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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검 님의 서재입니다.

고블린 군단으로 종말 부수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창조C
작품등록일 :
2019.09.11 15:07
최근연재일 :
2019.09.18 18:10
연재수 :
1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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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글자수 :
80,982

작성
19.09.14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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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고블린 던전(4)

DUMMY

늙은 고블린의 뒤를 따라 걸으면서 주변을 둘러 싼 고블린들을 살펴보니 하나같이 굶주린 몰골들이다.

다 찢어진 허름한 천쪼가리들을 걸치고 빼빼마른 팔 다리에 갈비뼈가 보일 정도로 말라있다.

“소예야. 애네들 먹을 게 없나봐. 왜 이렇게 말랐지?”

“...”

“너 혹시 먹을 거 가진 거 없냐? 진짜 불쌍해서 그냥 못 가겠다.”

“...그냥 아저씨 뱃살 좀 잘라서 주면 될 거 같은데?”

옆에서 한 걸음 떨어져서 걷고 있는 한소예가 띠꺼운 표정으로 대답한다.

싸가지 없는 계집애 같으니라고

그렇게 늙은 고블린 뒤를 따라 걷고 있을 때 고블린 무리들 사이에서 듣고 싶지 않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미,미,미남씨. 소예씨! 저 좀 살려주십시오. 저 이근오입니다. 여기 있습니다. 좀 살려주세요!”

한소예와 나는 잠시 서로 쳐다본 뒤 소리가 들려온 쪽을 봤다.

제단에서 조금 떨어진 곳이다.

고블린들 사이를 우격다짐으로 파고드니 곧 목소리가 들려온 곳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곳에는 온 몸이 망신창이가 된 채 피를 줄줄 흘리고 있는 이근오가 고블린들에 의해 사지를 구속당한 채 엎드려 있었다.

손에 들고 다니던 마법 작대기는 반으로 조각난 채 땅에 뒹굴고 있었고 주변에는 고블린들 시체가 몇 구 누워 있었다.

아마 이근오가 고블린들을 죽이면서 제단으로 가다가 결국 고블린들에게 잡힌 것이겠지.

고블린들 사이에서 나타난 우리를 보며 이근오가 마치 구세주라도 만난 듯 퉁퉁 부은 얼굴로 환하게 웃는다.

“미남씨! 소예씨! 무사하셨군요. 하하. 두 분이면 무사하실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

어처구니가 없어 우리가 가만히 있으니 이근오가 먼가 착각한 듯 뻔뻔하게 다시 말을 걸어온다.

“아까 통로에서는 정말 죄송했습니다. 민서린 그 년이 저를 꼬드기는 바람에! 저기, 이 고블린 새끼들 좀 치워주십시오! 같은 동료잖습니까. 부탁드립니다!”

이미 이근오를 볼 때부터 표정관리가 안되던 한소예가 ‘동료’라는 말을 듣고 이를 부드득 갈면서 앞으로 나선다.

“이 개새끼가! 네가 그 지랄을 하는 바람에 나는 물론이고 아저씨도 죽을 뻔 했는데 머? 동료? 이 씨발, 이 개같은 개새끼! 내가 너 안 죽이고 가면 사람새끼가 아니라 개새끼다. 이 개새끼야!”

아니, 한소예 애는 개한테 안 좋은 감정이 있나?

대체 개새끼란 단어를 몇 번 말하는 거냐?

새삼 느끼는 한소예의 포악함을 보며 속으로 혀를 차고 있을 때 한소예가 아픈 다리를 질질 끌며 붙잡힌 이근오에게 다가가 주먹을 풍차처럼 돌리며 때리기 시작했다.

퍽퍽!

“죽어! 죽어라! 이 개새끼!”

“아악! 소예씨! 제가 아닙니다! 저는 정말 민서린 그 년한테 속아서 그런 겁니다. 제발 살려주세요. 소예씨. 흑흑”

“닥쳐! 이 개새끼야! 헉헉, 씨팔. 존나 힘드네. 이럴 줄 알았으면 활대라도 들고 오는 건데 괜히 놔두고 와서 죽이기도 힘드네. 헉헉”

“주,죽이다뇨 소예씨. 흑흑 제발 살려주세요. 정말 저도 속은 겁니다. 민서린 그 년한테 저도 속은 거라고요! 저 소예씨 팬인 거 알잖습니까? 제발 살려주세요 소예씨. 흑흑”

저렇게 울고불고 말을 하는 와중에도 이근오의 눈은 짐승같이 차갑고 동요가 없다.

