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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여우의 서재입니다.

딸 같은 아홉 살 소희

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드라마

연여우
작품등록일 :
2024.03.18 09:06
최근연재일 :
2024.03.27 12:30
연재수 :
10 회
조회수 :
249
추천수 :
5
글자수 :
41,972

작성
24.03.21 06:30
조회
21
추천
1
글자
10쪽

아저씨는 달라요

DUMMY

소희가 놀이터에 와서 미끄럼틀은 타지 않고 그네를 타면서 다른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구경하고 있다. 치마 안에 바지를 안입었으면 엄두를 못냈을 그네타기다. 남자가 소희 뒤로 가서 살살 그네를 밀자 소희가 놀라고 있다.


"무서워요."

"이게 무섭다고? 손으로 줄 만 꽉 잡고 있으면 돼! 좀 더 세게 민다~"


남자가 신나게 그네를 밀어주고 소희가 줄을 꼭 잡고 있다. 그네가 높이 올라갔다가 내려오면서 치마가 위로 젖혀지고 있다. 처음에는 놀라더니 바지를 확인하고는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아! 신나요."


남자가 그네를 밀고, 밀고 또 밀고 있다. 소희가 해맑게 웃는 모습에 힘든 줄 모르는 남자다. 어른이 되고 부터 그네를 타지도 밀어본 기억도 나지 않는 남자다. 여자 만나서 연애할 때도 먹고 마시고 자기 만 했다.


소희 엄마하고도 그랬다. 투잡을 뛰는 여자라 잠깐씩 얼굴 보면서 같이 할일이 별로 없었다. 더구나 소희 손을 잡고 데이트하러 나오기 일쑤였다. 처음에는 애 데리고 나오는 걸 싫어했던 남자다.


스킨십을 하는데도, 메뉴를 정하는 데도 방해 만 되는 존재였으니까. 그런데, 지금은 소희를 보는 게 즐겁다. 왜, 좋은지는 아직 모르겠다.


"미끄럼틀은 타지 않고?"

"내가 탔으면 해요?"


"그렇게 물어보면 되나? 재밌으니까 타보라는 거지. 꼭 아저씨를 위해서 타주겠다는 말 처럼 들리는데?"

"뭐, 그런 것도 있어요. 아저씨가 좋아하는 걸 보는게 좋아요."


소희가 미끄럼틀 계단을 올라가서 시원하게 미끄러져 나온다. 누워서 내려오면서 치마는 물론이고, 위에 입은 티셔츠도 말려 올라가고 있고, 머리카락도 이리저리 흐트러지고 있다.


남자가 미끄럼틀 타고 내려오는 소희 찍기에 바쁘다. 소희가 휴대폰이 보이면 활짝 웃어주고 있다. 소희가 타고 또 타고 있다.


"언제까지 타요?"

"응? 그건 소희가 정해야지."


"아니, 아저씨 생각에 내가 계속 탔으면 하냐고요?"


남자가 소희가 물어오는 내용을 곰곰히 생각해 보고 있다.


"응. 그만 타도 되지. 많이 탔으니까."

"그렇죠?"


소희가 그만 타서 신난다는 듯이 미끄럼틀에서 일어나고 있다. 소희가 입고 있는 옷에 모래가 묻어서 걸을 때마다 모래가 흩날리고 있다. 남자가 소희 치마를 잡아 모래를 털어주고 있다. 소희가 흠칫 놀라서 한마디 하려고 입을 벙긋거렸으나 말이 밖으로 나오지는 않았다.


남자가 치마 안 바지에 묻은 모래도 털어내려고 소희 엉덩이를 팡팡 때려주고 있다. 티셔츠도 잡아당겼다가 놓으면서 모래를 털었다. 소희가 가만히 남자가 하는 양을 지켜보고 있다.


팔을 옆으로 올려주기도 하고, 다리도 벌려주는 소희다. 남자가 머리카락에 묻은 모래를 털어줄 때는 고개를 숙여주고 있다.


"다 됐어요?"

"응. 대충!"


"아저씨는 내 옷에 묻은 모래 털어주는 게 재밌어요?"

"재미라? 소희가 모래 묻히고 다니는 게 보기 안좋으니까 털어준거지."


소희와 남자가 시내로 들어가는 산책로를 걷고 있다.


