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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원의 모두가 원하는 세상

사이버 펑크 속 기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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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원.
작품등록일 :
2024.05.15 19:05
최근연재일 :
2024.05.28 19:00
연재수 :
1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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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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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2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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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사이버 펑크 속 기사가 되었다!-동료

DUMMY

동료




잿빛 늑대 일족도 성인식을 치르고 나면 미궁에 뛰어들었었다. 열다섯 살. 성인식을 치르는 나이다.

그게 당연한 기억이었는데 리아는 열셋부터 미궁에 들어갔다고 했다. 그런 상황에서도 용케 10년을 살아남았다.

저 미궁의 괴물들을 상대로.


로그는 앞에 앉아있는 리아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씻고 나와서 그런지 젖은 머리칼의 그녀는 뭔가 생기가 넘쳤다. 야생적인 느낌이 물씬 풍겼다.

가만히 그녀를 바라보던 로그가 말을 이었다.


“101층이 주로 활동하던 곳이야?”


리아는 로그의 물음에 자세를 바로 하고는 씨익 웃었다.


“이거 면접이야?”

“묻는 말에 대답이나 해.”


리아는 순순히 대답했다.


“사실 복귀하는 중이었어. 우리 팀이 주로 사냥하던 곳은 320층이었어.”

“320층?”

“응. 그런데 난민은 나만 된 건가? 다른 팀원들은 어떻게 된 건지 혹시 알고 있어?”


로그는 그 물음에 담담히 답했다.


“난민에 관한 연구는 알케온 코퍼레이션이 꽉 쥐고 있어. 연구 방향이 그쪽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래?”


리아는 한숨을 푹 내쉬고는 꼬치구이를 집어 들었다. 그걸 이리저리 돌려보며 리아가 중얼거렸다.


“이렇게 맛있는 고기도 못 먹고. 불쌍한 것들.”


리아는 의자에 등을 기대고 꼬치구이의 고기를 쏙 빼서 우물거렸다.


“달다.”


로그는 그런 리아를 보고는 피식 웃음을 흘렸다.

320층까지 내려갔다면 미궁에는 익숙할 대로 익숙한 베테랑이었다. 고작 10년 만에 320층까지 내려갔다면 그 실력도 대단할 터.

지금은 저리 실없이 굴고 있지만, 미궁을 나왔으니 예전의 기량을 모두 찾았으리라.


로그는 마력으로 그녀를 탐색해 보았다.


“어? 왜 이래?”


리아가 훌쩍 뒤로 피하더니 양팔로 가슴을 가렸다.


“왜 남의 몸을 더듬고 그래?”


로그는 그 말에 리아가 마력 감지를 인지했다는 것을 알았다.


“어떻게 알았어?”

“어떻게 알기는? 이렇게 대놓고 더듬었잖아!”


로그는 그 말에 뭔가 와 닿는 것이 있었다.


“너 마력 좀 다룰 줄 알아?”

“당연한 것 아냐? 영력도 조금이지만 다룰 수 있어.”


그러고 보면 과거에는 지금의 최첨단 마공학 기계인 아머가 없었다. 그런데도 괴물을 상대할 수 있었던 것은 영력을 다룰 수 있었기 때문. 당연히 마력은 지금보다 훨씬 잘 다뤘다.


로그는 지금 마력을 다루는 법을 훈련하는 중이다. 하지만 로그의 기억에도 없을 발전된 마력을 다루는 법을 배울 수 있다면 이건 괜찮은 거래가 될 수 있었다.


“좋아. 함께하자. 대신 마력 운용법을 가르쳐줘.”


리아가 고개를 갸웃거리고는 물었다.


“그건 나보다 네가 더 나은 것 아냐?”

“아니. 나와는 다른 방식인 것 같아서 말이야.”


리아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뭐 나쁠 것 없지. 나 때만 해도 마력 운용법을 가르쳐 주는 데는 인색하지 않았어. 미궁의 괴물 사냥꾼들끼리는 서로 돕는 거니까.”


