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雪野 (원영모)의 서재입니다.

어린이 동화 씨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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雪野
작품등록일 :
2017.08.08 10:01
최근연재일 :
2017.08.20 16:27
연재수 :
6 회
조회수 :
671
추천수 :
8
글자수 :
33,732

작성
17.08.20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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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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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매미의 노래

DUMMY

어느 시골마을, 마을 입구에 여름이면 동네 어르신들이 모여 장기도 두고, 낮잠도 즐기는 정자가 있습니다. 그 정자 옆으로 몇 백 년이나 살면서 마을을 지켜주던 커다란 느티나무가 있어서 여름이면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지요. 정자에 누워있으면 시원한 바람이 솔솔 불면서 코끝에 싱그러운 풀 향기로 잠이 스르르 듭니다.

그런 느티나무에 여름만 되면 제일 먼저 찾아오는 손님이 있어요.

(맴맴 맴매에에에에 맴맴)

사실은 손님이 아니라 이 느티나무에서 태어나고 자란 매미랍니다. 오래전부터 이 느티나무와 함께 살고 있던 매미에요. 단지, 어릴 적에는 땅속에서 나무 뿌리와 함께 지내다 보니 미처 사람들이 몰랐을 뿐이에요. 그 땅속에서 7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살고 있었으니 알 수가 없었지요.

올 여름에도 이 느티나무에 여지없이 찾아온 매미가 있어요. 이름은 ‘찌매’라고 합니다. 다른 친구들이 그렇게 부르기 시작한 것은 다 이유가 있어요. 며칠 전 세상 밖으로 나오던 날 이었어요. 땅속에서 7년 동안 어둡고 칙칙하게 보내다가 밝은 세상으로 나와 힘들게 느티나무에 올라오기까지는 별 탈 없이 올라 왔어요.

너무 힘들어서 잠깐 쉬었다가 땅속에서부터 입고 있던 허물을 벗고 드디어 어른이 되어 날개를 말리고 있었을 때에요. 사실 이때가 우리 매미한테는 제일 위험한 때라는 것은 알아요. 여간 조심해서 날개를 말리고 있었는지 몰라요.

그런데 마을에서 개구쟁이로 소문난 철수라는 아이가 글쎄 잠자리채로 나를 잡으려고 살금살금 다가오는 것을 보았어요. 빨리 도망가려고 했지만 아직 날개가 완전히 마르기 전이라 마음대로 날 수가 없었어요. 철수라는 아이는 잠자리채를 높이 들어서 금방이라도 낚아채려고 코앞까지 왔어요. 결국 있는 힘을 다해서 날았어요.

“이얏! 날아라.”

그러면서 너무 힘을 주다보니 오줌까지 쌌어요. 철수 얼굴에 그대로 내 오줌이 명중했어요.

“하하하 쌤통이다.”

“아이! 차가워.”

철수는 얼굴에 묻은 오줌을 씻으면서 날아가는 매미를 쳐다보면서 아쉬워했죠. 그렇지만 그때에 잠자리채가 내 몸을 스치면서 날개가 조금 찢어졌어요. 그때부터 다른 매미 친구들이 나를 보고 ‘찢어진 매미’를 줄여서 ‘찌매’라고 부른답니다. 날아다니는 것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아무래도 보기에는 좀 흉하기는 해요. 그래도 노래 부르는 것 하고는 전혀 문제가 없답니다. 아무튼 세상에 나오자마자 큰일 날 뻔한 사건이었어요.


내가 태어난 곳도 여기 느티나무였고 어릴 때에 애벌레로 7년간 머물면서 살던 곳도 여기 느티나무 뿌리에서 살았기 때문에 정말 정든 곳이라 멀리 다른 곳으로 안가고 주로 이곳에서 살고 있어요.

(맴맴 맴맴 맴매에에)

사람들은 매미소리를 들으면서 정말로 여름이 왔구나하더군요. 정자에 누워서도 매미소리가 들려야 싱그러운 여름을 느낀답니다.

