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하루c 님의 서재입니다.

최악의 킬러 순둥이 막내 형사가 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하루c
작품등록일 :
2024.02.10 17:45
최근연재일 :
2024.04.05 09:30
연재수 :
53 회
조회수 :
109,394
추천수 :
2,130
글자수 :
279,775

작성
24.03.24 09:30
조회
1,683
추천
38
글자
12쪽

41화. 족구

DUMMY

점심을 먹으러 나온 강봉 경찰서 강력1팀 한지오 반장과 형사들.


“저 형님들은 밥 먹으러 안 가고 뭐한데?”


경찰서 한쪽 족구장을 보며 한 반장이 말했다.


족구장에 강력2팀 형사들과 3팀 형사들이 모여 있었다. 그리고 2팀 이석현 반장과 3팀 오대두 반장의 모습도 보였는데, 어쩐지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 보였다.


“반장님 모르셨어요?”

“뭘?”

“오늘 아침에 오 반장님하고 이 반장님 한바탕했대요.”

“또?”


오 반장과 이 반장의 티격태격은 강봉 경찰서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일이다.


고교 동창에다가 경찰 동기면서 둘도 없는 친구인데, 별거 아닌 거로 매일같이 티격태격하는 거로 유명했다.


“오늘은 좀 심하게 한바탕하셨다고 하는데요. 족구 시합으로 결판을 낸대요.”

“무슨 결판?”

“족구 시합에서 지는 반장님이 앞으로 동생 하기로 했대요.”

“정말?”

“네.”

“김 형사.”

“네.”

“먼저 점심들 먹어. 난 저기 좀 가봐야겠다.”


이런 재미난 구경거리를 놓칠 리 없는 한 반장이었다.




한편, 오 반장과 이 반장이 서로를 보며 으르렁거렸다.


“지는 놈이 평생 동생하는 거다.”

“동생은 무조건 형 말 듣는 거다.”

“당연하지.”

“15점. 단판?”

“남자는 단판이지.”


오늘 아침에도 별거 아닌 거로 티격태격하다가 일이 좀 커지고 말았다.


족구 시합에서 진 팀 반장이 동생으로 형 말에 무조건 복종하기로 했다는데, 덕분에 애꿎은 형사들에게 그 불똥이 튀게 생겼다.


“지면 모두 죽는다.”


오 반장이 3팀 형사들을 모아놓고 한 첫마디다.


한마디로 죽기 싫으면 이기라는 뜻인데.


오 반장의 표정에서 진심이 묻어났다.

악질 조폭들을 상대할 때보다도 더 진지해 보였다.


“형님!”


현장에 나갔다가 늦게 도착한 김대평 형사가 다가왔다.


“아무 소리 하지 마. 이건 3팀 자존심이 걸린 문제야.”


김 형사의 잔소리를 미리 차단하는 오 반장이었다.


“알겠는데, 왜 하필 족구냐구요?”


김대평 형사가 따지듯 물었다.


“족구가 왜?”

“2팀 손 형사 몰라요?”

“손 형사? 손수민?”

“네.”

“그 친구가 왜?”


손수민 형사.

일산 경찰서에서 근무하다가 한 달 전에 강력 2팀으로 전출 온 형사다.


“작년 전경족 MVP가 손수민 형사잖아요.”


전경족.

전국 경찰 족구대회의 줄임말로 2년에 한 번씩 경찰청장 주관하에 열리는 족구대회다.


김대평 형사 말로는 작년 우승팀이 바로 일산 경찰서였다고 하는데, 그때 손수민 형사가 MVP를 받았다고 한다.

당시 결승전에서 공격수로 원맨쇼에 가까운 실력을 뽐냈다나.


김대평 형사의 말에 오 반장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이석현. 이 새끼.”


뜬금없이 족구로 승부를 보자고 했을 때 눈치를 챘어야 했는데, 완전히 당하고 말았다.


오 반장의 시선을 느낀 이 반장이 오 반장을 보며 씨익~ 웃었다.


‘X됐다.’


2팀과 3팀 족구 실력은 막상막하다.

그런데 2팀에 프로급 선수가 공격수로 나선다면, 이건 밸런스 붕괴나 다름없었다.


“지금이라도 물러요.”


김대평 형사가 말했다.


“안돼!”


경기를 무르면 승패와 관계없이 무조건 동생 하기로 약속했다.


