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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검 님의 서재입니다.

고블린 군단으로 종말 부수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창조C
작품등록일 :
2019.09.11 15:07
최근연재일 :
2019.09.18 18:10
연재수 :
12 회
조회수 :
2,130
추천수 :
55
글자수 :
80,982

작성
19.09.17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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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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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종말의 시작(4)

DUMMY

“이 순수 민트 맛도 좋지만 이 몸은 처음 먹었던 민트초코 맛이 더 좋구나! 상쾌하면서도 달콤한 것이 실로 천상의 맛이구나!”

“마음에 드신다니 다행이네요. 저는 달콤한 건 별로 안 좋아해서 민트초코 맛보다는 순수 민트가 더 입맛에 맞더라고요. 민트초코 맛은 전부 천사님 드릴게요. 후후”

“하와와~! 이렇게나 많이 줘도 되는 것이냐?! 고맙구나, 여자 인간! 너는 참으로 상냥하구나! 멍청한 인간 놈이나 뚱뚱한 인간 놈하고는 달라!”

조막만한 손바닥에 민트초코 사탕 5개를 올려놓은 채 감탄하던 천사놈이 무슨 생각인지 사탕을 손으로 허겁지겁 감추더니 나와 성호 아저씨를 흘겨본다.

“이건 모두 내 것이다. 너희들은 욕심내지 말거라. 특히 너! 뚱뚱한 인간 놈! 네놈은 내가 계속해서 지켜볼 것이야!”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을 흘리고 있으니 옆에서 성호 아저씨가 중얼거린다.

“거, 천사님 치사하구만, 나도 민트초코 좋아하는데 쩝.”

...씨팔, 내가 이상한 건가?

언제부터 민트초코가 대세가 된 거지?

계속된 민트초코의 공격에 혼란스러워 하고 있을 때 사탕을 손에 쥔 채 희희낙락하고 있던 천사놈이 내 옆에 오더니 갑자기 진지한 표정으로 말을 한다.

“멍청한 인간아. 여자 인간을 주의해서 지켜봐라.”

“...갑자기 무슨 소리야?”

“아무래도 선발자 소환 때 봤던 여자 인간인 것 같다. 최상위권 선발자 중 한 명이었던 것 같은데...”

“같은 건 또 뭐야? 봄이 씨 미모정도면 한 번 보고 잊어먹지 않을 텐데”

천사놈이 내 말을 듣고 한심하다는 듯이 내 얼굴을 올려본다.

“너희는 고릴라를 보고 얼굴을 분간할 수 있느냐? 나한테 너희는 덩치의 차이만 있을 뿐이지 다 비슷해 보인다. 멍청한 인간아.”

천사놈이 받은 교육 중에 싸가지교육은 없었나 보다.

그래서 이렇게 싸가지가 없는 거겠지.

내가 천사놈의 댕글댕글한 정수리에 꿀밤을 먹이기 직전 천사놈이 갑자기 코를 킁킁거린다.

“킁킁, 흠...멍청한 인간아. 요 앞쪽 골목에 하수인 놈들 냄새가 난다. 몇 마리인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한 마리는 아니다. 어쩔 거냐?”

젠장, 이놈의 하수인들은 도무지 집에서 쉴 생각을 하지 않는다.

골목골목마다 어슬렁거리면서 돌아다니고 있어 피해 다니다 보니 안전구역까지 가는 길이 계속해서 제자리걸음이다.

고개를 들어 멀리 쳐다보니 끄트머리로 S대학교가 보인다.

여기서 뛰어가면 30분도 안 걸릴 거리다.

어쩔까 고민하면서 일행을 돌아본다.

어디서 주워왔는지 부실하게 생긴 나무 조각을 손에 들고 땀을 뚝뚝 흘리고 있는 성호 아저씨와 호리호리한 체격의 예쁜 봄이 씨가 보인다.

밑으로 시선을 내려 보니 갓 태어난 강아지하고 싸워도 질 것 같은 천사놈이 뭘 보냐는 듯 띠꺼운 표정으로 올려본다.

