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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c 님의 서재입니다.

최악의 킬러 순둥이 막내 형사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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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c
작품등록일 :
2024.02.10 17:45
최근연재일 :
2024.04.05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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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18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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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35화. 엘라(1)

DUMMY

3년 전.

유럽 정보국을 발칵 뒤집어 놓은 사건이 있었다.


유럽 CIA 지부와 영국 비밀정보국 MI6를 비롯한 유럽의 주요 정보국이 모두가 해킹을 당했다. 단순한 해킹이 아닌 1급 기밀이 담긴 서버가 완전히 뚫려버렸다.


더 놀라운 건 해킹된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가 해커가 남긴 이름 덕에 해킹 사실을 알게 됐다는 점이다.


해커가 남긴 이름은 ‘black wolf’ 검은 늑대였다.


그나마 다행인 건 1급 기밀 정보가 유출되지는 않았다는 점이었다.


정확하게는 해커가 유출하지 않은 거다. 충분히 정보를 유출할 수 있었는데, 해커는 해킹만 했을 뿐 기밀 정보에는 손도 대지 않았다.


이뿐이 아니었다.

세계적인 범죄 조직 세븐데드도 검은 늑대에게 털렸다.


당시 세븐데드가 받은 충격은 상상 이상이었다.

이전부터 세븐데드는 해킹에 대한 방비를 철저히 해왔다. 서버를 분산시키고 총 20개로 구성된 다중 해킹 방어막에 최정예 화이트 해커만 백 명이 넘었다.


그 철옹성 같은 방어망이 단 한 명의 해커에게 뚫렸다. 그리고 백 명의 화이트 해커들이 검은 늑대의 손안에서 놀아난 것도 모자라 분산된 서버까지 모두 뚫렸다.


불행 중 다행이라면 해커가 그 어떤 기밀 정도 유출하지 않고 또 손도 대지 않았다는 점이다.


분명한 건 검은 늑대가 지금까지의 천재 해커들과는 차원이 다른 존재라는 점이었다.

한마디로 해커계 먼치킨 같은 존재라고 할까?


이 해킹 사건은 철저하게 통제되어 언론에 알려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물밑에서는 전혀 다르게 움직였다.


미국과 유럽 그리고 세븐데드 모두 동원할 수 있는 자원 총투입해 검은 늑대를 찾아 나섰다. 이들이 죽기 살기로 검은 늑대를 찾는 이유는 간단했다.


만약 검은 늑대가 CIA의 손에 들어가게 된다면, 이는 세븐데드에게 악몽이 될 수밖에 없었다.


악몽 정도가 아니다.

자칫 해킹으로 치명적인 정보들이 CIA 손에 들어가면, 이는 상상도 하기 싫은 일이었다.


반대로 검은 늑대가 세븐데드의 손에 들어가게 된다면, CIA를 비롯한 유럽 정보국에게 악몽이 될 수밖에 없었다.


가뜩이나 막강한 힘을 가진 세븐데드에게 검은 늑대는 최강의 무기이자 최강의 날개가 되고도 남았다.

무엇보다 수십 년에 걸쳐 이룩한 유럽의 정보망이 송두리째 무너질 수도 있었다.


그 때문에 무슨 수를 써서라도 검은 늑대를 손에 넣어야 했다.

만약 손에 넣지 못하면 적의 손에 넘어지지 못하게 죽여야 했다.


이는 세븐데드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세븐데드는 유럽 조직의 대부분 인력을 검은 늑대를 찾는데 동원했다. 그리고 이를 지휘한 게 바로 나인의 파트너였던 제로였다.


하지만 세븐데드도 그리고 CIA와 유럽 정보국도 검은 늑대의 꼬리는커녕 흔적조차 찾을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아무런 성과가 없었던 건 아니다.

검은 늑대로 추정되는 인물의 뒷모습이 찍힌 1초짜리 동영상을 확보했는데, 덩치가 큰 흑인 남성이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검은 늑대를 찾는 건 사실상 불가능했다.


무엇보다 그날 이후 검은 늑대가 그 어떤 활동도 하지 않았다.


도저히 검은 늑대를 찾을 수 없다고 판단한 CIA와 세븐데드는 검은 늑대를 찾는 일에 손을 떼고 말았다.




*

검은 늑대 해킹 사건이 일어나고 육 개월이 지났을 때였다.


당시 나인은 조직을 배신하고 CIA로 넘어간 이중 스파이 일명 리틀도그 제거 임무를 맡고 있었다.


리틀도그는 스웨덴 정보국과 CIA로부터 철저하게 보호를 받고 있었는데, CIA 최정예 요원들이 직접 리틀도그의 경호를 맡았다.