어떻게든 이번 위기만 넘기고 나면 된다고 생각하는 거겠지.

그렇게 한 발짝 뒤에서 한소예의 타작 쇼를 구경하고 있으니 어느새 늙은 고블린이 옆에 다가와 우려 섞인 표정을 보이며 나에게 손짓발짓을 한다.

죽어있는 고블린 시체들을 가리키고 붙잡힌 이근오를 가리키며 괴성을 지르고 손사래를 친다.

“케륵, 케륵케륵. 케르륵!”

혹시나 우리가 이근오를 구해줄까봐 걱정이 되나보다.

걱정하는 늙은 고블린에게 상냥하게 웃어준 뒤 바닥에 떨어진 돌멩이 하나를 주워들고 손에 감춘 다음 이근오한테 다가간다.

근데 고블린 이 새끼, 왜 내가 웃을 때 움찔했지?

먼가 기분 나쁜데...

숨을 헉헉대며 마구잡이로 때리는 한소예에게 맞고 있던 이근오가 내가 다가가자 반색하며 외친다.

“미남씨! 소예씨 좀 말려주십시오. 흑흑. 제가 큰 실수를 하긴 했지만 그래도 저를 죽이는 건 아니잖습니까. 제발 살려만 주십시오. 미남씨.”

“그만해. 소예야.”

“아니, 씨팔, 아저씨. 이 새끼 살려주자고? 진심이야? 이 새끼 때문에 아저씨하고 나하고 그 고생을 했는데!”

“흑흑,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미남씨. 제가 정말 속죄하는 의미로 지구로 다시 돌아가면 미남씨한테 꼭 사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례는 무슨, 시간만 좀 더 있었으면 괜찮았을 텐데. 남은 시간이...이제 3분 남았네 쯧. 이 상황이 마음에 드는 건 아니지만 이왕 여기까지 왔으니 퀘스트 완료는 해야 되니까 그냥 빨리 정리하자.”

“예,예. 시간이 얼마 안 남았네요. 여기 손에 묶인 이 줄 하나만 끊어 주십시오. 그럼 제가 알아서 풀고 바로 뒤따라가겠습니다.”

묶인 손을 내 쪽으로 돌리는 이근오를 향해 돌멩이를 들어 올리며 말없이 내려다본다.

웃고 있던 이근오가 내 손에 들린 돌멩이를 보고는 웃음을 지워내고 딱딱한 쇳조각같은 얼굴을 한다.

차가운 눈빛으로 나를 올려다본다.

“이봐, 이미남씨. 잘 생각해봐바. 내가 사람을 죽인 것도 아니자나. 그런데 지금 나를 죽이겠다고? 불공평하지 않아?”

울고불고 하던 방금 전 모습은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냉막한 표정과 눈초리다.

방금 말한 것도 그렇고 저게 이근오의 진짜 본심이겠지.

“이 개새끼가! 뚫린 입이라고!”

다시 흥분하며 달려드는 한소예를 말리고 이근오를 본다.

날 쳐다보는 이근오를 마주보며 조용히 말한다.

“천애고아였던 날 키워준 수녀님이 항상 내게 그렇게 말하셨지. 사람의 생명을 소중히 하라고, 가치 없는 생명은 없다고 말이야.

“그래, 그 말이 맞아. 미남씨. 난 내가 했던 실수에 대해서 정말 반성하고 회개하고 있어. 그런데 그런 나를 죽이면 당신은 살인마가 되는 거야. 미남씨를 키워준 수녀님도 그런 걸 원하진 않을 거야.”

내가 별 말이 없자 이근오가 자기 말이 먹혔다고 생각했는지 다시 얼굴에 미소를 씌우며 말한다.

“미남씨, 그러면 그냥 나를 이대로 두고 가면 돼. 미남씨하고 소예씨 속이 풀린다면 나는 그걸로 괜찮아. 보니까 이 괴물새끼들도 날 죽일 생각은 없어 보이고 퀘스트는 실패하겠지만 여기서 더 이상 욕심은 부리지 않을게. 내 실수에 대한 죗값이라고 생각할게.”

