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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ark 님의 서재입니다.

해리포터와 나와

웹소설 > 일반연재 > 팬픽·패러디

Niark
작품등록일 :
2020.10.09 17:39
최근연재일 :
2024.06.22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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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0.09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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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쪽

불사조 기사단 - 제31장 O.W.L 시험

DUMMY

“안녕, 초. 잘 지냈니?”

“응. 그땐 고마웠어, 헤르미온느.”


헤르미온느에게 초 챙이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론을 잠깐 데려가도 될까? 시합이 끝나고 보기로 했는데 며칠 째 보러 오지 않아서...”

“그럼, 물론이지.”

“빨리 가 봐, 론.”


해리가 론을 억지로 일으켜 세웠다. 론은 초 챙의 눈을 마주치지 못한 채로 손목을 잡혀서 연회장 밖으로 끌려 나갔다.


“세상에, 초 챙이라니!”


두 사람이 나가는 걸 끝까지 지켜본 헤르미온느가 해리에게 속삭였다.


“전혀 생각도 못했어!”

“나도야. 그런데 론은 왜 우리에게 숨긴 거지? 숨길 필요가 없을 것 같은데...”


해리가 식사를 마무리 하며 말했다. 다행이 두 사람의 의문은 바로 다음 수업시간에 풀리게 되었다. 신비한 동물 돌보기 수업을 들으며 해리와 헤르미온느와 론은 해그리드의 지시에 따라서 뿔도마뱀과 갑옷개구리를 번갈아서 돌보며 이야기를 할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사실, 파드마와 헤어진 후에도 파드마가 몇 번 말을 걸어 왔어. 그때 말을 전달 해 준 게 초였어.”


론이 뿔도마뱀에게 죽은 귀뚜라미를 던져주며 말했다.


“그렇게 몇 번 마주치다가 작년에 내가 기분이 상당히 안 좋았을 때 초가 날 걱정해 주면서 위로 해줬어. 그때 좀 이런저런 고민 같은걸 얘기하다가 잘 맞아서 서로 자주 얘기하게 됐거든. 그러다가 몇 달 전부터 내가 먼저 고백했고, 그래서...”

“잘 됐다!”


헤르미온느가 한껏 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축하해, 론!”

“서로 잘 맞으면 좋지. 그래서 왜 우리에게까지 숨긴 거야?”


해리가 물었다.


“사실, 너희가 날 놀릴 거라고 생각했어. 그야, 나는 초랑 썩 어울리지 않잖아?”


론이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왜?”

“무슨 소리야!”


해리와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그런 게 어디 있어?”

“뭐, 네가 그렇게 생각한다고 해도 실제로 초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거 아냐? 그러면 너도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되지.”


해리가 진지하게 말했다.


“어쨌든, 나도 네게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 파드마는 네가 힘들어 하는 게 보였거든. 정말 잘됐다, 론.”

“고마워. 해리, 헤르미온느.”


론이 귀까지 빨갛게 물들이며 말했다.


오후에 변신술 수업이 끝나고 저녁 무렵이 되자 론도 생각이 정리가 된 건지 아니면 초 챙과 이야기를 나누고 상당히 안정된 건지는 몰라도 상당히 기운을 차린 모습으로 돌아왔다.


초 챙과 론 위즐리가 사귄다는 소식은 호그와트에 금세 퍼졌고 초챙이 워낙 호그와트에서 인기가 있던 여학생이었기 때문에 더 이상 론을 ‘위즐리는 우리의 왕’이라고 부르는 학생들은 없어졌다. 대신 두 사람이 사귄다는 이야기로 화제가 전환되었다.


다행인 것은 이제 아이들은 론을 놀리는 게 아니라 부러워하거나 질투하는 시선을 보냈으므로, 론은 더 이상 쓸데없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O.W.L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한편, 5학년 학생들은 이제 정말로 O.W.L 시험이 코앞에 닥쳐왔으므로, 어느 때보다도 많은 공부를 해야 했다. 해리는 이제 O.W.L 공부와 동시에 말포이도 원하는 과목을 합격할 정도로 공부를 가르쳐야 했으므로 남들보다 더 공부에 매달렸다.


헤르미온느는 날이 갈수록 예민해져서 O.W.L 시험이 치러지는 6월 초가 되었을 때는 신경질이 극에 달했다. 그녀는 가뜩이나 부족하다고 말하는 공부시간을 할애해서 반장 업무도 수행해야 했으므로 누구라도 규칙을 어기면 그 학생에게 신경질을 내곤 했다. 특히 O.W.L이나 N.E.W.T를 치르는 학생들에게 이상한 약을 판매 하려고 하는 아이들은 곧바로 제지가 되었다.


이 때문에 프레드와 조지 쌍둥이 형제는 위즐리 형제의 꾀병용 과자세트나, 기억력 향상 효과가 있는 초콜릿 케이크 같은 것들을 판매할 수가 없게 되었다. 사실, 프레드와 조지가 파는 것들은 다른 학생들이 파는 조악한 약에 비하면 훨씬 나은 편이었다. 두 사람의 약은 최소한 실제로 효과가 있었지만 다른 아이들이 파는 약들은 효과가 없는 수준이 아니라 알 수도 없는 재료들로 만든 쓰레기에 불과했는데, 헤르미온느는 그 중에 몇 가지는 모두 독시의 똥을 말린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해리! 용의 발톱은 분명 효과가 있어!”

“없어!”


해리가 딱 잘라서 말했다.


“용의 발톱에 분명 무슨 효과가 있는 건 확실 하지만 그게 기억력은 아니야.”

“어? 어떻게 알아?”


헤르미온느가 책속에 묻고 있던 머리를 들고 물었다.