오늘도 정자 옆 느티나무에 사는 ‘찌매’는 아침부터 느티나무에 앉아서 울고 있습니다. 이렇게 울기 시작한지도 벌써 일주일이 훌쩍 지났어요. 잠깐잠깐 나무에서 흐르는 수액을 빨아먹으면서도 우렁차게 울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매미가 우는 것이라고 하지만 운다고 진짜로 눈물을 흘리면서 우는 것이 아니고, 배에 붙어있는 울림통을 세차게 떨면서 내는 소리랍니다. 사실은 짝을 찾느라 부르는 우리 나름의 노랫소리에요. 그러니 목이 쉴 염려는 없어요. 배에 잔뜩 힘을 주어서 세차게 울림통을 울리기만 하면 됩니다.

오늘은 어떻게 해서라도 옆 마을에 사는 다른 숫 매미가 내는 소리보다 더 크게 내려고 지난밤에는 좀 쉬고 있었어요. 그동안 며칠 밤낮으로 울었지만 다른 숫 매미가 더 크게 내면서 아직도 짝을 못 만났거든요.

암 매미는 울지도 못하고 듣지도 못하지만 숫 매미가 내는 울림통에서 내는 진동을 느껴서 찾아온답니다. 암 매미는 튼튼한 자식을 위해서 좀 더 우렁차게 우는 숫 매미를 좋아해요. 당연히 모든 숫 매미들은 짝을 만나기 위해 있는 힘껏 노래를 부릅니다. 다른 매미보다도 더 크고 우렁차게 소리를 내야 하거든요.

느티나무에 살고 있는 ‘찌매‘도 오늘만큼은 다른 매미들에게 지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서 아침 일찍부터 마을이 훤히 보이고 멀리까지 볼 수 있는 이곳 느티나무에 앉아서 울고 있었던 것입니다.

(맴맴 맴매에에에에 맴맴)


드디어 여자 친구가 찾아왔네요. 마을이 떠나가도록 울어댔더니 그제야 힘센 매미로 인정한 것입니다. ‘찌매’는 기분이 너무 좋아 날개를 흔들면서 찾아온 여자 친구를 위해서 더 크고 더 길게 소리를 냅니다. 서로 이쪽가지에서 저쪽가지로 날아다니며 숨바꼭질 놀이도 하고, 함께 나무에서 나오는 수액을 나눠 먹기도 합니다. 여자 친구는 다른 매미들이 아무리 우렁차게 울어대도 이제는 ‘찌매’하고만 지내고 있습니다. 함께 지내며 짝짓기를 했어요. 여자 친구는 엄마매미가 되어 느티나무 껍질에 구멍을 내서 알을 낳기 시작했어요. ‘찌매’는 이제 아빠 매미가 되었어요. 알을 낳는 엄마 매미를 쳐다보면서 열심히 노래를 부릅니다. 이제는 짝을 찾는 노래가 아니고 앞으로 태어날 알들을 위한 응원가에요. 이 알들이 내년 봄에는 애벌레로 태어나서 땅속으로 들어가 7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지내야 하거든요.

그러나 그 길고도 험한 세월동안을 아빠나 엄마 매미는 지켜 볼 수가 없어요. 오로지 혼자의 힘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엄마, 아빠 매미는 올 여름이 지나가기도 전에 죽게 되거든요. 땅에서 벗어나서 어른 매미가 되어서는 한 달도 채 살지 못하고 죽는 것이 운명이랍니다. 어떻게 보면 한 달이라는 짧은 기간의 행복을 위해서 너무 오랜 시간을 견딘 것 같아요.

그래서 ‘찌매’는 앞으로 태어날 알들을 위해서 열심히 노래를 부르고 있습니다. 듣지는 못하지만 아빠 매미의 힘찬 마음의 소리는 알아듣습니다. 힘차고 씩씩하게 자라서 또 다시 7년 후 여름이 되면 느티나무에 매미 울음소리가 울려 퍼지게 말입니다.

