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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여우의 서재입니다.

딸 같은 아홉 살 소희

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드라마

연여우
작품등록일 :
2024.03.18 09:06
최근연재일 :
2024.03.27 12:30
연재수 :
10 회
조회수 :
247
추천수 :
5
글자수 :
41,972

작성
24.03.26 10:30
조회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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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9쪽

이모하고 내가 같을 수 없죠

DUMMY

"내가 해볼래."


소희가 라면을 끓이겠단다. 손님이 라면 두 개와 김밥 두 줄을 주문했는데, 이를 들은 소희가 끓이겠다고 냄비에 물을 담아 불에 올리고 있다. 지연이 소희 옆에 붙고, 기찬은 김밥을 말고 있다.


"소희야! 손님께 나가야 돼서 메뉴얼 대로 끓여야 해! 네 맘대로 끓이면 맛이 덜 날거야."

"이모! 나 라면 끓여봤어. 엄마가 맛있댔어."


남자가 김밥을 먼저 서빙하고는 잠시 분식집 밖으로 나가고 있다.


내가 안에 있으면 잔소리가 나올 것 같다. 사실 소희가 끓이면 안되는 건데. . 입을 앙다물고 눈에 힘주고 있는 모습 정말 귀여워.


남자가 잠시 시간을 보내다가 안으로 들어가니 손님들 앞에 라면이 놓여져 있다. 손님은 여대생으로 보이는 여자 둘이다.


"우리가 주문한 일반라면이 아닌데? 라면이 꼬들거린다."

"국물이 짜글짜글해!"


소희가 잊었다는 듯 슬라이스 치즈 두 장을 가져와서 라면 위에 한 장씩 얹어주고 있다.


"언니들 치즈를 얹으면 더 맛있어요."

"네가 끓인거야? 몇 살?"


"아홉살요."

"와~ 너 대단하다. 그리고, 너 엄청 예쁘다."


여자들이 잠시 치즈가 녹고나서 라면 맛을 보더니 엄지 손가락을 치켜들고 있다. 소희가 어깨를 으쓱이며 남자에게 다가가 손을 머리 위로 올리고, 남자가 손바닥을 마주쳐주고 있다.


"소희 레시피 대로 만들어 팔자! 메뉴 이름을 소희가 정해 봐!"

"음, 짜글이 치즈 라면 어때?"


"좋아! 가격은 얼마로 하지? 슬라이스 치즈 한 장 얼마야?"

"그거 200원 이예요."


손님 중 허리가 가늘고 마른 여자가 답해 온다.


"그러면 가격을 500원 올려도 될까요?"

"저는 좋아요. 그리고, 토핑 메뉴가 따로 있었으면 좋겠어요. 치즈 한 장 더 얹어 먹게요."


"좋은 의견 주셨으니 라면 값은 받지 않을게요. 감사합니다."

"와! 고맙습니다. 치즈 라면 정말 맛있어요."


"소희가 써서 벽에 붙이면 되겠다. 라면 가격 4,000원, 치즈 토핑 500원도 옆으로 써 줘!"

"알겠어."


소희가 A4 사이즈 두꺼운 종이에 삐뚤빼뚤 글자를 그리고 있고, 이를 동영상 촬영하는 남자다. 소희가 글자에 색도 입힌다고 빨간색 네임펜으로 덧입히고 있다. 남자가 소희가 만든 종이를 들어보더니 잘썼다며 벽에 붙이고 있다. 소희 허리를 들어서 올려주고 소희가 직접 붙였다.


"소희 레시피를 아저씨한테도 알려줘! 내가 배워놔야 손님께 끓여드리지."

"내가 끓이는 라면은 말이지. 일단 물 한 국자 넣어. 물이 끓으면 면을 넣고 2분을 더 끓이고, 물을 절반 쯤 따라내고 스프를 넣어서 1분 더 끌이면서 젓가락으로 저어주면 끝! 손님한테 갖다주기 전 치즈 한 장 올리면 돼!"


"누구한테 배운거야?"