“론이 저번 주부터 저 소리를 해서 글랜 다이어 씨에게 물어봤어. 무슨 효과가 있는지 알 수는 없지만 기억력 같은 머리에 도움이 되는 효과는 없고 배탈은 확실하게 날 거라고 하더라고.”


해리의 대답에 론이 눈에 띄게 실망했다.


“너무 걱정 하지 마. 열심히 공부하고 있잖아.”


하지만 해리의 위로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았다. 아이들 중 자신들이 하는 공부가 만족스럽다고 생각하는 5학년생 아이들은 거의 없었다. 아예 공부를 포기한 몇몇을 제외 한다면 모든 아이들이 O.W.L에 대한 자신의 지식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누구보다도-어쩌면 해리를 제외한다면- 가장 많은 공부를 하고 있는 헤르미온느조차 자신의 공부량에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는 하루를 28시간으로 늘릴 수 있다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태도로 공부에 집착했다.


해리도 대학원생 생활 이후로 이정도로 집중해서 공부를 해야 하는 것은 거의 십년이 넘었으므로 간만에 호그와트에서 공부하는데 힘들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럼에도 다행이라고 할 수 있는 점은 말포이가 어느 정도 이상 수업진도를 다 따라오면서 더 이상 해리에게 보충을 받아야 될 정도가 아니게 되면서 따로 공부를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였다.


론은 두 사람만큼 공부에 집중하지는 못했지만 최대한 따라가려고 애썼다. 간혹 자리를 비우긴 했지만 대부분의 시간을 두 사람과 함께 하려고 노력했고, 모르는 게 있으면 적극적으로 물어보면서 노력했다. 헤르미온느는 본인 공부에 집중해야 했으므로, 질문해오는 론을 탐탁지 않아 했지만 해리는 최대한 답변을 해주려 애썼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서 시험 전 주가 되자 각 과목들은 수업중에 O.W.L에 대한 안내를 해 주었다. 가장 대표로는 교감선생님인 맥고나걸 교수가 전체적인 O.W.L 일정을 안내 했으며, 다른 수업에서도 교수님들이 맡은 과목에 대해 설명하며 시험 일정과 기출 문제에 대해 다루며 시험이 코앞에 다가왔다는 사실을 상기 시켰다.


“여러분들에게 나눠드린 일정표를 보시면 알 수 있다 시피, O.W.L은 2주간 진행 됩니다.”


맥고나걸 교수가 그리핀도르의 5학년 학생들이 모두 일정표를 나눠 받는 걸 확인하고 이야기를 꺼냈다.


“오전에는 필기시험을, 오후에는 실기시험을 치르게 될 겁니다. 물론 천문학 실기 시험 같은 경우는 밤에 실시될 예정입니다. 눈썰미가 있는 학생이라면 일정표에 보면 두 번째 주차 금요일 오전 시험이 없는 것을 알 수 있을 겁니다. 목요일 밤에 천문학 시험을 치르게 되므로 취해진 조치이므로 마지막 시험을 준비할 여유는 있을 겁니다.”


맥고나걸 교수가 일정표와 똑같이 작성된 칠판을 지팡이로 톡톡 쳐서 지우고 다음 내용을 만들어 냈다.


“당연하게도, 시험지에는 가장 강력한 커닝 방지 주문이 걸려있습니다. 또한 자동 해답 깃펜, 리멤브럴, 커닝용 단추, 자동 수정잉크, 오자수정 지우개, 기억력 마법이 걸려 있는 모자, 시야 공유 주문이 걸린 안경 같은 모든 부정행위가 가능한 도구들은 사용이 불가능합니다. 물론 해마다 새로운 형태의 부정행위 도구의 사용을 시도하고 실격당하는 학생이 최소 한명 이상은 나오더군요. 올해는 그 학생이 그리핀도르 학생이 아니길 바랄 뿐입니다. 특히나 교장선생님께서 부정행위에 대한 벌점이나 실격에 대한 부분은 학교에서 결정할 수 있는 체벌 권이 없고, 마법부에서 직접적으로 실격 처리를 하기 때문에 선처나 구제가 불가능 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 달라는 말씀을 전해 주셨습니다.”


맥고나걸 교수는 아이들은 한번 훑어 본 뒤 칠판을 지웠다.


“자, 그러면 전달되어야 할 사항은 모두 전달 된 것 같군요. 질문할게 있는 학생은 있나요?”

“교수님.”


헤르미온느가 기다렸다는 듯이 손을 번쩍 들었다.


“결과는 언제 알게 되나요?”

“7월중에 부엉이가 갈 겁니다.”


맥고나걸 교수가 대답했다.


“신난다. 방학 때까지는 걱정 할 필요가 없겠네.”


딘 토마스가 모두에게 들릴 정도의 소리로 속삭였다. 맥고나걸 교수는 미간을 찌푸리긴 했지만 별다른 말을 덧붙이지는 않았다.


그나마 남아있던 몇 주의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다. 치열하게 공부하는 호그와트의 5학년생들은 긴장감과 걱정으로 제대로 식사도 하지 못하던 와중에 시험전날 시험관들이 도착하면서 거의 패닉에 빠졌다.


“오, 이런 세상에.”


헤르미온느가 연회장 입구 쪽을 빤히 바라보며 힘없이 중얼거렸다.


“저 사람들이 시험관들 인가봐!”


해리와 론이 뒤를 돌아보니 연회장 문으로 덤블도어 교수가 나이든 마녀와 마법사들을 인솔하며 들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덤블도어 교수는 능숙하게 그들은 연회장에 마련된 교직원석 뒤의 자리로 안내했다. 맥고나걸 교수와 플리트윅 교수가 그들의 도착에 맞춰서 분주하게 의자와 테이블을 늘리고 있었고, 스프라우트 교수는 자리에서 일어서서 교직원 테이블 쪽으로 나이가 많은 시험관들이 올라오기 쉽게 추가 계단을 만들었다.


