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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c 님의 서재입니다.

최악의 킬러 순둥이 막내 형사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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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c
작품등록일 :
2024.02.10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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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05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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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08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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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5화. 김광수 비서

DUMMY

5년 전만 해도 범호 건설은 그룹 내 부실 계열사 중 하나였다.


그 범호 건설에 유창호 회장의 장남 유민태가 사장으로 부임했고 이후 혁신에 가까운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함께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 거대 프로젝트 공사를 연이어 따내면서 범호 건설은 국내 건설사 도급 순위 3위에 드는 우량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5년 만에 부실기업을 우량 기업으로 탈바꿈시킨 유민태의 경영 능력을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문제는 성격에 있었다. 밑에 사람을 개돼지나 노예로 취급하는 마인드에 폭력도 서슴없이 행사하는 지랄 같은 성격이 문제였다.


그런 유민태 사장과 직접 부딪치는 비서실은 회사 내에서도 극한직업에 해당했다.


극한직업에 걸맞게 비서실 직원 대부분이 몇 달을 못 버텼고 비서실장은 2년째 공석으로 있었다.


유민태 사장의 수행 비서는 극한직업의 최정점이라 할 수 있었는데, 김광수 비서는 이일을 4년째 하고 있었다.

심지어 공석인 비서실장 업무까지 소화하고 있었다.


4년 전, 총무팀에서 근무했던 광수는 유민태 사장의 비서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광수는 은행에 2억가량의 빚이 있었다.


무리하게 주식 투자했다가 다 날리고 빚만 2억 원이 남았다.


비서실 직원들이 유민태 사장의 지랄 같은 성격을 버티지 못하고 사표를 낼 때, 광수는 끝까지 버티고 또 버텼다.


‘대출금 갚을 때까지만 버티자.’


대출금을 갚는 그 날까지만 이는 물론 잇몸까지 물어가며 버티고 또 버텼다.


다행히 월급외 수당으로 들어오는 돈이 쏠쏠했고 또 자린고비도 울고 갈 정도로 아끼고 또 아낀 덕에 은행 빚을 거의 다 갚을 수 있었다.


하지만 김 비서는 여전히 사표를 낼 수가 없었다. 이제는 돈이 문제가 아니었다.


4년 넘게 유민태 사장의 수족으로 움직이다 보니 보지 말아야 할 것과 듣지 말아야 할 것들을 너무 많이 보고 들었다.


특히 2년 전, 유 사장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던 아이돌 연습생 이민영의 죽음에 관해 김 비서는 잘 알고 있었다.


많은 걸 알고 있는 김 비서가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하면 유민태가 순순히 놓아줄까? 절대 그럴 리 없었다.


무엇보다 김 비서는 유민태가 사이코패스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만두겠다고 하면 사람을 시켜 쥐도 새도 모르게 자신을 죽일 수도 있다고 믿었다. 아니, 유민태는 그러고도 남을 인간이었다.


그 때문에 그만두고 싶어도 무서워서 그만두겠다고 말을 꺼낼 수 없었다.


예전에 유민태가 술에 취해 김 비서에게 이런 말을 했었다.


“김 비서.”

“네.”

“김 비서가 회사를 그만두는 방법은 죽어서 나가는 것뿐이야.”


술기운에 농담처럼 하는 말이었는데, 김 비서는 유민태의 말에 진심이 담겨있음을 알 수 있었다. 덕분에 회사를 그만두는 건 포기했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고 했다. 죽어서 회사에 나가느니 살아서 회사에 남는 게 나았다.


그런 김광수 비서를 이틀 전부터 감시하고 또 미행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바로 나인이었다.


강봉시 노인들을 상대로 금융사기를 친 사기꾼 조상범 수사를 위해 나인은 서울에 와 있었다.


그런데 찾으라는 조상범은 찾지 않고 김 비서를 미행해 동선을 확인하고 있었다.




**

유민태 사장은 중동으로 출장 중이다. 유 사장의 해외 출장은 자체 수행팀이 따로 있어 김광수 비서는 출장에 따라가지 않았다.


유 사장의 출장 덕에 요 며칠 김 비서는 일찍 퇴근했다. 오늘도 평소보다 일찍 퇴근한 김 비서는 마트에 들러 맥주와 안줏거리를 사 집으로 향했다.


여자친구도 없고 딱히 만나서 술을 마실 친구도 없었다. 4년 동안 유 사장에게 시달리고 또 대출금을 갚느라 짠돌이 생활을 했더니 친구들이 다 떨어져 나갔다.


오늘 한국과 일본의 축구국가대표 친선전 경기가 있었다. 김 비서는 혼자 편안하게 맥주를 마시며 축구를 응원할 생각이었다.


4층짜리 빌라.

2층이 203호가 김 비서의 집이다.

집 안으로 들어온 김 비서는 거실 창문이 반쯤 열려 있는 것을 확인했다.


“내가 문을 열어 놨던가?”


