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雪野 (원영모)의 서재입니다.

어린이 동화 씨리즈

웹소설 > 자유연재 > 중·단편, 아동소설·동화

雪野
작품등록일 :
2017.08.08 10:01
최근연재일 :
2017.08.20 16:27
연재수 :
6 회
조회수 :
672
추천수 :
8
글자수 :
33,732

작성
17.08.20 16:27
조회
62
추천
1
글자
14쪽

어미새의 보은

DUMMY

“형! 여기 새알 있어!”

물놀이 하다말고 춥다고 모래사장에서 놀던 동생이 호들갑을 떨면서 영수를 부른다.

“어엉, 어디?”

자맥질하면서 친구들과 놀던 영수는 동생이 부르는 소리에 달려갔다. 다른 또래 놈들도 새알이 있다는 소리에 우르르 물속에서 나와 정수가 있는 곳으로 내달렸다.

영수는 7살, 동생 정수는 5살이다. 아버지가 이곳 시골마을 초등학교 교사로 부임해 오신 해에 영수가 태어났으니, 영수 형제는 이 마을에서 태어나서 자란 고향이다. 집 바로 앞으로 커다란 냇가가 있고, 하얀 모래사장 너머에는 가을이면 벼이삭으로 누렇게 변하는 들판이 한없이 펼쳐져 보이는 곳이다. 여름이면 언제나 이 곳 냇가에서 하루 종일 놀다가 저녁이 다 되어서야 집에 가는 것이 하루 일과다.

“우와! 진짜 새알이네!”

“형! 이거 내가 찾은 것이니깐 내거지?”

다른 친구들 까지 몰려와서 신기한 듯 쳐다보는 것이 불안한 마음에 동생은 일단 주인 행세를 한다.

“야, 그거 쪄 먹으면 맛있어. 우리 갖고 가서 쪄먹자.”

물놀이만으로는 심심하던 참에 뭔가 새로운 일을 벌이려는 또래 놈들은 이구동성으로 쪄먹자고 난리다.


모래사장 가장자리에는 동그랗고 얇은 돌들이 널려있는 자갈밭이다. 물놀이 하면서 귀에 물이 들어가면 얇은 돌멩이를 주워서 귀에 대고 기우려서 물을 빼곤 했던 곳이다. 그런 자갈밭에 얕은 풀숲 사이로 알록달록한 조약돌을 둥글게 쌓아놓고 가운데에는 마른 풀잎으로 보금자리를 만들어서 알 여섯 개가 포근하게 놓여있다. 하얀색 바탕에 회색빛 점들이 간간이 박혀 있어서 언 듯 보면 다른 조약돌처럼 비슷해서 무심히 지나칠 수 있는데, 동생이 용케 발견한 것이다.

하늘에서는 아이들은 미처 모르고 있었지만 새알 어미인 듯한 하얀 물새가 어찌할 줄 모르고 빙빙 날고 있었다. 아이들이 몰려와서 보금자리를 헤치지는 않을까 불안한 어미 새는 이제는 아이들을 공격이나 하듯이 하늘높이 올라갔다가는 아이들을 향해서 쏜살같이 내려온다.

(끼륵 끼륵 째~액 )

영수는 그런 어미 새의 울음소리와 행동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겠다.

“얘들아! 저 새가 어미인가 봐. 알은 그냥 두자, 새가 불쌍해 보여.”

“형! 내가 갖고 가서 키우면 안 될까?”

“정수야, 우리는 못 키워, 잘 못하면 죽는다 말이야. 그리고 저 엄마 새가 불쌍하잖아. 그냥 이 곳에 잘 두자.”

“알았어, 그래도 내가 처음으로 찾았으니 내 것은 맞지?”

“그래, 네 것이 맞으니깐 앞으로 잘 살펴라. 그리고 너희들도 알에서 새끼 깨어날 때까지 절대로 손대지 말자.”

“우와 그래그래! 우리가 새끼 크는 것 까지 지켜보자. 누구도 손대기 없기다.”

“약속! 약속!”

정수를 포함해서 아이들 모두는 새끼손가락을 걸면서 약속을 했다. 누구도 새알에 손대지 않기로···.


