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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c 님의 서재입니다.

최악의 킬러 순둥이 막내 형사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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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c
작품등록일 :
2024.02.10 17:45
최근연재일 :
2024.04.05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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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9,7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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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25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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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42화. 서유복 감찰팀장

DUMMY

본청 감찰팀 취조실.

나인은 탁자 위에 놓여있는 서류를 보고 있었다.


나인 그러니깐 동생 강태식 형사가 뇌물을 받아 챙겼다는 진술서와 대포통장 등의 서류였다.


“꼼꼼히도 준비했네.”


진술서를 보며 나인이 말했다.


동생이 강봉 경찰서 강력계에 들어오기 전, 그러니깐 파출소에서 순경으로 근무할 당시 인근 지역 유흥 업소로부터 뇌물과 향응을 받았다는 진술서와 뇌물을 입금된 대포통장 등등의 증거물.


뇌물의 액수는 그리 크지 않았지만, 징계를 받기에는 충분했다.


‘태식이가 뇌물을 받았을 리는 없고.’


나인이 아는 동생 강태식은 뇌물은커녕 법 없이도 살 정도로 착한 사람이다.


무엇보다 술을 전혀 못 하는데, 동생이 유흥 업소에서 공짜 양주를 퍼마셨다는 진술서 내용은 말이 되지 않았다.

누명을 씌우기 위해 조작한 게 틀림없었다.


‘범호에서 손을 쓴 모양이군.’


예전 동생 양부모의 죽음과 관련된 화재사건 수사를 담당했던 김민수 형사도 이런 식으로 누명을 쓰고 옷을 벗었다고 했다.


유민태를 수사했던 김태평 형사도 이런 식으로 누명을 썼다고 했다. 아무래도 이게 범호의 방식인 듯싶었다.


그리고 감찰 1팀 팀장 서유복.

범호의 개가 확실해 보였다.


그건 그렇고 1시간 넘게 앉아만 있으려니 슬슬 좀이 쑤시기 시작했다.


“그만 뜸 들이고 시작합시다.”


벽면 유리창(매직미러)을 보며 나인이 말했다.



매직미러 반대편 참관실에 서유복 팀장과 팀원 한 명이 나인을 지켜보고 있었다.


“얼마나 됐지?”


서 팀장이 물었다.


“1시간 정도 됐습니다.”

“그럼 슬슬 시작해 볼까.”


서 팀장이 미소를 지으며 참관실을 나갔다.




*

같은 시각 강봉 경찰서 서장실에서는.


“나도 갑자기 연락받아서 무슨 상황인지 몰라.”


오 반장을 향해 마득필 서장이 손사래 치며 말했다.


평소 강력계 반장들 앞에서 갑질하던 마 서장이 오늘만큼은 오 반장 앞에서 꼼짝도 못 하고 있었다.


막내 강태식 형사가 제대로 된 설명도 없이 본청 감찰팀에 붙들려 갔다.


당연히 오 반장을 비롯한 형사들이 이를 막아섰지만, 절차상 문제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마득필 서장에게도 보고가 된 상황이라 막을 수가 없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열 받은 오 반장이 마 서장을 만나기 위해 서장실로 찾아왔다. 그런데 오 반장 눈이 반쯤 뒤집혀 있었다.


말 그대로 눈에 뵈는 게 없는, 사람 하나 때려죽일 듯한 그런 무시무시한 표정으로 마 서장과 마주했다.


가뜩이나 한 인상하는 오 반장인데, 눈까지 뒤집혔으니 그 얼굴이 얼마나 무섭던지, 마 서장은 심장이 떨려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강태식 형사. 이전 공팔이 사건뿐만 아니라 굵직굵직한 사건을 해결한 장본인입니다. 특진시켜 줘도 모자랄 판에 감찰이요? 그게 말이 됩니까!”


오 반장이 오른손 주먹으로 탁자를 내리쳤다.


‘쾅!!’


오동나무로 만든 탁자였는데, 내리친 자리가 움푹 파였다.


그걸 본 마 서장의 간담이 서늘했다.


“알아. 당연히 알지. 1계급 특진이 뭐야 2계급 특진이라도 시켜줘야지.”