"아저씨는 내가 묻는 말을 잘 못알아 듣나 봐요. 항상 두 번 묻게 한다니까요. 재밌냐고 물었는데 왜 딴소리를 해요?"

"알겠어. 앞으로 돌려 말하지 않을게. 아저씨는 재밌었어."


"그게 이상하단 말이야. 엄마나 이모는 해야 하는 일처럼 한단 말이에요. 그런데, 아저씨는 달라요. 뭐가 다른거지?"

"소희가 생각이 많구나. 그건 좋은거야."


"이것 봐! 또, 이런다니까? 또, 딴말을 하자나요. 아저씨가 내가 생각하는 걸 방해한다고요. 일부러 그래요?"

"아니야. 미안하다. 앞으로 안그럴게."


"아저씨는 미안하다는 말도 많이 해요. 엄마는 안그러는데.. 왜 그러지?"

"저기 아이스크림 가게가 보인다."


남자가 소희 손을 잡고 앞장서고 있다.


"이봐봐! 방금 미안하다고 하고 나서 또 그러고 있어요."

"내가 그랬어? 아, 미안해."


소희가 눈에 힘주고 미간을 찡그리고 있다.


...


"내가 주문할래요. 카드 주세요."

"소희가 하고 싶으면.."


남자가 신용카드를 건네고, 소희가 키오스크 화면을 클릭해서 민트초코 아이스크림 주문을 넣고 있다. 뭔가 잘못 눌렀는지, 화면을 앞으로 갔다 뒤로 갔다 시간이 걸리고 있고, 소희 뒤로 손님들이 줄을 서고 있다.


남자가 줄선 사람들이 안보이게 소희 뒤를 몸으로 막아주고, 소희가 누르고 있는 손을 따라 디스플레이를 같이 보면서 속으로 응원하는 남자다. 마침내 주문이 완료됐다. 3분이 걸렸다. 주문을 마치고 테이블로 걸어가는 소희 눈에 키오스크 앞에 줄을 선 많은 사람들이 보이고 있다.


"아이, 미안해라."


남자가 소희 어깨를 두드려주고 빈 테이블을 찾아 앉고 있다.


"오늘 눌러서 하는 주문 처음했어요."

"정말?"


"엄마는 뒤에 기다리는 사람이 있으면 안기다려줘요. 그래서 언제나 주문은 엄마가 했어요."


[지이잉]


남자가 일어나 컵 아이스크림을 받아 왔다. 컵 하나에 스푼 하나다.


"스푼은 왜 하나예요? 아저씨도 같이 먹어야지."

"아니야. 아저씨는 소희 먹는 것 만 볼게. 어서 먹어. 아이스크림 녹는다."


"엄마랑 오면 같이 퍼 먹었는데요. 경쟁자가 없어서 좋긴 한데요. 그래도 뭐가 좀.."


소희가 스푼으로 아이스크림을 떠먹으며 남자 얼굴을 보고 있고, 남자는 소희에게 미소짓고 있다.


"아저씨는 아이스크림 안좋아해요?"

"나는? 글쎄?"


"왜,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예요?"

"그렇다기 보다는 그런 걸 생각해 본적이 없어. 나도 모르겠다. 좋아해서 특별히 찾아 먹지는 않지만 뭐 있으면 먹는 정도지."


"이렇게 맛있는데요?"

"소희는 자주 오니?"


"아니요. 엄마가 비싸다고 자주 안데려와요. 많이 먹으면 안좋은 음식이라고도 하고요."

"엄마니까 소희 건강 생각해서 하는 말이지. 뭐, 틀린 말은 아니야."


"그런데 말이에요. 이 가게 와서 아이스크림 먹으면 엄마가 내 거 다 뺏어 먹어요. 절반씩 먹어야 공평하잖아요. 엄마는 그러지 않아요."

"나쁜 엄마네. 소희 몫을 뺏어 먹다니 말이야."


"그래서 여기 오면 엄마하고 경쟁이 붙는다니까요."

"재밌겠다."


소희가 아이스크림을 먹다가 멈추고는 뭔가 생각에 잠겨있다. 망설이는가 싶더니 스푼으로 아이스크림을 떠서 남자에게 내밀고 있다. 남자 눈을 노려보면서다. 남자가 미소짓고는 스푼을 입에 넣았다. 그제서야 소희가 눈에 힘을 풀고 빙그레 웃고 있다.