미궁을 무너트리기 위해서는 모두가 합심해서 괴물들을 상대해야 한다.


“그럼 자라.”


로그가 일어나면서 하는 말에 리아가 그의 손목을 잡았다.


“잠깐. 같이 안 자?”


로그는 가볍게 손목을 털고는 방을 나갔다.


“푹 쉬어.”


로그가 나가자 리아는 혼자 남아 테이블 위에 있는 고기들을 모두 먹어치우고는 침대에 몸을 던졌다.


“다른 건 몰라도 이건 마음에 드네.”


바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딱딱한 미궁 돌바닥에서 잠을 청했었는데 지금은 이렇게 푹신한 침대에 몸을 눕힐 수 있었다. 침대에 대자로 누운 리아는 천장을 올려다보며 중얼거렸다.


“빌, 로더, 제롤. 모두 죽은 거야?”


이미 400년의 시간이 지났고, 미궁은 여전히 그대로다. 함께 미궁에서 사냥하던 동료들은 모두 늙어 죽었을 시간이다.

리아는 가족이나 다름없던 이들이 모두 죽었다는 것을 깨닫자 가만히 팔을 들어 눈을 가렸다.

천장의 불빛이 너무 눈부셔서인지 뺨을 타고 눈물이 흘렀다.





로그처럼 신분을 숨겨야 하는 것이 아니었기에 리아는 신분증만 만들면 되었기에 하루만에 그녀의 신분증이 준비되었다. 리아는 신분증을 이리저리 돌려보며 물었다.


“이런 거로 신분을 나타낸다고? 신분 증명을 자신의 마력 패턴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이곳에서는 안 그래.”


마력 패턴은 특별한 경우에만 확인할 뿐 지금의 크레타에서는 신분증으로 모든 것을 대신했다. 카드를 대신하기도 하니 저 신분증 하나에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었다.


“그보다 필요한 무기가 있어?”

“무기?”

“그래. 주력 무기가 뭐야?”

“지금도 펠라늄으로 만든 무기가 있나?”


미궁에서 나오는 금속인 펠라늄은 과거에도 애용하던 것이었고, 제대로 마력을 다루는 이들은 펠라늄으로 만든 무기면 충분했다.


“그래. 일단 무기와 보금품. 그리고 충전기등을 사자.”


초기 투자 비용은 조금 들지만 둘이서 미궁을 사냥한다면 벌어들이는 돈이 두 배가 될 수 있다. 1,000SP짜리 충전기 여섯 개면 한 번 사냥에 6천만 크론을 벌 수 있었다.

로그는 그녀와 함께 쇼핑을 시작했다. 그녀가 원한 무기는 날이 1미터에 달하고 손잡이만 50cm짜리 단창 두 개를 샀다. 두 개를 하나로 조립하는 것이 가능한 제품이었다.

조립하면 1미터짜리 날이 양쪽에 달린 창이 되는 물건이었다.


리아는 흡족한 미소를 짓고는 로그와 함께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101층으로 내려가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는 길에 로그가 간단히 설명해줬다.


“100층 이상부터는 크롤러가 없어. 크롤러가 활동하는 것은 100층까지. 우리는 익스플로러로 볼 거야.”

“300층까지 갈 거야?”

“아니. 우리 목표는 미궁 파괴야.”


리아는 새삼 로그를 돌아보았다. 지금 시대는 기사들이 아머를 입고 싸우는 시대라고 했는데 그는 시대에 뒤처지는 슈트형 아머를 입고 있었다.

그녀가 살던 시절에는 당연한 것이었지만, 지금은 코스튬 용으로나 쓰는 물건이라고 했던가?

그런 구식 아머를 입고도 그는 101층에서 자신을 구했다.

