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다원의 모두가 원하는 세상

사이버 펑크 속 기사가 되었다!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게임, SF

공모전참가작

다원.
작품등록일 :
2024.05.15 19:05
최근연재일 :
2024.05.28 19:00
연재수 :
16 회
조회수 :
2,544
추천수 :
127
글자수 :
89,359

작성
24.05.21 19:00
조회
134
추천
8
글자
12쪽

사이버 펑크 속 기사가 되었다!-그리드

DUMMY

그리드




아무런 계획도 없이 지어진 건물은 길을 복잡하게 만들어 개미굴을 연상케 했다.

이곳에 대한 아무런 지식도 없던 로그는 이거 정말 길을 알고 가는 건가 싶을 정도였다. 그러나 거침없이 달리던 윌리스는 용케 한 건물 앞에 바이크를 세웠다.


“가시죠.”


로그는 고개를 들어 건물을 바라보았다. 5층짜리 건물은 주변의 건물과 다른 점이 하나도 없었다. 일반 주거 공간이라는 것을 파악한 로그가 물었다.


“여기라고?”

“저희 안가 중 하나입니다. 가시죠.”


그리 말하고 윌리스가 안으로 들어가니 계단에는 가죽 조끼를 걸친 이 둘이 서 있다가 윌리스를 보고 반갑게 인사했다.


“여! 윌리스. 진짜 알케온 코퍼레이션에서 탈출한 거냐?”

“그럼. 나 윌리스야. 윌리스.”


윌리스가 인사를 나누는 사이에 조용히 기다리던 로그를 보고 옆에 서 있던 이가 그를 흘끔 보고는 물었다.


“뭐야? 신입이냐?”


윌리스가 기겁하며 얼른 그와 로그 사이를 막아섰다.


“두목을 만나러 왔어.”

“응? 손님이야?”

“응.”

“그런데 완전 우리 과인데? 다른 패밀리 소속이야?”


윌리스가 앞을 막은 자의 어깨를 툭툭 두드려주고는 얼른 그들을 지나쳐갔다. 로그는 순순히 그런 윌리스의 뒤를 따랐다.

어떤 오해를 하는 것 같은데 굳이 정정해주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오히려 이런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것이 좋았다.

계단을 올라간 그들은 다른 이들이 지키고 있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윌리스는 침실 거침없이 걸어가더니 침실 창문을 열고 옆집으로 넘어갔다.


로그는 황당해하면서도 순순히 그를 따라 창문을 넘어 건너간 후에 계단을 내려가 아래층의 집까지 갔다. 다른 곳과 다르게 이곳은 지키는 이도 없었다.


윌리스가 리드미컬하게 문을 두드렸다. 잠시 후에 문이 열리더니 한 사내가 그들을 슬쩍 바라보았다.

비슷한 복장이지만, 풍기는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았다. 입이 무겁고 무기를 뽑아야 할 때 주저하지 않고 뽑을 그런 부류.

그는 문을 열고 윌리스가 들어오자 눈짓했고, 윌리스는 투덜거리면서 양팔을 벌렸다. 윌리스의 몸을 수색한 그가 이번에는 로그를 향해 손짓했다.


로그는 순순히 팔을 벌려주었다.

어차피 에스테라는 투명해서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투명해도 팔찌 형태이기 때문에 만져지기는 할 수도 있다 싶었는데 팔목까지 훑는 그의 손길은 이상함을 느끼지 못한 것 같았다.


<형제여. 우리는 허락된 이를 제외하고는 만질 수도, 느낄 수도 없다.>

‘허락된 이?’

<다른 말로 하자면 ‘용사’의 자격을 지닌 이들만이 우리를 느낄 수 있다는 이야기다.>


간단한 수색을 마친 후에 그들은 방으로 안내를 받아 갈 수 있었다. 그 방은 모든 물건을 치우고 하나의 책상과 네 개의 의자만이 놓여 있었다.

그 중심에 한 여인이 앉아있었다.


금발의 언더컷 헤어 스타일의 여인이었다. 독특한 것이라면 금안이었다.

알케온 코퍼레이션의 특수동에서 만났던 트리스탄과 같은 금안을 한 여인은 윌리스와 로그를 보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훤칠한 키였다.