"아니야. 엄마가 끓이는 라면이 너무 맛없어서 내가 끓여서 엄마랑 같이 먹었는데, 엄마가 맛있다고 잘먹었어. 엄마는 물을 많이 넣어서 국물맛이 없었어. 그래서 난 거꾸로 끓였어. 엄마가 라면을 못끓이니까 반대로 해본건데 맛있었어."


"소희는 요리사를 해도 잘하겠다. 정말 뛰어난 재능이야. 정말 멋있어."

"오빠! 조금 오바하는 것 같은데요? 라면 하나 짜글이 처럼 끓였다고 그렇게 흥분하는 건 좀 그래요."


"무슨 얘기야? 소희는 천재적인 감각이 있는 것 같아. 레시피도 머리속에 두고 있다고! 대충 이것 저것 해보다가 나온게 아니라 나름의 라면 철학을 바탕으로 새로운 요리를 완성해낸거라고!"


남자가 소희 두 손을 잡고 흔들고 있다. 소희가 마주 흔들면서 즐거워 하고 있다.


"아저씨가 칭찬해주니까 내가 진짜 능력있는 거 같다. 신나~"

"그래. 소희는 좋겠다. 나도 내가 하는 모든 일에 박수쳐주고 칭찬해주는 남친 하나 있으면 소원이 없겠다. 나한테는 지청구나 날리면서 소희한테는 찬양 일색이네. 세상 참 불공평하다."


"내가 지연이도 잘했다고 칭찬했어. 당근 김밥이 대박이라고 잘했다고 칭찬했는데, 넌 기억력이 떨어지는 것 같다."

"이것 봐! 말끝에 듣기 싫은 사족을 붙이잖아. 소희였다면 그렇지 않았을 걸?"


"이모하고 내가 같을 수 없죠."

"차별대우가 당연하다는 거냐?"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말이 있대요. 저는 아저씨의 미래 와이프니까."

"소희야! 10년 이라는 시간 동안 어떻게 될 지 모르는 거야. 내가 소희가 어른이 되기 전에 오빠랑 결혼할 수도 있지 않겠니?"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아요. 아저씨는 내 거예요."

"무슨 자신감이야? 이 꼬맹아!"


지연이 소희 귀를 잡아당기고 있고, 소희가 지연에게 몸을 붙여서 머리카락을 잡고 있다.


"이거 안놔요? 내가 이모 머리카락 다 뽑아버릴거야."

"이년이 나보고 한 번 해보자는 거야?"


기찬이 다가와서 두 여자를 한꺼번에 안아들고 있다.


"그만 해라! 손님들도 계시는데 쌈박질하면 되겠어? 맘씨 좋은 소희가 참아."

"이모가 먼저 놔야지!"


"나는 맘씨가 안좋다는 거야?"

"너 몇 살이야?"


지연이 슬그머니 소희 귀를 잡은 손을 놓고 있다.


...


짜글이 치즈 라면 메뉴를 추가한 이후 분식집을 찾는 손님들이 복수이면 하나는 신메뉴를 고르고 있고, 맛을 본 손님들이 만족해하고 있다. 소희가 옆에서 끓이는 방법을 알려주는 대로 남자가 짜글이 치즈 라면을 끓이며 레스피를 익히고 있다. 지연은 시큰둥해 하며 당근 김밥 만 만들고 있다.


"소희야~"

"엄마!"


정연이 오자 소희가 자신이 개발한 신메뉴를 끓여주겠다고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옆에는 기찬이 딱 붙어 서 있다. 소희가 키 만 작을 뿐이지 말투나 행동은 어른 여자 애인같이 행동하고 있고, 정연이 이를 캐치해 내고 있다.


[짝짝짝]


소희가 라면을 내오자 정연이 박수를 치며 좋아라 한다.


"소희야! 고마워. 잘 먹을게. 집에 가서 저녁 먹어야 하니까 같이 먹어요!"

"맛있지? 그치?"


"응. 소희 라면 끓이는 솜씨는 엄마가 진작에 인정했잖아. 정말 맛있어."