시공 이동 후유증이 끝난 자신도 혼 비틀 정도는 손쉽게 죽일 수 있지만, 감히 미궁 파괴를 입에 담을 수는 없었다.


“용사 맥스도 못 이룬 업적이라는 건 알고 있어?”

“이유는 모르겠지만, 천 층을 봉인하고 말았다더군.”

“맞아. 그게 한계였다고 들었어.”

“그 봉인을 뜯고 계속 내려갈 거야.”

“뭐?”


리아는 로그를 미친놈 보듯 바라보았다. 자신의 시대에도 최선을 다했지만, 당시에는 500층까지가 한계였다. 당대 최고의 강자들이 도달한 곳이 500층대였는데 지금 1,000층까지 내려가겠다는 선언에 어떻게 반응해줘야 할지 모르겠다.


“가능하겠어?”

“당연하지.”


로그는 뭐 그런 걸 묻느냐는 듯 대꾸했고, 리아는 고개를 휘휘 내저었다.

그 정도의 강자가 자신에게 마력 운용법을 가르쳐 달라고 할 것 같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그의 원대한 목표 만큼은 마음에 들었다.

엘리베이터가 101층에 도착하자 로그가 앞장섰다. 그런 그의 뒤를 따라가는 리아는 후드를 눌러쓴 상태였다.

특별한 변장은 필요 없었지만, 굳이 맨얼굴을 드러낼 필요는 없었기에 후드를 눌러쓰고 공기 정화 마스크를 쓴 상태로 내려왔다.


로그와 리아가 신분증을 건네자 수비대원이 흘끔 그걸 확인하고는 물었다.


“난민은 잘 거래하셨습니까?”

“덕분에 동료와 함께 올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이번에는 동료분과 함께니 다행입니다.”


로그는 살짝 고개를 숙여 보이고는 그들이 열어준 문을 통해 밖으로 나갔다. 로그의 뒤를 따라 걸어온 리아는 문에서 멀어지자 입을 열었다.


“기회가 되면 저 아머 한번 써보고 싶네.”


로그는 그 말에 픽 웃었다.


“운이 좋으면 그럴 수도 있겠지.”


클랜들이 미궁의 괴물을 사냥하지만, 그렇다고 괴물이 무력하게 당하는 것만은 아니었다. 아무리 좋은 무기로 무장했다고 해도 사냥에는 언제나 변수가 생기는 법이고, 그때는 기사들도 죽어나가는 곳이 미궁이었다.

그렇게 당한 이들을 찾는다면 기사가 죽은 아머를 손에 넣을 수도 있는 일.


로그는 리아에게 간단히 답해주고는 말을 꺼냈다.


“그럼 이제 배워 볼까?”

“정말 내 마력 운용법을 배우겠다고?”

“응.”


리아는 로그의 대답을 듣고는 한숨을 내쉬고는 단창을 뽑아 들었다.


“혹시 내 마력 회로를 볼 수 있어?”


로그가 고개를 끄덕이자 리아가 미소를 지은 채 말했다.


“그럼 기본기부터 시작하자고.”


리아가 마력을 회전시키더니 전신으로 마력을 뻗어냈다. 그리고는 곧장 달리기 시작했다.

320층에서 활동하던 괴물 사냥꾼인 리아의 움직임을 보고 로그도 마력을 따라 움직였다. 넘치는 마력으로 전신을 강화하는 로그와는 다르게 체계가 제대로 잡힌 마력 운용은 적은 마력으로 더 큰 효과를 냈다.

기척을 내지 않으면서 더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마력 운용법이었다.


적어도 로그가 활동하던 시기보다 170년은 더 개발된 마력 운용이었지만, 그 맥락은 비슷했기에 금세 배울 수 있었다.


로그가 따라오는 것을 보며 리아가 이리저리 단창을 휘둘렀다. 그녀가 마력을 다루는 것을 보며 로그는 그녀의 의념이 어떤 형태인지 알 수 있었다.