족히 180은 되어 보이는 키.

그녀는 윌리스를 향해 주먹을 내밀었고, 그는 허리를 굽실거리며 다가가 주먹을 마주했다.


그녀는 테이블 위의 술병을 들어 술잔에 따라줬다. 술잔을 밀어주니 윌리스가 얼른 들었다.

잔을 들어 보인 여인과 윌리스가 동시에 술잔을 꺾었다.


로그는 그 둘이 하는 짓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사람을 불러놓고 뭐하는 짓인가 싶었다.


“이제 나가봐.”

“그래도 제가 있는 편이···.”

“됐어.”


여인의 손짓에 윌리스가 약간 불안한 표정을 숨기지 못한 채 방에서 나갔다. 행동 대장이라기에 조직 내에서 힘 좀 쓰나 했더니 받는 대우가 형편없다.

생명의 은인이라는 것으로 받는 대가는 그리 크지 않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윌리스가 거의 쫓겨나듯이 나가고 나자 처음에 몸을 탐색했던 사내가 문을 닫고 그 앞에 섰다. 흘끔 그를 본 로그는 다시 여인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녀는 술잔에 술을 따라서 로그의 앞으로 밀고는 자신의 술잔에도 술을 따랐다. 그리고는 의자에 앉으며 눈짓했다.

로그가 자리에 앉자 여인이 입을 열었다.


“인사부터 하지. 내 이름은 메간 그리드. 그리드 패밀리의 리더다.”

“로그.”


메간은 로그의 대답에 잠시 그를 바라보다가 씨익 웃었다.


“윌리스를 구해준 점은 고마워. 알케온 코퍼레이션의 특수동을 탈출할 때 저런 짐덩이를 데리고 나오느라 고생했겠군.”

“필요한 것을 준다고 했으니까.”


메간은 그 말에 슬쩍 미소를 지었다.


“아, 난민이라고 했지? 미궁 출입이 가능한 신분증이 필요하다고?”

“그래.”


메간은 잠시 고민하다가 답했다.


“일반 신분증을 구하는 것은 어렵지 않아. 크롤러들은 넘쳐나니까. 다만 윌리스에게도 전했지만, 알케온 코퍼레이션에서 눈에 불을 켜고 있는 상황에서 미궁에 들어가기는 쉽지 않을 거야.”

“얘기는 대충 들었다. 그래서 안 된다는 건가?”

“성격 급하기는. 우리의 형제를 구해줬는데 그 정도도 안 될 리가 있겠나? 다만 로그. 당신의 특징이 너무 강렬해서 특정하기 쉽다는 것이 문제거든.”

“특징?”

“잿빛 늑대 일족의 수는 이곳 크레타로 보자면 백 명도 채 안 돼. 그런 상태로 도시에 들어간다면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만큼 잡히겠지. 위장 신분도 쉽게 드러날 테고.”


메간의 말이 충분히 이해할만한 수준이었기에 로그는 잠시 뒷말을 기다렸다. 메간은 술잔을 집어 들어 살살 돌려 그 향을 주위로 퍼트리며 물었다.


“난민 등록할 때 양손 바닥을 댔지?”


로그가 고개를 끄덕이자 매간이 말을 이었다.


“특수동에 들어온 것을 보면 SP 측정에는 문제가 있었다는 이야기지만, 일단 정맥 지도와 마력 패턴이 읽혔다는 이야기야. 여기까지는 이해가 돼?”


로그가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자 메간이 미소를 지었다. 헤어 스타일부터 화장까지 모두 무섭게 생겼지만, 본판이 미인이라 그런지 미소를 짓자 무척이나 어울렸다.


“난민 치고는 이해가 빠르군. 얘기가 빠르겠어.”


로그는 그 말에 쓴 웃음을 지었다. ‘8신기 전설’의 설정에 큰 관심을 가지지 않았지만, 마력이라는 스탯이 뭘 하는 건지는 알고 있었다.

신기는 신이 내린 물건이고, 그걸 제외한 물건들은 마을의 상점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보급을 위해 돌아올 때마다 장비를 사고는 했는데 그 물건들은 모두 마력을 이용하는 물건들이었다.