“그런데 왜 감찰입니까? 우리 막내가 뭘 잘못 해다고요.”

“일단 진정하고 내 말 들어봐.”

“지금 진정하게 됐습니까!”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막내가 제대로 된 설명도 없이 감찰팀에 붙잡혀 갔는데, 진정하라고? 오 반장 성격상 절대로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알아. 오 반장 마음 아는데, 어떤 상황인지 파악하는 게 우선이잖아. 그래야 대응을 하지.”


마 서장의 말이 백번 맞는 말이기는 한데, 상대가 서유복이라는 게 문제였다.


일반적인 감찰이었다면 오 반장도 이렇게까지 흥분하지 않았을 거다. 오 반장이 흥분하는 이유는 본청 감찰 1팀 서유복 팀장이 직접 막내를 데려갔다는 점에 있었다.


“서장님도 서 팀장 그 새끼가 어떤 놈인지 아시잖아요.”

“알지. 그 독사 새끼를 내가 모를까.”


서유복 감찰 팀장.

한번 타겟을 잡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죄를 만들어 내서라도 타겟을 찍어내는 거로 유명했다.


죄 없는 경찰도 서 팀장에게 걸리면 죄가 생긴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그의 악명은 일선 경찰들 사이에서 유명했다.


일선 경찰들에게는 미움의 대상이지만, 경찰 윗선의 입장에서 보면 서 팀장은 정말로 필요한 인물이었다.


예를 들어 경찰 윗선의 말을 듣지 않는, 경찰 내부에 문제를 일으킬만한 경찰을 찍어낼 때, 이를 완벽하게 수행할 수 있는 인물이 바로 서 팀장이기 때문이었다.


무엇보다 서 팀장은 범호 그룹 유 회장이 직접 추천한 인물이었다. 한 마디로 유 회장의 직속 라인이란 뜻이다.


어쨌거나 없는 죄도 만들어 내는 서 팀장이 막내 강태식 형사를 직접 데려갔으니, 오 반장이 흥분하는 것도 충분히 이해가 됐다.




다시 감찰팀 취조실.

취조실로 들어온 서 팀장이 나인 맞은편에 앉았다.


나인을 보며 서 팀장이 미소를 지었는데, 눈매가 꼭 뱀 같았다.


“혐의 인정하나?”


제대로 된 설명도 없이 혐의를 인정하라는 투로 말했다.


나인은 대꾸하지 않았다.

어떻게 나올지 좀 더 지켜볼 생각이었다.


“묵비권이라도 행사하게?”

“...”

“그렇게 나온다면 증인을 앞에 데려다주지.”

“?”

“들여보내.”


벽면 매직미러를 보며 서 팀장이 말했다.


잠시 후, 경찰 한 명과 수의를 입은 남자가 들어왔다. 팔과 목에 새겨진 문신 그리고 느껴지는 분위기로 봐서 조폭처럼 보였다.


남자는 서 팀장 옆에 앉았다.


“이름 문영철. 폭력 전과 3범으로 현재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지.”


서 팀장의 말에 나인은 문영철을 바라봤다.


나인과 눈이 마주친 문영철은 가볍게 묵례를 하고는 히죽 미소를 지었다.


문영철의 눈빛과 표정으로 봐서 동생과 아는 사이처럼 보였다.


“이 친구가 작년까지 유흥 업소에서 영업 실장으로 일했거든. 그런데 그 지역 순경이라는 놈이 찾아와서 주기적으로 용돈을 챙겨가고 그 대가로 단속 정보를 제공했다는 거야.”

“그게 나다?”


나인이 물었다.


“문영철. 니가 말한 그 순경이 강태식 형사 맞아?”


서 팀장이 묻자 영철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입을 열었다.


“네. 제가 매달 용돈 챙겨줬습니다. 그 대가로 단속 정보를 받았고요. 아, 그리고 주점에서 공짜 술도 여러 번 마셨어요.”


문영철이 말했다.


거짓말이었다.

표정을 읽을 것도 없이 거짓말이라는 게 단번에 느껴졌다.


아마 서 팀장과 모종의 거래가 있었을 거다. 거짓 증언을 하는 대가로 감형을 받거나 아니면 어떤 대가를 받기로 한 게 분명했다.