“모두 자리에 앉으세요.”


시험관들을 더 자세히 보려고 아이들이 자리를 들썩이며 일어서자 맥고나걸 교수가 그를 제지했다. 맥고나걸 교수라면 정확하게 벌점을 매기고도 남을 것이라 생각한 아이들은 더 이상 고집부리지 않고 순순히 자리에 앉았다.


시험관들은 연회장 외각을 돌아서 교직원 테이블로 올라갔는데, 그 중에서 가장 앞에 서서 등이 굽어 투덜거리며 계단을 오르던 마녀가 고개를 돌리더니 그리핀도르 테이블을 빤히 쳐다보았다.


“마치뱅스 여사야.”


해리가 말했다.


해리는 마치뱅스 여사가 자신을 찾고 있는 게 아닌가 하고 시선을 맞췄다. 역시나 마치뱅스 여사는 해리를 발견하고 슬며시 웃으며 눈을 찡긋했다. 해리는 가볍게 고개를 까딱하고 답을 보냈다. 마치뱅스 여사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웃으며 몸을 움직였다.


“해리, 마치뱅스 여사를 아니?”

“응. 내 애니마구스 등록에 참석하셨던 분이야.”


네빌의 질문에 해리가 대답했다.


“너도 알고 있구나, 네빌?”

“어- 알고 있다기보다는, 할머니의 친구셔.”

“마치뱅스 여사는 어떤 분인데?”


헤르미온느가 조급한 목소리로 물었다.


“자세히는 몰라. 하지만 할머니는 자신하고 비슷한 마녀들하고만 차를 드시니까...”

“네빌의 할머님 같이 강직하시지.”


해리가 말을 이어받아 마무리했다.


결국 큰 수확이 없었던 아이들은 식사를 먹는 둥 마는 둥 하며 기숙사로 돌아가 침실에서 억지로 잠을 청했다. 다들 잠을 편하게 잘 만한 정신상태가 아니었지만 해리가 잠을 자 두지 않으면 2주일간의 시험을 버틸 수 없다고 말했기 때문에 모두 침대에 누워 오지 않는 잠을 기다리며 새벽녘이 되어서야 하나 둘씩 잠이 들 수 있었다.


다음날 아침 식사시간이 되자 5학년 학생들은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한 채로 피곤한 얼굴들을 하고 있었다. 그들은 식사를 거의 하지 못한 채로 책을 보거나, 주문을 연습하거나, 적어온 쪽지를 보고 있었다. 아침식사 시간이 끝나자 다른 학생들은 수업을 들으러 떠나고 5학년과 7학년 학생들은 현관 복도로 나섰다.


20분 정도를 기다려 아홉시 반이 되자 반별로 차례차례 호명을 받으며 대연회장에 다시 들어갔다. 7학년 학생들이 모두 들어가고 나서 5학년 학생들 중에서는 그리핀도르 기숙사가 가장 먼저 들어가는 순서가 되어, 해리도 대연회장 안으로 들어가 볼 수 있었다.


대연회장은 첫 번째 시험인 마법이론 시험을 보기위해 세팅된 대로 책상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었고, 바둑판 같이 오와 열을 맞추어 설치되어 있어서 어떤 면에서는 그리움이 들 정도로 한국의 교실들을 떠올리게 했다.


모든 학생들을 고의적으로 학년과 기숙사를 뒤섞어서 자리에 앉히고 나서 맥고나걸 교수와 플리트윅 교수가 시험지와 깃펜을 나눠주었다. 모든 학생들이 시험지와 깃펜을 받고 나자, 마지막으로 플리트윅 교수가 답지를 주문으로 동시에 나눠주었다.


“이제 시작해도 좋아요.”


맥고나걸 교수의 말에 모든 학생들이 시험지를 넘겼다. 해리는 책상에 붙박이처럼 붙어있는 잉크병을 열고 깃펜을 푹 담근 채로 첫 번째 문제를 읽어보았다.



a) 물건을 날아오게 만드는데 필요한 주문을 쓰고, b) 필요한 지팡이 동작을 서술하시오.



해리가 웃으며 윙가르디움 레비오우사 주문과 지팡이 동작을 적었다. 그 뒤로도 소환 마법이나, 응원 마법, 탭댄스를 추게 하는 호그와트에서도 중요하게 다루었던 마법이나 얼룩을 지우는 마법, 거품을 내는 마법 같은 가볍게 다뤘던 마법들까지 예순 개 정도의 문제를 풀고 나서야 시험을 마칠 수 있었다.


“그렇게 나쁘진 않았지?”


두 시간동안 시험을 마치고 모든 학생들이 바깥으로 쏟아져 나온 뒤 헤르미온느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해리에게 물었다.


“응원마법은 잘 썼는지 잘 모르겠어. 시간이 모자랐지 않니? 그리고 얼룩을 지우는 마법은 지팡이 순서를 틀렸을 지도 몰라.”

“헤르미온느, 나는 시험이 끝나고 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아. 시험은 한번으로 충분해.”


론이 단호하게 말했다.


“맞춰보는 건 나중에 할 수도 있잖아. 점심식사를 하고 다음 시험을 먼저 준비하자.”


해리가 거들어 주는 것으로 헤르미온느도 더 이상 답을 맞춰보려는 행동은 하지 않았다. 세 사람은 밖에서 잠시 기다린 뒤 정리가 끝났다는 맥고나걸 교수의 말에 다시 안으로 들어갔다. 연회장은 다시 기숙사 테이블이 생겨나 있었으므로, 학생들은 자기 자리로 돌아가 식사를 마쳤다.