그날 이후로 영수와 정수는 물놀이 하는 틈틈이 새 보금자리를 찾아서 살펴보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 생겼다. 오래 지켜보면 어미 새가 놀라워 할까봐 잠깐 살펴보고 멀리서 바라본다. 그러면 어미 새가 내려와서 한동안 알을 품었다가는 날아간다. 그 모습이 신기하고 재미있다. 그런데 어미 새가 내려올 때나 올라갈 때 마다 똑 같은 장소가 아니다.

“형! 보금자리는 분명히 저기인데, 왜 엄마 새는 바로 알 있는 곳으로 안 가고 엉뚱한 곳으로 내려가지? 날아 갈 때도 딴 곳에서 날아가네.”

“그래, 나도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따가 아버지한테 물어보자.”

저녁 먹으면서 알 보금자리 찾았던 얘기와 어미 새의 이상한 행동을 얘기했다. 천적으로부터 알을 보호하려는 어미 새의 본능이란다. 보금자리가 어디에 있는지 들키지 않으려고 일부러 알에서 떨어진 장소로 내려오고 멀리서 날아간다는 얘기다.

아이들은 어미 새의 이상한 행동이 새끼를 보호하려는 어미의 본능이라는 것을 알고 나서는 더욱 신기하고 즐겁게 바라보았다.

그러던 어느 날이다. 그 날도 영수와 정수가 물장구를 치면서 신나게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있을 때다. 어미 새의 행동이 예사롭지 않다. 보금자리 근처에서 앉지도 않고 무언가를 공격하는 모습이다. 울음소리도 예전에 아이들이 처음 알 옆에 에워싸던 때와 같이 날카롭다.

(끼륵 끼륵 째액 째~액)

“야! 정수야! 저기 빨리 가보자. 뭔가 이상해.”

그러면서 보금자리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헉! 커다란 살모사가 보금자리를 향해서 다가가고 있었다. 어미 새는 공격은 못하고 위협적으로 살모사 머리를 쪼려고 쏜살같이 내려 왔다가는 그냥 올라간다. 어미 새도 뱀에게 잘못하면 잡혀 죽을 수도 있는데, 다급한 어미 새의 모습에서 살모사의 무서움은 보이지도 않는다.

이제 뱀이 보금자리 옆에까지 와서 입을 쩌억 벌리고 혀를 날름거리면서 막 알을 삼키려고 하는 순간이다. 어미 새는 또다시 날개 짓을 힘차게 하면서 입 벌린 뱀 대가리를 치고 지나간다. 그러나 살모사는 잠깐 움찔하고는 또 다시 알을 향해 입을 쩌억 벌렸다.

“정수야! 저기 나뭇가지 있다.”

영수는 동생에게 나뭇가지를 갖고 오라고 외치면서 동시에 돌멩이를 주워서 잽싸게 뱀을 향해 던졌다. 혹시라도 알이 맞으면 안 되니 뱀 꼬리를 향해 던졌는데, 맞지는 않았지만 던진 돌에 모래더미가 날리면서 뱀의 몸통에도 모래가 흩날렸다. 순간 놀란 뱀은 먹이를 향하던 머리를 돌리면서 무슨 일 인가? 둘러본다. 날름대면서 쏘아보는 뱀을 향해서 또다시 돌을 던졌다. 이제는 몸통에 정통으로 맞았다. 한번 꿈틀대고는 먹이를 포기하고 달아난다.

“형아! 여기 나뭇가지!”

주워온 나뭇가지를 형에게 넘겨주고는 동생도 달아나는 뱀을 쫓아서 돌을 던졌다. 그러나 동생이 던지는 작은 돌멩이는 힘없이 뱀 근처에 떨어질 뿐이다. 영수는 넘겨받은 나뭇가지로 도망가는 뱀을 쫓아 때렸다.

“에잇! 죽어라! 얏!”

나뭇가지에 맞은 뱀은 더 이상 도망도 못가고 꿈틀댄다. 이때다 싶어 동생은 돌멩이를 사정없이 던진다. 그동안 지켜보고 보살피던 새 알을 훔쳐가려는 뱀을 응징하려는 동생의 외침은 어미 새 못지않았다.

“얏, 이놈아, 어디서 알을 훔치려고 해, 죽어라!”

