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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검 님의 서재입니다.

고블린 군단으로 종말 부수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창조C
작품등록일 :
2019.09.11 15:07
최근연재일 :
2019.09.18 18:10
연재수 :
12 회
조회수 :
2,119
추천수 :
55
글자수 :
80,982

작성
19.09.1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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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7쪽

선발(2)

DUMMY

순간 정신이 멍해져서 머리가 돌아가지 않는다.

나는 분명 고시원에서 자고 있었는데 눈을 떠보니 난생 처음 보는 이상한 장소에 누워있다.

주변에는 처음 보는 사람들이 있으며 결정적으로 옛날 동화책에서나 봤던 아기 천사들이 내 머리 위를 둥실둥실 떠다니고 있다.

죽은 건가? 고시원에서 자다가?

나 죽으면 고아원에 있는 수녀님이랑 아이들은 어쩌지?

고아원 생각이 들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고이더니 뚝뚝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수녀님, 죄송합니다. 불효자는 이렇게 먼저 갑니다. 흐어어엉!”

그렇게 복받치는 감정에 울부짖으며 울고 있으니 날 깨워준 여자애가 나한테 다가와 내 손을 잡아준다.

내가 쳐다보니 걱정스런 눈으로 나를 쳐다보며 물어본다.

“아저씨, 괜찮아요?”

처음 봤을 때 인상은 쥐 잡아먹은 고양이처럼 표독해 보이더니 역시 사람은 첫 인상으로 평가하면 안 되는 거다.

“고마워요. 학생. 학생도 젊은 나이에 죽어서 정신 없을텐데 나한테까지 신경 써 주거어어어억 아파! 아파아아! 아프다고!!”

역시 사람은 첫 인상으로 판단해야 하는 거다.

내 손을 잡고 있던 여자애가 갑자기 손톱을 세우더니 내 손등을 꼬집고 무자비하게 잡아 뜯어 버렸다.

망할!

얼마나 세게 꼬집었는지 피가 나온다.

그런데 피가 나오는 걸 보니 죽은 게 아닌가?

그렇게 내가 죽은 건지 살아있는 건지 헷갈려 할 때 날 꼬집은 악귀 같은 여자애가 다시 눈을 무섭게 치켜뜨더니 나한테 소리친다.

“죽긴 누가 죽어요! 정신 좀 차려요. 지금 아저씨 때문에 나까지 얼차려 받게 생겼다고! 대체 언제부터 내 뒤에서 자고 있었던 거예요? 참나, 기가 막혀서”

얼차려?

무슨 소린지 몰라서 눈만 휘둥그레 뜨고 있으니 근처에서 날개를 파닥이며 돌아다니던 아기 천사 하나가 나와 여자애에게 다가온다.

그런데 가까이서 보니 아기 천사의 모습이 뭔가 이상하다.

황금빛 머리카락에 우윳빛 피부, 귀여운 아기 외모, 앙증맞은 순백의 날개 한 쌍이 보인다.

여기까지는 내가 생각한 아기 천사의 모습 그대로가 맞다.

그런데 머리에 어디선가 많이 본 각진 빨간 모자를 쓰고 있었다.

설마 하면서 빨간 모자를 유심히 보니 모자 한 가운데 황금빛 글씨로 조교라고 적혀있다.

망할...먼가 좋지 않은 예감이 든다.

아니나 다를까 아기 천사가 앙증맞은 입으로 끔찍한 소리를 뱉어내기 시작했다.

“거기 인간님들! 빨리 줄 섭니다. 소풍 왔습니까?! 빨리 10명 씩 각 잡고 종대로 줄 섭니다!!”

...이놈의 예감은 빗나가는 적이 없구나

군필자에게 경기를 일으키는 아기 천사의 말을 듣고서 황급히 주변을 둘러본다.

처음에는 정신이 없어서 몰랐지만 눈에 보이는 광경이 가관이다.

“인간님들! 빠릿빠릿하게 못 움직입니까?! 대답은 다나까로 합니다! 알겠습니까?!”

줄 서 있는 사람들 앞에서 목에 핏대 세워가며 윽박지르는 아기 천사가 보였고

“얼차려 똑바로 받습니다. 흔들리지 않습니다. 인간님들. 바닥에 손 뗍니다!”