“근데 신기하다. 우리가 4년간 호그와트에 다니는 동안 O.W.L이 이렇게 대규모로 치러지는데 제대로 목격한 적이 없네?”

“글쎄, 나는 작년하고 재작년에 보긴 했어. 크게 신경 안 쓰긴 했지만.”


헤르미온느가 드디어 음식을 입에 집어넣으며 말했다.


“빨리 먹고 준비해야겠어. 오후에는 마법 실습시험이 있으니까.”


점심식사 시간이 끝나자 5학년과 7학년 학생들은 잠시 쉬던 기숙사 휴게실에서 나와 연회장 앞에서 다시 모였다. 이론 시험과 마찬가지로 한 개 반씩 불려나간 학생들은 연회장 옆의 방으로 모였는데, 그 방은 트리위저드 시합 당시 대기실로 사용했던 작은 방이었다. 학생들은 순서대로 마련된 의자에 앉아서 책을 보거나 주문을 연습하는 사이 한명씩 이름이 호명되는 것을 기다려야 했다.


7학년 학생들의 순서가 모두 끝나고 5학년 학생들이 호명되기 시작했다. 아보트 한나를 시작으로 4명씩 호명된 아이들은 어느새 헤르미온느와 안토니 골드스틴, 그레고리 고일, 대프리 그린그래스와 방을 나갔고, 십여분 뒤에 해리 차례가 왔다.


“파킨슨 팬시, 패틸 파드마, 패틸 패르바티, 포터 해리.”

“잘 하고 보자.”


론이 속삭였다. 해리는 웃으며 론에게 답해준 뒤 지팡이를 집고 연회장으로 향했다.


“토프티 교수님 앞자리가 비었다, 포터.”


플리트윅 교수가 말했다. 맥고나걸 교수는 수업을 진행해야 해서 빠졌으므로 실기 수업은 플리트윅 교수 혼자서 진행하고 있었다. 해리는 그가 가리키는 대로 자리를 옮겨 머리가 벗겨지고 나이가 많아 보이는 시험관 앞으로 향했다. 지나가는 길에 마치뱅스 여사를 확인 했지만, 그녀는 드레이코 말포이의 시험을 보고 있는 중이었다.


“네가, 포터냐?”


해리가 자리에 앉자 토프티 교수가 기록지를 보며 코에 걸린 안경 너머로 해리를 응시했다.


“네가 그 유명한 포터냐?”


해리는 그가 나쁜 듯으로 말한 게 아님을 알고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긴장은 하지 않은 모양이구나.”


토프티 교수가 가래가 낀 것 같은 갈라지는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너에게 이 달걀 컵을 집으라고 하면, 그걸 공중회전 시키면 된다.”


해리는 그가 시키는 대로 모든 마법을 사용했다. 토프티 교수는 해리에게 컵을 공중부양 시켜서 회전시키게 하고, 그 뒤에는 갈색 생쥐의 색깔을 바꿔보게 하였다. 해리는 점수를 좀 더 따볼 요량으로 쥐의 털 색깔을 시시각각 무지개 색으로 변하게 하였고, 토프티 교수는 만족을 넘어서 놀란 눈으로 해리를 바라보았다.


“세상에 무언 주문을 사용한 거니? 거기에 마법 수준도 대단하구나! 네가 보여줄 수 있는 멋진 마법이 있다면 몇 가지 더 부려 보거라.”


해리는 토프티 교수의 말대로 지팡이를 휘둘러 이제는 무지개 색으로 빛나고 있는 쥐를 엿가락처럼 쭉쭉 늘려서 그것으로 리본매듭을 지어서 달걀 컵 에 붙여두었다. 갈색쥐는 자신이 이상한 모습으로 변한 것을 인지하지 못하는지 불편한 꼬리를 움직여 찍찍거리는 소리를 냈다.


“놀라워! N.E.W.T에도 이정도 수준으로 공간을 다룰 수 있는 학생을 드물게야. 이제 가엾은 저 쥐를 원래대로 돌려주렴.”


토프티 교수의 말에 다른 시험관들 중 테스트가 끝난 시험관들은 해리의 작품을 보러 기웃거렸지만, 곧 해리가 리본매듭을 풀고 쥐를 원래대로 만든 뒤 색깔도 다시 갈색으로 돌려놓았기 때문에 자세히 목격하지는 못했다.


“멋진 공간 마법이었다! 연구실 수업에서 공부한 거니?”

“네, 교수님.”


시험장을 빠져나오는 동안 플리트윅 교수가 감탄한 표정으로 해리의 등을 톡톡치며 말해주었으므로, 해리는 씩 웃으며 그렇다고 대답했다.


오후 시험이 끝나고 나서는 저녁 식사시간이 되었으므로 학생들은 저녁식사를 하고 다시 기숙사 휴게실로 모였다. 헤르미온느는 정답을 맞춰보기 위해 안달을 냈으므로, 론이 잠시 초 챙을 만나러 간 사이 해리와 헤르미온느는 연구실로 가서 정답을 맞춰 보았다.


“아! 나도 그렇게 쓸 걸!”

“어차피 서술형이라 내 답도 네 답도 맞을 거야. 그나저나 이제 변신술 시험을 준비 하는 게 좋겠어.”


두 사람은 다시 연구실을 빠져나와 기숙사로 돌아왔다. 두 사람이 그리핀도르의 방을 이용하지 않는 이유는 그리핀도르의 방이 기억력을 상승시켜 주는 게 분명했지만, 헤르미온느가 불공평하다고 토로하기도 했고, 시험관에게 트집을 잡힐 수도 있다는 걱정 때문에 시험이 시작되기 한 달 즈음 전부터는 이용을 하지 않고 있었다.


“그 방을 쓰면 안 될까...”