“뭘 보느냐? 멍청한 인간 놈아. 그보다 발이 아프구나. 뚱뚱한 인간 놈아. 날 업을 수 있는 영광을 주마. 등을 숙이거라!”

“하하, 천사님 꽉 잡으셔야 됩니다. 사탕은 제가 안전하게 보관하겠습니다. 저한테 주시지요.”

“꿈도 꾸지 말아라. 뚱뚱한 인간 놈아. 내가 네놈 속셈을 모를 줄 아느냐!”

“쳇!”

천사놈이 망설이다 사탕 5개를 내 바지 주머니에 집어넣는다.

“멍청한 인간 놈. 분명 5개다. 하나라도 없어지면 절대 용서하지 않을 테다!”

나름 엄숙한 표정으로 나에게 경고한 뒤 성호 아저씨 등을 기어 올라가는 천사놈의 발이 퉁퉁 부어있다.

‘후우...안전하게 가자. 목숨은 하나뿐이니까.’

속으로 한숨을 내신 뒤 일행들과 함께 하수인들을 피해서 돌아가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왔던 길을 돌아가 빙 돌아서 다른 길로 이동하고 있을 때 봄이 씨가 주변을 둘러보더니 중얼거린다.

“...피냄새가 많이 나네요. 미남씨, 조금 조심해야 되지 않을까요?”

봄이 씨 말을 듣고 주위를 둘러보니 어느새 양쪽으로 복층주택들이 빡빡하게 들어선 좁은 골목 한 가운데를 걷고 있었다.

만약 여기서 하수인들한테 둘러싸인다면 상당히 난감할 상황이다.

“천사야. 하수인 냄새가 나냐?”

“으...여자 인간 말대로 피냄새가 너무 진해서 냄새를 분간할 수가 없다. 그보다 날 부를 땐 존경을 담아 불러라. 멍청한 인간 놈아.”

“미안, 내 존경이 썩어 남아도는 게 아니라 너한테 줄 게 없네. 후우...어쩌지, 일단 뒤로 빠질까요?”

불안한 느낌에 반쯤 빠지자는 의미로 일행들을 보며 말을 하고 있을 때였다.

덜컹!

“크라아악!”

봄이 씨 옆에 있던 대문이 갑자기 열리며 온몸에 피칠갑을 한 하수인 하나가 봄이 씨한테 달려든다.

“씨팔! 봄이 씨 피해요!”

급하게 달려가 보지만 나보다 하수인 놈이 봄이 씨에게 도착하는 게 더 빨랐다.

하수인 놈이 봄이 씨 얼굴을 향해 피에 젖은 손을 휘두르는 모습이 보인다.

‘젠장! 젠장! 내 탓이야! 좀 더 조심했어야 했는데...젠장!’

그렇게 자책하며 곧 있으면 하수인 놈에게 당할 봄이 씨를 안타까운 눈으로 쳐다보고 있을 때 봄이 씨가 가볍게 고개를 숙여 하수인 놈의 팔을 피한다.

부웅!

하수인 놈의 팔을 피한 봄이 씨가 들고 있는 칼을 올려쳐 놈의 팔을 단칼에 잘라버린다.

촤악!

흩날리는 핏물과 함께 하수인 놈의 팔이 허공으로 떠오른 순간 놈이 팔이 잘린 것에도 아랑곳 않고 봄이 씨의 얼굴을 깨물기 위해 머리를 들이민다.

“크라악!”

다가오는 하수인 놈의 머리를 피해 봄이 씨가 한 걸음 뒤로 물러서며 몸을 돌리면서 칼자루로 놈의 얼굴을 찍는다.

콰직!

터져 나오는 하수인 놈의 핏물과 깨진 이빨들이 봄이 씨 얼굴에 부딪힌다.

날아오는 핏물에도 눈 한 번 깜빡이지 않은 봄이 씨가 비틀대는 하수인 놈에게 한 걸음 다가가더니 칼을 휘둘러 놈의 목을 반쯤 썰어낸다.

촤아악!

반쯤 잘린 목에서 피가 분수처럼 터져 나온다.

피를 온몸으로 맞으며 봄이 씨가 중얼거린다.

“어머, 칼 길이가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실수를 했네요.”