무엇보다 여우 같은 이 반장이 순순히 넘어갈 리 없었다.


“다 필요 없어. 악으로. 깡으로. 정신력으로 이긴다.”

“정신력으로 이길 상대가 아니라니까요.”


손수민 형사의 족구 실력을 잘 아는 김대평 형사가 말했다.


“걱정 마. 우리도 비장의 카드가 있으니깐.”

“비장의 카드요?”

“막내야.”


오 반장이 강태식 형사 그러니깐 나인을 불렀다.


“네.”

“너 족구 할 줄 알지?”


막내 강태식 형사의 운동 신경이면 분명 족구 실력도 상당할 거라 믿었다.


“아니요.”

“어?”

“해본 적이 없는데요.”


거짓말이 아니다.


유럽에서 축구의 인기는 거의 광적이다.

나인 역시 축구라면 사족을 못 썼다.

그에 비해 족구는 완전 비인기 종목으로 일반인은 잘 알지도 못한다.


당연히 나인은 족구를 해본 적이 없었다. 한국 예능프로에서 몇 번 보기는 했는데, 그다지 관심이 없어 주의 깊게 보지 않았다.


나인의 말에 오 반장의 낯빛이 어두워졌다.


히든카드라고 믿었던 막내가 족구를 해본 적도 없는 초짜라니. 절망적이었다.


“자자. 이러다 점심시간 지나겠습니다. 후딱 합시다.”


어느새 심판석 자리를 꿰찬 1팀 한 반장이 소리쳤다.


“심판은 공정하게 제가 보겠습니다.”


어쩐지 한 반장이 제일 신나 보였다.


그리고 소문을 듣고 온 경찰서 사람들로 족구장은 이만 만석이 되었다.


이런 상황이니 시합을 물릴 수도 없었다.


그렇게 족구 시합이 시작됐다.

3팀은 오 반장과 윤수필 형사, 안민우 형사, 김혁수 형사가. 2팀은 이 반장과 형사 둘, 그리고 전경족 MVP 손수민 형사가 나왔다.


예상대로 경기는 일방적으로 흘러갔다. 그냥 손수민 형사의 원맨쇼나 다름없었다.


원샷원킬!


그것도 수비를 농락하듯 이곳저곳에 공을 쑤셔 넣는데, 이를 도저히 막을 수가 없었다.


순식간에 10 : 3 그나마 3팀 공격수 김혁수 형사가 분전해 3점을 뽑아내기는 했지만, 분위기는 이미 2팀으로 완전히 넘어간 상태였다.


지켜보는 3팀 형사들도 덩달아 초조해졌다.


이대로 족구에서 지고 오 반장이 이 반장의 굴욕적인 동생이 된다면, 3팀 분위기는 그야말로 지옥이 따로 없을 거다.


나인도 이를 모를 리 없었다.

어떻게든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해야 하는데, 그렇다고 해본 적도 없는 족구를... 아니, 할만해 보였다.


공격은 조금 무리지만, 수비는 해볼 만해 보였다.


“형님.”


김대평 형사 옆으로 다가간 나인이 나직이 말했다.


“어?”

“이대로 가면 지겠는데요.”

“지는 게 아니라 졌어.”


한숨 가득한 목소리로 김대평 형사가 말했다.


“어차피 질 거면 제가 한번 나가 볼까요?”

“네가?”

“네. 저한테 좋은 방법이 하나 있거든요.”


그사이 점수는 11 : 3까지 벌어졌다.


“작전 타임!”


김대평 형사가 타임을 불렀다.


“5분간 작전 타임이요.”


한 반장이 타임을 받아드렸다.


“왜?”


거의 포기한 얼굴로 오 반장이 물었다.


“이제부터 작전을 바꿉니다.”


김대평 형사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어떻게?”

“안 형사 들어오고 막내가 들어간다. 그리고 포지션을...”


5분의 작전 타임이 끝나고 안민우 형사 대신 나인이 코트로 들어왔다.


그런데 3팀 선수들의 위치가 좀 이상했다. 공격수 김혁수 형사가 앞쪽 중앙에서 약간 뒤 그리고 앞쪽 좌·우측 끝 라인 약간 뒤에 오 반장과 윤 형사가 자리했다.


나인은 뒤쪽 중앙에 홀로 서 있었다.