“안 돼, 론. 그러지 않기로 했잖아.”


헤르미온느가 딱 잘라서 말했다. 말은 그렇게 해도 헤르미온느도 손톱을 깨물며 고민하는 것 같았지만, 해리가 웃으며 달래주는 것으로 두 사람 모두 다시 공부로 돌아갔다.


다음날은 변신술 시험이 있었는데, 전날과 거의 똑같이 진행되었다. 필기시험은 모든 학생이 모여서 2시간동안 치렀고, 해리는 모든 문제의 정답을 적어 냈지만, 서술형에서 몇 가지 세부내용을 뭉뚱그려서 작성해야 했다.


변신술 실기시험은 사실상 해리를 위한 판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모든 학생들이 불려 나갈 동안 호명이 되지 않은 해리는 가장 마지막 순서로 호명되었는데, 해리가 나가자 모든 학생들의 실기가 끝나고 시험관들이 해리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 포터 군은 애니마구스로 등록이 되어 있어서 따로 호명되었어요.”


맥고나걸 교수가 어리둥절한 표정의 해리에게 말했다.


“시험관은 또 나라네.”


토프티 교수가 웃으며 말했다.


“우선- 같은 과제는 내 주어야겠지. 이구아나를 사라지게 해 보게나.”


해리는 지팡이를 휘둘러 멋지게 이구아나를 사라지게 만들었다.


“그러면, 이번에는 흰 족제비를 다른 동물로 변환시켜 보거라.”

“뭐로 변신시켜도 상관없나요?”

“음- 원래는 두꺼비로 바꿔야 하지만, 학생이라면 더 멋진 변신을 보여 줄 테지?”


해리는 씩 웃으며 지팡이를 복잡하게 휘둘렀다. 마법 소립자를 이해하고 나서부터 해리는 주문을 개편하거나, 재조립하고, 아니면 필요 없는 부분을 삭제하는 것을 마스터 했으므로 해리에게 이종 간의 변신술에서 하등생물에서 고등생물로 변환하는 건 손쉬운 일이였다.


가엾은 흰 족제비는 팔다리가 점점 두꺼워지고 몸이 점점 짧아지더니 날개 죽지에서 무언가가 쑥쑥 솟아났다. 그리고 목이 길어지고 입이 뾰족해지고 온몸에 털이 빠지기 시작했다.


“세상에!”


아직 이름을 듣지 못한 나이든 마녀 시험관이 감탄사를 내는 사이, 흰 족제비는 작은 파란색의 용으로 변해 있었다. 용은 날개를 쫙 펴고 주변을 둘러보다가 믿을 수 없다는 듯 자신의 꼬리를 바라보았다.


“완전히- 용이군.”


토프티 교수가 자신의 눈을 믿기 힘들다는 듯, 어른 남성의 주먹 두 개만한 크기의 파란색용으로 변한 흰 족제비를 바라보았다.


“겉모습만 용인 거니, 아니면 모든 특성을 구현했니?”


감탄사를 내뱉었던 나이든 마녀 시험관이 뒤에서 참지 못하고 끼어들었다.


“오, 물론 다 만들어졌죠.”


해리가 지팡이로 용의 등을 쿡 찌르자 용이 끼에에 하는 소리를 지르며 고개를 들어서 해리에게 입을 쩍 벌렸다. 그리고 곧바로 불꽃이 뿜어져 나왔다.


“포터!”


맥고나걸 교수가 깜짝 놀라서 외쳤지만, 해리는 지팡이를 살짝 휘둘러 용이 내뿜는 불꽃을 나비모양의 눈꽃으로 바꾸어 날려 보냈다.


“이 가엾은 족제비를 원래대로 돌려놓을게요.”


해리가 다시 지팡이를 복잡하게 휘둘러 용을 족제비로 돌려놓았다. 족제비는 믿을 수 없는지 자신의 꼬리를 깨물어 보았다가 해리를 바라보고 털을 잔뜩 세운 채로 토프티 교수의 품으로 도망쳤다.


“이거, 애니마구스로 변하는 모습을 보려고 했더니 더 놀라운걸 봐버렸군.”


그나마 가장 젊은 남자 시험관이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


“그럼, 이제 애니마구스를 보지요, 토프티. 학생들 저녁식사가 늦겠어요.”


마치뱅스 여사가 까탈스러운 말투로 말했다. 하지만 그녀의 얼굴도 해리에게 흥미를 가진 듯이 빙글빙글하고 웃음을 띄고 있었다.


“알겠습니다. 포터, 보여주렴. 가산점을 받을 게다.”

“네, 교수님.”


해리가 웃으며 장애물이 치워진 넓은 연회장의 정 중앙으로 걸어갔다. 모두가 긴장하고 숨을 죽인 사이 차를 홀짝거리는 마치뱅스 여사의 소리만이 울려 퍼졌다. 해리는 심호흡을 한번 하고 용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몸이 쭉쭉 늘어나고 팔다리가 사라지면서 쑥쑥 커진 해리의 몸은 작년보다도 약간 더 자란 듯이 조금 덜 통통하고 기다란 몸을 가지고 있었다. 해리가 파악하기에 색을 제외한 모습은 트리위저드 시합에서 만났던 파이어볼과 흡사한 형태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해리가 변한 모습에 시험관들이 감탄사를 내뱉으며 가까이 와서 관찰하는 사이 해리는 용의 시야로 바뀐 감지능력으로 주변을 탐색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연회장 바깥에서 기다리고 있었지만, 헤르미온느와 론으로 추정되는 두 사람은 연회장 바로 앞에서 해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음- 이 크기라면 불꽃을 뿜어달라고 할 수도 없겠군.”

“그 점은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토프티. 적격 심사 때 내가 확인 했거든요.”


