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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여우의 서재입니다.

아저씨는 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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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여우
작품등록일 :
2024.03.28 10:40
최근연재일 :
2024.07.02 08:15
연재수 :
96 회
조회수 :
10,068
추천수 :
214
글자수 :
349,370

작성
24.03.31 11:35
조회
376
추천
6
글자
9쪽

내가 아저씨 운동시켜 주는 거야

DUMMY

빠박.


"오빠!"


- 어, 소영아.


"소희 오빠네 가지 않았어요?"


- 소희가 여기 왜 와. 너희 집 간다고 7시 쯤에 분식집에서 나갔어.


"집에 들어오지 않았어요. 전화해도 안받고요."


- 별이는?


"집에 있어요."


-혼자서?


"그래요."


- 실종신고 했어?


"지금 9시예요."


- 우리 집은 알려준거야?


"대충 아는 것 같은데요?"


- 나가 봐야겠다.


"연락줘요. 1시간 더 지나면 신고하게요."


- 알겠어.


남자가 옷을 갈아입고 문 밖을 나섰다.

20미터 앞이 강변 산책로고, 우측으로 5km 걸어가면 시내로 들어갈 수 있는 남자의 출근길이다.

가로등이 없는 강변길이어서 밤 늦게 오가는 사람이 없다.


손전등을 비춰 가며 양평시내 쪽으로 방향을 잡고 걸어가는 기찬이다.

둑방길이고 왼쪽으로 남한강이 흐른다.


빠박.


"응. 별아."


- 소희 휴대폰 가방안에 있어요. 집에 잠깐 들러서 가방 놓고 나갔어요.


"너한테도 어디 간다는 말이 없었어?"


- 예.


"친구들에게 전화 좀 돌려 봐!"


- 예.


나한테 올까 봐 주소를 알려주지 않았는데.. 지금까지는 별일없이 지냈으면서.. 다른 일이 생긴건가?


남자가 걸어 삼거리에 도착했다.

오른쪽으로 가면 원덕역으로 가는 길이고, 직진하면 양평읍으로 들어서는 갈림길이다.

흑천을 가로지르는 현덕교가 설치돼 있는 곳이다.


남자가 현덕교로 방향을 잡고 걸어가니, 양평읍 쪽 현덕교 초입에 한 여자가 서 있다.

키가 크고 몸이 마른 듯한 여자가 남한강을 바라보고 서 있다.

상하의 흑색의 트레이닝복 차림이다.

머리에 챙이 좁은 블랙 모자를 눌러쓰고 있다.


남자가 다리 가운데에 멈춰섰다.

그리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여자가 입고 있는 모자며 트레이닝복은 남자가 한 여자에게 고등학교 입학 선물로 사준 거다.

그 여자는 좋다며 운동할 때 마다 남자가 사 준 옷을 입고 또 입었다.


1년이 지났을 뿐인데 무릎 쪽이 닳고 소매 끝에 해져서 부푸러기가 나서 하나 더 사줘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바로 그 옷이다.

모자도 예쁜 얼굴을 가리고 다니라고 남자가 고르고 고른 스포츠 모자다.


소희가 모자를 살 때 마음에 안든다며 남자에게 화를 내기도 했었다.

남자는 화내는 모습이 너무 예뻐서 소희를 안아줬었다.

사람들이 붐비는 대형마트에서다.

자기도 모르게 안은 거여서 놀라서 소희를 바로 떼어놓으려고 했는데 찰거머리처럼 달라붙는 소희때문에 곤욕을 치른 기억이 생생하다.


그 모자를 머리에 눌러 쓴 소희가 현덕교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기찬과 소희하고의 거리는 20미터 쯤 떨어져 있고, 소희가 있는 쪽 옆 양평 정수장 가로등에서 불빛이 새어 나오고 있다.


소희가 남자쪽으로 한 발 떼었다.

그리고, 두 팔을 벌리고 우뚝 서는 여자다.

그 신호에 남자가 부리나케 여자에게 뛰어나기 시작했다.

긴장이 풀렸는지 다리가 꼬여서 넘어질 뻔 하는 남자다.