반쯤 잘린 채 덜렁거리던 목을 향해 봄이 씨가 다시 한 번 칼을 휘두르니 시원한 소리와 함께 하수인 놈의 머리가 허공으로 둥실 떠오른다.

흩날리는 붉은 꽃잎들과 공중을 날고 있는 하수인 놈의 잘린 머리를 배경 삼아 봄이 씨가 예쁘게 웃으며 고운 목소리로 말한다.

“미남씨, 우리 지금 되게 위험한 것 같은데요. 후후”

귓가에 맴도는 봄이 씨의 고운 목소리가 사라지고 하수인 놈들의 괴성소리가 사방에서 들려오기 시작한다.

크라아아악!

고개를 돌려보니 빽빽이 서있던 집들의 창문과 대문 사이로 하수인 놈들 수십 마리가 괴성을 지르며 뛰쳐나오고 있다.

검은색 물결이 사방에서 몰려온다.


◆ ◆ ◆


“으아악! 뚱뚱한 인간 놈! 더 빨리 뛰란 말이다! 바로 뒤에 있단 말이다! 으아아악! 왼쪽에 한 놈 튀어 나온다!”

성호 아저씨 등에 매달린 채 소리를 질러대는 천사놈의 말을 듣고 왼쪽을 쳐다보니 하수인 한 놈이 담벼락을 넘어 나한테 달려든다.

“크라아악”

“길로 다녀! 이 새끼야!”

담벼락에서 뛰어내리는 놈을 피하며 망치로 뚝배기를 깨준다.

퍽!

망치를 제대로 맞은 하수인 놈이 켁! 하는 단말마와 함께 바닥에 쓰러진 뒤 일어나지 못한다.

쓰러진 하수인 놈을 뒤로하고 달리면서 뒤를 바라보니 하수인 놈들이 골목을 가득 채우며 미친 듯이 달려오고 있는 게 보인다.

그리고 우리를 쫓는 놈들의 괴성을 듣고 다른 하수인들도 사방에서 뛰어오며 합류하고 있는 중이다.

이 동네 하수인 놈들은 죄다 여기로 모이고 있는 것 같다.

발이 느린 성호 아저씨를 앞에 세우고 나와 봄이 씨가 뒤에서 하수인 놈들을 막으며 도망치고는 있지만 계속해서 몰려드는 하수인 놈들을 보자니 눈앞이 깜깜할 뿐이다.

“씨팔! 이런 씨파알!! 좀 다른 데로 가라고 이 미친 놈들아! 우리 맛없어!”

“미남씨! 저기 소방서 건물이 보여요!”

앞을 쳐다보니 멀찍이 4층짜리 소방서 건물이 보인다.

혹시나 싶어 정문을 쳐다보니 다행히 문이 열려있다.

이미 이 미친 추격전이 시작된 지 20분이 넘었다.

계속 도망친다 해도 이 미친 하수인 새끼들을 따돌릴 수 있을 것 같지가 않다.

건물 안에 갇혀 하수인 놈들에게 죽더라도 안에서 제대로 싸워보고 죽는 게 나을 것이다.

운이 좋으면 살아날 수 있을 테고.

“성호 아저씨! 앞에 보이는 소방서 건물로 들어가세요! 따라 들어갈게요!”

“헉헉! 알았어! 으아아아! 이 놈의 뱃살!”

“그래! 조금만 더 힘내거라! 뚱뚱한 인간아, 쉬지 않고 달려서 이 몸을 살리는 것이다!”

천사놈을 매단 성호 아저씨가 마지막 힘을 쥐어 짜내듯 비명을 지르며 속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소방서까지 남은 거리는 약 100M 남짓, 일단은 어떻게든 안에 들어가서 버틸 순 있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소방서 건물 정문에서 하수인 놈들이 몇 마리 기어 나오는 것이 보였다.

“으아악! 미남아! 정문에서 몇 놈 기어 나오는데!”

씨팔!

이 개같은 종말이 시작된 뒤로 생각대로 되는 게 정말 하나도 없다.