“얘들아, 너희들도 무럭무럭 자라서 7년 후에는 이곳에서 노래를 불러라.”

(맴맴 맴맴매매에 맴매매에)


사실 ‘찌매’도 7년 전 여기 느티나무에서, 처음 알에서 깨어났을 때는 형제들만 있었고 아빠나 엄마 매미는 없었습니다. 그래도 어렴풋이 생각이 납니다. 아빠 매미의 힘찬 노래 소리가 귀가에 들리는 것 같았습니다. 7년 전 어느 봄날 알에서 깨어난 ‘찌매’는 조그마한 애벌레가 되어서 땅으로 뛰어 내렸습니다. 너무나 작고 가벼워서 땅에 떨어져도 아프지 않았어요. 다른 형제들과 같이 느티나무 뿌리 쪽으로 파고 들었어요. 사람들이 다니는 길을 피해서 폭신한 땅을 찾아 어둡고 칙칙한 흙속으로 기어들어갔습니다. 눈은 있으나 감각으로 뿌리를 향해 찾아 갑니다.

빠른 친구는 5년, 아니면 대부분이 7년 동안을 지내야 할 보금자리를 찾아 떠납니다. 커다란 느티나무 땅 속에는 뿌리에서 나오는 수액을 먹으면서 지낼 수 있는 공간이 많습니다. 매미 애벌레는 여기서 7년 동안 10번이나 넘게 탈바꿈을 하면서 자란답니다. 매번 탈피를 할 때 마다 크기가 엄청 커졌어요. 처음 알에서 깨어났을 때는 겨우 2mm정도 밖에 안 되던 몸이 해가 거듭되면서 성충이 될 때는 30~50mm나 되었어요.

땅 속이라고 편한 곳은 아니에요. 어두운 것은 그나마 참을 만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커다란 트럭이나 무거운 짐차가 땅위로 지나 갈 때는 깜짝 놀라기도 합니다. 몸이 눌려서 죽는 친구도 생기기도 하거든요. 그래도 제일 무서운 것은 닭이에요. 닭은 무서운 발톱으로 흙을 파헤치면서 친구들을 찾아내거든요. 땅 속 깊숙이 들어가 있으면 좋겠지만 가끔은 바깥 공기도 쏘이느라 땅속에서 나와 낙엽더미 같은 곳에 숨어 있기도 하거든요. 그러면 어떻게 찾아내는지 닭이나 새들의 습격에 옴짝달싹 못하고 잡혀 죽었어요. 어느 때는 개미들이 떼를 지어서 공격하기 때문에 꼼짝없이 당하기도 합니다.

또 겨울에는 땅속도 추워요, 그래서 추운 겨울에는 땅 속 깊숙이 파내려가지만 너무 추워서 겨우내 웅크리고 자야합니다. 따뜻해지면 다시 움직여서 열심히 느티나무 수액을 찾아 먹는 것이 일상이에요, 하루 이틀도 아니고 이런 추운 겨울을 땅 속 깊은 곳에서 7번이나 지내야 한다고 생각을 해 보세요?

세상 밖으로 나와서 어른이 되어 날아다닐 수 있을 때에 얼마나 신이 나겠습니까? 그러니 신나서 세상 시끄럽게 노래 부를 수밖에 없어요. 사람들은 우리가 내는 소리가 시끄럽다고 생각할지는 몰라도 저희 매미는 타고난 본성이랍니다. 이렇게 울어야 짝을 만나서 우리의 후손을 낳을 수 있거든요.