끝까지 ‘실수’라고 표현하는 이근오의 머리를 잡으며 돌멩이를 내려칠 준비를 했다.

“어,엇! 왜 이래? 미남씨. 씨팔, 생명은 소중하다며! 지금 날 죽이면 당신 살인하는 거야! 알아?!”

“수녀님은 또 말씀하셨지. 다른 사람의 생명을 물어뜯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사람이 아니라 사람 탈을 쓰고 있는 짐승일 뿐이라고. 짐승을 죽이는 건 살인이 아니야. 이근오.”

“이 씨팔 새끼가! 그게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소리야! 이 멍청한 새끼! 처음부터 마음에 안 들었어. 씨팔 새끼! 감히 너 따위가 나를 죽인다고?! 웃기지마! 이 천한 새끼야!”

“이근오, 지옥이 있다면 지옥에 가라.”

발버둥치는 이근오의 머리를 손으로 꽉 붙잡은 채 돌멩이를 한 가운데에 힘껏 내려찍었다.

콰직!

뼈가 부서지는 소리가 울리고 머리에 돌멩이를 꽂은 채 땅바닥에 쓰러진 이근오의 얼굴이 보인다.

일그러진 채로 피를 꿀럭꿀럭 토해내며 입만 뻐끔뻐끔거리고 있다.

피로 물들어가는 바닥을 보며 생각한다.

...너무 잔인했던 걸까?

오늘 나의 행동을 보면 수녀님은 뭐라고 말해주실까?

잠시 이근오를 내려다 보고 있으니 한소예가 옆에 다가와 말을 건다.

“괜찮아. 아저씨? 내가 해도 되는데...”

“...그냥 짐승을 죽였을 뿐이야. 이제 제단에 올라가자. 소예야. 3시간이 너무 길었어.”

“그래...수고했어. 아저씨.”


◆ ◆ ◆


제단 위에서 찬란하게 빛나는 구슬이 눈앞에 보인다.

성스러운 빛이다.

나의 온몸을 따스하게 감싸주는 빛을 쬐고 있으니 신들에 대한 원망도 없어지고 그저 경외감만 차오를 뿐이다.

그렇게 감격에 젖어 구슬을 만지기 직전 누군가가 내 등을 때린다.

찰싹!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니 우리를 안내해줬던 늙은 고블린이 나를 쳐다보고 있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나를 쳐다보는 고블린의 늙은 눈을 보고 정신이 들었다.

홀렸던 것이다.

이 정체모를 구슬에 홀려 우리를 장난감처럼 보는 신들을 존경할 뻔 했다.

식은땀을 흘리며 옆을 쳐다보니 한소예가 멍한 눈빛으로 구슬을 만지기 일보직전이다.

급히 한소예의 손등을 있는 힘을 다해 꼬집는다.

결코 처음에 날 꼬집었던 것에 대한 복수는 아니다.

“아악! 아야야, 아저씨! 미쳤어? 아파 죽겠네!”

“정신차려. 한소예. 너 방금 구슬에 홀렸었어.”

“아...그렇네. 내가 홀렸었나봐. 아저씨.”

“그래, 우리 정신 바짝 차리자.”

“...그런데 너무 세게 꼬집은 거 아냐? 나 피 나는데...”

손등을 만지는 한소예가 중얼거리며 나를 노려본다.

성격도 괴팍하더니 속도 좁다.

속 좁은 한소예와 달리 너그러운 나는 한소예의 배은망덕한 중얼거림을 무시하고 구슬에 조심스레 손을 갖다댔다.

‘여기까지 와서 퀘스트를 포기할 순 없어. 정신 똑바로 차리자. 미남아.’

그렇게 다짐하며 손을 뻗으니 구슬에 닿는 순간 구슬을 중심으로 제단을 감싸는 반투명한 원형의 돔이 만들어졌다.

우리 뒤에 서있던 늙은 고블린은 원 안에 들어올 수 없는 모양인지 어느새 제단에서 밀려나 다른 고블린들과 함께 아래에서 우리를 올려다보고 있다.