마치뱅스 여사가 웃으며 말하는 사이에 모든 시험관들이 자기 자리로 돌아가고 해리도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수고 많았다! 역대 내가 봤던 O.W.L시험 중에 가장 놀랍구나!”


토프티 교수가 웃으며 해리의 어깨를 두드리고 해리는 그대로 연회장을 빠져나왔다.


“왜 네가 가장 마지막이었니?”

“무슨 일이 있었던 건 아니지?”


론과 헤르미온느의 질문에 해리가 자초지종을 설명하자 헤르미온느가 분통을 터트렸다.


“가산점이라니! 하지만 애니마구스가 될 정도라면 가산점을 못 받는 것도 이상할 것 같아.”


수요일에는 약초학 시험이 치러졌다. 오전에는 마법 식물들의 재배와 특성에 대한 시험을 치른 뒤 오후에는 실기 시험을 치렀는데, 5학년생들은 처음으로 7학년생들과 분리되어 전혀 다른 온실로 향했다. 온실에서는 세 가지 식물을 다루었는데 하나는 이빨달린 제라늄을 채취하는 것, 맨드레이크의 화분을 옮기는 것, 프로즌 테일 이라는 얼어붙은 식물의 줄기를 사용 가능하게 해동하는 것을 치렀다.


목요일에는 어둠의 마법 방어술 수업이 있었는데, 사실상 조교역할을 했었기 때문에 수요일 저녁식사 이후로 온갖 아이들이 해리에게 질문하는 걸 들어야 해서 공부를 제대로 준비할 수가 없었다. 심지어 7학년 학생들도 N.E.W.T 수준의 주문들을 해리에게 조언을 구해왔기 때문에 해리는 거의 도망을 다녀야 할 지경이었다.


시험 당일에는 별 다른 문제가 없었다. 이론 시험도 상당한 난이도였지만, 해리가 풀기에 무리가 있지는 않았다. 실기 시험은 이틀 전 해리의 변신술 실기를 의식한 것인지 시험관인 마치뱅스 여사 외에도 두 시험관이 잠시 보겠다고 해서 세 명의 시험관 앞에서 시험을 치러야 했다.


“그래 네가 돌로레스를 완전하게 망가뜨렸다지?”


마치뱅스 여사가 실실 웃으며 말했다. 해리는 당황하여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지만 그녀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듯이 말했다.


“괜찮다. 네가 한 일과 시험은 별개니까. 나는 그저 네가 완전한 마법 교육을 받고 마법부 검정을 거친 마녀를 마법 대결에서 완전하게 승리했다는 점을 묻는 게다.”

“음... 그런 질문이시라면, 네. 별로 어렵지 않았어요.”


해리의 질문에 마치뱅스 여사는 미소를 잃지 않았지만 뒤에서 구경하던 두 시험관의 표정은 깜짝 놀란 모습으로 변했다.


“아주 좋아. 그러면 네가 그때 했던 주문들을 보여 봐라.”


해리는 마치뱅스 여사의 말 대로 기절 주문과 방어 주문, 그리고 화염에 방어 주문으로 대응하면 안 되는 이유와 그걸로 인해서 제압한 것들을 설명했다. 그리고 방어 주문을 확장하거나 분리하고, 형태를 변형하는 단계에 이르자 모든 세 시험관이 모두 경탄을 금치 못했다.


“멋지구나. 네겐 계속 기대하게 되는 것 같은데, 더 멋진 마법을 보여줄 수 있겠느냐? 패트로누스 마법도 한 번 보고 싶고.”


해리가 씩 웃으며 패트로누스를 불러냈다. 새하얀 용은 튀어나오자마자 연회장을 한 바퀴 돌아서 해리에게 달려들었다. 해리는 용의 머리를 쓸어주고 이번에는 확산하는 무장해제 마법을 보여주었다. 반원으로 퍼져나가는 무장해제 마법에 닿자 마치뱅스 여사와 두 시험관은 지팡이를 놓칠 뻔 했지만, 곧바로 다시 주울 정도로 미약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마지막으로 해리는 세 사람에게 짤막하게 사과하고는 지팡이를 휘둘러 장애 마법을 실처럼 만들어서 흩뿌려 지나가다 걸리면 멈춰 서게 되는 일종의 마법 함정을 선보였다. 마치뱅스 여사가 지팡이에서 잠자리 여섯 마리를 만들어서 날려 보내자 네 마리가 실모양의 장애마법에 걸려 날아가지 못하고 공중에 매달려 있다가 2초 정도 뒤에 다시 날아가는 모습을 확인했다.


“좋아, 아주 훌륭했어. 알버스 덤블도어 이후로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마법을 사용하는 학생이 한 명 더 늘었구나!”


마치뱅스 여사의 극찬을 마지막으로 해리는 시험을 마쳤다. 시험장을 빠져나오는 사이 리무스가 해리에게 환한 웃음을 지어서 해리도 씩 웃음을 지었다.


금요일에는 해리와 론이 시험이 없었다. 고대 룬문자 시험 시간이었기 때문에 산술점과 더불어 가장 학생 수가 없는 시험 날 이었고, 해리는 론과 함께 공부를 하거나 가볍게 운동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론은 해리가 잠시 쉬었던 운동을 가볍게 한다고 하자 이빨달린 프리스비를 가져와 함께 던지고 놀았고, 어느새 합류한 프레드와 조지, 그리고 일주일간 해리를 보지 못하자 찾아온 퍽스까지 모여 시끌벅적하게 하루를 쉴 수 있었다.


금요일 저녁식사시간이 되자 론은 초 챙을 만나기 위해 음식을 마시듯 먹은 뒤 자리를 비웠고, 헤르미온느는 울상인 표정으로 론이 일어선 자리에 앉았다.