아침에 문을 연 기억이 없던 김 비서가 고개를 갸웃할 때, 뒷덜미 강한 충격이 오더니 그대로 쓰러지고 말았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해가 졌는지 불 꺼진 거실은 어둠으로 물들어 있었다.


정신을 차린 김 비서.

소파에 앉은 자신의 팔목과 발목이 결박된 걸 확인했다. 그리고 입에는 재갈이 물려 있었다.


“유민태 사장 수행 비서 맞지?”


맞은편에 검은 마스크에 검은 모자를 눌러쓴 남자의 모습이 보였는데, 어둠 때문에 형상만 보였다.


그 정체를 알 수 없는 남자의 목소리에서 오싹함이 묻어나 있었는데, 나인이었다.


전에도 말했지만, 나인은 전혀 다른 여러 개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 그리고 지금의 목소리는 타겟을 제거할 때 쓰는 킬러의 목소리다.


무슨 상황인지 모르겠지만, 겁에 질린 김 비서가 고개를 세차게 끄덕였다.


“내가 유민태 사장에 대해 몇 가지 묻고 싶은 게 있거든.”

“...”


김 비서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자, 나인은 부엌에서 챙겨온 부엌칼을 소파 탁자 위에 내려놓았다.


어둠 속이었지만, 칼날이 선명하게 보였다.


“답을 잘해주면 살고 아니면 죽고. 무슨 뜻인지 알지?”


나인은 따로 액션을 취하지 않았다.


이전에 상대했던 깡패놈들에게 하듯이 액션으로 겁을 줄 수도 있지만, 김 비서같은 일반인은 굳이 액션이 필요 없었다.


이렇게 칼만 앞에 놓아도 보통의 사람은 저항하지 않고 모든 걸 털어놓는다.


나인의 물음에 김 비서가 세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자리에서 일어난 나인이 김 비서에게 향했다.


김 비서는 바로 눈을 감았다.

일부러 나인을 보지 않으려고 하는 것 같았는데, 영화를 많이 본 모양이다.


“큰 소리 내면 목 날아간다.”


재갈을 풀어주며 나인이 말했다.


겁먹은 김 비서는 눈을 감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돌 연습생 이민영 알지?”


맞은편 소파에 앉으면서 나인이 물었다.


“...”


김 비서는 실눈을 뜬 채 말이 없었다.


“유민태가 스폰서였잖아.”


김 비서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자, 나인은 탁자 위에 놓인 부엌칼을 들었다.


“얼굴에 칼집 한번 내줘야 말을 하려나?”

“사장님이 아파트에 매달 용돈도 주곤 했습니다.”


칼을 보자 김 비서가 바로 입을 열었다.


“2년 전 이민영을 죽인 게 유민태 맞지?”

“그날 전 사장님을 이민영 아파트에 내려주고 바로 집으로 돌아왔거든요. 그래서 자세한 내막은 몰라요.”


거짓말이다.

표정과 목소리 등등.

거짓말하면 바로 티가 나는 스타일이다.


‘슝!’


나인이 손에 들고 있던 부엌칼을 날렸다.


‘푹!’


부엌칼은 김 비서의 왼쪽 볼 바로 옆 소파에 꽂혔다.


“한 번만 더 거짓말하면 죽는다.”

“네...”


김 비서의 바짓가랑이가 축축하게 물들었다.


“이민영을 죽인 게 유민태 맞지?”

“네.”

“그럼, 이민영 목덜미에 낙인을 찍고 연쇄살인 피해자로 꾸민 건 누구지? 김 비선가?”

“아니요. 전 시체만 봐도 까무러치는데요.”

“그럼, 누가 했지?”


유민태가 직접 그 일을 했을 리는 없다.


나인의 예상이 맞다면 그 일을 처리한 해결사가 따로 있을 거다.


“그게... 아마 이기명 실장이 하지 않았을까 하는데요.”

“누군데?”

“사장님이 사고 치면 뒤처리를 해주는 해결사데요. 조폭 출신이래요.”


아무래도 해결사를 찾은 것 같았다.


“범호 건설 직원인가?”

“아니요. 작은 건설업체를 운영하고 있는데. 사장님이 따로 공사를 밀어주고 있어요.”

“공사를 밀어줘?”

“그게...”


김 비서의 말에 따르면 범호 건설이 수주한 공사 중 돈이 되는 알짜 부분을 이 실장 회사에 하청으로 넘겨준다고 한다.


그러면 이 실장은 다시 재하청 주면서 손 하나 까닥하지 않고 큰돈을 챙긴다고 한다. 누구 머리에서 나온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참 기발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이 실장 어디 가면 만날 수 있지?”

“제 지갑에 명함이 있거든요.”


나인은 미리 챙겨놓은 김 비서의 지갑에서 이 실장의 명함을 찾았다.


유민태의 해결사 이 실장을 한번 만날 볼 생각이다.

조폭 출신 해결사라면 평범한 만남이 되지는 않겠지만, 상관없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네.”

“이번 강봉시에서 일어난 쌍명산 낙인 살인사건. 그것도 유민태 짓인가?”