한 쪽에는 아기 천사의 세심한 지도 아래 땀을 뻘뻘 흘리며 머리를 땅에 박고 얼차려를 받고 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천국이 아니라 지옥인가...


◆ ◆ ◆


잊고 있던 논산 훈련소에서의 신병 느낌을 오랜만에 느끼며 여자애와 함께 줄을 서있다.

내가 딴 짓을 할까봐 옆에서 노려보는 여자애의 따가운 시선을 느끼며 주변을 둘러보니 사람들이 너무 많다.

못해도 수백 명은 넘어 보인다.

대체 이 많은 사람들이 왜 이런 이상한 공간에 모여 있는 걸까?

날 깨워준 여자애에게 물어보니 여자애가 귀찮아 죽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설명해준다.

얼굴은 예쁘장하게 생겼지만 성격이 개차반인 것 같다.

“나도 잘 몰라요. 아저씨. 나도 눈떠보니까 갑자기 여기였어요. 하여튼 저 놈의 천사 새끼들이 사람들을 쥐 잡듯이 잡아 대서 난리도 아니에요.”

순간 우리 옆을 지나가던 아기 천사 하나가 버럭 소리를 지른다.

“인간 님들! 잡담하지 않습니다! 줄 똑바로 섭니다!”

눈을 부릅뜬 아기 천사가 지나가고 나서 여자애가 다시 말을 해준다.

“아저씨, 반항할 생각은 안하는 게 좋을 걸요. 저놈의 천사 새끼들이 몸집은 작아도 주먹질 정도에는 꼼짝도 않더라고요. 처음에 반항하던 사람들도 체벌에 당해 저쪽에 다 누워있어요.”

체벌?

여자애 눈짓을 따라가 보니 실신한 듯 눈을 까뒤집고 땅바닥에 쓰러져 있는 한 무더기의 사람들이 보인다.

그리고 그 앞에서 차분해 보이는 어떤 여자 하나와 열이 받아 얼굴이 시뻘겋게 변한 아기 천사 하나가 서로 싸우고 있다.

아기 천사의 모자에 적힌 조교라는 글자가 혼자 황금색인 걸 보니 아마 선임 조교가 아닌가 싶다.

“대답은 다나까로 하라고 본 선임 조교가 입이 닳도록 말했는데 정신 못 차립니까?! 말 안 듣는 인간에겐 체벌이 필요합니다. 맞습니까? 아닙니까?”

“아니, 사람을 다짜고짜 데려다 놓고 이렇게 윽박지르면 안 되죠. 위에 책임자 불러주세요. 책임자하고 이야기를 해야겠네요.”

보기에도 무척 비싸 보이는 정장을 입고 있는 여자가 위협적으로 소리치는 아기 천사 앞에서도 당당하게 말하고 있다.

자세히 보니 가끔씩 TV를 볼 때 자주 보았던 얼굴이다.

국회의원이고 차기 대권후보 중 하나라고 들었던 것 같은데 역시 이런 상황에서도 범상치가 않은 모습이다.

그런데 앞에 있는 아기 천사에게는 그런 당당함이 통하지 않았나 보다.

“대답은 다나까로 하라고 했습니다!! 조교들! 체벌 준비!!”

열이 받은 아기 천사가 외치자 주변에 있던 천사들이 전부 체벌!체벌! 이라고 외치더니 여자의 팔 다리에 달라붙어 잡아당기기 시작했다.

“이건 횡포예요! 당신들이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대한민국 헌법의 보호를 받을 권리가 있어요! 이 일은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겁니다!”

그 말을 듣고 있던 아기 천사가 갑자기 뒤로 훌쩍 날더니 몸을 수평으로 만들고 날개를 맹렬하게 파닥거리며 마치 미사일처럼 여자한테 날아간다.

“대답은 다나까로 하라고 했습니다!!”

그리고는 붙잡힌 채 서 있던 여자의 배 쪽으로 머리를 처박았다.

퍼억!

아기 천사의 머리 부분이 안 보일 정도로 여자의 배에 머리가 박힌다.

부딪친 여자는 공중에 오바이트를 하면서 날아가더니 바닥에 쓰러져 있던 사람들 위에 포개졌다.

눈이 까 뒤집힌 걸 보니 기절한 것 같다.

무식한 새끼들...