“룬 시험을 망쳤니?”

“망친 정도는 아니야. 하지만 ‘ehwaz’를 잘못 해석했어.”


헤르미온느가 잔뜩 주눅 든 목소리로 말했다.


“그건 ‘방어’가 아니라 ‘협력’이란 뜻인데 ‘eihwaz’와 헷갈렸어.”

“힘내. 그래도 열심히 준비 했으니까 다른 문제들에서 좋은 결과가 있을 거야.”

“고마워, 하지만 그거 때문에 떨어지면 어떠해.”


해리의 위로에 헤르미온느가 입을 삐죽 내밀며 말했다.


“글쎄- 하지만 난 네가 해냈을 거라고 생각해.”

“그러니?”


헤르미온느가 한결 기분이 나아진 표정으로 말했다.


해리가 헤르미온느의 기분을 풀어준 것은 결과적으로 좋게 작용했다. 토요일 즈음이 되자 생각보다 더 많은 문제는 정확하게 풀었다고 생각한 헤르미온느는 활기차게 2주차에 있을 시험을 준비했다. 특히 월요일에 있을 마법의 약 시험은 매년 가장 어려운 과목 중에 하나로 꼽혔기 때문에, 5학년생들은 물론이고 7학년생들도 대부분 마법의 약 시험을 준비하는 것이 눈에 띄었다.


과연 월요일에 치러진 마법의 약 시험은 가장 고약한 난이도를 자랑했다. 필기시험 난이도도 높은 편이였지만, 실기시험은 상당히 높은 난이도를 자랑했다. 원작에서는 분명 약을 여러 개 만들었다는 얘기를 하지는 않았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상당히 높은 난이도의 마법약을 두 개 동시에 제조해야 하는 과제였다.


엄밀히 따지면 냉각 지속제라는 하나의 마법약이였지만, 냉각약과 마법지속약 두 가지를 만들어서 일정 비율로 혼합해야 했기 때문에 사실상 약을 두 개 만들어서 합쳐야 했다. 해리는 어째서 오후 시간 내내 약을 만들고 제출하라고 했을 때가 되어서야 약을 낼 수 있었는지를 깨닫고 최대한 노력해서 약을 만들어 제출했다.


완성된 약은 크리스탈 병에 담기고 마개를 닫으면 안쪽에 흐릿한 눈꽃모양이 떠올라야 했으므로, 완성된 약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제출하러 줄을 서 있는 사이 네빌의 마법 약 병이 새파란 색인 것 같았지만, 해리는 애써 그 약병을 무시했다.


“이제 겨우 네 과목만 남았구나.”


그리핀도르 기숙사 휴게실로 돌아온 패르바티 패틸이 지친 목소리로 몸을 소파에 파묻으며 말했다.


“겨우 네 과목이라니!”


헤르미온느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우린 산술점 시험도 쳐야 하잖아. 아마 그건 가장 어려운 시험일거야.”

“동감이야.”


해리도 동의했다.


화요일에 있는 신비한 동물 돌보기 시험은 필기가 없었기 때문에 오전에는 머글 연구 시험이 치러졌고, 오후에 금지된 숲 근처에서 크닐과 고슴도치를 구분하거나, 보우트러클을 안심시키는 행동, 파이어 크랩을 다루는 법, 아픈 유니콘에게 줄 수 있는 먹이를 구분하는 것들을 테스트했다. 해리는 보우트러클이 자신을 유심히 바라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 외에는 무난하게 시험을 치를 수 있었다.


수요일에는 천문학 시험을 치렀는데 천문학은 해리가 호그와트 내에서도 가장 신뢰하지 않는 수업이었기 때문에 내용이 머리에 들어가지 않는 부분들을 억지로 끼워 맞추며 시험을 치러야 했다. 천문학 실기 시험은 밤에 치러지기 때문에 오후에는 점술과 산술점 시험이 있었다. 론은 점술 시험을 치러 갔으며, 해리와 헤르미온느는 산술점 시험을 치렀다.


복잡한 수학 문제를 풀고 그 문제 과정에서 발생한 숫자들의 효과를 서술하는 것들이 가득한 산술점 시험은 치르고 나오는 학생들의 표정만 봐도 얼마나 난이도가 높은지 알 수가 있었다. 점술 시험은 실기시험이었기 때문에 따로 치러졌으므로 해리와 헤르미온느는 시험이 끝나고 론을 기다렸다가 저녁을 먹을 수 있었다.


“산술점 시험은 어땠니?”

“나쁘지 않았어. 문제가 어려울 거라는 건 알고 있었으니까.”

“무사히 잘 쳤어. 특별날 정도로 어려운건 없었거든.”


해리와 헤르미온느가 대답했다.


“점술은 어땠는데?”

“별로였어. 솔직히 점술을 ‘시험’ 한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모르겠어.”


론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내 수정구슬에는 시험관인 마치뱅스 여사가 대머리 남자와 저녁식사를 한다고 나와 있었거든. 그런데 그럴 리가 있겠어? 마치뱅스 여사는 연회장에서 저녁을 먹을 거잖아.”

“오, 이런. 너무 낙담하지 마. 점술은 정확하게 평가하긴 힘들잖아. 마치뱅스 여사가 고평가 할 지도 몰라.”


헤르미온느가 따듯하게 위로해 주었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열한 시가 되자 해리와 헤르미온느와 론은 다른 아이들을 따라 천문탑 꼭대기로 향했다. 구름 한 점 없는 고요한 밤하늘 아래 반짝이는 별들을 천문탑에서 배치된 망원경으로 관찰하며 별자리표를 채워 넣는 것은, 그나마 할만 했다.