나인이 묻자 김 비서는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그건 저도 잘 몰라요.”

“...”

“심증으로는 사장님이 저지른 짓 같기는 한데, 전 진짜 몰라요.”


이번에는 거짓말이 아닌 것 같았다.


쌍명산 낙인 살인사건은 해결사 이 실장이라는 인간을 만나서 알아보는 게 빠를 것 같았다.


“이 실장 말고 따로 뒤처리해주는 사람은 없고?”

“네. 제가 알기로는 이 실장 외는 없어요.”

“김 비서는 유민태 밑에서 일한 지 얼마나 됐지?”

“4년 정도 됐습니다.”


4년이면 8년 전 죽은 동생 양부모의 화재 사건에 대해서는 모를 것 같았다.


“이 실장은?”

“이 실장은 3년 정도 된 거 같은데요.”


3년이면 이 실장도 관련을 없을 것 같았다.


아무래도 동생 양부모 죽음에 대해서는 유민태에게 직접 들어야 할 것 같았다.


“지금 한 이야기 모두 녹음했어.”


대화를 녹음한 핸드폰을 보여주며 나인이 말했다.


“설마 경찰에 넘기시려고요?”

“아니.”

“?”

“유민태에게 넘길 생각인데.”


순간 김 비서의 얼굴이 하얗게 변했다.


“그럼, 저 사장님에게 죽어요.”

“설마 죽이겠어?”

“그러고도 남아요.”

“그럼, 이렇게 하지.”

“?”

“녹음 내용을 유민태뿐만 아니라 그 누구에게도 들려주지 않을 거야. 대신.”

“네.”

“오늘 김 비서는 나를 만나지 않았어. 김 비서는 오늘 아무 일도 없었던 거야.”

“...”

“어때?”

“그럼, 저 안 죽이는 건가요?”

“사실대로 다 말했으니 죽이지는 않을 거야.”

“...”

“만약 오늘 일을 누군가에게 말하면, 그땐 아주 고통스럽게 죽일 거야.”


살기가 듬뿍 담긴 나인의 목소리에 김 비서는 움찔했다.


“대답은?”

“전 오늘 아무도 만나지 않았고 아무 일도 없었습니다.”


목소리와 표정에 진심이 묻어나 있었다.


“좋아. 혹시라도 마음이 바뀌면. 죽어. 목이 댕강댕강~”


나인에게서 느껴지는 압도적인 포스에 김 비서는 세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럼 눈감고 열까지만 세.”

“네. 하나, 둘, 셋...”


광수에게 다가간 나인은 가볍게 목덜미를 내리쳐 기절시켰다.


죽이는 편이 깔끔하다.

유럽에서의 나인이었다면 당연히 그랬을 거다.


위험이 되는 건 그 어떤 작은 것도 용납하지 않고 제거하는 게 나인의 스타일이다. 그 덕분에 지금까지 살아남았을 수 있었다.


그런데 동생의 몸에 들어와서는 정말로 순한 맛 나인이 됐다. 아무래도 동생의 영향 때문인 것 같은데, 김광수 비서를 살려두기로 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





한편, 나인이 수사해야 하는 사기꾼 조상범은 빵셔틀 명우가 열심히 찾고 있었다.


나인으로부터 수고비 오백만 원을 챙긴 명우는 아는 형님을 총동원해 조상범의 꼬리를 잡았다.


현재 조상범은 강남 일대에서 금융 다단계 회사를 차려놓고 새로운 사기를 준비하고 있었다. 수배를 받고 있어 직접 나서지는 못하고, 바지사장을 세워두고 뒤에서 모든 일을 꾸미고 있었다.


명우는 그 조상범의 다단계 회사에 취직했다. 조상범이 어디에서 숨어 지내는지 알아내면 오백만 원을 더 주겠다는 나인의 말에 일말의 망설임 없이 다단계 회사에 취직해 조상범을 찾기로 했다.


그렇게 사기꾼 조상범 수사는 빵셔틀 명우에게 맡기고. 나인의 유민태의 해결사 이기명 실장을 다음 타겟으로 잡았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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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41화. 족구 +4 24.03.24 1,692 38 12쪽
40 40화. 부산 +5 24.03.23 1,776 37 12쪽
39 39화. 유창호 회장 +5 24.03.22 1,825 45 11쪽
38 38화. 사기꾼 조상범 +8 24.03.21 1,883 49 12쪽
37 37화. 엘라(3) +3 24.03.20 1,925 45 12쪽
36 36화. 엘라(2) +6 24.03.19 1,985 48 11쪽
35 35화. 엘라(1) +6 24.03.18 2,043 4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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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33화. 판결은 사형(2) +6 24.03.16 2,118 59 12쪽
32 32화. 판결은 사형(1) +8 24.03.15 2,134 51 12쪽
31 31화. 살악귀(2) +6 24.03.14 2,127 52 13쪽
30 30화. 살악귀(1) +7 24.03.13 2,125 4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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