나인은 그 리틀도그를 제거하기 위해 제로가 지정해준 저격 위치에서 무려 나흘 동안 꼼짝하지 않았다.


그리고 닷새째 되는 날, 리트도그가 최정예 CIA 요원의 경호 아래 아주 잠깐 모습을 드러냈다.


대략 1초 정도의 시간.

나인은 그 짧은 시간을 놓치지 않았고 단 한방에 리틀도그의 머리통을 날려버렸다.


당신 리틀도그를 보호했던 CIA와 스웨덴 정보국은 저격범을 잡기 위해 도시 일대를 완전히 봉쇄했다.


외부로 이어지는 모든 교통편을 통제하고 물샐틈없이 검문했지만, 나인은 제로가 지정해준 안전한 루트로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었다.




그리고 보름 후 프랑스.


나인은 단골 식당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있었다.

그런데 조금 어려 보이는 소녀가 나인의 테이블에 불쑥 합석했다.


“누구...?”


어림잡아 17, 18살쯤 되어 보이는 소녀였다.


은발 머리에 얼굴에서 느껴지는 분위기가 북유럽 쪽 사람 같았다.


확실한 건 미인이라는 점이었는데, 아무리 나인이 바람둥이라도 10대에게 추파를 던지지는 않았다.


“안녕하세요. 엘라에요.”

“엘라? 혹시 우리 어디서 만났던가?”


엘라 정도의 미인을 못 알아볼 나인이 아니었다.


“보름 전에 스웨덴에 있었죠?”


보름 전이면 리틀도그를 제거할 때였다.


“그걸 어떻게 알지?”


나인의 물음에 엘라는 들고 있던 핸드폰으로 동영상 하나를 재생시켜 나인에게 보여주었다.


그 동영상을 본 나인의 표정이 심각하게 굳어졌다.

나인이 리틀도그를 제거할 당시의 동영상이었다.


제로가 지정해준 저격 위치에서 리틀보이를 향해 총을 쏘는 장면이었는데, 화질로 봐서 근처의 CCTV로 촬영된 장면 같았다.


당시 주변 일대 CCTV는 제로에 의해 모두 조작되거나 해킹된 상태였다.

제로의 성격상 실수가 있을 수 없었다.


그런데 어떻게 CCTV에 나인의 모습이 잡혔을까?


심각한 나인의 표정과 달리 엘라는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그녀의 입에서 충격적인 말이 나왔다.


“킬러 나인이죠?”


나인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교주의 직속 암살 조직인 넘버.

그 넘버 소속의 킬러와 서퍼의 정체는 극비 중에서도 극비에 속한다.


넘버 내에서도 최강으로 손꼽히는 나인.

나인의 정체는 제로와 함께 최고등급의 보안으로 분류되어 있었다. 조직 내외를 불문하고 정체를 아는 사람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데 10대 소녀가 나인의 정체를 알고 있다?


상대가 마피아나 갱단 또는 CIA 요원이라면 상황을 대충 유추라도 해보겠는데, 10대 소녀가 그것도 해맑게 웃는, 적의라고는 눈곱만큼도 없어 보이는 귀여운 소녀가 나인의 정체를 알고 있으니.


혹시 꿈인가 하고 볼을 때려 봤는데 아팠다.


꿈이 아니었다.

꿈이 아니라는 건 엘라를 죽여야 한다는 뜻이기도 했다.


‘정체를 아는 사람은 그 누가 되었든 간에 제거한다.’


이는 넘버의 제1원칙이고 또 철칙이다.


“혹시 저 죽일 건가요?”


엘라가 물었다.


“?”

“정체를 아는 사람은 모두 죽이잖아요.”

“...”


그렇다. 엘라를 죽일 거다.

정체를 안 이상 죽여야 한다.

나인에게 예외는 없다.


다만 엘라가 누구인지 어떻게 자신에 대해 알고 있는지를 알아내는 게 우선이었다.

분명 배후가 있을 것이다. 그 배후를 찾아 모조리 죽여야 한다.


“맞아. 내 정체를 아는 사람은 모두 죽었어. 내가 모두 죽였거든.”


겁을 줄 생각으로 나인은 살기를 뿜어내며 말했다.


그런데 엘라가 살기에 조금도 반응하지 않았다.

겁을 먹기는커녕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이런 경우는 두 가지다.

엘라가 나인 정도의 내공을 가진 실력자 이거나.

아니면 아무런 생각이 없는 또라이거나.


아무래도 후자처럼 보였다.


“나 죽이면 이 동영상 CIA로 넘어가요.”


엘라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예상한 협박이라 나인은 당황하지 않았다.