그녀의 찌르기에 순수 마력에 5미터나 되는 터널이 뚫렸다.

그렇게 한 번 보여준 리아가 바닥에 내려서서 로그를 돌아보았다.


“어때?”

“잘 봤어. 어떻게 싸우는지 봤으니까 전투가 벌어지면 뒤에서 기회를 보다가 공격하도록 해.”

“응? 전위가 있어야 한다는 걸 어떻게 알았어?”

“네 찌르기는 뒤를 안 보는 기술이던데?”


딱 한 번 보고 로그가 제대로 파악하는 모습에 리아는 미소를 지었다.


“보는 눈은 확실하네. 그렇기는 한데 사실 전위가 없어도 싸울 수는 있어. 200층대까지는 솔로잉도 가능해.”


로그는 그 말에 미궁의 수준을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


리아에게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저 잠을 잘 때 불침번을 맡기기만 해도 충분하다고 여겼다.

아무리 로그가 초월경에 이르렀다고 해도 선잠을 자는 것은 힘들었으니까.

그런데 생각보다 도움이 될 인물이었다.


“그럼 사냥을 시작해 보자. 내가 앞장서지.”


로그가 앞장서자 리아는 그의 뒤를 따르면서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미궁에서는 기척을 죽이고 움직이는 것이 중요해서 그녀의 마력 운용법으로 이동할 때는 소리가 나지 않았다.

그런데 로그는 자신보다 더 빠르게 움직이면서도 아무런 기척을 흘리지 않고 있었다. 그 마력 운용이 조금 전 자신이 보여준 것이라는 걸 깨달은 리아는 조금 더 주의 깊게 살펴보았다.


로그의 움직임은 흠잡을 곳 없었다.

단 한 번 보고 자신의 마력 운용법을 따라 하는 모습에 리아는 그에 대한 기대를 걸었다.

비록 자신의 팀이 미궁에서 죽음을 맞이했지만, 미궁을 파괴하겠다는 그의 말에 조금은 기대했다.





사냥은 순조로웠다.

로그가 먼저 탐지한 후에 달려들어서 혼자 끝내기보다는 그녀에게 기회를 만들어줬다.

경험치를 얻을 수는 없지만, 그녀의 감각을 제대로 깨워주기 위해서였다.


잠을 잘 때는 불침번을 돌아가면서 섰는데 로그는 두 시간이면 충분한 숙면이었지만, 그녀의 반응을 살피기 위해서 지켜보았다.

오랜 시간 이곳에서 활동했다고 하더니 그녀는 불침번을 서는 것도 익숙했다. 생각보다 만족도가 높았다.


단 이틀 만에 충전기를 가득 채우고 돌아가던 길에 로그는 걸음을 멈췄다. 돌아가는 길목에서 전투가 벌어졌다. 원래라면 그냥 피해 돌아갈 일이었겠지만, 이번에는 괴물들의 함정에 빠지기라도 한 건지 위기 상황이었다.

세 배는 되는 괴물에 포위당한 채 전투를 벌이는 팀을 확인한 로그가 리아를 돌아보며 물었다.


“전방에 전투가 벌어진 것 같은데 아무래도 위험한 것 같다. 어떻게 할까?”

“뭘 고민하고 있어? 가서 도와야지.”

“왜?”


로그가 빤히 바라보자 리아가 눈웃음을 지었다.


“미궁과 싸우는 자는 모두 동료야.”

“저들은 우릴 난민 취급하는데?”

“같은 수준이 될 필요는 없잖아.”


리아가 눈웃음을 짓는 모습에 로그는 피식 웃고는 손짓했다.


“따라와.”


로그가 먼저 달려가자 리아도 그 뒤를 따라 달렸다. 로그는 리아처럼 순수한 마음은 아니었다.

고용량 충전기는 클랜에서 주문 제작한다고 하니 그것들을 이번 일의 대가로 받아낼 생각이었다. 1천SP짜리는 너무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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