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내가 존경하는 어느 시인의 글귀가 생각난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그런데 과연 이놈들이 오래 본다고 사랑스러워질 수 있을까?
비정상적으로 뾰족한 귀에 죽은 생선 눈깔같이 누런 황금빛의 찢어진 동공.
동화책에 나오는 사악한 마녀들이 보자마자 선배님! 하면서 고개 숙일 축 늘어진 메부리코.
늘어진 코 밑에는 상어 새끼가 친구하려고 달려올 만큼 톱날 같이 뾰족한 이빨들이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얼굴의 완성은 피부라는 걸 증명하듯 짙은 초록색에 올록볼록 돋아난 종기들이 번질거리며 빛을 발하고 있다.
아마 이 새끼들은 신이 심혈을 기울여 ‘야무지게 못생긴 놈을 만들어야지!’라고 생각하며 만들어낸 혼신의 역작일 것이다.
“케륵케륵, 주인님 좋다. 케륵”
얼씨구, 이제 보니 옵션으로 괴물어와 시궁창같은 입 냄새까지 장착한 풀옵션 선물세트셨네.
...그런데 나는 왜 이 고블린 새끼들이 귀여워 보이는 거지??
- 작가의말
글 첫 부분에 쓰인 글귀는 존경하는 나태주 시인님의 시문을 인용한 글귀입니다.
추천과 댓글은 저에게 큰 힘이 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Comment ' 2