협박을 한다는 건 거래를 하겠다는 뜻일 텐데, 일단 들어보고 결정하기로 했다.


무엇보다 엘라는 단순한 심부름꾼일 가능성이 컸다.


배후에 누군가 있을 것이다.

나인의 정체를 알아낼 정도면 상당한 정보력을 갖춘 조직일 가능성이 컸다.

무슨 일이 있어도 그 배후를 찾아내야 한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었다.

엘라에게 심부름을 시킨 그 배후의 시선이 느껴지지 않았다.


분명 어디선가 엘라와 자신을 지켜보고 있을 텐데, 그 어떤 시선의 낌새도 느껴지지 않았다.


‘프로인가?’


주변의 시선과 낌새를 느끼는 데 있어 독보적 능력을 갖춘 나인이다.


그런 나인이 낌새를 느끼지 못할 정도면 상당한 실력자임이 분명했다.


“여기서 할 이야기 같지는 않고. 자리를 옮길까?”


대로변에 자리한 식당은 여러 가지로 나인에게 불리했다.


“어디로요?”

“혹시 아이스크림 좋아해?”

“네.”


엘라가 환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백치미에 가까울 정도로 순진무구한 느낌의 소녀다.


이런 착한 소녀를 이용한 놈들이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절대로 곱게는 죽이지 않을 생각이다. 아주 그냥 작살을 낼 생각이다.




나인은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야외 카페로 엘라를 데려갔다.


수제 아이크림으로 유명한 곳인데, 겨울철에도 아이크림을 찾는 사람이 많을 정도로 인기가 많은 곳이다.

참고로 나인은 마음에 드는 여자가 생기면 꼭 이 카페로 데려와서 꼬시곤 했다.


그렇다고 엘라를 꼬시겠다는 건 절대 아니다.


이 카페는 아이크림 말고도 좋은 점이 하나 더 있었다.

정면 공원 쪽 말고는 카페 테라스가 보이지 않는 구조다.


즉, 누군가 나인을 감시한다면, 감시를 할 수 있는 위치가 한정되어 있다는 뜻이고 이는 나인에게 바로 간파당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없었다.

시선을 느끼지 못한 게 아니라 처음부터 지켜보는 사람이 없었다.


‘설마 엘라 혼자라고?’


아이스크림을 종류별로 다 시킨 엘라는 아이스크림을 먹는 데 열중이었다.


“엘라.”

“네?”

“정체가 뭐지?”


나인이 물었다.


“늑대요.”

“늑대?”

“black wolf. 해커예요.”


나인은 아무 말 없이 두 눈을 껌벅이기만 했다.


6개월 전, 유럽 정보국과 CIA 그리고 세븐데드를 발칵 뒤집어 놓은 해킹 사건에 대해 나인도 알고 있었다.


그 해커의 이름이 black wolf.

검은 늑대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 검은 늑대를 찾기 위해 세븐데드는 물론이고 CIA와 유럽의 중요 정보국이 미친 듯이 경쟁한 것도 알고 있었다.


세븐데드에서는 제로가 그 일을 진두지휘했었다. 하지만 3개월 만에 검은 늑대를 찾는 걸 포기하고 말았다.


제로에 말에 따르면 찾을 수가 없다고 했다.

그 어떤 방법을 동원해도 찾을 수가 없는 해커라고 했다.


그 잘난 제로가 그렇게까지 말할 걸 보면 분명 대단한 해커임에는 분명했다.

아, 그리고 제로는 검은 늑대가 덩치가 큰 흑인일 거라고 했었다.


그런데 지금 나인 앞에서 아이스크림을 먹는 소녀, 백치미가 느껴질 정도로 순수해 보이는 이 소녀가 검은 늑대라고?


“내가 들은 black wolf와는 좀 다른데?”

“덩치 큰 흑인이요?”


나인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거 내가 조작한 가짜 영상이에요. 그런데 바보같인 그걸 진짜로 믿더라고요.”


그 바보가 바로 제로였다.


세계 최고의 서퍼이자 천재 해커 제로가 바보가 되는 순간이었다.


나인은 엘라를 바라봤다.

10대로 보이는 소녀가 뜬금없이 찾아왔다.

나인의 정체를 알고 있는 그 소녀가 지금 제로도 두 손 들게 한 검은 늑대라고 한다.


만약 엘라의 말이 사실이라면, 나인은 지금 지구 최강의 해커와 마주하고 있는 거다.


그런데 왜 자신을 찾아 온 걸까?

죽으려고?


나인은 고개를 갸웃했다.


작가의말

엘라는 나인 다음으로 비중이 크고 중요한 캐릭터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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