잠시 후 구슬 위에서 지름 1M 남짓의 포탈이 나타났고 우리를 이 던전 속에 처넣은 관리자란 천사가 모습을 드러냈다.

예의 권태로운 표정으로 지치고 다친 모습의 우리를 쳐다보며 말한다.

“너희가 마지막 팀인 250번째 팀이구나.”

관리자를 보고 흥분하려는 한소예의 손을 잡아 쥐며 아무 말도 않고 쳐다보고 있으니 관리자가 눈앞에 3개의 화면 창을 띄운다.

[제...발 죽여...줘. 제...발]

[쉐액...쉐액...]

[...]

개구리 괴물들한테 심장이 파 먹힌 황병철이 아직도 절규하고 있었고 목이 뜯긴 민서린은 갈기갈기 찢어져 숨소리만 내쉬고 있었으며 이근오는 일그러진 얼굴로 눈만 굴려대고 있었다.

잠시 창을 보던 관리자가 나와 한소예를 보고 묘하게 웃는다.

“너희는 5명이서 시작했었구나. 후후. 고생했구나 인간들. 신들도 너희들의 멋진 투쟁에 만족하고 계신단다.”

그 말을 들은 한소예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관리자에게 소리친다.

“씨팔, 안 죽는다며! 분명 네가 여기선 안 죽는다고 했잖아! 그런데 이게 머야? 설명해!”

관리자가 우리를 공격할까봐 순간 긴장했지만 관리자는 아무렇지 않은 듯 여전히 묘한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무슨 소린지 모르겠는데? 보렴. 안 죽었잖니. 위대한 신들의 은총으로 살아 있잖니?”

관리자 놈의 말장난에 이가 갈렸지만 참고 물어본다.

“...그럼 저 사람들은 다시 살아서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건가?”

“그럼~안 그래도 지금 돌려보내주려고 했단다. 손끝하나 대지 않고 저 모습 그대로 돌려보내줘야지. 정말 영광스런 상처들이지 않니? 후후”

...씨팔, 저 모습 그대로? 개자식들, 끝까지 우리를 가지고 논다.

관리자 놈이 손짓하자 죽지도 살지도 못한 채로 있던 3명한테 포탈이 생겨나더니 모습이 사라졌다.

“자~ 그럼 퀘스트를 달성한 너희에게 보상이 주어줘야겠지. 잘 생각해보고 하나만 선택하렴. 종말이 시작되기까지 이제...1분 남았구나. 후후”

관리자의 말이 끝나자 나와 한소예 앞에 황금빛에 둘러싸인 세 가지 아이템이 각각 나타났다.

밝은 황금빛 광휘를 뿌리며 내 앞에 나타난 3가지 아이템은 방패와 전투 망치 그리고 반지였다.

한소예 앞에는 팔에 찰 수 있는 완갑과 커다란 활, 부츠가 떠 있는 게 보인다.

죽을 고비를 수차례 넘겨가며 드디어 보상을 받았지만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말에 난감해서 아이템을 쳐다보고 있으니 아이템의 설명이 시야 위로 선명하게 떠오른다.

“퀘스트를 완료한 너희들에게 특별히 잠시 동안 신안의 권능이 내릴 거란다. 시간은 없겠지만 잘 보고 선택하렴. 인간들아. 후후”

신안의 권능이라...확실히 내 눈앞에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아이템의 정보 창을 보니 신들의 권능이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순 없을 것 같다.


[헌신의 상징(방패)-유니크 아이템]

무너지지 않은 철벽. 자신을 희생해 세계를 구한 고결한 전사가 남긴 방패.

계승자가 소유 시 성장에 체력+2, 정신력+1의 보정치가 주어진다.

귀속스킬: 견고한 방어, 무너지지 않는 영혼, 고귀한 희생


[폭력의 왕(전투 망치)-유니크 아이템]

모든 것을 압도했던 폭력. 힘만을 추구했던 위대한 전사가 남긴 전투 망치.

계승자가 소유 시 성장에 근력+6의 보정치가 주어진다. 다른 무기를 사용할 수 없다.

귀속스킬: 솟아오르는 힘, 순수한 파괴, 등가교환


[고블린의 반지(반지)-유니크 아이템]

고블린을 소환할 수 있다.

