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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원의 모두가 원하는 세상

사이버 펑크 속 기사가 되었다!

웹소설 > 작가연재 > 게임, SF

공모전참가작

다원.
작품등록일 :
2024.05.15 19:05
최근연재일 :
2024.05.28 19:00
연재수 :
16 회
조회수 :
2,038
추천수 :
109
글자수 :
89,359

작성
24.05.15 19:12
조회
221
추천
7
글자
12쪽

사이버 펑크 속 기사가 되었다!-그린 라이트?

DUMMY

그린 라이트?




머리가 깨질 것 같은 통증과 전신이 욱신거렸다. 감기몸살에라도 걸린 것처럼 전해오는 통증에 절로 욕이 튀어나왔다.


“···씨발.”


이게 뭔 상황인가 싶었다.

아직도 등짝이 아픈 것을 보면 꿈은 아닌 것 같은데 대체 여기는 어디지?


조금 전까지 방이었는데 지금은 어디 천연 동굴에 들어와 있는 기분이었다.

대략 폭이 15미터에 높이가 8미터 정도 되어 보이는 커다란 동굴의 중간쯤이었다. 앞뒤로 돌아보아도 무엇 하나 보이지 않는 곳.

별로 어둡지는 않아서 주위가 보이기는 했지만, 전혀 예상도 못 했던 공간에 던져졌다.


“뭐지?”


그때 불현듯 떠오른 것은 구시온의 저주였다.


[크흐흐흐. 내가 그냥 죽을 줄 알았냐! 절대 희생 주문이다. 뒈져라! 용사여!]


헤드폰 너머로 들려왔던 저주. 악마라는 놈이 절대 희생 주문을 쓴다는 말도 안 되는 개소리를 지껄였던 그 개 대가리가 떠올랐다.


“에이. 설마···?”


그러다 등에 전해지는 통증에 신경이 갔다. 그리고 문밖에서 들리던 어머니의 목소리가 떠올랐다.


-그렇게 게임이 좋으면! 들어가라! 들어가!


선우는 고개를 휘휘 내저었다.


“에헤이. 설마?”


말도 안 된다고 여기면서도 자기도 모르게 주위를 돌아보게 된다.


아무도 없다.

바닥과 벽에서 전해지는 냉기는 이것이 현실임을 자각시켰다.


“정말 게임 속에 들어온 거야?”


웹소설이나 웹툰에서 다른 차원이나 게임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지만, 그들은 적어도 환생 트럭에 치이기라도 했지.

어머니의 등짝 스매시 한방에 게임 속에 들어왔다면 듣는 이가 헛웃음을 터트리리라.

대체 뭘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을 때 불쑥 머릿속으로 울리는 목소리가 있었다.


<깨어났는가? 형제여!>


선우는 흠칫 놀라 주위를 돌아보았다. 주위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어두운 곳에서 갑자기 머릿속에 들린 목소리에 선우가 양팔로 몸을 감싸며 물었다.


“뭐야? 귀신이야?”

<무슨 소리를 하는 건가? 설마 시공 이동 후유증 때문에 기억을 잃기라도 한 건가?>

“시공 이동 후유증?”


현실에서 게임으로 들어왔는데 멀쩡하면 그게 더 이상한 것 아닌가?

코로나에 걸렸을 때도 이만큼 힘들지는 않았다. 지금은 손가락 하나 까딱하기 힘든 상황이었으니까.


“아니. 그래서 넌 누군데?”

<허 설마 날 잊은 건가? 나 에스테라일세!>

“에스테라? 신검 에스테라?”

<그래! 바로 내가 신검 에스테라일세! 이제 기억이 돌아오고 있나 보군.>


기억이 돌아온 것이 아니다.

그냥 게임 속에 던져졌다는 현실을 조금씩 받아들이려고 할 뿐.


“내 이름은···.”

<시공 이동 후유증이 심각하군. 형제의 이름은 로그일세.>


게임 속 캐릭터 아이디였다.

벽에 기댄 선우가 조금씩 말을 꺼냈다.


“그래. 그런데 넌 어디 있는 거야?”

<난 여기 있네. 형제여!>


왼쪽 손목이 부르르 떨리는 것을 느낀 선우가 고개를 숙이니 투명한 팔찌 하나가 느껴졌다. 최종 진화하면서 투명검이 되더니 평상시에도 보이지 않는 것 같았다.

이곳이 정말 게임 속이라면 신검 에스테라를 들키지 않는 것은 구명수단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선우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입을 열었다.


“상태창.”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뻘쭘함을 감추고 몇 가지 게임 속 기능들을 외쳐 보았다.


“인벤토리! 미니맵!”


어떤 기능도 쓸 수 없었다.

아니. 게임에 던져 넣을 거라면 뭔가 특혜라도 줘야 할 것 아닌가?


“여긴 대체 어디지?”


선우의 중얼거림에 대한 답은 에스테라가 해주었다.


<이 파장으로 보기에 이곳은 제 5미궁인 것 같네.>

“제 5미궁?”