◆ ◆ ◆


이곳에서 깨어난 지 10분쯤 지났지만 천사들은 여전히 정신없이 허공을 날아다니면서 웅성대는 사람들을 체벌하기 바쁘다.

약간은 여유가 생겨 주변을 돌아보고 있자니 갑자기 대열 제일 앞쪽 허공에 시퍼런 금이 그어진다.

허공에 그어진 금은 순식간에 지름 1M 정도까지 넓어지더니 곧 그 안에서 천사 하나가 튀어나왔다.

1쌍의 날개를 가진 아기 천사들과 달리 3쌍의 날개를 가진 초등학생 정도 크기의 천사였다.

3쌍의 날개를 가진 천사가 모습을 드러내자 아기 천사들이 미친 듯이 날개를 파닥거리며 대열의 앞 쪽으로 날아온다.

마치 투 스타가 방문한 부대의 장교들처럼 각 잡고 일렬로 서기 시작하고선 가장 앞쪽에 있는 선임 조교라는 아기 천사가 고막이 터질 정도로 큰 목소리로 외친다.

“3품 관리자 입장하십니다! 모두 차렷! 경례!!”

망할...

혹시 지금 내가 군대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어 생생한 악몽을 꾸고 있는 게 아닐까 의심된다.

빨간 모자를 쓴 아기 천사들이 짤딱막한 손으로 각 잡힌 경례를 올리자 3쌍의 날개를 퍼덕거리며 날아오던 천사가 성의 없게 손을 까닥거리며 하품을 한다.

“쉬어~쉬어~ 하암. 상황 다 정리됐니?”

“네! 상황 다 정리됐습니다. 3품 관리자님. 지구 소속 대한민국 선발자 총원 1,000명 보고 드립니다!”

“흐음,,,여기는 인구 대비 뽑힌 사람이 많네. 옆 동네 일본이라는 나라보다 숫자가 많아. 고생했겠네.”

3품 관리자라는 천사가 하는 말을 들어보니 한국 사람들만 여기로 끌려온 게 아닌가 보다.

국가 별로 모아서 따로 모아둔 건가?

“저기 누워있는 인간들도 깨워서 줄 세우렴.”

3품 관리자라는 천사가 말하자 아기 천사들이 기절한 사람들한테 날아가더니 기절해 있던 사람들 뺨을 찰싹찰싹 때리며 외쳤다.

“성스러운 손길! 빨리 빨리 일어납니다. 불량한 인간님들!”

마치 치료주문을 외치며 사람들 뺨을 때리는 모습에 황당했지만 놀랍게도 아기 천사들한테 뺨따구를 맞은 사람들이 끙끙거리며 좀비처럼 일어나더니 줄을 서기 시작했다.

어이가 없지만 무슨 치료효과가 있는 모양이다.

다쳤던 사람들이 다시 줄을 서고 상황이 정리되자 나른한 눈을 하며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관리자라는 천사가 앙증맞은 입을 열어 말을 하기 시작했다.

“안녕~ 인간들, 만나서 반가워. 당황스럽겠지만 설명할 시간이 많지 않으니 잘 들어야 될 거야. 우선은 편지부터 읽어보도록 해.”

관리자의 말이 끝나자마자 내 앞에 황금색으로 빛나는 편지가 하나 생기기 시작했다.

고급스러운 황금색으로 치장된 표면에 왼쪽으로는 천사의 날개가 그려저 있고 오른쪽으로는 악마의 뿔 같은 형상이 고급스럽게 그려져 있다.

그리고 편지를 봉하는 붙임 부분에도 아름답게 모래시계가 그려져 있어 일견에도 무척 고급스러워 보이는 편지였다.

갑자기 생긴 편지를 보고 사람들이 웅성대기 시작하자 우리를 감시하던 아기 천사들이 소리쳤다.

“인간님들! 편지 확인하기 전에 수군거리지 않습니다! 이빨 보이지 않습니다!!”

대체 이 미친놈들은 어떻게 한국 군대 문화를 알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말 하나하나가 훈련소 때 들었던 말들과 똑같아서 소름 돋는다.

그렇게 속으로 욕을 하며 눈앞에 있는 고급스러운 편지를 보자 편지가 자동으로 스르륵 열리기 시작했다.

편지 안에 들어있던 편지지가 내 눈앞으로 떠올라 펼쳐진다.