신기를 제외하고도 상점에서 구할 수 있는 장비들은 마력을 주로 사용했다. 다만 가성비는 처참할 정도였는데 그건 미궁 괴물들이 끔찍하게 강한 탓이었다.

하지만 무기는 이미 신검을 가지고 있으니 보호구 위주로 사 입었는데 장비에 마력 제한이 있었다. 그 말은 이 세계를 구성하는 요소 중에서 마력이란 굉장히 유용하고 중요한 요소라는 이야기.


“마력 패턴을 바꾸는 것은 사실 불가능에 가까워. 뛰어난 마법사는 스스로 마력 패턴을 바꿀 수 있다고 하지만 그만한 능력을 지닌 이들은 극히 드물지. 마법사 자체가 크게 줄기도 했고. 어쨌든 마력 패턴을 바꿔 송출하는 장비는 이 바닥에서 비싼 가격에 팔려. 못 구할 정도의 물건은 아니지만 쉽게 구할 수 있는 물건도 아니기는 해.”

“그래서?”

“준비하는데 시간이 조금 걸려. 한 사흘 정도.”


로그는 못 해주겠다는 것도 아니고 시간이 조금 걸린다는 이야기에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기다리지. 그동안 지낼 만한 곳이 있을까?”


메간은 주위를 돌아보며 답했다.


“여기서 지내. 이곳은 우리 패밀리의 안가니까 며칠 지내는 동안 위험할 일은 없을 거야. 이곳에 있는 것은 마음대로 쓰고 윌리스를 붙여주지.”

“그리고 바뀐 세상에 적응하려면 정보를 얻을 방법이 필요해.”


메간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손가락을 튕겼다. 그리고는 검지를 까딱이자 문 앞을 지키고 있던 자가 다가와 품에서 태블릿을 꺼내 건넸다.


메간이 그걸 로그를 향해 밀어주며 말했다.


“세상이 바뀌었어. 믿기지 않겠지만, 그 작은 기계 안에 세상 대부분 정보가 있어.”


로그는 익숙한 모양의 태블릿을 톡톡 두드려서 이리저리 넘겨보기 시작했다. 능숙하게 태블릿을 확인하는 그 모습을 보고 메간이 멍하니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픽 웃었다.


“난민답지 않게 기계에 익숙해 보이는군.”


메간이 잔을 들어 보이며 말했다.


“윌리스를 구해줘서 고맙다.”


로그도 화면에서 눈을 떼고 앞에 놓인 술잔을 들어 가볍게 부딪쳤다. 술잔을 단숨에 비우고 나니 메간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준비되는 대로 보자고.”

“그래.”


메간이 떠나고 나자 로그는 태블릿을 뒤적이며 자신이 모르는 시간대의 ‘8신기 전설’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검과 마법이 판치던 세계에서 총과 기갑이 난무하는 세계로 바뀐 시간대를 파악해야 했다.

이곳은 게임이 아니라 현실이었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정보가 필요했다.





윌리스는 캔을 가지고 와 로그 앞에 내려놓았다.


“형님. 뭘 그렇게 찾아보시는 겁니까?”


치익.


“그냥 이것저것.”


윌리스가 따준 캔을 들어서 마셨다. 탄산이 있는 술이기는 한데 맥주랑은 다른 독한 술이었다. 도수로만 따지면 못해도 30도는 되어 보이는 술이 캔으로 나왔다.


로그는 술을 한 모금 마시고는 태블릿을 뒤적이다가 내려놓았다.

확실히 초월하니 좋은 점이 있었다. 하루 두 시간만 자도 피곤하지 않다는 점이었다. 알케온 코퍼레이션에서는 시공 이동 후유증 때문에 몸이 피곤했을 뿐 그 뒤로는 하루 두 시간만 자도 충분했다.

웹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거의 했다고 해도 좋았다.

깊이 있게는 알 수 없었지만, 대충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알 수 있었다.

이제 웹상에서는 알아낸 정보들을 교차 검증해야 할 시간이었다.


어떻게 된 것이 웹상에서는 허풍이 절반인지 모르겠다. 다들 웹상에서는 허언증이라도 걸리는 건 아닌지.

로그는 술을 한 모금 마시며 물었다.


“몇 개 묻고 싶은 것이 있는데.”