나인이 이를 부정해도 조작된 증거와 증인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컸다.

3팀 형사들이 도와준다면 누명을 벗을 수도 있겠지만...


“나 하나 엮으려고 애 많이 쓰셨네.”


서 팀장을 보며 나인이 말했다.


“데리고 나가.”


서 팀장이 말하자 뒤에 서 있던 경찰이 문영철을 데리고 나갔다.


문영철이 나가자 서 팀장은 핸드폰을 들어 어디론가 전화했다.


“나가 있어. 그리고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게 해.”


참관실에서 지켜보던 형사들에게 전화한 것 같았다.


통화를 끝낸 서 팀장은 참관실과 연결된 스피커를 끄고는 나인을 바라봤다.


“지켜보는 사람도 없으니 이제 허심탄회하게...”

“원하는 게 뭔데?”


말을 자르며 나인이 말하자 서 팀장의 인상이 조금 일그러졌다.


“말이 계속 짧네?”

“그쪽이 이해해. 내가 사람을 가려가면서 반말과 존댓말을 하거든.”

“싸가지 없군.”

“자주 듣는 말이야. 그보다 본론으로 넘어가지.”


서 팀장은 가볍게 고개를 흔들고는 입을 열었다.


“혐의를 인정하면 한 달 정직 처분으로 끝내주지.”

“안 하면?”

“안 하면 할 때까지 탈탈 털어야지. 아, 하는 김에 그쪽 강력 3팀도 털어 볼 생각이야. 내가 그 팀과 악연이 좀 있거든.”


같잖은 협박이었다.


나인은 경찰에 미련이 없었다.

동생 양부모 사건만 해결되면 바로 경찰을 그만둘 생각이기에 징계를 받건 말건 상관없었다.


그리고 자신 때문에 강력 3팀이 감찰을 받게 되면 조금 미안은 하겠지만, 나인의 성격상 그다지 신경 쓸 일은 아니었다.


“그 전에 한 가지만 물어볼게.”

“질문은 내가 해. 강 형사는 대답만 하면 되고.”


나름대로 카리스마 있게 말했지만, 나인은 이를 무시하고 입을 열었다.


“가짜 진술서에 가짜 증거물, 가짜 증인까지. 경기도 경찰서 막내 형사 하나 엮으려고 이런 수고를 했다는 게 이해가 안 되는걸. 감찰팀이 그렇게 한가한 팀도 아닐 테고.”


나인의 물음에 서 팀장의 표정이 미묘하게 변했다.


“범호에서 시켰지?”


나인이 물었다.


“...”

“유 회장이 나한테 화가 많이 났나 봐.”


빙그레 웃으며 나인이 말했다.


나인의 말에 서 팀장은 한숨을 내쉬고는 뱀 같은 눈으로 나인을 노려봤다.


“범호 그룹과 무슨 악연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까불다가 크게 다친다.”


서 팀장의 말과 표정에 진심이 묻어나 있었다.


그 면상에 주먹을 날리고 싶었지만, 참았다. 진짜 한국에 와서 참는 게 무엇인지 절실히 배우고 있는 나인이다.


“좋아. 혐의 인정할게.”


나인은 이런 일로 힘을 뺄 생각이 없었다.


징계 따윈 나인에게 아무 의미가 없다.

누명을 벗으려는 것 자체가 나인에게 시간 낭비일 뿐이다.


그냥 깔끔하게 혐의 인정하고 한 달 정직을 받는 게 나인에게 이득이다. 그 한 달 동안 경찰서에 출근하지 않아도 되니 말이다.


마음 같아서는 잘릴 생각으로, 그냥 서 팀장 면상에 주먹질 몇 번 하고 잘리는 것도 나쁠 것 같지 않았는데, 자칫 동생이 전과자가 될 수도 있어 참았다.


“의외네.”

“?”

“협박 좀 했다고 바로 꼬리를 내려서.”

“그러면 안 되나?”

“이런 경우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지.”

“?”

“첫 번째는 자포자기. 두 번째는 꿍꿍이를 숨긴 경우.”