결국 뱀은 형제들의 공격에 축 늘어져서 죽었다. 어미 새는 더 이상 날카롭게 울어대지 않고 하늘에서 이런 광경을 지켜보았다. 그러면서 형제들의 머리위로 고맙다는 인사를 하듯이 빙빙 돌다가 어디론가 날아간다.

“정수야, 죽은 뱀은 나무에 걸어 놔야해.”

“왜?”

“죽은 뱀이 흙냄새를 맡으면 다시 살아나서 우리가 잘 때 몰래 들어와 우리를 물어 죽인대.”

“그래? 그러면 저기 저 나무에 걸어놓자.”

그러면서 개울가 버드나무를 가리킨다. 수영하면서 놀다가도 수박이나 참외를 깎아먹기 위해 나올 때는 의례히 이 나무 밑 그늘에 앉아서 놀던 곳이다. 그 나무에 무슨 전승 기념품이나 되는 듯이 높은 가지에 방금 죽인 뱀을 걸어 놓았다.

뱀의 습격 사건을 무사히 마친 영수 형제는 친구들로 부터도 칭송이 잦았다.

“그래, 저 놈이 새알을 잡아먹으려고 했다고?”

“뱀이 다가가는 것을 어떻게 알았냐?”

몰랐으면 뱀한테 전부 잡혀 먹혔을 것이라며, 큰일을 했다는 칭찬에 동생은 직접 돌 던지는 흉내를 내면서 당시의 급박한 무용담을 신나서 떠든다. 이후로 동생은 새알 감시병 역할을 자청해서 수시로 들여다보게 되었다. 새 소리를 유심히 듣기도하고, 어미 새의 날개 짓을 살피면서 조금만 이상해도 보금자리로 쫓아가 본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지 않아서다.

“형아! 여기 와봐, 새끼들이 태어났어.”

(짹~짹 짹짹 째짹)

눈도 뜨지 않은 새끼들이 입을 머리보다 크게 벌리면서 먹이를 달라고 아우성이다. 여섯 개의 알에서 전부 깨어났다. 영수 형제가 살려낸 새끼들이다.

“정수야, 가까이 가지마. 엄마 새가 놀란다 말이야.”

“알았어 형, 와! 신기하다, 언제 저렇게 알에서 깨어났지?”

그 날부터 어미 새는 새끼들에게 먹이를 주느라 더 바쁘게 움직였다. 조용히 눈 감고 있으면 새끼들이 지저기는 소리로 시끄럽게 들리는 정도다.

영수 형제는 틈틈이 새끼들을 보면서 그 날도 물속에서 헤엄치며 놀다가 잠깐 나와서 모래사장에서 놀고 있었다. 커다란 성 쌓기 놀이를 했다. 모래성을 쌓고 길도 내고 고무신으로 자동차처럼 흉내를 내면서 노는 놀이다. 모래가 많이 필요하다 보니 정수가 가까운 모래를 갖고 오는데, 손바닥으로 담아봐야 양이 적다. 마침 항아리 깨진 조각이 있어서 그것을 이용해서 모래를 갖고 왔다. 어른 두 손바닥을 합친 것보다도 큰 조각이었다. 정수가 잔뜩 모래를 퍼 담아 오면 형이 받아서 성을 쌓았다.

“형, 여기”

그 순간이다. 건네주는 항아리 조각을 형이 받기도 전에 손을 놓고 말았다.

“으악! 으~아악!”

모래를 잔뜩 담은 항아리 조각 깨진 모서리가 영수의 엄지발가락을 내리 찍었다. 순간적으로 영수는 비명을 지르면서 뒹굴었다. 아픈 발가락을 보는데, 빨간 피가 솟구친다. 잘라져서 발가락이 덜렁거리는 것처럼 하얀 뼈가 보이는 것 같다. 영수는 아무리 동생 앞이라 하지만 놀랍고, 아프고, 무서워서 엉엉 울면서 동생에게 외쳤다.

“야! 빨리 아버지한테 달려가서 알려야지!”