“아이고. 그러게 웹만 뒤지지 마시고 진즉에 물으시라니까.”


로그는 윌리스를 빤히 바라보았다. 아무리 봐도 뭔가 정보를 얻기에 적합해 보이지는 않아 보였다. 어디서 약이나 빨고 있지 않으면 다행인 얼굴이었으니까.


“아머를 다룰 수 있는 자들이 정해져 있다고 하던데 맞나?”

“그렇죠. 아머를 다루는 건 SP를 다룰 수 있는 기사들만 가능합니다.”

“기사?”

“말 그대로 아머잖습니까? 아머. 그러니까 기사가 입어야죠.”


윌리스의 말이 묘하게 설득력이 있어서 로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때 보니까 아킬라 같은 경우는 기사가 아니어도 조종하던데?”

“아킬라의 경우는 하트 자체가 최하등급이죠. 그 정도 하트는 기사가 아니어도 다룰 수 있습니다.”

“그 이상으로 올라가면 영력을 다룰 재능이 있어야 한다는 건가?”

“그렇죠. 탑승형이야 SP를 주입해서 사용하는 만큼 가성비가 떨어지기도 하고 고층에서는 제대로 사용도 못 합니다. 그런 건 100층 이하의 저층에서나 쓰는 거죠. 100층만 넘어가도 아킬라 같은 탑승형 타고 다니다가는 뒈집니다.”

“그럼 100층 이상에서는 아킬라는 안 쓰는 건가?”

“수송용으로 쓰죠.”

“보급품 때문인가 보군.”

“그렇죠. 수송용으로 쓰면 생각보다 힘이 좋거든요.”


로그가 술을 한 모금 마시는 동안 윌리스가 말을 이었다.


“그런데 미궁으로 가실 거면 아무래도 아머가 필요하실 텐데 그러려면 기사 자격시험을 봐야 합니다.”


로그는 그 말에 픽 웃었다.


신검 에스테라를 미궁에서 쓰지 못한다는 점이 문제이기는 했지만, 초월급 육체를 지니고 있다. 아머 따위 입지 않아도 충분할 만큼 강했다.

다만 눈속임을 위한 장비가 필요할 뿐이다.


로그는 태블릿을 두드려 원하는 사진을 찾아 윌리스에게 보여줬다.


“혹시 이걸 구할 수 있나?”


윌리스가 로그가 보여준 부분을 보고는 어이가 없다는 듯 되물었다.


“이런 쓰레기는 뭐하시려고요?”



작가의말

제목을 변경했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사이버 펑크 속 기사가 되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죄송합니다 +1 24.06.02 216 0 -
16 사이버 펑크 속 기사가 되었다!-동료 +2 24.05.28 112 13 13쪽
15 사이버 펑크 속 기사가 되었다!-리아 +1 24.05.27 96 8 12쪽
14 사이버 펑크 속 기사가 되었다!-난민 +2 24.05.26 110 8 12쪽
13 사이버 펑크 속 기사가 되었다!-재정비 24.05.25 109 7 13쪽
12 사이버 펑크 속 기사가 되었다!-할 일 24.05.24 115 6 11쪽
11 사이버 펑크 속 기사가 되었다!-행운 24.05.23 121 8 12쪽
10 사이버 펑크 속 기사가 되었다!-미궁으로 +1 24.05.22 141 6 15쪽
» 사이버 펑크 속 기사가 되었다!-그리드 24.05.21 135 8 12쪽
8 사이버 펑크 속 기사가 되었다!-자유 24.05.20 146 7 13쪽
7 사이버 펑크 속 기사가 되었다!-소동 24.05.19 151 9 12쪽
6 사이버 펑크 속 기사가 되었다!-탈출 24.05.18 165 7 13쪽
5 사이버 펑크 속 기사가 되었다!-방탄유리 24.05.17 167 7 14쪽
4 사이버 펑크 속 기사가 되었다!-알케온 코퍼레이션 24.05.16 175 5 13쪽
3 사이버 펑크 속 기사가 되었다!-난민 24.05.15 191 7 13쪽
2 사이버 펑크 속 기사가 되었다!-그린 라이트? 24.05.15 274 8 12쪽
1 사이버 펑크 속 기사가 되었다!-프롤로그 +1 24.05.15 335 13 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