이각이 친왕이기에 훨씬 높지만.... 격과 실제 권력은 차이가 있는 법입니다....^^:
그런점에서 친왕인 오왕 이각을 떡주무르듯이 하는 명섭은 ^^: (이각 쪽이 궁지에 몰려 신분에 비해 불쌍한 처지라는 쪽이 맞겠지만.)
격만을 따지면 부여의와 이도종은 동일하나. 현재의 전선의 상황이나 여타 분위기를 미루어 부여의가 이도종의 윗사람으로 보이는 이유만으로도 현재 남부여의 국격은 꽤 높다는 반증이 되겠죠...
같은 상황이 조선시대였다면 명의 친왕이 왔다면 조선왕은 옥좌 아래로 내려와서 인사를 했어야 할 정도니까요.. (실제로 임진왜란땐 명군의 장교들이 정승을 오라가라 할정도였으니...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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