"아저씨가 안 먹어줄까봐 가슴이 두근두근 했어요."

"왜, 내가 안먹을거라는 걱정을 한거지?"


소희가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볼을 부풀리고 말하고 있다.


"뭐랄까? 프러포즈 같은 느낌이었나 그래요."

"아저씨가 기쁘다. 소희가 두근두근 했어서.. 사실 난 봤어. 소희 심장 뛰는 거, 소희 왼쪽 가슴이 뽈록이는 게 정말 예뻤어."


소희가 자기 왼쪽 가슴에 오른손을 갖다대 보고 있다. 그러더니 눈이 커지고 있다.


"와! 진짜 가슴이 뛰어요. 쿵쾅쿵쾅 빠르게요. 그런데, 보이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아저씨가 거짓말하는 거 아니예요?"

"아저씨가 소희를 만나고나서 한마디의 거짓말도 한 적이 없어. 그건 앞으로도 그럴거야. 아저씨를 절대 의심하면 안돼. 소희도 아저씨에게 거짓말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어? 아까 같이 거짓말 했잖아요. 아저씨가 미끄럼틀 타는 거를 했고, 나는 아이스크림 사준다는 거짓말을 했어요. 그건 뭔데요?"

"소희하고 같이 있으려고 훼방꾼들에게 한 거짓말이니까, 난 소희에게는 안했다는 거야."


"거짓말하는 게 재밌는데.. 알겠어요. 아저씨에게는 안할게요."

"우리 약속하자!"


남자가 오른손 새끼손가락을 소희에게 내밀고 있다. 소희가 잠시 망설이다가 고사리같은 새끼손가락을 남자 손가락에 걸고 흔들고 있다. 방긋 웃는 얼굴이 정말 예쁘다고 생각하는 남자다.


...


남자와 소희가 손을 잡고 분식점으로 걸어가는데 앞에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다.


"무슨 일 있나 봐요."


소희가 남자 손을 놓고 뛰기 시작했다. 남자가 뒤따라 뛰었다.


분식집 앞에 10여 명이 줄을 서 있다. 여자가 부지런히 김밥을 말고 있는 모습이고, 남자와 눈이 마주치자 눈짓으로 어서 들어오라고 말하고 있다. 남자가 서둘러 손을 씻고 여자 옆에 섰다. 소희는 분식집 밖에서 김밥 마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언제부터 이렇게 줄을 선거야?"

"오빠가 가고 10분쯤 후 부터요."


남자가 김을 김틀에 올려놓고 있다. 그리고, 속재료를 들었다 놨다 허둥지둥이다.


"순서대로 놓아야 되요. 제가 하는 거 먼저 보세요."

"김밥 개시 첫 날인데 어떻게 알고 온거지?"


"가게 밖에다 팻말 하나 걸었을 뿐인데, 이렇게 오시네요."

"뭐라고 걸었는데?"


"당근 김밥 2,500원요."

"나 있을 때 걸지 그랬어."


"제가 이럴 줄 알았나요."

"우리 지연이 고생이 많았겠다. 예뻐보인다."


"오빠가 예쁘다고 칭찬도 해줘요? 그러면 전 매일 이렇게 김밥 말 수 있어요."

"볼에 뽀뽀해 주고 싶다."


여자가 남자에게 볼을 옆으로 내밀고 있고, 남자가 뽀뽀하는 시늉을 내고 있다. 남자 입과 여자 볼 까지의 거리는 10cm였다. 소희가 얼굴을 뾰로통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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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같은 아홉 살 소희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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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나는 쿨한 여자니까 24.03.27 19 0 9쪽
9 이모하고 내가 같을 수 없죠 24.03.26 24 0 9쪽
8 결혼 만 저하고 하면 되죠 24.03.25 20 0 9쪽
7 바보가 바보하고 사는거야? 24.03.24 19 0 10쪽
6 난 나중에 커서 아저씨하고 결혼할거야 24.03.23 20 0 10쪽
5 나는 소희에게 마음을 열었어 24.03.22 25 1 10쪽
» 아저씨는 달라요 +2 24.03.21 22 1 10쪽
3 소희하고 놀라고요? 24.03.20 24 1 9쪽
2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24.03.19 26 1 9쪽
1 딸 같은 소희 +2 24.03.18 51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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