"분식집에서 내가 개발한 라면 대박치면 나한테 뭐 좀 줘야하는 거 아냐? 뭐라고 하던데? 그것도 재산이라고.."


"소희가 지적재산권을 얘기하는 것 같은데.. 당연히 로열티를 지불해야지. 5% 쯤 지불하면 될까? 소희가 계산해 봐! 정답을 맞추면 지금부터 짜글이 치즈 라면 팔리는대로 곱해서 은행계좌에 넣어줄게."


"내가 그걸 어떻게 계산해? 주지 않겠다는 거와 뭐가 달라? 아저씨!"

"전혀 그렇지 않아. 계산이 어렵지 않아. 100원의 1%는 1원이야. 알겠지?"


"좋았어. 내가 계산 못할 거라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소희가 손가락을 세고 있고, 손님들 2명과 어른들 세명이 소희를 보고 있다. 물론 계산해내리라 기대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소희는 아홉살이다.


"100에 1이면, 1000은 100이 10개니까 10이고, 라면가격이 4000이니까 1000이 네 개지.."


소희의 중얼거림이 이어지자 눈을 빛내는 사람들이다. 답이 다 와 있다.


"4000은 1000이 네 개, 1000이 10이니까, 10이 네 개! 40원? 엥? 이상한데? 왜 이렇게 적어. 뭔가 이상한데? 100에 1%가 1로 시작했으니까. 아~ 5%를 준다고 했지. 그러면 40원이 5개겠네. 40원이 다섯 개라? 두 개면 80원이고, 세 개면 120원이고, 네 개면 160원이고, 다섯개면 200원이네. 200원!"


"와! 소희 수학 천잰데? 소희가 맞췄으니까 앞으로 팔리는 라면 곱하기 200원을 한 달에 한 번씩 통장에 넣어줄게. 그런데, 소희 명의 통장은 있는 거야? 정연아?"

"없어요. 아직 안만들었어요."


"그러면 내일은 아저씨랑 은행에 가자."

"자기 만 가서는 안돼요. 가족관계증명서가 있어야 되니까."


"아~ 그렇군. 그러면 내일 은행에서 만나자. 정연이 오전 마트 일 끝나고 분식점으로 오지 말고 은행으로 와."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어요? 내 통장에 넣어주면 되죠. 제가 모았다가 소희 줄게요."


"안돼! 나 통장 만들거야. 내가 처음 버는 돈이니까. 내가 모으고 싶어."

"그래. 알겠어."


"그런데, 초등학교 2학년이 4000원의 5%가 얼마인지 계산할 수 있는 게 말이 되는 거야?"

"소희가 했으니까, 다들 하지 않을까요?"


"내가 내일 학교 가서 별이한테 물어볼게."

"그래. 아마 못 풀거야. 소희니까 풀어낸거지."


"오빠가 더 신난 거 같은데?"

"그러게. 엄마인 나 보다 더 좋아하는 것 같아."


"아저씨는 나하고 결혼.."

"응. 뭐? 결혼?"


"아! 아니야. 말이 잘못 나왔어."


소희가 당황하며 얼굴이 발개지고 있다. 남자는 그 모습이 사랑스럽다는 듯 소희 어깨를 두드려주고 있고, 지연은 콧방귀를 뀌고 있다. 정연이 영문을 모른 채 사람들을 번갈아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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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나는 쿨한 여자니까 24.03.27 19 0 9쪽
» 이모하고 내가 같을 수 없죠 24.03.26 24 0 9쪽
8 결혼 만 저하고 하면 되죠 24.03.25 20 0 9쪽
7 바보가 바보하고 사는거야? 24.03.24 19 0 10쪽
6 난 나중에 커서 아저씨하고 결혼할거야 24.03.23 20 0 10쪽
5 나는 소희에게 마음을 열었어 24.03.22 25 1 10쪽
4 아저씨는 달라요 +2 24.03.21 21 1 10쪽
3 소희하고 놀라고요? 24.03.20 23 1 9쪽
2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24.03.19 26 1 9쪽
1 딸 같은 소희 +2 24.03.18 51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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