지금이라도 방향을 틀어야 하나 고민하고 있을 때 옆에서 달리고 있던 봄이 씨가 앞으로 쭉 뻗어 나가면서 말한다.

“제가 정리할게요.”

순식간에 성호 아저씨를 제치고 앞으로 뛰어나간 봄이 씨가 소방서에서 기어 나오던 하수인 놈들과 부딪혔다.

“크라아...!”

촤악!

맨 앞에 서있던 하수인 놈의 괴성이 끝나기도 전에 봄이 씨가 스쳐 지나가며 하수인 놈의 머리를 칼로 날려버린다.

칼을 휘두를 때마다 여지없이 하수인 놈들의 팔이 잘리고 머리가 떨어져 나간다.

흉내 낼 엄두도 안 나는 눈부신 칼 솜씨다.

눈 깜빡할 새 정문에 서있던 마지막 하수인 놈의 머리까지 날려버린 봄이 씨가 정문 앞에 서서 우리를 기다리며 웃고 있다.

“어서 들어오세요. 미남씨”

오우야...진짜 너무 멋있다.

건물 안에 들어가며 열려있던 정문을 급한 대로 성호 아저씨가 들고 있던 나무토막으로 손잡이를 끼워 막았다.

쾅! 쾅!

문 밖에 시커멓게 달라붙어 있는 놈들이 미친 듯이 문을 두들기니 두꺼운 유리문이 금세 금이 시작했다.

보나마나 금방 깨질 것이 분명하다.

“으아아! 나 죽어! 더 이상 못 뛰어! 차라리 죽여! 헉헉! 우엑!”

“뚱뚱한 인간 놈아! 얼른 일어나라! 당장 일어나란 말이다! 에잇! 이놈! 이놈!”

바닥에 토악질을 하며 드러누운 성호 아저씨가 보이고 그 옆에서 천사놈이 성호 아저씨 뱃살을 발로 차대고 있다.

“성호 아저씨, 일어나세요. 여기까지 와서 이렇게 죽을 수는 없잖아요.”

천사놈을 잡아 성호 아저씨 등에 붙여놓고 아저씨를 억지로 부축해 일으키니 아저씨가 지친 얼굴로 말한다.

“미남아. 난 짐일 뿐이야. 그냥 날 놔두고 봄이 씨와 둘이 달아나라. 어서 가.”

아저씨를 질질 끌다시피 하며 계단 위쪽으로 올라가니 2층으로 들어가는 복도의 출입구가 두꺼운 철제 차단막으로 막혀있다.

등 뒤로 유리문이 깨지는 소리가 들려온다.

콰직! 쩌정!

끄라아악!

앉아 있는 아저씨의 눈을 바라본다.

지치고 슬퍼 보이는 눈이다.

“아저씨, 아저씨가 없었으면 전 새벽에 고시원에서 이미 죽었을 거예요. 제가 여기서 저놈들을 막고 있을게요. 아저씨는 우리가 살아날 구멍이 있나 찾아주세요. 다시 한 번 절 구해주세요. 아저씨.”

내 말을 들은 아저씨가 입술을 질끈 깨물더니 힘겹게 말한다.

“...알았다. 미남아. 조금만 버티고 있어다오.”

“아, 그리고 아저씨 없으면 천사놈 업을 사람이 없어요. 저는 정말 천사놈 업기 싫거든요.”

“뭣이! 나도 네놈의 딱딱한 등보다는 뚱뚱한 인간 놈의 부드러운 등이 더 좋다! 어서 가자! 이 뚱뚱한 인간 놈아!”

“꼭 살아남아라. 미남아.”

눈에 보일 정도로 다리를 후들거리며 계단을 올라가는 아저씨를 올려다보는 사이 내 옆으로 봄이 씨가 다가온다.

“우리가 여기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미남씨.”

“...죄송합니다. 봄이 씨. 괜히 저희랑 같이 와서 이런 꼴을 당하게 만들었네요.”

“아니에요. 저는 지금 충분히 즐겁답니다. 미남씨.”

얼굴에 피를 잔뜩 묻힌 채 예쁘게 웃는 봄이 씨 뒤로 유리문이 완전히 부서지는 게 보인다.

시커먼 놈들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크라아아악!”


