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雪野 (원영모)의 서재입니다.

한 여름 밤의 情事

웹소설 > 자유연재 > 퓨전, 중·단편

雪野
작품등록일 :
2017.08.06 22:02
최근연재일 :
2017.08.06 22:17
연재수 :
6 회
조회수 :
1,247
추천수 :
6
글자수 :
19,401

작성
17.08.06 22:17
조회
99
추천
1
글자
4쪽

소화리에 남은 아낙네들....

DUMMY

“야, 이년아 니년이 눈깔로 봤어? 어디서 화냥질 할 짓이 없어서 지 당숙이라는 놈하고 붙은 년이 뭐 잘 했다고 큰소리야!!”

그러면서 분을 참지 못하고 금녀의 머리채를 잡아 뜯는다. 이렇게 분풀이라도 하지 않으면 가슴속에 맺힌 한을 씻을 곳이 없다. 이제는 머리채를 잡힌 금녀도 똑같이 반격을 하면서 마당이 아수라판이 되었다. 옆집에서도 담 너머로 구경하고 지나가던 동네사람들이 하나둘 모이다 보니 가관이다. 구경 중에서도 싸움구경이 제일 재미있는데, 이 구경은 예삿일이 아니다. 한 여자는 당숙하고 정분 나누다가 들킨 여자고, 또 다른 여자는 그 남정네하고 예전에 관계 맺었다고 소문난 여자다. 둘 다 사랑싸움도 아니고 유부녀 주제에 같은 외간 남자하고 놀던 여자들이다. 남들이 구경을 하든 말든 몸싸움이 격해지면서 마당을 뒹굴며 엎치락뒤치락하면서 입고 있던 저고리하고 치마는 벌써 벗겨져 있다. 속살까지 들어내면서 싸우는 데, 차마 눈뜨고 못 볼 지경이다.

어떻게 알았는지 밭에서 일하던 석호가 뛰어와 말리면서 싸움은 끝났다. 그러나 정작 싸운 까닭을 제식이 어미한테 자초지종 듣고서야 드디어 일이 커졌다. 진즉에 일어날 일인데 사실 석호의 미련한 눈치 때문이다. 그동안 마을 사람들의 쳐다보는 눈초리가 이상하다 하면서도 미처 몰랐다.

제식이 어미하고 싸우느라 지쳐있는 금녀의 머리채를 휘어잡고 방으로 끌고 들어간다. 이 때부터 방안에서 벌어지는 일은 안 봐도 뻔하다. 들볶이다 지쳐서 제 발로 도망가지 않으면 맞아 죽을 판이다.


한동안 마누라만 붙들고 족치던 남편이라는 작자들이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 모든 원흉이 강대창이다. 좋다고 꼬리친 년도 나쁘지만 두꺼비 파리 잡아먹듯이 마을 아낙네들을 농간질 한 놈을 그냥 둬서는 안 되겠다. 송 영감의 사랑방에 마을 남자들이 다 모였다.

“강대창 그 놈을 멍석말이해서 다시는 걷지도 못하게 몽둥이찜질을 합시다.”

“그것도 좋은데, 아예 집안에 가둬놓고 굶어 죽입시다.”

“요 앞 사거리 느티나무에 발가벗겨 묶어놓고 오며가며 쳐 죽입시다.”

악에 바친 남자들은 집안을 풍지박살 낸 강대창을 이를 갈며 죽이겠다고 떠든다.

그렇게 송 영감 사랑방에서 모의를 할 시간에 정작 강대창은 식솔을 챙기고 서울로 도망을 갔다. 집안 대대로 내려오던 전답은 나중에 팔아달라고 사촌 형에게 부탁하고 소리 소문 없이 줄행랑을 쳤다. 그냥 있다가는 어느 놈한테 죽을지 모르는 일이다.

석호 역시 금녀를 내치자니 옥분이가 불쌍하고, 그렇다고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살려니 동네에서 쪽팔려 못 살겠다. 다른 여인네들이야 물증 없이 전해진 말 뿐이라, 마누라가 아니라고 박박 우기니 모르는 척 넘어갈 수도 있다. 하지만 금녀는 현장에서 들켰으니 빼도 박도 못하고 금녀는 금녀대로 남편한테 허구한 날 쥐어 터져야 하고, 석호는 석호대로 마을 남자들한테 못난 놈 소리를 듣고 살아야 했다. 결국은 이듬해 봄에 짐 보따리 싸 들고 정든 고향마을을 떠났다.

두 당사자가 떠난 소화리 마을은 이제 예전처럼 평화로워야 할 텐데 그렇게 되지 못했다. 슬금슬금 피어오르는 의심 때문에 대낮에도 대문 빗장은 걸어 잠그게 되었고, 남편이 술만 마셨다하면 금녀가 떠들면서 명단에 오른 여인네들은 밤마다 곡소리 나도록 두들겨 맞았다.

강대창이 돌아와서 모두가 허세로 거짓이었다고 밝히지 않은 이상 평생을 안고 갈 업보였다. 그것은 억울하기 그지없는 제식이 어미도 마찬가지였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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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화리에 남은 아낙네들.... 17.08.06 100 1 4쪽
5 수수깡 속에서 밀희 17.08.06 116 1 10쪽
4 남편이 아니면 누구? 17.08.06 158 0 7쪽
3 한 여름 밤의 情事 17.08.06 150 1 8쪽
2 애 간장 녹이는 여인 17.08.06 215 1 8쪽
1 아닌 밤중에 날벼락 17.08.06 509 2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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