놀래서 어쩔 줄 모르고 서 있던 정수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아버지가 계시는 학교를 향해서 뛰었다. 산 밑에 있는 학교는 집에서도 한참을 걸어가는 곳에 있다. 그러니 냇가에서는 더 멀다. 정수가 뛰어간들 10분은 더 걸리는 곳이다. 그사이에 영수 발가락에서는 쉴 사이 없이 피가 흐르고 있었다. 모래 바닥에 빨간 피로 흥건히 젖어가고 있다. 영수는 아픈 것도 쓰리고 아프지만 그보다도 피가 너무 흘려서 꼭 죽을 것 같은 생각에 아픈 발가락을 움켜쥐고 울부짖으며 있었다.

“엉엉 어~엉 아버지 살려주세요.”

그때다 멀리서 나타난 어미 새가 영수의 머리 위를 한 바퀴 돌더니 학교가 있는 방향으로 날아간다.

(끼륵 끼륵)


학교에서는 영수 아버지가 4학년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었다. 한참 칠판에 수학 문제를 적고 있는데, 갑자기 하얀 새 한 마리가 교실로 들어오려는 듯 날개를 퍼덕이면서 창문 바깥에서 유리창을 쪼고 있다. 그러다 운동장으로 향했다가는 다시 되 돌아와서 똑 같은 행동을 한다.

“선생님! 저 새가 이상해요. 교실로 들어오려고 노크하는 것 같아요.”

“선생님! 아무래도 누구를 찾는 것 같아요.”

학생들이 떠드는 소리도 그렇지만 아무래도 이상해서 영수 아버지는 창문을 열고 바깥을 내다보았다. 그런데 내다보는 순간 하얀 새는 냇가를 향해서 날아가다가는 되돌아온다. 하는 모습이 괴이하게 여긴 영수 아버지는 바깥으로 나와 멀리 냇가를 바라보았다. 그런데 저 멀리 막내아들인 정수가 헐떡거리면서 달려오는 것이 보인다. 놀래서 정수를 향해서 뛰었다.


영수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을 때, 영수는 그때까지도 피를 흘리면서 쓰러져 있었다. 급하게 업고 마을에 하나 밖에 없는 의원으로 달려가니 의사 선생님이 그러신다.

“어린 나이에 피를 너무 많이 흘린 것 같아요, 그래도 천만다행입니다. 조금만 늦었어도 큰일 날 뻔 했습니다.”

“그럼 이 아이는 괜찮은 건가요?”

“네, 아이가 놀래서 그렇지, 여기 찢어진 곳을 꿰매고 며칠 지나면 괜찮아 질 겁니다. 아무튼 피를 많이 흘려서 당분간은 집에서 쉬면서 좋은 음식 많이 먹여야 합니다.”

영수 아버지는 의사 선생님의 진단에 가슴을 쓸어내면서 의아해 했다.

‘도대체 그 하얀 새는 어디서 나타나서 그렇게 알려주었나?’

‘만약에 그 새가 아니었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그 새 때문에 영수가 살아난 것이다.’

예전에 아이들이 저녁 먹으면서 새 얘기를 했는데 궁금하다.

“얘, 영수야, 너 혹시 예전에 새알을 찾아서 보살피고 있다고 했었지? 그 새가 혹시 하얗고 부리가 뾰족하게 나온 물새 아니었냐?”

“어! 아버지 그것을 어떻게 아세요?”

영수 아버지는 놀랬다. 세상에 이런 일이 있다니. 그 날 저녁 낮에 있었던 놀라운 얘기를 식구가 다 모였을 때 장황하게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아버지는 형제들에게 칭찬 해 주었다.

“너희들이 착하게 동물을 아끼고 사랑하니깐 그 보답으로 어미 새가 형을 살렸구나.”

다음날부터 영수는 집에서 쉬고 있었고, 정수는 논에서 메뚜기를 잡아다가 새들의 보금자리에 놓아주었다. 혹시라도 어미 새가 창문을 두드리느라 부리를 다쳤다면 먹이를 제대로 잡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해서다.

사실이 그랬다. 어미 새는 그 날 너무 심하게 창문을 두드리면서 부리가 부러지는 줄도 몰랐었다. 부러진 부리로 벌레를 잡지 못하던 참에 정수가 잡아준 메뚜기는 새끼들의 배고픔을 달래주는데 최고다.

뱀으로부터 새끼들을 살려준 형제들에게 은혜를 갚느라 부리가 부러졌지만 또다시 그 형제들이 어미 새를 대신해서 벌레를 잡아주는 아름다운 일이 어느 시골 마을에서 일어나고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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