◆ ◆ ◆


퍽!

계단을 기어오던 새끼의 머리를 망치로 내려찍으니 정수리 한 복판이 터지며 바닥에 얼굴을 처박는다.

붉은 피가 터져 내 얼굴을 덮치지만 뜨겁고 더러운 피를 닦을 새도 없이 또 다른 놈이 시커먼 입을 쩍 벌리며 덤벼온다.

“카르아악!”

“씨빨! 씨팔! 씨파알!!”

덤벼든 놈의 목을 손으로 잡고 망치로 놈의 머리를 내려찍는다.

한 번, 두 번, 세 번.

퍽! 퍽! 콰직!

머리가 형편없이 부서진 하수인 놈이 입으로 피를 줄줄 흘리며 계단 밖으로 떨어져 내린다.

떨어져 내리는 놈의 밑으로 계단을 꽉 채운 채 어떻게든 우리에게 올라오려고 발버둥치는 하수인 놈들의 무리가 보인다.

끔찍하다.

온몸에 덕지덕지 달라붙은 찐득한 피 덩어리와 비린내가 끔찍하고 끝이 보이지 않는 하수인 놈들이 질러대는 괴성도 끔찍하다.

그리고 저놈들을 때려죽이는 게 익숙해져 버린 내가 제일 끔찍하다.

대체 몇 놈을 죽였을까?

돌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뒤덮인 하수인 놈들의 시체를 다른 하수인 놈들이 꾸역꾸역 밟고 올라온다.

푹! 촤악!

“미남씨! 정신 차려요!”

잠깐 한눈을 판 사이에 내 코앞까지 다가온 하수인 놈의 목을 봄이 씨가 칼로 찌른 다음 그대로 잘라버린다.

하수인 놈의 머리가 허공에 떠 오른 걸 멍하니 보고 있으니 봄이 씨가 내 팔을 잡아 뒤로 끌며 소리친다.

“성호 아저씨! 아직 멀었나요? 저희 이제 죽을 거 같은데! 후후”

소방서 건물의 모든 층에는 차단막이 내려져 있었다.

하수인들에게 계속 밀려 도착한 마지막 층인 4층에도 두꺼운 차단막이 내려져 있었고 그 위로는 어떤 출입구도 없었다.

성호 아저씨는 안에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차단막을 두드리며 문을 열어달라고 애원하고 있는 중이다.

“제발, 제발! 문을 열어주세요. 제발 부탁드립니다! 사람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제발 문을 열어주세요!”

성호 아저씨의 구슬픈 눈물과 호소에도 차단막은 꿈적도 하지 않는다.

문을 계속해서 두드린 성호 아저씨의 두 손은 이미 피범벅이다.

“흑흑, 무섭구나. 너무 무서워. 문을 좀 열어 보거라. 흑흑 멍청한 인간 놈이 다 죽어가고 있다. 제발 문을 좀 열어 보거라. 흑흑”

천사놈도 조막만한 손을 들어 문을 두드리고 있지만 여전히 문은 답이 없다.

옆을 보니 봄이 씨도 이제 지쳤는지 칼을 휘두르는 속도가 눈에 띄게 떨어졌고 하수인 놈들을 뒤로 밀어내고 있을 뿐이다.

언제 물렸는지 모를 옆구리에서 뿜어져 나오는 피를 손으로 막으며 억지로 몸을 일으킨다.

피에 젖어 계속 흘러내리는 망치를 떨리는 손으로 움켜잡으며 앞으로 한 걸음 나간다.

봄이 씨가 놈들에게 밀려 자빠지는 모습이 보인다.

봄이 씨 위에서 징그럽게 웃고 있는 놈을 망치로 찍어내고 봄이 씨를 끌어낸다.

끌어낸 봄이 씨를 등으로 막아서고 있으니 기회를 놓치지 않고 하수인 놈들이 내 몸에 이빨을 박아 넣는다.

뜯겨 나가는 살과 흐르는 피를 보며 이것이 나의 마지막임을 느낀다.


그 순간 반지가 빛나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즐겁게 보셨다면 추천과 댓글을 부탁드립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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