『안녕하세요. 선발된 인류의 대표 여러분.

지금부터 지구 시간으로 3시간 후에 인류의 존속여부를 결정지을 ‘종말(Endgame)’이 시작될 예정입니다.

인류는 종말을 통해 인류가 쌓아온 지성과 영성을 시험받고 종의 존속 여부를 결정짓게 될 것입니다.

이는 우주에 존재하는 생명들에게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이자 우주의 율법입니다.

다만, 인류 여러분에게 감사한 일이게도 우주에 존재하는 위대한 신들은 그 동안 쌓아온 인류 여러분의 지성과 영성이 끝나지 않길 바라고 있습니다.

그런 위대한 신들의 의지를 받들어 본 시스템 ‘코스모스(Cosmos)’는 종말이 진행되는 동안 인류 여러분들의 종말 극복을 도와드릴 예정입니다.

우선 그 도움의 첫 번째로 인류 중 우수한 분들을 먼저 선발해 종말 시작 이전에 위대한 신들의 권능을 나눠드리겠습니다.

지금 이 자리에 모인 선발자 분들은 본격적인 종말 시작에 앞서 이번 퀘스트를 통해 선발되지 못한 인류 여러분들을 영도할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종말을 극복하고 인류라는 종을 이어갈지 아니면 종말에 굴복해 우주의 잊혀진 기록으로 남게 될 지는 인류 여러분에게 달린 일입니다.

부디 여러분 자신들이 선택받은 인재들이라는 사실을 인지하시고 나머지 인류를 영도하여 종말을 극복하시길 바랍니다.』


담고 있는 내용의 심각성에 비해서는 짧다고 느껴지는 글이다.

종말이라니? 무슨 사이비 단체에서나 외칠 단어가 아닌가.

황당함에 멍하니 있으니 편지지가 황금빛 가루로 흩어지더니 이번에는 눈앞에 새파란 창이 하나 떠올랐다.

고아원 애들이 종종하는 온라인 게임에서 봤던 익숙한 형태였다.


[선발 퀘스트 – 고블린 던전 속에 숨겨진 신들의 권능을 찾아라]

임무: 포탈 안에 위치한 고블린 던전 속에서 신들의 권능이 담긴 구슬을 찾아라.

성공 시: 유니크(Unique)아이템 획득

실패 시: 보상 없음

제한시간: 3시간(남은시간: 2시간 59분)


눈앞에 떠오른 퀘스트창마저 다 읽고 나서야 나는 비로써 참았던 숨을 내쉬었다.

‘종말? 코스모스? 선발자? 난 그냥 고시원에서 잠을 자고 있었을 뿐인데!’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해 속으로 절규하고 있을 때 옆에 서 있던 날 깨웠던 여자애가 숨을 길게 내쉬더니 중얼거렸다.

“후우... 정말 최고야. 짜릿해.”

...지금 내가 무슨 소릴 들은 거지?

슬그머니 옆을 쳐다보니 여자애가 기분이 좋은지 히죽히죽 웃고 있었다.

소리 안 나게 발을 들어 한 걸음 옆으로 떨어졌다.

수녀님이 미친 사람 주위에는 가까이 있는 게 아니라고 했다.

그렇게 사람들이 하나 둘 씩 편지를 확인하고 술렁이기 시작하자 주위에서 날아다니던 아기 천사들이 다시 악을 지르기 시작했다.

“조용히 합니다! 똑바로 섭니다! 줄 벗어나지 않습니다!”

“체벌! 체벌!”

술렁이던 사람들이 체벌이란 소리가 들리자 기겁하며 입을 닫았고 그때서야 앞에서 반쯤 자는 눈을 하고 있는 관리자라는 천사가 입을 열었다.

“편지는 다들 읽었니? 퀘스트 창을 보면 알겠지만 너희들한테 3시간 밖에 시간이 없단다. 하암~”

말을 하던 관리자라는 천사가 다시 하품을 길게 한다.

졸리면 그냥 집에서 자던지 왜 나와서 이 지랄을 하는지 모르겠다.

“너희는 인류 중에서 10만분의 1의 확률로 뽑힌 우수한 개체들이라던데 똑똑한 너희 머리로 잘 이해해보렴.”

10만 분의 1?!

망할, 내가 왜 여기 있는거지?