가만히 보고 있던 소희가 남자에게 달려가서 5미터 앞까지 와서 다시 팔을 벌리고 섰다


"뛰자마! 걸어 와~"


말 잘듣는 아이같이 남자가 한발 한발 내디뎌 소희와 같은 동작을 하며 멈춰섰다.


"왜, 이렇게 넘어지려고 해? 내가 다 불안하네. 내가 뛰어와야겠어? 여주 스타일 살려주면 안돼? 뭐 하고 있어? 내가 뻘쭘하잖아. 나를 안고 열바퀴 만 돌아줘. 그 정도 힘은 있지?"


남자가 소희 말대로 안아서 한자리에서 돌고 돌았다.

소희가 남자 허리에 다리를 감고 있다. 볼을 서로 맞대고다.


"집 어디야? 아저씨네 가자."


"다음에 가자. 소희 어른되고 나서."


남자가 여자를 등에 업어서 시내로 들어가는 중이다.


"나 아저씨랑 같이 살고 싶어. 이제 별이네서 나오고 싶어. 엄마년은 이제 연락도 없어. 생활비 끊어진지 1년 넘었어. 내가 버는 로열티에서 소영이 이모한테 엄마가 입금한 것 처럼 송금하고 있다고! 아저씨하고 살면 나한테 돈은 안 받을거잖아. 나 돈 좀 모으게 같이 살자고! 내가 아저씨 안건드릴게. 손 만 잡고 자겠다고! 어때?"


"엄마 연락 끊어졌다는 소리를 왜 이제 하니? 생활비도 그렇고! 아저씨가 대신 입금시킬게. 정연이한테 무슨 일이 생겼나 보다. 걱정되네."


"지 혼자 잘살겠다고 딸 버리고 간 년인데, 뭘 걱정해!"


"나 한 손 놓을테니까 꼭 붙잡고 있어. 소영이한테 연락해 줘야 해. 걱정해."


남자가 여자 엉덩이를 받치고 있던 왼손을 빼서 휴대폰을 잡았다. 여자가 목을 끌어안고 있다.


"이모가 아저씨 집에 들르라고 하더라. 이모가 아저씨를 보고 싶은 거야. 난 괜찮다고 했는데 왜 바보같이 여자를 다 끓었어. 남자는 여자하고 주기적으로 하지 않으면 병이 생기기도 한다던데, 그래서 아저씨 다리 힘이 빠진 거 아냐? 요새 넘어지려고 하는 걸 몇 번 본거야?"


"다리 힘하고 그거하고는 연관이 없어. 내가 운동이 부족한가 봐. 너 오늘처럼 휴대폰 안들고 다니면 안된다. 다들 걱정하니까. 소영이도 별이도.."


"잠깐 운동하고 들어가려고 했지. 그런데, 갑자기 아저씨 생각이 나서.. 거기 현덕교 삼거리에서 직진이야 좌회전이야?"


"아저씨가 말할 때까지 기다려주면 안돼?"


"내 생각에 직진인 거 같은데.. 좌회전 하면 비닐하우스 숲에 밭이 전부란 말이야. 직진하면 강 둑방 옆으로 전원주택들이 5개 쯤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아저씨 집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어. 빨리 말해. 직진은 맞는거지?"


"음.. 너 몸이 왜 이렇게 말랐니? 네 엄마도 이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50kg도 안되는 거지?"


"직진이 맞다는 거고.. 아저씨가 여자 몸무게를 거론한다고? 아저씨가 저번에 마른 여자가 좋다고 하지 않았어? 살집있는 여자는 둔해 보인다고 들었는데?"


"내가 언제 그런 얘기를 했다고 그래?"


"내가 중학교 들어갈 때 쯤 들었어. 아저씨가 나 붙잡고 운동장 트랙 달리기 시킬 때 말이야. 처음에 내가 잘 뛰지 못하니까 살 얘기를 했었다고! 엉덩이가 크고 허벅지에 살이 붙어서 뒤뚱거린다고 했었어."