노련한 서 팀장이다.

순순히 혐의를 인정하는 나인의 말을 믿지 않았다.


“어느 쪽이든 상관없지 않나?”

“그렇지. 다만 이번 건은 경고야. 만약 또 허튼짓하면 그땐 인생 자체를 망가트려 주지.”

“나도 한마디 해도 될까?”

“?”

“다음에 나를 다시 만나게 되면.”


나인은 서 팀장의 눈을 보며 말을 이었다.


“많이 후회하게 될 거야.”


나인의 말에 서 팀장은 콧방귀를 꼈다.


서 팀장은 나인 그러니깐 강태식 형사의 뒷조사를 마친 상태다.


가족과 친척 그리고 주변 지인들까지 모두 조사했는데, 변변한 연줄 하나 없는 그저 그런 평범한 형사에 지나지 않았다.


‘X도 없는 새끼가 허세는.’


궁지에 몰려 허세를 떠는 인간을 수없이 봐온 서 팀장이다.


지금 서 팀장의 눈에 나인은 딱 그런 인간으로 보였다.


“내가 진짜로 후회하게 되면, 그땐 강 형사를 형님이라고 부를지.”


서 팀장이 웃으며 말했다.


“그 약속 절대 잊지 마.”


나인은 일부러 살기를 뿜어내지 않았다.


오늘은 그냥 허세를 떠는 인간 정도로만 보여줄 생각이다. 그래야 다시 만날 때 형님 소리를 들을 테니.


“자신만만하군.”

“내가 무서운 게 좀 없거든.”


서 팀장은 낮게 한숨을 쉬었다.


‘도대체 뭘 믿고 저러는 거지?’


처음에는 그냥 허세라고 생각했는데, 왠지 그게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


감찰팀에 일하면서 별의별 미친놈들을 다 상해봤는데, 강태식 이 인간은 도무지 속을 알 수가 없었다.


“강 형사.”

“?”

“한 가지 충고해도 될까?”

“좋지.”

“앞으로 다시는 범호와 엮이지 마. 그게 강 형사과 강 형사 주변 사람들을 위해 좋을 거야.”

“그 충고 마음 깊이 새겨둘게.”


말은 그렇게 했지만, 표정은 전혀 그럴 생각이 없어 보이는 나인이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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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50화. 김석진 비서실장(1) +6 24.04.02 1,268 33 11쪽
49 49화. GX 엔터(5) +3 24.04.01 1,361 38 11쪽
48 48화. GX 엔터(4) +6 24.03.31 1,421 35 12쪽
47 47화. GX 엔터(3) +2 24.03.30 1,477 35 11쪽
46 46화. GX 엔터(2) +3 24.03.29 1,533 34 11쪽
45 45화. GX 엔터(1) +4 24.03.28 1,656 36 12쪽
44 44화. 엘라 vs 강태식 +3 24.03.27 1,668 33 13쪽
43 43화. 정직 +5 24.03.26 1,681 35 12쪽
» 42화. 서유복 감찰팀장 +6 24.03.25 1,686 35 12쪽
41 41화. 족구 +4 24.03.24 1,718 38 12쪽
40 40화. 부산 +5 24.03.23 1,800 37 12쪽
39 39화. 유창호 회장 +5 24.03.22 1,849 45 11쪽
38 38화. 사기꾼 조상범 +8 24.03.21 1,906 49 12쪽
37 37화. 엘라(3) +3 24.03.20 1,952 45 12쪽
36 36화. 엘라(2) +6 24.03.19 2,013 48 11쪽
35 35화. 엘라(1) +6 24.03.18 2,084 45 12쪽
34 34화. 서퍼 +9 24.03.17 2,146 45 12쪽
33 33화. 판결은 사형(2) +6 24.03.16 2,141 59 12쪽
32 32화. 판결은 사형(1) +8 24.03.15 2,159 51 12쪽
31 31화. 살악귀(2) +6 24.03.14 2,150 52 13쪽
30 30화. 살악귀(1) +7 24.03.13 2,153 4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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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28화. 범호의 후계자 +5 24.03.11 2,178 4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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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5화. 김광수 비서 +7 24.03.08 2,191 4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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