이게 말로만 듣던 전산오류인가?

말도 안 되는 숫자에 내 동공이 미친 듯이 흔들렸지만 관리자라는 천사는 나른한 목소리로 설명을 계속 했다.

“간단하단다. 던전 안에 있는 괴물들과 싸우고 신들의 권능이 담긴 구슬을 찾으면 퀘스트 성공, 퀘스트 시간 내에 구슬을 찾지 못하거나 중간에 죽어버리면 퀘스트 실패란다.”

잠시 뜸을 들인 뒤 말한다.

“유니크 아이템은 우주에 특별히 기록될 만큼 위대한 권능을 담고 있는 아이템이란다. 전 우주를 통틀어도 오직 그 하나만 존재하는 위대한 아이템들이지. 만약 가지게 된다면 종말 속에서 살아남는 데에 큰 도움이 되지 않겠니? 후후. 아, 그리고 이번 던전은 특별히 위대한 신들께서 신의 권능을 담아 만든 던전이라 안에서 죽어도 죽지 않으니까 용감하게 싸워보도록 해. 신들께서는 그런 걸 좋아하시거든 후후”

거기까지 이야기한 관리자는 노곤한 표정 위에 갑자기 소름끼치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자, 발버둥 쳐보렴. 인간들아.”

그리곤 허공에다 대고 손가락을 튕기니 우리들이 서 있던 발밑으로 관리자가 들어올 때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커다란 포탈이 생겼다.

순식간에 포탈 안으로 몸이 빨려 들어간다.

어느새 우리 주변을 둘러싼 천사들이 포탈 속으로 떨어지는 우리를 보며 키득키득 비웃고 있다.

빨려 들어가는 와중에 여기로 소환된 후 꼭 하고 싶었던 말을 내뱉었다.

“야 이 개새끼들아! 군대도 안 갔다 온 것들이 지랄들이냐아아아아...”


◆ ◆ ◆


광장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포탈 속으로 사라진 뒤 권태로운 표정을 지으며 떠 있는 관리자에게 하얀 얼굴이 파랗게 질린 아기 천사 하나가 온 몸을 덜덜 떨면서 다가온다.

쓰고 있는 모자에 조교라는 글자가 황금색으로 적혀 있는 것을 보니 아까 차기 대선주자를 박치기로 날려버린 아기 천사인 것 같다.

“과..관,관리자님. 보고드릴 게 있습니다.”

관리자가 눈짓으로 말하라는 듯 쳐다보자 덜덜 떨고 있던 아기 천사가 보고한다.

“던전에 진입한 대한민국 선발자 숫자가 1,001명으로 나왔습니다.”

“1,001명? 아까 1,000명 아니었어? 확실해?”

“분명 선발자들이 처음 광장에 도착할 때는 1,000명이었습니다! 그,그런데 시스템에 뜬 숫자는 1,001명으로 나오고 있습니다아...”

“...흐음. 아무래도 위대한 신들 중 어느 분께서 장난을 치신 것 같은데 이미 던전에 들어간 걸 머 어쩌겠어.”

관리자가 그렇게 말하자 떨면서 보고하고 있던 아기 천사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래도 일을 제대로 못한 데에 대한 체벌은 있어야지. 안 그러니? 아가야.”

그렇게 말한 관리자가 웃으며 눈앞에 있는 천사의 날개 한 쪽을 손으로 잡아 뜯기 시작했다.

찌이익...

“아악! 관리자님! 제발 자비를! 흐으윽, 부탁드립니다! 자비를!!”

아기 천사가 울부짖으며 관리자의 팔에 매달려 자비를 구한다.

구슬픈 아기 천사의 애원에도 아랑곳 않고 관리자는 소름끼치게 웃으며 날개를 잡고 있는 손에 힘을 더 준다.

촤악!

“아아악!”

기어이 아기 천사의 날개 한 짝을 뜯어낸 관리자가 얼굴에 튄 피를 혀로 핥으며 중얼거렸다.


“이번 종말에 한국이라는 나라는 지루하지는 않겠어. 후후”


작가의말

추천과 댓글은 저에게 큰 힘이 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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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고블린 던전(1) 19.09.11 181 6 18쪽
» 선발(2) 19.09.11 348 5 17쪽
2 선발(1) 19.09.11 237 7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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