‘찌매’가 얼마 전 세상 밖으로 나올 때에는 정말 황홀했습니다. 시원한 공기, 무엇보다도 밝은 세상이 너무나 좋았어요. 그러나 모든 형제들이 전부 살아서 이렇게 신나도록 노래를 부르는 것은 아닙니다. 어두운 땅속에서 밝은 세상으로 나올 때가 제일 위험하거든요, 특히 천적을 조심해야 합니다. 개미한테 당하기도 하고, 새들의 표적이 되기도 하죠. 그래서 밝은 세상으로 나올 때에는 저녁 어두워 질 때를 기다렸다가 나온답니다. 천적인 새들한테서 피하는 방법을 찾다보니 옛날부터 내려오는 매미 애벌레만의 본성이에요.

힘들게 개미들의 공격을 피했다 해도 높은 나무를 찾아서 올라 갈 때 까지는 안심할 수가 없어요. 있는 힘을 다해서 높은 나무에 올라가야 합니다. 다행히 ‘찌매’는 가까운 곳에 커다란 느티나무가 있어서 살 수 있었답니다.

나무에 올라가서 드디어 애벌레에서 탈피를 했어요. 땅속에서 지냈던 몸에서 껍데기를 벗어 새로운 몸으로 태어나는 것이에요. ‘우화’라고 애벌레였던 몸에 날개가 생기는 것이죠. 아침 햇살을 받으면서 예쁜 날개를 말립니다. 드디어 어른 매미로의 탄생이죠. 이때에 철수라는 개구쟁이한테 잡혀서 죽을 뻔 했던 것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벌렁거려요.


그렇게 며칠 전에 태어난 ‘찌매’가 이제는 아빠 매미가 되어서 알에게 우렁찬 노래로 힘을 쏟아 붓고 있습니다. 엄마 매미가 나무껍질에 구멍을 내어서 40개 정도의 알을 낳고 여러 개의 구멍마다 이렇게 알을 낳았어요. 그러니 ‘찌매’의 후손이 제대로 살아서 어미 매미가 되면 엄청난 숫자이지만 그렇게 안 되거든요. 많은 새끼들이 천적인 개미한테도 죽고, 새들의 먹이로 죽다보니 실제로 살아서 ‘찌매’처럼 노래를 부를 수 있는 확률이 너무 적어요. 그러니 이렇게 알을 많이 낳을 수밖에 없어요. 그래도 ‘찌매’는 부모 없이 자랄 새끼들을 위해서 열심히 노래를 부르고 있습니다.

(매에맴 맴맴매~~ 맴맴)

그러나 ‘찌매’도 양심은 있어서 혹여나 정자에서 마을 어르신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에는 조용히 한답니다. 혹시라도 노랫소리에 시끄러워서 대화를 못하면 죄송하잖아요. 밤에도 모든 사람들이 잠자리에 드는 것 같으면 ‘찌매’도 조용히 노래를 멈추고 잠을 잔답니다.

그런데 가끔 도시에서 살다가 놀러오는 친구 매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상한 소리를 하네요.

“야, 찌매야. 여기는 정말 낙원이다. 우리가 살던 도시라는 곳은 말이다, 밤에도 훤한 불빛이 있어서 잠을 잘 수가 없어요. 사람들은 우리보고 시끄럽다고 하는데, 제발 그 놈의 불빛이 없어지면 좋겠어. 밤이 되어도 온 세상이 훤하니 우리가 낮으로 착각하잖아.”

불 빛 때문에 밤에도 울다보니 지쳐서 쓰러지는 친구도 있다는 겁니다. 그런 곳에 비하면 여기 시골마을에서 한가로이 노래 부르는 ‘찌매’가 너무 행복합니다.

마을 어르신들은 오늘도 느티나무 아래 정자에 앉아서 매미의 노랫소리를 들으면서 깊어가는 여름을 즐기고 있네요. 아무리 시끄러워도 오히려 낮잠을 즐기는 어르신들에게는 자장가처럼 들린답니다.

오늘도 ‘찌매’는 고향인 느티나무에 앉아서 여생을 즐기며 힘차게 노래를 부릅니다.

(맴맴 맴매에에에에 맴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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