이렇게 되면 앞쪽 수비에는 문제가 없지만, 뒤쪽 공간이 너무 넓어 제대로 된 수비가 될 수 없었다. 게임을 포기한 극단적인 포지션처럼 보였다.


오 반장과 3팀 형사들도 이를 모를 리 없었다. 하지만 막내가 믿어 달라고 했다. 다른 사람이라면 그냥 뒤통수 한 대 후려쳤겠지만, 막내라면 왠지 막내라면 뭔가를 보여줄 것 같아 믿어 보기로 했다.


그렇게 경기가 진행되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모두가 경악할만한 광경이 펼쳐졌다.


손 형사의 날카로운 공격이 전혀 먹히지 않았다. 뒤쪽 구석구석 도저히 받을 수 없는 곳에 공을 쑤셔 넣었는데, 나인이 이를 모두 받아냈다.

그것도 한발 앞서 마치 공이 어디에 떨어질지 알고 있다는 듯이.


손 형사는 더 강력하게 그리고 각도를 최대한 꺾어 다시금 공격했다. 그런데 공이 바닥에 떨어지기도 전에 나인이 그 앞에 와 있었다. 그리고 여유롭게 공을 받아냈다.


공격하는 손 형사뿐만 아니라 이를 구경하는 사람들 모두 나인이 믿을 수 없는 움직임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사람들 눈에는 놀랍다 못해 경악할 정도의 움직임이지만, 나인에게는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12살 때부터 상대의 손과 발의 움직임만 보고 공격 방향과 강도를 예측하는 훈련을 받았다. 그것도 근접전, 눈 깜짝할 사이에 이루어지는 공격을 예측하는 훈련을 받은 나인에게 손 형사의 원거리 족구 공격을 예측하는 건 일도 아니었다.


손 형사의 디딤발 각도와 공을 차는 발의 각도 그리고 허리와 골반의 움직임을 보면 공이 어디로 어떤 세기로 올지 예측할 수 있었다.


문제는 예측할 수 있어도 공보다 먼저 그 지점까지 순간적으로 이동해야 하는 점이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불가능하지만, 나인의 반응 속도와 순간 스피드는 그 보통 사람들의 상식을 뛰어넘었다.

최강의 킬러라는 칭호를 그냥 단 게 아니다.


어쨌거나 손 형사의 공격이 나인에게 모두 막히는 동안 3팀은 차곡차곡 점수를 쌓았고 12 : 10까지 따라잡았다.


지금 시점에서 가장 어이가 없고 황당한 건 손수민 형사였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손수민 형사는 확실하게 알고 있었다.

강태식 형사가 마치 자신의 공격 지점을 미리 알고 움직이고 있다는 걸.


마음이 급해진 손 형사가 무리하게 공격을 펼치면서 실수를 연발했고, 그렇게 손 형사의 자멸과 함께 경기는 12 : 15. 강력 3팀의 역전승으로 끝났다.


승리가 확정되자 강력 3팀 형사들 모두 나인에게 달려갔다.


“니가 3팀을 살렸다.”

“넌 그냥 구세주다. 구세주야.”

“지옥에서 우리를 구원한 하나님이다.”


지옥 문턱 앞까지 갔다가 천당으로 유턴한 3팀 형사들에게 막내 강태식 형사는 하나님이자 부처님이었다.


강력 3팀 에이스에서 하나님, 부처님으로 승격한 나인.


“막내야.”

“네. 반장님.”

“사랑한다!”


오 반장이 격하게 나인을 껴안았다.


“사랑까지는 안 하셔도 됩니다.”


오 반장을 조심스럽게 떼어내며 나인이 말했다.


“대평아.”

“네.”

“봤지?”

“뭘요?”

“내 작전.”

“무슨 작전이요?”

“히든카드.”


막내가 들어가 기전까지만 해도 죽을상을 하더니만, 지금은 입이 귀에까지 걸려 있었다.


왠지 얄미워 보여 한마디 하려다가 그만뒀다. 결과적으로 보면 막내라는 히든카드 작전이 성공한 건 사실이니.


“점심이나 먹으러 가요”

“애들 데리고 가서 먹어.”

“형님은요?”

“난~ 우리 동생 석현이랑 점심 먹을 거다~”


이석현 반장을 골려줄 생각에 아주 그냥 신이 난 오 반장이었다.


“아, 그리고 오늘 저녁 회식이다. 내가 쏜다.”