계승자가 소유 시 성장에 정신력+3의 보정치가 주어진다.

귀속스킬: 고블린 소환, 고블린 친화, 던전 소환


...먼가 하나만 설명이 부실한 거 같지만 어쨌든 적혀있는 말만 읽어봐도 하나같이 범상치가 않아 보인다.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할 때 앞에 있던 관리자가 얄밉게 웃으면서 말한다.

“이제 30초 남았구나. 후후. 만약 선택하지 못하면 빈손으로 돌아가게 되니 힘내렴.”

젠장!

일단 방패는 제외했다.

지키기에는 좋겠지만 앞으로 개구리 괴물같은 괴물 놈들하고 싸울 생각을 하면 방패보다는 당장 싸울 수 있는 무기가 필요했다.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손에 익숙한 무기이고 설명만 읽어봐도 무지막지해 보이는 폭력의 왕이라는 아이템을 선택하는 게 맞았다.

그런데 폭력의 왕을 선택하려 할 때마다 뒤에 있는 고블린들이 너무 서럽게 울면서 통곡을 한다.

“케르르륵! 케루루...케루루루”

“씨팔...나보고 어쩌란 거야...”

그러던 중 옆에서 찬란하게 빛이 터져 나온다.

한소예가 붉은색 완갑을 착용한 채 나를 바라보고 있다.

활을 선택할 줄 알았는데 예상외다.

한소예의 발밑으로 포탈이 열린다.

아이템을 선택하면 바로 돌아가는 모양이다.

한소예가 포탈로 사라지며 나를 보고 굳은 표정으로 말한다.

“아저씨, 꼭 살아남아. 오늘 살려준 목숨 값은 절대 잊지 않을게.”

한소예가 사라지자 관리자 놈이 카운트 다운을 시작했다.

“10, 9, 8, 7, 6...”

“이런 젠장! 미안하다 애들아! 일단 살아남아야 되지 않겠니?!”

뒤에서 통곡하는 고블린들에게 사과하며 폭력의 왕에게 손을 뻗었다.

슉!

응?

없어졌다.

잡으려는 찰나에 폭력의 왕이라는 전투 망치가 없어졌다!

“이런 씨팔! 이거 머야?!”

“3, 2, 1”

“으아아악!”

“0”

관리자 놈의 카운트 다운이 끝나자마자 발밑에 포탈이 열린다.

식은땀이 줄줄 흘러 눈앞으로 떨어지는 내 시야에 반지를 쥔 내 왼손이 보인다.

“하아아...다행이다.”

눈을 돌려 뒤쪽을 보니 고블린들이 짜게 식은 눈으로 나를 쳐다본다.

“...처음부터 반지 선택하려고 했어...진짜야.”

여전히 시선이 짜다.

“후후. 재밌는 인간이구나. 날 웃겨준 답례를 해야겠지.”

관리자 놈이 자기가 나왔던 포탈로 손을 넣더니 한쪽 날개가 찢긴 채 피로 범벅이 된 아기 천사 하나를 나한테 던져준다.

엉겁결에 받으니 곧 포탈로 빨려 들어가며 관리자가 내뱉는 말이 들려왔다.

“도움이 될 거란다. 인간아. 발버둥 치며 꼭 살아남으렴. 후후”


◆ ◆ ◆


눈을 떴다.

누릇누릇한 천장이 보인다.

침대에서 일어나 앉으니 확실히 내가 사는 고시원의 방 안이다.

눈부신 아침 햇살이 방 안을 비추고 있다.

어느새 아침인가 보다.

“...꿈?”

혹시나 싶어 중얼거리고 있을 때 어디선가 끔찍한 비명소리가 들려온다.

꺄아아아악!

그 순간 침대 옆에 떨어져 있던 피투성이 천사가 피를 뱉어내며 나를 보고 말한다.


“크큭, 축하한다. 인간. 종말이 시작됐다. 너희의 운명이 왔어.”


작가의말

즐겁게 보셨다면 추천과 댓글을 부탁드립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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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고블린 던전(2) 19.09.12 157 4 18쪽
4 고블린 던전(1) 19.09.11 183 6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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