<파장의 길이로 봐서는 대충 10층 대 같은데?>


선우는 그 말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제 8미궁의 6,666층 보스층까지 도달했던 몸이었다. 현실이 아닌 게임이었지만, 그래도 구시온을 죽인 로그의 몸에 들어왔다면 이 정도에 위험할 것 같지는 않았다.

다만 지금은 머리가 지끈거리는 데다가 전신이 몽둥이찜질이라도 당한 것처럼 욱신거렸다. 손가락 하나 까딱하기 힘들 정도로 무기력감이 전신을 감쌌다.

다만 이런 상태로는 미궁의 쫄몹에게도 죽을 것만 같았다.

꼼짝도 할 수 없으니 지금 상황을 받아들이게 됐다. 하소연하고 싶어도 할 데가 없으니 일단 적응이 우선이었다.


자신이 떨어진 곳이 어디인지도 정확히 알지 못했으니까.


“게임 스토리가 어떻게 되더라?”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몬스터를 때려잡는 것만 신경 썼지 스토리에 깊이 관심을 두지는 않았다. 일러스트가 멋져서 캐릭터의 외형에 대한 것은 기억에 남지만, 그 스토리까지 모두 기억하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몇 가지는 기억이 났다.


여덟 가지의 무기들.


한 손 검, 양손 대검, 권갑, 창, 방패, 철퇴, 활, 마법 보주.


신이 내렸다고 하는 무기들로 이것들을 다루는 이들을 용사라고 불렀고, 그들은 갑자기 튀어나온 미궁을 막기 위해 뛰어들었다.


여덟 개의 미궁이 동시에 나타났고, 그들은 각자 자신이 택한 미궁을 막기 위해 움직였다. 선우가 택한 이 캐릭터. 잿빛 늑대 일족이라고 부르는 이들은 삼대 마경 중 하나인 대수림에 사는 이들이었다.

대수림에 생긴 미궁을 막기 위해 잿빛 늑대 일족의 전사인 캐릭터가 신검을 쥐고 뛰어들었다는 것만 기억이 났다.


다른 캐릭터들에 대한 것은 기억이 나지 않았다.


“흐음. 그럼 여기서는 로그라고 말해야 하는 건가?”


캐릭터 명을 알려줘야 하는 건가 싶었던 선우는 팔을 들어 올렸다. 투명 팔찌로 변한 채 채워져 있는 에스테라를 바라보았다.


“그래도 네가 있으니까 어떻게든 되겠지.”

<미안하다. 형제여.>

“응? 뭐가?”

<이곳에서는 나를 쓸 수 없다.>

“응?”


선우의 이마를 타고 땀이 한 방울 삐질 흘러내렸다. 상태창도 없고, 인벤토리도 없는 상황에서 믿을 거라고는 에스테라 하나 뿐이었다.

최종 진화까지 마친 신검 에스테라만 믿고 있었는데 이게 무슨 말인가?


“에스테라. 왜 못 쓴다는 거야?”

<이곳이 제 5 미궁이기 때문일 거다. 형제여.>

“다른 미궁이라서 못 쓴다고?”

<우리는 각 미궁에 가장 적합한 형태로 신이 빚어내셨다. 이곳에서 힘을 쓰려면 신검 페라곤을 찾아야 할 것 같다. 형제여.>

“신검 페라곤?”


검의 형태 중 남은 것은 양손 대검이었다. 무식하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거대한 대검. 상대를 벤다가 아니라 쪼갠다는 느낌의 무기였다.


<그래. 제 5 미궁을 대적하기 위해 빚어낸 친구다. 그를 만난다면 나도 싸울 수 있다. 형제여.>


이 미궁에서 에스테라의 도움을 받으려면 또 다른 신검을 찾아야 했다. 어디 있는지도 모를 신검을.

자신이 왜 이곳에 들어왔는지는 모르겠지만, 현실로 돌아가려면 결국 이 게임의 엔딩을 봐야 한다는 걸까?

보아하니 최소한 제 5미궁은 깨야할 분위기다.

생각을 이어가려는데 머리가 아직도 지끈거렸다. 두통약이 땡기는 순간이었는데 여기도 두통약이 있을까?


“그러고 보니 눈이 좋아졌네.”


게임상에서 표시되는 것은 근력, 민첩, 마력, 체력 네 가지밖에 없지만, 그 모든 것이 100을 넘어서고 초월하고 나니 단순히 스탯을 넘어서 모든 면이 좋아졌나 보다.

지금 당장은 탈력감 때문에 손가락 하나 까딱하기 힘들지만, 어둠 속에서도 동굴의 형태를 알아볼 수 있는 것을 보면.

시력만 좋아진 것이 아니다. 동굴의 벽면을 타고 쿵쿵 울리는 소리가 들려오는 걸 보면 귀도 밝아졌다.


묵직하게 울리는 소리를 듣고 선우는 고개를 돌렸다. 저 멀리서 들려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으려니 곧 뒤쪽에서도 뭔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가 쿵쿵 울리는 소리에 비하면 작아서 신경을 써야 들을 수 있었지만, 뭔가 다가오고 있었다. 그것도 꽤 많은 수가.