마치뱅스 여사와 토프티 교수가 이곳저곳을 다니며 학생들이 정확한 위치에 기입했는지, 혹은 옆 사람을 보지 않는지 감시하는 사이 학생들은 별자리를 하나둘씩 채워 넣기 시작했다. 모든 별자리를 채워 넣고 나자 시간이 5분정도가 남은 해리는 틀린 곳이 없는지 한번 다시 확인 하고 시험지를 제출 할 수 있었다.


새벽 두시가 넘어서 시험이 끝났기 때문에, 5학년과 7학년 학생들은 각 기숙사 휴게실에서 집요정들이 준비해준 따듯한 코코아와 쿠키 한두 개를 먹고 느즈막히 잠에 들었다.


금요일 오전에는 시험이 없었으므로, 늦게 일어난 학생들은 정신을 차리고 마지막 시험 마법의 역사의 마지막 점검을 한 뒤 점심식사를 하고 시험을 치렀다.


마법의 역사는 해리가 가장 자신 없는 과목이었고, 그것을 증명하듯 해리는 문제의 3분의 1을 제대로 풀지 못했다. 어렴풋이 기억나는 이름이나 장면들이 있었지만, 그것을 서술형으로 풀어내거나 억지로 답을 떠올리며 마지막 시험을 마쳤다.


시험이 끝나자 모든 학생들이 쏟아져 나왔다. N.E.W.T 학생들은 저녁시간 이후에 짧게 ‘적성 검사’라는 시험을 치러야 했으므로 긴장을 풀 수 없었지만, 공부로 해결할 수 있는 시험은 끝났으므로 모든 학생들은 웃으며 기숙사 휴게실로 돌아갔다.


해리와 헤르미온느와 론은 오래간만에 마음을 푹 놓고 저녁 식사를 마쳤다. 세 사람은 더 이상 시험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 식사를 마치고 즐겁게 웃으며 기숙사 휴게실로 돌아왔다. 적성 검사 시험 때문에 먼저 휴게실로 돌아온 7학년생들은 이미 시험을 치르기 위해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올 한해 수고 많았어, 해리.”

“시험이 끝날 때는 역시 기분이 좋지.”

“너희는 아직 적성검사를 치러야 하잖아?”

“헤르미온느, 그건 시험이 아니야. 말 그대로 적성 검사지. 뭘 준비하겠어.”


프레드와 조지가 낄낄 웃으며 기숙사 휴게실을 나섰고 안젤리나와 앨리샤 스피넷도 곧 두 사람을 뒤따라 휴게실을 나섰다. 해리는 안젤리나가 해리를 살짝 흘겨본 것 같다는 생각을 했지만, 곧 잊어버렸다. 잠시 쉰 해리는 말포이에게도 수고했다는 말을 하기 위해 잠시 기숙사 휴게실에서 빠져 나가기로 했다.


“어- 잠깐 만나고 올 거니까 이따가 더 얘기하자. 필요하면 주방에 들러서 케이크를 좀 받아 올게.”

“좋아, 그러면 난 과일케이크와 햄, 베이컨이 든 샌드위치가 좋겠어.”


론이 입맛을 다시며 말했다.


“론, 저녁을 두 번 먹을 셈이니? 음- 나는 말린 과일 정도면 될 것 같아.”

“너야말로 웬일로 간식을 먹니?”

“알겠어. 그러면 이따 보자.”


해리가 웃으며 말했다.


“응. 그동안 좀 씻고 가방을 정리해야겠어. 책을 너무 넣어 다녔더니 솔기가 터지려고 하거든.”


헤르미온느는 곧바로 여학생 침실로 올라가 버렸고, 론은 소파에 몸을 기댄 채 마법사 체스판을 폈다.


“다녀올게.”


해리는 그대로 기숙사 휴게실을 나와 호그와트 정문으로 향했다. 작은 분수대로 가자 약속대로 말포이가 나와서 해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 시험은 잘 봤니?”

“덕분에. 부모님이 만족할 만한 수준이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할 수 있는 만큼은 한 것 같아.”


말포이는 생각보다 더 덤덤하게 말했다.


“그래 그러면 다행이네. 약속한 거니까 끝까지 잘 마무리 되는 게 좋지.”

“다시 한 번 고마워. 네가 아니었으면 시험을 제대로 치르지도 못했을 거야.”

“뭐, 너도 노력한 거니까.”


해리가 웃으며 말했다.


“그 방이나 다른 얘기들은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을게. 그리고 혹시나 내 도움이 필요하면 말하도록 해. 도와줄 수 있는 거라면 뭐든 도와 줄 테니까.”

“그래.”


해리는 말포이와 몇 마디 이야기를 더 나눈 뒤 그대로 헤어졌다. 말포이와 좋은 관계가 될 거라고 생각지 못했지만, 요 몇 달간 공부를 가르치면서 이야기를 나누며 말포이가 많이 변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던 해리는 바뀐 상황이 썩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해리! 크... 큰일이야...”


해리가 주방에 들러 각종 과자와 과일 케이크, 토스트, 말린 과일, 소시지와 빵, 호박주스와 소다를 담은 바구니를 품에 안고 그리핀도르 기숙사 휴게실에 도착하자 론이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해리에게 말했다.


“무슨 일인데 그러니?”

“헤.. 헤르미온느가 없어졌어.”

“....뭐?”


해리가 눈을 커다랗게 뜨고 바구니를 바닥에 놓치며 물었다. 빵과 소시지, 케이크들이 굴러 떨어졌지만 그 누구도 그것을 주울 생각도 하지 못했다.


“그... 그게 무슨....”

“내가... 내가 봤어...”


패르바티 패틸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 그건 포트키였어. 씻고 나온 헤르미온느가 가방을 정리한다고 만지니까 그것과 함께 창문을 깨뜨리고 밖으로 날아가 버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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