"난 기억이 안난다. 중학교 1년생 소희가 엉덩이가 크지도 않았을 거고, 허벅지가 굵었던 것도 기억이 안나고.."


"아저씨가 나를 거짓말쟁이로 몰고 가네? 내가 얼마나 기억력이 좋은데.. 아저씨가 화나면 말을 막하는 경향이 있다고! 어린 나이에 내가 얼마나 가슴이 아팠는지 알아. 내 엉덩이 살을 어떻게 하면 뺄 수 있을까 고민했었다고! 아저씨가 싫다고 하니까."


남자가 멈춰서서 심호흡을 하고, 허리를 펴고, 손을 들어 만세를 부르고 있다.

여자가 다리에 힘을 줘 안 떨어지려고 남자 몸을 감고 있다.

매미처럼 매달려 있다.


"소희야 내려서 걸을 생각은 없는거야?"


"이대로 가~ 나 지금 기분 좋으니까. 아저씨가 나를 업을 때 손을 불편하게 하고 잡으니까 힘들지. 전에는 엉덩이를 그냥 손으로 움켜잡더니, 요즘은 팔로 받치더라? 나는 아무래도 괜찮아."


내가 안 괜찮으니까 그러지.

소희 엉덩이 살도 그렇고 젖가슴 살도 왜 이렇게 내 몸에 착착 감기는지 모르겠다.

소희는 내 손길이 안느껴지나?

그러면 너무 불공평한 거잖아.

나 만 고통받고 있으면..


"그래. 알겠어."


남자가 여자를 다시 업으며 엉덩이를 편하게 잡았다.

여자가 잠시 꿈질거리더니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소희 엉덩이 잡았다고 내 물건이 바로 서 버리네. 미치겠다.

소희 몸도 내 손을 느끼는 것 같고.. 숨결이 달라졌어. 아~ 화제를 돌려야 해~


"소희 너 학교에서 욕 많이 하는거야? 아까 보기 안좋았어."


"그 정도는 별거 아니야. 아저씨가 있으니까 내가 많이 순화시켜서 말했거든."


"너 애들 패고 그런 건 아니지?"


"내가 격투기한 줄 아니까, 애들이 안 까불어. 그러니까 뭐 때릴 일도 없고.. 요새 학교 언니들이 나를 툭툭 건드려서 참고 있긴 한데.. 뭐 아직까지 별일은 없어."


"얼굴은 건드리면 안된다. 정 때려야 할 때는 정강이나 엉덩이를 때려."


"알고 있어. 아까 은혜도 엉덩이 차 줬어."


"내가 괜히 시켰나 싶기도 한데.. 여자가 자기 몸은 스스로 지킬 줄 알아야 하니까. 그런데, 그 튼튼한 몸으로 내 등에 업혀서 가려고 하고 있으니.."


"내가 아저씨 운동시켜 주는 거야. 나 업는 건 전혀 힘이 안든다며!"


그래. 안 힘들어. 내가 소희에게 해줄 수 있는 게 있어서 좋아.


***


"아저씨 나 내려줘!"


"응?"


남자가 여자를 내려주자 흐트러진 옷을 툭툭 털어내고 옷깃도 바로 잡고 있다.

남자가 무슨 일인가 싶어 쳐다보니 아파트 공동현관문 앞에 두 여자가 기다리고 서 있다.


"정소희!"


"예. 죄송해요."


소희가 기찬에서 손을 흔들어주고 별이와 함께 공동현관문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남자가 뒤돌아 섰다.


"그냥 가요?"


"들어가라. 소희 혼내지 말고!"


"혼날 짓을 했는데요?"


"내가 오면서 말 잘 해줬어. 소희가 알아들었을 거야."


남자가 보이지 않을 때 까지 뒷모습을 망연히 쳐다보는 여자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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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아저씨 운동시켜 주는 거야 24.03.31 377 6 9쪽
3 아저씨 나 사랑하지? 24.03.30 431 7 9쪽
2 소희가 달려들 줄 몰랐다 24.03.29 535 10 9쪽
1 여고생 소희 +2 24.03.28 828 1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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