그때 쿵쿵 울리던 쪽에서 불빛이 날아들었다. 선우가 그 불빛에 고개를 돌리니 역광으로 제대로 형태를 알아보기는 힘들었지만, 족히 3미터는 넘어 보이는 육중한 거체가 검과 방패를 든 채 서 있었다.


눈을 가늘게 뜨고 본 것은 투구에 라이트를 달고 있는 3미터가 넘는 육중한 기체였다. 그리고 그 뒤로도 두 개의 기체가 더 모습을 드러냈는데 한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전신을 가리고 있었다.


가장 후미에 있는 이는 얼굴이 나와 있었는데 마치 오토바이를 타고 있는 것처럼 조종석에 앉아있었다. 네 발로 이동하는 기계의 허리 부근에는 개틀링건이 달려 있었는데 화력에 집중한 기체 같았다.

그들에게서 전해지는 쇠 냄새. 그 육중함에 선우의 심장이 빠르게 뛸 때 네 발 기계에 타고 있던 여인이 소리쳤다.


“엎드려!”


선우가 반사적으로 엎드렸을 때 네 발 기계의 개틀링건이 불을 뿜었다.


투다다다다.


고개를 돌린 선우는 거미처럼 생긴 괴물들을 볼 수 있었다. 그 크기가 어른 몸통보다 큰 거미들이었는데 개틀링건이 훑고 지나가자 풍선처럼 터져 나가는 중이었다.

방패와 검을 든 기체가 달려와 선우의 앞에 섰다. 그 넓은 등판을 보며 선우는 눈을 반짝였다. 기갑 디자인을 좋아했기에 그 많은 게임 중 신기와 합체하는 ‘8신기 전설’을 했던 것.

그런 선우에게 육중한 거체는 이곳은 그가 꿈꾸던 판타지 세상이었다.

기갑과 총이 판치는 세상.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거미들이 터져 나가는 중에 선우는 자신의 앞을 가린 기갑을 보았다. 3.5미터 정도 되는 기갑인데 넓은 등판을 보면 훨씬 더 크게 느껴졌다.

그런 기갑 안에서 굵직한 목소리가 들렸다.


“온다! 대비해!”


개틀링건에 터져 나가는 거미들이 아니라 전차를 떠올리게 할 정도로 커다란 놈이 달려오고 있었다. 날아드는 총격에 껍질이 부서지지만 사마귀처럼 생긴 앞발로 머리를 가린 채 달려온 놈이 앞발을 휘둘렀다.


카앙!


방패를 들어서 날아들던 앞발을 막아냈지만, 곤충처럼 생긴 주제에 저만한 크기의 기갑이 뒤로 밀려날 정도의 충격량을 주는 것을 보면 보통 놈은 아닌 것 같았다.

그러나 방패를 든 기갑이 시선을 잡아끄는 사이에 2.5미터 정도 되는 날렵한 기체가 그 옆으로 돌아가며 뛰어올라 괴물의 목에 긴 꼬챙이를 꽂아 넣었다.


파지지직!


꼬챙이가 꽂히는 순간 전격이 튀었고, 번쩍이는 불빛이 동굴 전체를 밝혔을 때 괴물이 비틀거렸다. 그때 네 개의 다리로 이동하던 개틀링건을 든 기체가 반대쪽으로 돌아가면서 그 옆구리에 대고 거칠게 총탄을 쏟아냈다.


투다다다. 위이이잉.


근거리에서 탄창을 모두 비울 정도로 쏟아내자 그 화력에 괴물의 허리가 잘려나갔다.


키에엑!


비명을 토해낸 괴물이 쓰러지자 주위에는 온통 거미를 닮은 괴물의 시체들이 즐비했다. 3.5미터의 기체가 고개를 돌리자 투구에 달린 불빛이 돌아 주위를 밝혔다.

살아서 꿈틀대는 것을 날렵하게 생긴 기체가 움직이며 숨통을 끊는 동안 네 개의 다리를 가진 기체가 다가왔다. 마치 오토바이를 타고 있듯이 몸을 숙여서 탑승하고 있던 여인이 훌쩍 뛰어내리더니 선우에게 다가왔다.

선우의 위아래를 살핀 여인이 헬멧을 벗었다. 머리를 대충 털어낸 여인은 갈색 머리에 주근깨를 한 여인이었다.


“이름?”

“···로그.”


아무래도 이곳을 벗어날 때까지는 로그라는 이름으로 활동할 결심이 섰기에 그리 답했다.

여인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몸을 숙였다. 숨결이 닿을 정도로 다가왔다.


뭐지?

만나자마자 그린라이트인가? 두근거리는 마음에 눈을 살며시 감았을 때 목에 뭔가가 둘렸다.


철컥!


선우, 로그는 고개를 숙여 자신의 목에 채워진 것을 내려다보려 했다. 목에 꼭 맞는 크기로 줄어든 목걸이를 느낄 수 있을 뿐 볼 수는 없었다. 초록색 불이 점멸하는 것을 보니 뭔가 불길해 보였다.


“이게 뭐지?”


여인은 허리를 쭉 피고는 씨익 웃어 보였다.


“뭐긴 뭐야? 폭탄 목걸이지.”



작가의말

한편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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