“반장님. 한우요”


김혁수 형사가 말했다.


“한우맛 나는 삼겹살 먹는다.”

“우~”

“먹기 싫은 놈들은 빠지고.”

“아닙니다.”


그렇게 조금은 시끄러운 족구 시합이 끝났다.




*

기분 좋게 점심을 먹고 사무실로 복귀한 형사들과 오 반장.


그런데 생각지 못한 불청객이 이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오 반장님. 오랜만입니다.”


양복 차림에 올백 머리 그리고 뱀 같은 눈을 한 남자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서 팀장이 여긴 왜?”


싫은 내색을 팍팍 풍기며 오 반장이 물었다.


오 반장뿐만 아니라 김대평 형사를 비롯한 형사들 모두 인상을 구겼다.


서유복. 본청 감찰 1팀 팀장.

2년 전, 범호 건설 유민태 사장이 내연녀 이민영을 죽이고 연쇄살인으로 조작했던 그 사건.


당시 담당 형사였던 김대평은 유민태를 이민영을 죽인 용의자로 지목하면서 수사를 진행했었다.


경찰 윗선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수사를 진행했던 김대평 형사에게 감찰이 들어왔었다.


당시 감찰팀은 받은 적도 없는 뇌물과 증인을 조작해 김대평 형사에게 누명을 씌웠는데, 그 일을 주도한 인물이 바로 서유복 감찰 1팀 팀장이었다.


“아직도 볼일이 남았습니까?”


김대평 형사가 한마디 했다.


“오늘은 김대평 형사에게 볼일이 있는 게 아니라.”


서 팀장은 김대평 형사 뒤쪽 서 있는 나인을 바라봤다.


“강태식 형사.”

“네?”

“우리와 같이 좀 가줘야겠어.”


뱀 같은 미소를 지으며 서 팀장이 말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4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최악의 킬러 순둥이 막내 형사가 되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소설속 조직과 인물 간단하게 정리. 24.03.27 126 0 -
공지 연재 시간은 아침 9시 30분 입니다. 24.02.13 2,266 0 -
53 연재관련 안내. +7 24.04.05 881 14 2쪽
52 52화. 범호그룹 장녀 유지선 +3 24.04.04 1,043 30 10쪽
51 51화. 김석진 비서실장(2) +8 24.04.03 1,145 33 11쪽
50 50화. 김석진 비서실장(1) +6 24.04.02 1,227 33 11쪽
49 49화. GX 엔터(5) +3 24.04.01 1,325 38 11쪽
48 48화. GX 엔터(4) +6 24.03.31 1,385 35 12쪽
47 47화. GX 엔터(3) +2 24.03.30 1,443 35 11쪽
46 46화. GX 엔터(2) +3 24.03.29 1,497 34 11쪽
45 45화. GX 엔터(1) +4 24.03.28 1,615 36 12쪽
44 44화. 엘라 vs 강태식 +3 24.03.27 1,633 33 13쪽
43 43화. 정직 +5 24.03.26 1,648 35 12쪽
42 42화. 서유복 감찰팀장 +6 24.03.25 1,655 35 12쪽
» 41화. 족구 +4 24.03.24 1,684 38 12쪽
40 40화. 부산 +5 24.03.23 1,770 37 12쪽
39 39화. 유창호 회장 +5 24.03.22 1,818 45 11쪽
38 38화. 사기꾼 조상범 +8 24.03.21 1,877 49 12쪽
37 37화. 엘라(3) +3 24.03.20 1,920 45 12쪽
36 36화. 엘라(2) +6 24.03.19 1,980 48 11쪽
35 35화. 엘라(1) +6 24.03.18 2,037 45 12쪽
34 34화. 서퍼 +9 24.03.17 2,115 45 12쪽
33 33화. 판결은 사형(2) +6 24.03.16 2,113 59 12쪽
32 32화. 판결은 사형(1) +8 24.03.15 2,129 51 12쪽
31 31화. 살악귀(2) +6 24.03.14 2,122 52 13쪽
30 30화. 살악귀(1) +7 24.03.13 2,120 40 12쪽
29 29화. 사이코패스 +5 24.03.12 2,122 44 11쪽
28 28화. 범호의 후계자 +5 24.03.11 2,148 42 12쪽
27 27화. 한선화 +5 24.03.10 2,132 45 12쪽
26 26화. 이기명 실장 +4 24.03.09 2,147 40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